박지원의 , 허공의 메아리 "참으로 좋은 울음 터로다. 한바탕 크게 울만 하구나." 이 말은 정조 때의 실학자였던 박지원이 중국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당시 관직도 없는 백년서생이었지만 집안 형님이었던 박명원이 중국 사절단장으로 가게 되자 43세의 나이로 수행을 했다. 그때가 1780년 정조 4년이다. 일행이 국경을 넘어 열흘이 지나 요동벌판에 이르게 되자 산해관까지 천 2백 리 길 사방이 오직 망당한 지평선뿐이니 그걸 보면서 박지원은 그렇게 탄식했다. 울음이란 칠정 중에서 오직 슬퍼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기쁨이 북받쳐도 울고 노여움이 사무쳐도, 사랑이 그리워도, 욕심이 지나쳐도, 불평하거나 억울할 때도 우는 법인데 생전처음 그렇게 광막한 곳을 바라보고 잇으니 감동이 저절로 우러나온 것이다. 그는 조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