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 대신들도 피해가지 못한 전염병 이런 아사자 못지 않게, 아니 그것을 능가하는 전염병은 조선을 더욱 시체 왕국으로 만들고 말았다. 옛날로 돌아갈 것도 없다. 20세기 서울에서 발생한 일이다. 1909년 순종 2년 대역이 발생했다는 정도로 실록은 간략하게 기록하고 있으나 그해 심각한 전염병은 전국을 휩쓸었다. 이때 죽은 숫자만 서울에서 1만 2천, 전국적으로는 10만 명이 넘는다. 당시 조선의 인구를 어림잡아 8,9백만으로 추정하는 데 얼마나 많은 숫자인지 상상해 볼 수 있다. 전염병이란 원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에 유행한다. 가난하여 위생관념이 없으니 전염병이 발생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런 나쁜 조건을 다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물이 부족하여 씻는 법이 없고 인분을 뿌려 기른 야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