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ㆍ터키 전쟁 - 1877년 ~1878년

러시아 ㆍ터키 전쟁 - 1877년 ~1878년 

 

 

1875년에 헤르체고비나에서는 오스만 투르크의 지배에 반발하여 반란이 일어났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1876년에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오스만 제국에 대해 선전을 포고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오스만 제국군에게 큰 타격을 입어 휴전할 수 밖에 없었는데

같은 시기 불가리아에서 일어난 오스만에 대한 반란인 4월 봉기마저 진압되고 말았다.

 

이 때 4만 명에 달하는 불가리아인이 오스만 제국군과 이슬람 교도들에게 학살당하면서 대학살의 충격이 유럽에 크게 파급되었다.

오스만 제국은 이 일로 영국의 지지를 잃게 되어 단독으로 러시아와 맞붙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1876년 6월 28일부터 7월 8일에

걸쳐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비밀협정인 라이히슈타트 협정을 체결하였다.

 

이는 러시아가 벳살라비아 및 코카서스 전쟁으로 획득했던 코카서스를,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획득하는 것을 조건으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이 중립을 지키기로 약속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발칸반도에서의 민족분쟁을

수습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1876년 12월에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이스탄불에서 개최되었지만 이듬 해 1월에 소득없이 해산했다.

 

러시아는 슬라브 민족의 구제라는 명목으로 전쟁으로의 개입을 결의했다. 러시아는 1850년대에 일어난 크림 전쟁의 아픈 패배의

기억을 되살려, 범 슬라브주의적인 심정에 호소하여 발칸반도의 슬라브 민족독립을 위한 전쟁이라고 선전했다. 그러나 이 배후에는

지중해로의 통로를 획보하려던 러시아의 의도가 있어, 부동항을 획득하기 위한 남하정책의 일환으로서 전쟁을 하겠다는 속셈도 있었다.

 

러시아 제국은 1877년 4월 24일에 오스만 제국에 선전을 포고하여 전쟁을 시작했는데, 발칸반도와 아나톨리아 반도 동부가

전쟁터로 변하여 러시아군은 발칸반도에서 브레벤 요새를 수비하던 오스만 파샤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5개월간 포위전을 벌였다.

그 후 시부카 고지를 확보한 러시아군은 브레벤 요새를 완전히 고립시키는데 성공하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결국 브레벤 요새가 함락되면서 러시아군은 이스탄불로 향해 진격하여 에디르네를 점령하고 이스탄불 근교의 예시르기에까지

도달했다. 그 사이 아나톨리아 반도에서는 카르스가 함락되어 발칸반도에서는 러시아, 터키전쟁의 시발점이 된 세르비아가 전쟁을

재개하기 위한 국내에서의 대립 끝에 결국 전선에 복귀했다.

 

이리하여 전투는 1878년 3월에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다.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은 산 스테파노 조약을 체결하고 강화했는데, 러시아가

승리한 배경에는 1874년에 실시한 징병제도에 있었다. 이것은 크림 전쟁 이후 알렉산드르 2세 황제가 실시한 <대 개혁>이라 불려진

개혁의 성과가 표출된 것이기도 했다.

 

산 스테파노 조약으로 인해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루마니아의 각 공국은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독립하였고, 또 러시아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자치령이 <대 불가리아 공국>의 성립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군사적인 승리를 거머 쥔 러시아의 세력확대에 유럽의

열강들은 경계하여 신생 독일제국의 재상인 비스마르크의 중재 하에 베를린 회의가 열렸다.

 

여기서 산 스테파노 조약을 수정한 베를린 조약이 체결되었는데, 베를린 회의 후 러시아 국내에서는 황제인 알렉산드르 2세에 대한

실망과 불만이 넓어졌다. 이 전쟁에서 싸웠던 루마니아는 러시아와 동맹하여 러시아가 전쟁 후에도 자국의 영토반환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베를린 회의에서 벳살라비아 남부를 러시아에게 병합해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그리스 왕국은 오스만 제국의 불리함을 보고 참전을 결의했지만 그 전에 러시아와 오스만 제국이 휴전하는 바람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철군할 수 밖에 없었다. 불가리아 및 카프카즈에서는 전후 다수의 이슬람 교도가 난민이 되어 오스만 제국으로 달아난 후

시리아 및 요르단 등으로 이민했다.

 

오스만 제국의 국내에서는 전쟁기간 동안 비상사태를 구실로 무기한 헌법정지와 의회가 봉쇄당했다. 이로 인해 제 1차 입헌제는

무너지고 압둘하미드 2세에 의한 술탄 전제정치가 이어지게 되었다.

 

 

출처 : 미샤 글리니 <발칸의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