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웨일즈의 반란군의 머리통을 부사버리고 잉글랜드에 편입시킨 우리의 에드쨩. 하지만 영국에는 아직도 4개의 지방이 있어. ?O들도 다 알겠지만 잉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그리고 스코틀랜드야. 1282년 잉글랜드는 웨일즈를 정복했고, 아일랜드는 영국 본토가 아니니까 완전 정복하려면 좀 시간이 걸리겠지. 하지만 브리튼 섬 안에서는 잉글랜드의 지긋지긋한 숙적인 스코틀랜드가 북쪽에서 버티고 있었어.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결코 만만한 적은 아니었지.
당시 스코틀랜드의 왕은 알렉산더 3세라는 왕이었는데, 1263년 노르웨이의 왕 해코와 그의 대군이 스코틀랜드를 공격해 왔을 때 치열한 격전을 벌여 라그즈 전투에서 이들을 격파했어. 뿐만 아니라 몇몇 귀족이 해코의 편을 들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귀족은 알렉산더를 지지하며 단결해 있었지. 하지만 강대한 세력을 자랑하던 스코틀랜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1286년의 불행한 사건부터야. 알렉산더 3세는 해질 무렵 석양을 바라보며 파이프의 해변가를 따라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어. 그런데 석양에 넋이 팔렸는지는 몰라도 지나치게 벼랑 끝으로 말을 몰고 가버린거야. 발을 헛디뎠는지 말이 비틀거렸고 아차 하는 순간 알렉산더 3세는 벼랑 아래로 떨어져버렸어. ...말할 필요도 없이 즉사였지. 스코틀랜드인들은 그를 애도하며 이런 노래도 남겼다고 해.(약간 변형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의 왕 알렉산더가 세상을 떠났네, 스코틀랜드가 사랑했던 알렉산더 왕이, 맥주와 빵으로 가득했던 부귀가 사라졌네. 포도주와 양초, 그리고 오락과 유희로 가득했던 부귀가. 이제는 신께 기도하네, 신만이 스코틀랜드를 구원할 수 있기에, 이 혼돈에 빠진 스코틀랜드를!
아마 이 글이 지금까지 스코틀랜드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글 중 하나일꺼야. 하지만 알렉산더라는 유능한 왕이 죽은것만이 스코틀랜드의 전부는 아니었어. 치명적으로 그는 아들이 없었어. 오직 후손이라고는 손녀인 마가렛이 있었는데, "노르웨이의 처녀(Maid of Norway)"라 불리는 아가씨였지. 이 아가씨의 부모는 노르웨이의 에릭(Erik of Norway)과 딸과 같은 이름이었던 알렉산더의 딸 마가렛이었지. 결국 스코틀랜드의 왕위는 이 소녀에게 돌아갔는데 이 기회를 노리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에드워드야.
(내가 아니래두!!)
당시 에드워드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어. 프랑스에서는 단려왕 필리프가 가스코뉴를 끊임없이 노리고 있었고, 실제로 몇 년후에는 영국군을 크게 격파하기도 해. 더군다나 웨일즈인들은 아직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상황이었지. 이 상황에서 귀찮은 북방을 합병할 기회를 얻은 에드워드 1세는 자기 아들인 에드워드 2세(전편에서 나왔던 그 "웨일즈의 왕자")와 노르웨이의 처녀를 결혼시키려고 했어. 에드워드로서는 아마 그 소녀가 스코틀랜드의 왕위만 잇는다면 노르웨이의 처녀든, 아이언메이든이든, 보통 메이드(...)든 상관하지 않았겠지만, 불행하게도 이 소녀는 아이언메이든처럼 튼튼하지는 않았지. 제위를 받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오던 길에 병을 얻어 오크니에 정박했고 1290년 9월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어.
자, 왕위 계승자가 죽어버렸으니 언제나 벌어질만한 일이 있지? 이번에도 무려 12명이나 되는 알렉산더의 머언 친척들이 벌떼같이 일어나 자기가 왕이라고 주장하고 나선고야. 하지만 12명이 전부 싸울 수도 없고...해서 고민하던 중에 이들은 최악의 선택을 했어. 이 숙제를 들고 에드쨩에게 달려간거지. 일단 아들과 여왕을 결혼시키겠다는 소식은 좌절?瑩嗤? 포기하지 않던 에드쨩은 즉시 스코틀랜드의 귀족들을 노햄 성으로 소집시켰어. 그리고 나서 말했지.
"?d들같은 오덕후들 중에서 누가 스코틀랜드의 본좌가 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본좌가 됐든 ?沽? 비하면 악어새에 불과하다는 거요."
그러니까 누가 스코틀랜드의 왕이 되든간에, 자기한테 충성을 맹세하라는 거였어. 당연히 스코틀랜드의 귀족들은 반발했지. 하지만 회담의 주도권을 쥔쪽은 에드워드였고, 결국 스코틀랜드 귀족들은 자기들끼리 상의해 본 다음에 결정해겠다고 한 발 물러났어.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모였을 때, 왕위 계승권자들은 모두 에드워드에게 충성을 맹세했지. 이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유력한 왕위 계승자를 뽑을 일만 남아 있었지. 그 중 한 명은 갤러웨이의 영주였던 존 베일리얼(John Baliol)이고 다른 한 명은 로버트 브루스(Robert Bruce-손자하고 같은 이름이야-)라는 인물이었어. 일반적인 스코틀랜드 전통에 따라서는 로버트 브루스가 좀 더 정통성이 높았지만 에드워드는 충분히 주변사항을 고려한 끝에 더 만만한 존 베일리얼을 왕으로 선출했어. 베일리얼은 이제 40대 초반이었지만 그다지 영민하지도 못하고 무엇보다도 근성이 없었지. 에드워드는 이 만만한 왕을 트집잡아서 스코틀랜드의 중요한 요새들인 베릭, 록스버러, 제드버러를 손에 넣거나, 최소한 자기 소유라는 동의는 받게 되었어. 점차 목이 졸려온다는 것을 느낀 베일리얼은 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에드워드에게 했던 충성 맹세를 포기했어. 에드워드는 노르만어와 프랑스어를 섞어서 떠들어댔어.
"멍청한 놈들 같으니라고. 이따위 바보 짓을 하다니! 의무에 따라 본좌를 떠받들지 않겠다면 우리가 덮치는 수 밖에 없지!"
그리고 에드워드는 스코틀랜드를 덮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어.
베일리얼도 남자가 덮치는 걸 "아아... 좋은 조임이다"로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신중히 전투 준비를 했지만 상대는 에드워드였어. 더군다나 왕위를 놓치고 이를 갈던 로버트 브루스도 잉글랜드군을 따랐어. 마침내 1296년 3월, 에드워드와 잉글랜드 군대는 베릭(Berwick)의 성채에 접근했어. 베릭에 있던 스코틀랜드 군대는 공성전에 대비해서 온갖 준비를 갖추고 있었지. 자신만만했던 베릭의 주민들은 총안(battlement)에서 영국 군대에게 온갖 조롱을 퍼부어댔지. 하지만 잉글랜드 군대는 그리 만만한 적도 아니었을 뿐더러, 베릭의 주민들은 낚을 상대를 잘못 골랐어. 잔뜩 폭발한 영국 군대는 순식간에 성을 점령해 버렸고, 그날 해가 질 때까지 주민들을 살육하고 재물을 약탈했지. 감히 영국군에게 저항한 결말을 본 내성의 영주는 성문을 열고 그날로 항복해버렸지.
베릭이 점령되자 에드워드는 최고 부관인 존 디 워렌(John de Warenne)에게 던바(Dunbar)를 점령하라고 명령했어. 디 워렌의 군대는 최고의 기병대와 웨일즈 궁수들, 그리고 잘 훈련된 북부군 보병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명실상부한 잉글랜드의 에이스 부대였지. 던바에 도착한 디 워렌은 이 성채도 벌써 전투 준비가 완료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 더군다나 스코틀랜드의 주력부대가 spottsmuir에서 전투를 기다리고 있었지. 기록에 따르면 디 워렌의 부대는 12,000명이고 스코틀랜드인은 무려 40,000에 달했다고 해. 물론 신뢰하기 어려운 숫자지만. 어찌되었건 스코틀랜드의 부대는 버칸(Buchan) 백작인 존 커민(John Comyn)의 부대였어. 하지만 잉글랜드의 최정예 부대였던 디 워렌의 부대에 비해 스코틀랜드 군대는 물론 사기는 뛰어났지만 훈련이나 규율은 바닥이었지.
이 점을 눈치 채고 있던 잉글랜드군은 성채 따위는 제껴두고 스코틀랜드의 주력 부대에게 공격해들어왔어. 스코틀랜드 군대는 높은 언덕 위에서 기세를 타고 돌격해 들어왔지만 디 워렌은 대기 시켜뒀던 웨일즈 궁수들을 호출했지. 곧 달려오는 스코틀랜드 군대의 머리 위로 수 천발의 화살이 쏟아졌어. 이들 대부분은 갑옷을 입지 않은 경장 보병이었기 때문에 가공할 위력의 롱보우 사격에는 무력했지. 더군다나 이 경우 반드시 필요한 훈련도 부족했고 규율도 형편없었기 때문에 최악의 결과를 불러 일으켰지.
곧 수많은 스코틀랜드인이 쓰러졌고, 화살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는데 실패한 부대는 와해되었어. 그 틈을 탄 워렌 휘하의 잉글랜드 최고의 기병대가 창과 검, 도끼와 메이스를 휘두르며 파고들었고 스코틀랜드인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 궤멸되었어. 전투 결과 스코틀랜드 병사가 10,000명이나 죽었다고 하니, 근성 없는 베일리얼에게는 치명타였지. 더군다나 존 커뮌과 다른 세 스코틀랜드 백작, 그리고 이들의 추종자들은 모두 사로잡혔어. 던바 전투의 승리 결과, 에드워드와 그 군대는 승전보를 드높이며 그 옛날 로마군도 점령하지 못했던 곳으로 위풍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겼어.
마침내 베일리얼은 브레친(Brechin) 근처의 스트라크스로(stracathro)에서 초라한 옷을 입고 아무 무기도 없이 흰 지팡이만 손에 든 베일리얼의 항복을 받았게 되었어. 드디어 라이벌을 파멸시킨 로버트 브루스는 에드쨩에게 달려가 이제 자기를 스코틀랜드 왕 시켜달라고 졸랐지. 하지만 에드워드의 말은 간단했어. "미쳤냐? 죽쒀서 개 주게?" 에드워드는 간단히 로버트의 부탁을 쌩까버리고 직접 지배에 들어갔지. 그리고 대부분의 스코틀랜드 지방관은 잉글랜드 인이 임명되었고, 겉으로 보기엔 이제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에 완전히 점령된 것처럼 보였지.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만큼 스코틀랜드는 만만하지는 않았어. 드디어 스코틀랜드의 민족 영웅인 윌리엄 월리스가 등장하게 되었던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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