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 세계일주

요트 이삭호의 항로 따라가 보기 5

구름위 2013. 4. 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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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의 마지막 소식. 
안녕 전형.  반갑게 메일을 보았어요.  아직 대만입니다.
우선 최근 소식부터 ---  대만 동부 해안을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의 큰 힘을 실감한 날들 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출항 전 자료 검토시 대만 동부의 쿠로시오가 흐르는걸 잘 알고 있었고, 특히 겨울철(NE 몬슨 기간)에는 평균 1 놋트 정도로 여름철 2 - 2.5놋트 보다는 많이 약해 좀 우습게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OY(Oyashio Cold Current ; 오야시오한류)

 OF(Oyashio Front ; 오야시오전선)

 ESC(East Sahaline Cold Current ; 동사하린한류)

 O'F(오야시오전선)

 SO(Showya Warm Current ; 종곡난류; 소야난류)

 TG(Tsukaru Warm Current ; 율경난류; 쯔가루난류)

 Li(Liman Cold Current ; 리만한류)

 NK(North Korea Cold Current ; 북한한류)

 EK(East Korea Warm Current ; 동한난류)

 TS(Tzusima Warm Current ; 대마난류)

 YE(Yellow Sea Warm Current ; 황해난류)

 JC(Japan Central Cold Current ; 일본중앙한류)

 KF(Kuroshio Front ; 쿠로시오전선)

 K(Kuroshio Current ; 쿠로시오해류)

 KCC(Kuroshio Counter Current ; 쿠로시오반류)

 STC(Sub-Tropical Convergence ; 아열대수렴)

 STCC(Sub-Tropical Counter Current ; 아열대반류)

 NEC(North Equatorial Current ; 북적도해류)

 MC(Mindanao Current ; 민다나오해류)

 ECC(Equatorial Counter Current ; 적도반류)

 NGC(New Guinia Current ; 뉴기니아해류)

 SEC(South Equatorial Current ; 남적도해류)  

 

 1 놋트 정도의 역류는 어떻게 견뎌 낼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게 좀 계산 착오였어요.  나의 항해 코스인 대만의 동부 해안에서 약 15 - 25마일 떨어져 쿠로시오의 본류가 흐르는데, 쿠로시오 본류 위는 약 2 놋트 이상의 속도 인거 같아요.  



배 밑에 달린 속도계(수차 방식)의 속도가 보통 때는 G.P.S 상의 속도보다 항상 10 % 정도 적었었는데, 이곳에서는 배 밑 속도계는 4 놋트인데 G.P.S 상에서는 2 놋트도 안나와요.  


 

당초 예정대로 23일 오전 대만 북부의 '키룽'항을 빠져 나왔어요.  그곳에서 나올 때 그동안 사귀었던 대형 예인선(5 척)의 사람들이 뱃고동을 크게 울려 주어 아주 신이 났었습니다.  물론 그 전날 받아 본  weather fax의 상태가 나빠 좀 걱정이 되었던 게(언제나 출항 전날이 제일 불안하며 출항 직전 이 불안이 최대에 달합니다) 항구가 떠나갈 듯 크게 울려대 주는 뱃고동 소리에 용기 백배했죠.  

 

항 밖으로 나오니 예상대로 파도가 엄청 덮쳐 오는 겁니다. 그래도 다행히 바람 방향은 좋아(북동풍) 파도를 타며 나아갔죠.  그런데 가도 가도 앞으로 전진해 내려가질 못하는 겁니다.  

무엇에 끌린 것처럼 암만 가도 제자리인 거 같아요.  이게 좀 아차 싶더라구요.  우리 이삭이 배는 무거운데다 속도가 느려 거슬러 오는 쿠로시오를 이겨 내지 못하는 겁니다.  

 

엔진을 훌 가동하여 쿠로시오를 타고 내려가는데 평균 G.P.S 상의 속도가 1.5 - 2.5 놋트 정도 밖에 안나와요.  결국 24시간 항해한 게 겨우 40 마일이더군요.  이때 좀 강력한 엔진 생각이 절실하더라구요.

 

 장거리 항해를 하려면 최소한도 배 길이(휘트) 만큼의 엔진마력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1.5배 정도면 더 좋다라는 책의 얘기가 실감 났습니다.


 

 이삭은 28피트에 겨우 16마력이며 또 철선으로 자중이 너무 많아 쿠로시오를 거슬르기가 너무 힘겨웠습니다.  하여간 만 2일을 씨름하여 80마일 정도 내려갔는데 이번에는 그동안 불어주던 바람마져 잠잠해 버리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도저히 더 내려 갈수가 없더라구요.  


그래 근처에 있는 화련항(대만 제일의 관광지로 이로 인해 Open Port임)에 입항키로 결정했어요.  그래 '오바다'상의 자료를 꺼내 확인하니, 그냥 입항하면 에이전트 수수료, 교통비, 계류비, 항만사용료, 청소비 등 만만치 않으니 Emergency를 부르고 빨간 신호홍염을 터트리고 입항하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사람 긍지에 신호홍염까지 터트리기는 그렇고 해서 그냥 항입구에서 14번 채널(대만은 모든 항에서 14번 채널로 호출하고 12번 채널에서 통화를 함)로 한국 돛단배인데 연료가 떨여져 연료보급을 위해 입항 허락을 요청하며 들어갔습니다.  



 

항 입구는 남쪽에 있으며 북쪽으로 항내를 쭉 들어가면 항 최안쪽에 예전에 사용하던 작은 포구가 있어 그곳에 일단 배를 댔습니다.  즉시 대만 해안순방서 아이들이 몰려오더라구요. 

 

그 다음 연락을 받은 출입국 관리소에서 에이전트를 보내 왔습니다.  그래 이제 '오바다'상의 얘기처럼 에이전트 비용에 돈깨나 들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들과 얘기해보니 모든게 무료라는 겁니다.

 

 심지어 자기들이 각 부서를 쫓아다니며 입항허가서, 출항허가서까지 모든걸 다 처리해 주며 돈 한푼 안 받는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잘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하여간 전 출항지 출항허가서와 Crew List 등을 가져가더니 입항허가서를 해 가지고 오는 겁니다(대만도 서류 절차가 복잡합니다).  

 

그리고 우리를 태워 시내의 은행, 기름집 등을 모두 다 안내 해주는 거예요.  정박 장소도 좋고 수심도 좋고(7 M) 바다 물도 아주 깨끗하고(키룽항은 시내에서 흘러 들어오는 각종 오폐수로 시궁창 물 같았음),

 

이런 줄 알았으면 키룽항에 조금 있고 이곳에서 오래 있는 건데 하는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또 과일도 사다 주고 영자 신문도 구해주는 겁니다(키룽에서도 그 많은 종류의 열대 과일들을 돈 내고 사먹어 보질 못했습니다.  대만인들이 그냥 잘 갖다 주어요.  잠깐 열대 과일에 대하여 : 처음 수 많은 열대 과일을 보면 그 모양과 색깔의 다양함에 놀라게 되며, 그런데 처음 맛을 보면 대체로 밋밋하며 우리 과일에 비해 맛이 형편없이 떨어지는거 같아 역시 과일은 우리것이 더 좋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열대 과일을 자주 먹게되니 오히려 우리나라 과일의 톡 쏘는 향기보다는 은은한 깊은 맛에 취하게 됩니다.  이제는 이곳 열대 과일 맛을 좀 알게 된거 같습니다).  

 

하여간 그 친절에 정말 놀랐습니다.  

대만의 관공서에서는 약간 문제가 있는거 같은 인상을 받았지만(시스템의 문제이고 친절함은 아주 좋음), 일반 대만사람들은 너무 좋습니다.  특히 같은 동양인으로(일본인이 아닌) 돛단배 타고 여행한다니 모두 자기들 일인것 처럼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일본인으로 알고 일본말로 했다가(대만도 예전에 50년간 일본의 지배를 받아 일반 사람들도 일본어를 대체로 할줄 암) 한국인이라면(여기 발음으로는 '항고오"하지만) 깜짝 놀라며 태도가 확 달라집니다.  어딜 가나 뭐 도와 줄 일이 없냐, 밥은 먹었냐 등 너무 너무 친절합니다.  

 

한국에서 혹시 대만 사람들을 만나게 대면 제발 좀 잘 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대만을 항해 코스에 꼭 넣으세요.  너무 좋은 우정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대만과의 단교까지 된거에 대한 많은 미안함을 느낌)  

하여간 이제 필리핀까지 가야 하는데, 출항해 겨우 80마일 와 가지고 또 쉬고 있으니 금년 내로 필리핀에 도착할 수 있을지 ?   

 

그래 오늘 화련 시내 나가서 기름통을 9개나 사 가지고 왔습니다.  배가 무거워 지겠지만 쿠로시오를 이겨내려면 어쩔 수 없이 약한 엔진이라도 많이 써야 할거 같습니다.  제발 엔진 트러블이 안 생기기를 바랍니다.(심한 매연에 엔진오일 소모가 심함)   

 

1 월 28 일 화련항을 떠나 대만 남단의 '타이 통'항(오픈포트가 아님)에서 최종 기름 보충을 한 후

필리핀(산훼르난도까지 400마일, 오바다 상의 충고대로 마닐라로 직행하려면 600 마일)을 향해 떠나볼 예정입니다. 마누라와 "우린 할 수 있어 그럼 갈 수 있지"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습니다.



화련항 정보 : 위치 : 23-59-95 N,   121-38-33 E  남쪽 항 입구를 들어와 북으로 끝까지 올라가면 우측에 예전항구 시설이 보이며, 어선들이 있는 포구를 조금 더 올라가면 관광선으로 쓰이는 파워보트 4-5척이 정박 중임. 그 옆에 계류시키면 파도도 없고 물도 깨끗함(이곳에 계류 시켜야 정박료, 항만수수료 등을 안 문다 함).  



단점으로는 시내까지 좀 멀고(택시비 180 NT) 근처에서 식수 구하기가 어려움.  해안순방서 초소까지 약 500미터를 가야 급수시설이 있음.  그러나 근처에 생선공판장이 있고 간이식당 및 생선을 싸게 사 먹을 수 있음.  

 

화련 시내는 관광지로 번화하고 원주민들 생활과 태노각이라는 대리석 산을 구경할 수 있음.  디젤 연료는 13.3 NT/L, 엔진 오일 320 NT/4 L,   생수병은 20 NT/L 정도로 우리와 비슷함.  옷, 과일, 음식정 등의 가격은 우리보다 약 20-30 % 정도 비싼거 같음(물론 시내 중심가에서 파악한 가격 비교임)

 

도움 요청할 곳 : 7海行服扮有限公司    李 俊賢(James Lee) HP : 0933-995570

 

대만 해역에서의 항해가 좀 힘들지만(겨울철 풍속이 보통 뷰포트 5-6 등급이며 좀 셀때는 8까지 각오해야 되지만 풍향은 주로 북동 내지 동풍으로 남쪽으로 내려가기에 좋음) 이 모든 것이 대만인들의 친절함으로 모두 해소되고도 남음.(대만의 서부 해안을 택했더라면 쿠로시오의 영향을 안 받고 항해할 수 있으며, 카오슝이라는 대만의 최대 항구에서 배에 대한 수리 및 장비 보강이 쉬웠을 것으로 생각 됨).  

 

다음소식은 아마도 필리핀 도착 후에나 가능 할 걸로 생각됩니다.   이곳 화련부터 대만 남부까지 쿠로시오 본류가 해안에 가장 가깝게 접근해(15마일 정도) 흐르고 있어 역류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대만 연안에 최대한 붙어 남진해 볼 생각입니다만 1일 항해거리가 얼마 되지 않을 걸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RAH 3의 노보루 카나다 상이 아주 유용한 필리핀 정보를(입국 절차 및 요령, 좋은 정박 위치, 접근 루트, 조석표 등) 수시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입니다.

 

또 이 장군한테도  두어번 메일을 보냈었는데 답이 없어 사업이 너무 잘 되어 바쁜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트장의 다른 친구들도 모두들 잘 되기만을 기원합니다.                           



1 월 27 일  대만 화련항에서   이 삭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