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 세계일주

요트 이삭호의 항로 따라가 보기 2

구름위 2013. 4. 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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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이제 두 번째 편지가 되는군요.  내가 알고 있는 요트장 모든 사람들한테 대신 새해 인사를 좀 전해 주세요.  

 이삭은 12월 19일 아침 9시 '가고시마'의 '타미야마' 항을 나왔어요.  옆에 계시는 미국 영감님과 마린 써비스의 하기와 사장님 등이 아주 친절히 배웅을 해주었어요.  

 



대체로 뒷바람의 순항을 했는데 22일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해, 몸도 좀 피곤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비바람이 계속될지 알 수 없어, 일단 근처의 섬으로 피항하기로 결정하고 '아마미-오-지마'(폭이 10마일, 길이가 40마일 정도로 대략 남북으로 길게 놓여 있음)의 서편을 통과해서 남단에 저녁 6시경 도착하여 앵커링를 하고 밤을 새웠어요.  


 그다음날 오전까지는 바람이 강하여 오후에 앵커를 들어올린 후 다시 항해하여, 23일 밤 10시경 '오키나와'의 '나하'항 앞에 도착했으나,  



날이 흐려 달도 없고 무리하여 산호초를 지나 '기노완' 요트하버를 찾아 들어가기가 겁이 나, 밤새 항 앞에서 동동 떠 있다 25일 새벽에 무사히 요트하버에 정박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세관에 들려 신문을 보니 우리가 '아미미-오-지마'에 있을 때 그 동측에서 북한공작선의 격침 사건이 발생한 걸 알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아차 잘못했으면 진짜로 신문과 방송에 대서특필 될 뻔 했구나하고 마누라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습니다.  




이곳 마리나(26-16-43 N, 127-43-47 E)는 일 15000원 정도의 계류비로 샤워(1500원/회)를 제외한 편의시설 사용이 되며, 근처에 컨벤션센터가 있어 교통이 편리한 편입니다.  



이곳 '오키나와' 사람들은 '가고시마'와는 좀 달라 성격이 급하고(교통질서가 조금 못함) 돼지고기에 독한 소주(30도)를 즐겨 먹으며 길가에 술집이 참 많습니다. 

 

 '가고시마'처럼 집들도 깔끔한 맛이 없어요.  아마 우리 민족 성격에 좀 가까운 것 같습니다.  

 

 하여간 일본 남단의 섬들 사이를 내려오면서 일본인들의 보이지 않는 저력이 대단함을 실감했습니다.  우리가 '대마도'를 우리 것으로 못했지만, 일본 본토 남단으로부터1000Km 나 떨어진(그러나 대만으로부터는 100Km 도 안 떨어진) 대양 한가운데 이런 섬들까지 모두 일본 영토로 가져간 일본 선조들의 도전정신 때문에 현재의 일본사람들이 우리보다 사는거 같은 삶을 살고 있구나 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대양 한가운데 작은 섬들도 자기네 것이라는 걸 과시나 하듯 밤에 불을 휘황찬란하게 밝혀 놓고 있어, 거제도의 불빛과 비교할 때 서글픈 생각이 야간 항해 내내 떠나질 않았어요.  

 이곳 '오키나와'에서도 좋은 대접을 받고 있어요.  그들이 볼 때 나이도 좀 된 부부가 이상하게 생긴 배를 타고(배 안에 들어와 자작한 배라 하면 그래도 대체로 다들 감탄 함) 애를 쓰는 것이 같은 쎄일러의 마음에서 맘에 드는지 어떤지 아침에 나가보면'Welcome to Okinawa"라는 메모와 함께 이곳 특산 소주, 맥주, 안주거리가 놓여 있고,  뭐 도와줄게 업느냐 는 친절한 마음씨에 그런 대로 지낼 만 합니다.  

 

나는 수영만에 있을 때와 비슷하게 매일 향토 특산 소주에 취해 있지요.

내년 1월 3일 이곳을 떠나 대만의 '지룽'항으로 갈 예정입니다.  

 


이곳 '나하'에 있는 대만 영사관에서 대만의 30일 체류 비자를 받았습니다(상항에 따라 대만의 체류기간을 조절할 계획임).   이곳 세관과 출입국사무소에서 1월 3일까지 연휴이므로, 세관에서는 이미 출국면장에 도장을 다 찍어 준 상태고 출입국은 3일 아침 9시에 자기들이 요트하버에 찾아와 출국 스탬프를 찍어 주겠다고 합니다.   

 



 

대체로 만사가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럼 좋은 년말 맞으시고 더 밝고 희망찬 새해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12월 27일  기노완 요트하버에서  이삭

가져온 곳 : 
카페 >요트 팀 드레이크 [TEAM DR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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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스키퍼|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