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 세계일주

요트 이삭호의 항로 따라가 보기 1

구름위 2013. 4. 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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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은 11월 30일 정각 10시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켜 가며 출항했어요.  
그날 서해, 동해 모두 폭풍주의보에 남해도 파고가 3-4미터로 높을거라는 일기예보에 굉장히 긴장을 했었지요.  오륙도와 태종대를 벗어나며 바람과 파고는 높았으나 다행히 거의 '크로스 런' 상태로 오히려 배도 안정되고 우리 궁둥이가 무척 무거운 '이삭'이 5놋트 내외의 속도로 잘 달려주어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어요.  

 



 그후 3일간은 아주 편안한 순항으로 항해중 '히브 투' 연습도 해가며 여유를 부릴수 있을 정도 였어요.  한가지 문제는 '윈드 벤'이 없어 야간에 밤을 꼬박 세우야 하는 것이 좀괴로웠어요(집사람이 겁이 많아 틸러를 좀 맞기면 무척 불안해 하기 때문에 할수 없이내가 꾸벅꾸벅 졸며 밤을 세울 수밖에 없었어요).  '윈드 벤'이 4000불 하더라도 하나 사는건데 하는 생각이 많이 낳으나 이미 늦은 일로 몸으로 때우는 방법이외는 달리 수가 없었지요.  



중간에 일본 해상경비정이 닥아와 "아저씨 아저씨 어디 가십니까" 하며 유창한 한국말로 물어와, '가고시마'까지 간다고 하니 자기들이 뭐 도와 줄 일이 없느냐고 친절히 물어와, 괜찮고하니 오늘 파도가 높으니 조심해 항해하십시오 하며 돌아갔습니다.  

 



마지막 '가고시마' 만 입구에 다 와서 다음날 아침의 입항시간도 조절할 겸 쎄일 교체 연습을 하며 바다에 떠서 야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까분 벌인지 급작이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해 그날 밤새 엄청 고생을 했어요.  시간이 남을 때 미리 만 안으로 들어가 있었으면 좋았는데 좀 자만해져서 바다 한가운데서 입항시간 조절을 한다고 하다가 혼쭐이 났어요.  



다음날 동이 트며 날씨가 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파도가 높고 맞바람으로 엔진까지 훌로 돌리며 그날 저녁 어두워져서야 간신히 세관부두 앞에 무조건 배를 붙여 버렸어요.  


입항 중 VHF 16, 13, 9번 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혀 답이 없었슴('가고시마'에서는 74번을 쓴다 함).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사람에게 출입국사무실 연락을 부탁하니 핸드폰으로 경찰을 불러와 그때부터 이미 퇴근한 검역, 세관, 출입국 직원들을 모두 불러와 밤 늦게 입국수속이 모두 끝났음.(그래도 누구 하나 짜증 내지 않고 친절히 잘대해 주었음).



 
  하여간 첫 기항지의 밤을 세관부두에서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정보를 얻은 대로 요트를 계류할수 있는 Marine Service(위치 31-29-40 N, 130-30-50 E,  사장 Masaji Hagiiwa 아주 친절 함)로 배를 옮겼어요. 



 '가고시마' 만은 폭이 15마일 길이가 40마일 이상으로 굉장히 큰 만인데, 기존 해안선 앞을 매립하여 공단(주로 어묵, 양조 등)을 만들면서 기존 해안과의 사이에 폭 40미터 정도의 수로를 만들어 놓아 그곳에 모타보트와 요트를 계류할수 있게 되있음.  

 



그래서 만에서 들어오면서 보면 공단밖에 안보이지만 공단 방파제 안으로 들어와, 공단을 돌아 수로로 들어오면 아주 편리한 계류시설이 있음. Marine Service에서는 레져보트의 보관과 수리등을 하고 있으며 수도, 전기, 전화등의 써비스를실비로 처리해 주며 특히 우리는 한국에서 처음 온 손님이라고 일체를 무료로 대해주어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약 4Km 내려가 Ibsuki라는 곳에 Hirakawa Yacht Marina가 있지만 요금이 비싸고(휘트 당 50엔/일) 시내 나가는 것이 더 멀어 한국배는 갈 필요가 없을거 같습니다.



입항 다음날은 신문(남일본 신문 및 요미우리)기자가 찾아 오고 외사과 형사들이 다녀가고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렸어요.   
수영만에서 그래도 준비한다고 상당히 애를 썼는데 막상 황천 하루밤만에 고장 난곳이 항해등(전구가 끊어짐), 식수 수동 펌프(고무판 파손), 수심계 및 어탐기(이유를 모르게 작동 안됨), 낚시대 걸이 및 침실선반(떨어져 나감) 등으로 역시 대양항해가 간단한 것이 아니구나 하고 마음다짐을 새롭게 하게 ?瑩熾?.  하여간 지금은 모두 수리 완료 했어요.  

 

 








이곳은 화산지역으로 가까이에 연기를 뿜고 있는 화산이 있고 온천이 많습니다.  집사람이 온천이 좋다고 어쩔줄 몰라하지만, 나는 이곳이 일본 소주의 명산지라는데 더 관심이 많아 여러 가지 다양한 소주를 맛 보았는데 대부분 맛이 비슷하며 우리 한국 소주와 같이 담백하지는 않고 찝질한 정종 뒷맛이 나더군요.  내 입맛엔 별로 안맞고 또 가격이 모두 우리 돈으로 만원 정도로 한국에서 600백원짜리를 신나게 먹던 내 입에는 잘 안맞습니다.  

 


 이곳에서 정말 대단한 미국 영감님(Harry L Heckel Jr)을  만났는데,  지금 85세의 연세로 32피트 정도의 커터 리깅의 더블앤더(선명 Idle Queen)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Idle Queen - Dreadnought 32
Harry Heikel
California To Costa Rica
(Chesapeake Bay)
http://www.latitude38.com/changes/Changes05-04.html

 

1972년부인과 같이 동에서 서로 항해를 시작해 세계일주를 벌써 마쳤으며 부인이 1989년 돌아가신 후 혼자서 이번엔 서에서 동으로 항해해 다니는데 홍콩에서 일본에 금년 초에 도착하여(일본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키며 생활비를 벌고 있음) 내년 봄 쯤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 염감님이 우리배의 항해장비와 우리의 알량한 항해지식을 듣고는 너무 걱정이 되는지 우리를 보살펴 주느라 너무나 고맙습니다.  야간에 교대를하며 충분히 자야 정확한 판단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데 밤을 꼬박 세우며 항해한다니 절대 안된다며 야단을 막 치십니다.  집사람한테 왜 당직을 같이 안스냐며 바다에서는 꼭 같이 해야된다고 볼때마다 얘기합니다.  


 영감님이 30년 동안 터득한 Know-how를 최대한 전수받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정말 우리가 운이 좋은건지 영감님이 자기는 내년초에 미국으로 돌아갈테니 필요 없다고 동남아 일대의 해도 백여장과 항해책자를 그냥 주어 앞으로 우리 항해에 정말 큰 도움이 될걸로 믿습니다.  필리핀 산호초 지역을 상세 해도도 없이 가겠다고 하니 영감님이 정말 딱하고 걱정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이곳 출입국사무소에 체류기간 연장신청을 해 내년 1월 3일까지는 일본에 머물수 있게 조치가 되었고,  아마 17일 - 19일 사이에 날씨를 봐 오키나와로 출항하려 합니다.


 이곳에 와서도 들은 얘기지만 한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시즌은 잘 선택한거 같습니다.  대체로 뒷바람으로 오키나와까지도 지금 계절이 제일 좋다고 이곳 사람들도 얘기합니다.  아마 크리스마스 전후에서 오키나와 나하 항에 들어갈수 있을걸로 생각합니다.


 일본에 와서 느낀점은 여러 가지 있지만 특히 노인문제가 심각한거 같아요.  거리에 나가 보면 절반 이상이 노인들이며 노인병원, 보청기, 보조기구등의 선전이 너무 많이 보입니다.  우리도 곧 부딪칠 문제라 상당히 관심이 가더군요.  그리고 이곳은 일본 남단 지방도시라 그런지 이곳 사람들의 영어 실력이 너무 형편없어 우리 실력이면 아주 잘하는 대접을 받고 있어 좀 쑥 스럽기도 합니다.  
이제 멀리 떠나온 몸, 문제가 생기면 막 밀어부칠 각오로 해 나갈 수밖에 없잔아요.
하여간 해 볼께요.  아. 이곳 인터넷 사용이 문제가 좀 있어요(영어로만 띠울려도 일본어로 떠서 사용에 좀 문제가 있어요).

가져온 곳 : 
카페 >요트 팀 드레이크 [TEAM DR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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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스키퍼]|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