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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빅커스 6t 전차’…수출시장서 대성공 거둬
- <18> 궤도 수명 5000km로 운용수명 길고 신뢰성 높아 1930년대 초·중반 소련·폴란드 등 13개국에 수출
- 2013. 05. 06 15:08 입력
폴란드군이 사용한 빅커스 6t 전차의 타입 A. |
주포와 기관총을 같은 축에 설치한 타입 B. 필자제공 |
특히 빅커스 6t 전차는 제2차 세계대전이 갓 터질 당시에만 해도 르노 FT-17 다음으로 많은 양이 보급된 전차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빅커스 6t 전차는 카든-로이드 경전차를 개발한 존 밸런타인 카든과 비비안 로이드 두 사람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기초로 개발한 전차였다.
이때만 해도 전차를 어떻게 개발하는 것이 나을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지만, 많은 곳에서 비현실적인 성능과 목표를 갖고 전차를 설계하다 완성도 보지 못하고 실패한 반면 이 두 사람은 최소한의 것만 갖춘 카든-로이드 전차를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좀 더 크지만 당시의 기술과 운용 여건에서 충분히 현실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경전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의 이런 구상은 당시 세계 최대의 방산업체이던 빅커스 사의 눈에 띄었고, 곧 이 회사의 자체 자금을 투입해 개발이 진행됐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바로 빅커스 6t 전차, 혹은 빅커스 Mk.E형 전차였다.
1928년에 처음 완성된 빅커스 6t 전차는 실제 전투중량(연료 및 탄약, 승무원을 모두 포함한 무게)은 7.3t, 길이 4.88m, 폭 2.41m, 높이 2.16m로 당시의 전차치고 그리 크지 않은 크기에 장갑은 가장 두꺼운 포탑 앞부분이 25㎜, 나머지는 13~19㎜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아도 당시의 평균적 수준은 유지했으며 최대 시속은 35㎞/h로 기동성도 당시의 전차로서 상당히 좋은 편에 속했다.
현수장치는 당시에 가장 흔한 리프 스프링을 사용한 것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험지 기동성도 당시 수준으로는 나쁘지 않았다(물론 크리스티식 현수장치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궤도의 수명이 5000㎞에 달해 당시의 궤도차량치고는 꽤 오래가는 등 전반적인 운용 수명이 길고 신뢰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이 전차에는 크게 두 가지 모델이 있었다. 하나는 타입 A로 기관총을 갖춘 총 탑을 두 개 장착한 것이며 또 하나는 하나의 포탑에 47㎜ 속사포와 기관총 하나를 갖춘 타입 B였다.
특히 타입 B는 과거에는 주포와 따로 달려 있던 포탑의 기관총을 주포와 같은 축선에 놓아 한 명의 포수가 기관총과 주포를 동시에 조준-사격할 수 있는 개념, 즉 공축기관총 개념을 처음 도입해 무장 운용의 효율을 크게 높였다. 이 개념은 워낙 높은 평가를 받아 그 뒤의 사실상 모든 전차에 응용됐다.
빅커스 6t 전차는 영국군에서도 테스트는 됐으나 서스펜션의 신뢰성이 의문시된 데다 당시의 영국군 전차 조달 예산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아 결국 채택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수출시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비교적 부담 없는 크기이면서도 나름대로 성능이 나오는 데다 제법 ‘전차다운’ 스타일을 갖추고 기계적으로도 복잡하지 않은 이 전차는 1930년대 초·중반 사이에 13개국에 수출이 이뤄지면서 상업적 성공(당시로서는 대성공에 속하는)을 거두게 됐다. 구매국에는 폴란드나 태국, 볼리비아, 핀란드, 중국 등이 포함됐다.
빅커스 사 자신이 생산한 차량은 153대로 제법 많은 수효였으나 실제 생산의 절대다수는 영국 내가 아니라 해외에서 라이센스 생산으로 이뤄졌다.
특히 소련은 이 차량을 높게 평가해 1931년에 15대를 수입, 첫 고객이 됐을 뿐만 아니라 생산 기술까지 도입한 뒤 자체적으로 개량을 거쳐 T-26이라는 이름으로 무려 1만2000대라는 엄청난 양을 생산해 운용했다.
이 수량 덕분에 T-26은 2차 대전 초반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제작된 전차라는 명성을 얻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2차 대전 중 좀더 우월한 독일군 전차들과의 전투 과정에서 파괴돼 사라졌다.
가장 오랫동안 이 전차가 사용된 곳은 핀란드였다. 33대를 1938년에 수입한 이래 노획한 소련제 T-26 전차까지 대량으로 2차 대전 중에 운용했고 전쟁 뒤에도 훈련용으로 1959년까지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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