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역사속 신무기<69>신화비아

구름위 2017. 1. 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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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신무기<69>신화비아

적 성벽 공격…공성용 로켓 병기
2008. 06. 02   00:00 입력 | 2013. 01. 05   03:51 수정


걸프전쟁(1991년) 당시 홍해와 페르시아 만에 배치된 미 해군 전투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다국적군의 공습 직전 주요 군사목표를 정확히 타격하고 이라크군의 방공망을 뒤흔들었다.

아군의 피해 없이 정확하게 적을 타격하고 전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은 최첨단 하이테크 병기의 대명사이자 꿈의 병기로 불린다.

보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영국 본토 공격에 사용한 V-1을 모든 순항미사일의 원조로 보며 그 개념은 1900년대 초반 프랑스의 포병장교 ‘르네 로랭’에 의해 정립됐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현대 순항미사일과 같은 개념의 로켓 무기가 약 600년 전 이미 중국에서 만들어져 실제 전쟁에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중국어로 쉔호훼이야(神火飛鴉), 우리나라 말로 신화비아(사진)로 불리는 이 독특한 무기는 명나라(1368∼1644) 때 만들어진 공성용 로켓 병기다. 대나무로 실제 새와 비슷한 골격을 만들고 종이와 새의 깃털로 표면을 덮어 만든 이 무기는 내부에 다종다양한 폭탄을 장착해 지면이나 목표와 접촉하면 바로 폭발하도록 했다.

당시 신화비아를 만든 이들은 미처 생각지 못했겠지만 사용 방법이나 외형은 영락없는 현대의 순항미사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한 부분이 많다.신화비아는 길이 80㎝ 내외, 날개 폭 250㎝, 무게 12㎏ 이상이 나갔기 때문에 보통 방법으로는 공중에 띄울 수 없었고 동체 하단에 4발의 추진용 화전(火箭)을 붙여 사용했다.

약 45도 각도로 조절된 발사대 위에 신화비아를 얹어놓고 추진용 화전에 불을 붙이면 화약이 연소되며 발생하는 힘을 이용해 적진을 향해 날아가는 원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폭발하는 탄두가 부착돼 있는 화전의 개량형 무기로 분류하기도 하며 기록에 의하면 적진을 향해 300m 이상의 거리를 새처럼 날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신화비아는 ‘화룡경(火龍經)’의 기록을 통해 그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으나 정확한 개발 시기와 개발자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는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신화비아는 원형이 되는 비공진천뢰(飛空震天雷) 또는 비공격적진천뢰포(飛空擊賊震天雷砲)의 외형을 더욱 다듬고 위력을 배가시킨 로켓무기다.

최초의 사용 목적은 적의 성벽을 공격하는 공성용 병기였으나 실전에서는 공성전이 벌어지면 적진으로 신화비아를 날려 보내 화재를 발생하고 적을 교란하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했다. 실전에서의 위력은 여느 로켓 무기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습기에 특히 취약했기 때문에 보관과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지만 적을 기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꾸준히 사용됐다.

신화비아는 매우 혁신적인 무기다. 그러나 그 개념이 너무 시대를 앞서 나간 탓에 주요 병기로 사용되지 못했고 한시적으로 사용되다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무기가 됐다. 화포(火砲)의 빠른 개량과 발전은 신화비아와 같은 특수 무기의 필요성을 더욱 반감시켰고 명나라의 멸망 이후에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이미 현대적 순항미사일의 원형이 되는 로켓무기가 수백 년 전 이미 아시아에서 존재했다는 사실은 특별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역사속 신무기<70>화룡출수<火龍出水>

모체에서 자탄 발사…최초 로켓무기
2008. 06. 09   00:00 입력 | 2013. 01. 05   03:52 수정

1967년 10월 최초의 대함 미사일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이후 대함 미사일은 현대 해군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공격무기이자 가장 치명적인 위협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 해전에서 대함 미사일의 존재는 보유 및 공격 능력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 시 대함 미사일 요격 여부에 따라 해전 승패를 단번에 결정짓는 최강의 무기로 손꼽힌다. 그런데 만약 대함 미사일뿐만 아니라 자탄을 살포하거나 발사하는 능력을 지닌 순항미사일의 특성을 두루 갖추고 있는 무기가 과거에도 존재했다면 믿을 수 있는가?

중국인들은 호론추쇼이(火龍出水), 우리는 화룡출수(사진)라고 부르는 이 독특한 로켓무기는 명나라(1368∼1644) 수군이 적선을 원거리에서 공격할 때 사용한 화공(火攻) 무기다.굵은 대나무통을 약 1.5∼1.8m 길이로 자른 뒤 나무로 만든 용머리와 물고기 꼬리 모양의 장식을 앞뒤에 덧붙였고 무게는 통상 10㎏을 넘지 않았다.

여느 화약무기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내부에 여러 발의 화전을 장전하고 외부에는 네 개의 추진용 화전을 장착하는 독특한 2중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발사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네 개의 추진용 화전의 불꽃이 도화선을 통해 통 안에 장전된 작은 화전에도 옮겨 붙어 발사되는 원리인데 이러한 공격방식은 로켓무기 중 화룡출수가 최초다.

기록에 의하면 화룡출수는 이러한 작동원리를 이용해 보통 800∼1500m 내외의 적선을 공격할 수 있었고 최대 사정거리는 약 2000m에 달했다. 굉음을 내며 적진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만으로도 적에게 충분한 심리적 위압감을 줄 수 있었고 화전이 발사되는 모습은 마치 하늘을 나는 용이 불 트림을 하는 것과 흡사했다.

현대의 순항미사일, 혹은 대함미사일에 비유할 수 있는 화룡출수는 기존 화전의 짧은 사정거리, 부정확한 명중률 등 초기 로켓추진방식 화약무기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무기로 평가받는다. 소형 화전을 보다 큰 화전에 장전한 뒤 발사해 사정거리를 연장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명중률 역시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그 위력을 더욱 배가했다.

특히 보다 광범위한 지역의 집중 공격이 가능했고 모체 자체도 적함에 명중했을 경우 운동에너지와 추진화약을 연료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중국인들이 전쟁에 사용한 다종다양한 로켓병기와 일견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부에 여러 발의 화전을 장착하고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은 다른 로켓병기와 화룡출수를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다.

모체에서 자탄을 발사하는 능력은 현대 미사일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군사기술로 약 600년 전 그 개념을 이미 정립하고 구현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다만 명나라 군대가 사용했고 ‘화룡경(火龍經)’ 같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등장 시기와 사용 연대, 제작자에 대한 자료는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이것은 신화비아 등 다른 무기와 마찬가지로 후대에까지 주요 병기로 사용되지 못했고 후속 개량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 명나라의 멸망과 함께 관련 기술과 자료가 유실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