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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리안 루트를 따라서 라틴아메리카

구름위 2014. 7. 2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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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사람들

 

몽골리안 루트를 따라서

 

라틴아메리카에 인간이 언제부터 살기 시작했는지 쉽게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인류학자나 고고학자는 언어학, 인류학, 민속학, 고고학 등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애초부터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자연발생설'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왔다는 '이주설'에 더 무게를 두었다. 대표적인 이주설에는 '말레이-폴리네시아 이주설'과 '몽골 계통의 북부아시아 이주설'이 있다.

 

말레이-폴리네시아 기원설은 프랑스 인류학자 폴 리베를 중심으로 한 학자들의 주장으로, 말레이 군도 및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쪽배를 이용하여 태평양 해류를 타고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해왔다는 것이다. 태평양에 있는 이스터 섬의 거석문화와 잉카의 거석문화와의 유사성이 이 학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이주설은 몽골 계통의 북부아시아 이주설로서, 미국의 인류학자 알레스 흐들릭 카의 주장이다. 이는 바이칼호에서 살았던 몽골족의 일부가 기원전 1만 5,000년경에 베링 해협에 형성된 육교를 따라서, 또는 양 대륙을 징검다리처럼 연결하고 있는 알류샨열도를 이용하여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 알래스카에서부터 칠레 남단까지 퍼졌다는 것이다. 이곳 원주민에게 나타나는 엉덩이 부위의 파란색 몽고반점, 검은 머리칼, 검은 눈동자와 작은 눈, 황색의 피부, 광대뼈가 튀어나온 얼굴 등이 이 학설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이 몽골 계통의 북부아시아 이주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밖에 영국작가 엘리엇 스미스의 '이집트 이주설'도 있다. 이는 라틴아메리카 원주민들의 태양숭배, 피라미드 건축, 미라, 365일로 된 달력 등의 사용을 근거로 들고 있다.

 

우주적인 인종

 

라틴아메리카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다음과 같은 농담이 있다.

 

가브리엘 천사가 세상을 창조하고 계시는 하나님께 "왜 이 지역(이야기하는 사람에 따라 브라질도 되고 베네수엘라도 된다)에는 풍부한 자연자원, 수많은 강과 호수, 기름진 땅 그리고 더없이 좋은 기후 등을 주고 다른 지역에는 그 절반도 주지 않습니까"하고 불평했다. 이에 하나님께서 "가브리엘아, 너는 내가 이곳에 어떤 사람들을 살게 하는지 마저 보고 이야기하거라"고 대답했다.


이는 자연 조건이 좋은 곳인 만큼 공평을 기하기 위해 이 땅에는 '좋지 않은' 사람들을 살게 했다는 의미다. 풍요로운 자연 조건과는 달리 '좋지 않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미국에 비해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이 더디다는 사실을 말하는 일종의 자조 섞인 농담이다. 라틴아메리카에는 이렇게 '좋지 않은' 여러 인종, 즉 원주민, 백인, 흑인 그리고 메스티소 등이 살고 있다.

 

먼저 원주민을 칭하는 '인디오(indio)'라는 용어는 본래 '인도 사람'을 의미한다. 이는 콜럼버스가 자신이 처음 도착했던 섬들이 동방의 모든 나라를 가리키는 의미를 지닌 '인디아스(Indias)'라고 착각해서, 그곳에 원래부터 살고 있던 주민을 지칭하는 의미의 '인디오(이는 스페인어식, 영어식으로는 '인디언')'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백인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통치를 시작으로 유럽 각지에서 라틴아메리카로 이주해왔다. 그 후 이들은 19세기 초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독립하고 1870~1910년 사이에 유럽이 정치적인 혼란을 겪으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독일, 유고슬라비아, 폴란드, 우크라이나 등 유럽 각지에서 이주해왔다. 그들은 비록 수적으로는 낮은 비율이지만, 현재 국가의 모든 정치적인 권력과 경제적인 부를 독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흑인은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주로 아프리카 서해안에서 끌려왔다. 이들은 가혹한 노동에 못 이겨 수없이 죽어간 원주민들의 노동력을 대신했다. 이들은 16세기 이후 3세기 동안 브라질에서, 그 후에는 카리브 해에서 주로 수출용 열대작물을 재배하는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일했다.

 

라틴아메리카에 원래 살고 있던 원주민, 식민지 개척을 위해 온 백인, 그리고 노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끌려온 흑인이 함께 살아가면서 다양한 혼혈이 태어났다. 라틴아메리카는 한마디로 '혼혈인의 땅'이라 할 수 있다. 유럽인(백인)과 원주민(인디오)이 만나 메스티소(mestizo)가 태어났다. 그런데 이 '메스티소'라는 말은 백인과 인디오 사이의 혼혈이면서 동시에 모든 혼혈인을 통칭하기도 한다. 메스티소들이 현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자국민과 원주민 간의 결혼을 용인하고 권장했기 때문이다. 또한 라틴아메리카에서 거주하는 이베리아반도인이 본토에 와서 결혼하여 부인을 대동하고 다시 라틴아메리카로 향한다는 것이 번거롭기도 했거니와, 일찍부터 이민족과의 혼혈에 익숙해 있던 이베리아반도인이 원주민과의 결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외에 백인과 흑인의 혼혈로서 주로 사탕수수산업이 번성했던 브라질과 쿠바 등지에 많이 살고 있는 '물라토(mulato)', 원주민과 흑인의 혼혈인 '삼보(zambo)'가 있다. 이러한 혼혈 이후의 혼혈을 나타내는 말로는 '쿠아르테론(cuarterón, 흑인의 피가 4분의 1이 섞인 백인)', '옥토론(octorón, 흑인의 피가 8분의 1이 섞인 백인)', 텐테넬아이레(tentenelaire, 본래 '허공에 걸려 있는'이라는 의미인데, 쿠아르테론과 물라토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의미한다)가 있다.

 

그러나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배 이후 수백 년이 흐른 지금에는, 이러한 인종 간 구별의 의미가 점차 퇴색하고 있다. 백인, 원주민, 흑인 간의 혼혈이 모든 사회계층에 걸쳐서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사상가인 호세 바스콘셀로스는 이렇게 탄생된 혼혈인을 '우주적인 인종(raza cósmica)'이라 부르면서 라틴아메리카의 정체성을 그들에게서 찾으려 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사용하는 말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역시 스페인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하기 전부터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스페인의 식민지 부왕청(副王廳)과 선교사들이 원주민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치면서 원주민의 언어는 점차 사라지고 스페인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스페인어 다음으로 포르투갈어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에서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이외에도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원주민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페루에서는 케추아어가, 파라과이에서는 과라니어가 스페인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서 문학과 언어학의 대가인 페드루 엔리케스 우레냐는, 이러한 원주민의 언어를 다음과 같이 5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미국의 남쪽과 동남쪽, 멕시코, 중미 제국에는 나우아틀어, 둘째 카리브 해의 섬나라들과 베네수엘라 해안과 평야, 콜롬비아 남부지역에는 아라우아코어, 셋째 베네수엘라의 안데스 지역,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의 서부 해안, 볼리비아의 대부분, 칠레 남쪽지역에는 케추아어, 넷째 칠레의 대부분에는 아라우칸어('마푸체'라고도 한다), 다섯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의 동남쪽에는 과라니어로 구분했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에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 원주민들의 언어 이외에 프랑스어(아이티, 프랑스령 가이아나), 영어(자메이카, 벨리스, 트리니다드 토바고, 바하마 제도, 기아나 등지), 네덜란드어(수리남 및 쿠라사오 섬)가 사용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원주민의 이동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