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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국 남북전쟁- 불패의 군 (Invincible Army) 6. 2차 불런전투 = 남군의 양 날개

구름위 2012. 10. 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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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색이 남군이며 푸른 색이 북군입니다.  위쪽이 잭슨, 아래쪽이 롱스트리트 군단
 

스튜어트의 정보로부터 맥클레란이 포프에게 증원되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리는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맥클레란군이 완전히 합류하기 전에 빨리 포프와 결판을 내야 했다. 하지만 열세한 병력으로 강을 끼고 있는 포프의 군을 정면으로 공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가뜩이나 부족한 병력을 무리한 공격으로 손상시킨다면 맥클레란의 군이 도착했을 때대처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면의 적을 빨리 쳐야 하지만 정면에서는 칠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리는 잭슨의 군으로 포프의 군을 우회하여, 세넌도어 계곡을 지나 매너시스 역을 기습하라고 명령하였다. 매너시스 역은 포프의 군과 워싱턴을 연결하는 오렌지-알렉산드리아 철도 상의 기차역으로, 포프의 군의 보급선이었다. 리는 포프의 보급선을 기습하여, 포프가 라파핸노크 강의 진지를 떠나 워싱턴쪽으로 이동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포프의 군이 이동하기 시작하면, 남군이 북군의 약점을 잡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하지만 이 계획은 중대한 약점이 있었다. 잭슨의 군이 세넌도어 계곡을 거쳐 매너시스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불런산맥의 솔로우페어 고갯길을 지나가야 했다. 만약 잭슨의 군이 통과한 뒤에 포프가 이 고갯길을 장악해버리면 남군은 2개로 나눠진 채 고립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포프는 잭슨의 군을 전멸시킨 뒤에, 맥클레란의 군과 여유롭게 롱스트리트의 군을 상대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버지니아군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다.


 이런 엄청난 위험에 대해, 전후 리는 이렇게 말했다. “그런 비판은 물론 타당하다. 하지만 북군에 대한 병력의 열세 때문에 그런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8월 24일, 잭슨은 부하들에게 3일치의 식량을 챙기도록 지시하고 매너시스역으로 떠났다. 잭슨의 병력은 A.P 힐, 이웰, 탈리아테로의 보병사단과 스튜어트의 기병대로 전체 2만 5천이었다. 26일, 불런 산맥의 솔로우페어갭을 통과했고, 그날 저녁 오렌지-알렉산드리아 철도 상의 브리스토역에서 저녁을 먹었다. 여기서 매너시스 역까지는 6킬로 거리였다. 불과 2일만에 90킬로 가까운 거리를 주파한 것이다. ‘계곡의 지배자’였던 과거의 잭슨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 행군이었다.


 한편 포프는 잭슨의 군이 세넌도어 계곡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관측했지만, 계곡 서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마 맥클레란의 군과 자신의 군이 합류하기 전에 진지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26일 자신의 보급선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을 알게 되었다. 통신선이 절단되었고 보급품이 오지 않는 것이었다. 곧 남군의 습격이 있었다는 정보가 들어오자 이번에는 스튜어트의 기병대가 기습을 한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통신선과 철로를 복구하라고 1개연대를 기차에 태워 보냈다.


 포프가 굉장히 낙관적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 동안, 잭슨의 군은 매너시스역에 있는 북군 보급물자의 산에 파묻혀 있었다. 당시 포프의 군은 7만 5천이었는 데 (이미 맥클레란의 군 중 3군단인 하인첼만과 포터의 5군단이 도착해있었다.), 잭슨의 군은 2만 5천이었으니 줄잡아 전군이 3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비할 수 있는 양이었다. 잭슨의 군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뭐든지 가져가고 남은 것은 불태워버렸다.  당시 매너시스역에 쌓인 보급물자의 양은  25톤의 베이컨, 160톤의 절인 소고기, 320톤의 절인 돼지고기, 300톤의 밀가루였다. 열차 2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었다.


  철도를 복구하기 위해 보낸 북군이 이러한 상황을 보고하자 그제서야 후커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즉시 가장가까이에 있는 후커 사단에게 브리스토역의 남군을 공격하게 하고 자신의 군 주력을 게인스빌과 워렌튼 역으로 이동하게 하였다. 포프의 군이 다시한번 워싱턴 쪽으로 이동하여 자신의 보급선을 둘러보게 되었다.


 

  잭슨의 군이 성공적으로 포프의 보급선을 절단함으로써 포프의 군을 후퇴하게 만든다는 어려운 계획의 1단계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직 위험한 고비가 2개 남아있었다. 첫 번째는 잭슨의 군 2만 5천이 포프의 군 7만 5천을 상대로 롱스트리트가 도착할 때까지 버티는 문제였다. 두 번째는 롱스트리트의 군이 잭슨의 군이 버티는 동안에 신속하게 솔로우페어갭을 통과하여 합류하는 것이었다. 아직 남군의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포프가 보낸 후커의 부대는 잭슨 군단의 이웰 사단과 맞붙게 되었는 데, 이웰 사단은 브리스토 역 남북의 철교 2개를 모두 차단한 뒤 철수하였다. 후커의 사단은 철교가 끊어진 채 남군을 시야에서 놓치고 만다.


 포프는 최대한 빨리 잭슨의 군을 박살을 내고 싶었지만 행방을 찾지 못했다. 잭슨의 군이 센터빌 방향으로 사라졌다는 기병대의 보고가 있자 전병력을 동원해 센트러빌로 행군했다. 하지만 센트러빌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포프는 우왕좌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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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7일의 양군의 배치 상황도. 검은색이 남군


 이 때 잭슨은 불런근처의 스토니릿지에 부대를 배치하고 있었다. 잭슨은 자신의 군이 롱스트리트가 올 때까지 버틸 장소로 이 곳을 정한 것이었다. 이 지역은 철도공사를 위해 도랑을 파뒀기 때문에 방어하기가 유리한 지역이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1차불런 전투 때 북군이 잭슨의 진지로 공격하기 위해 대기하던 지역이기도 하였다. 잭슨은 스토니릿지로 가기 전에 부대 전체를 센트러빌로 돌아가게 해서 북군을 혼란시켰다.


 이 시점에서 북군 사령부는 중대한 실수를 하게 된다. 잭슨의 군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롱스트리트의 군에 대해서는 깜빡 잊고 있었다. 포프는 롱스트리트의 군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으며, 잭슨과 롱스트리트의 합류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전병력을 센트러빌로 보내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예하 군단장인 멕도웰의 경우, 남군을 분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음을 눈치챘다. 잭슨의 행군로 상 어딘가에서 롱스트리트의 군이 오고 있기 때문에, 솔로우페어갭을 차단하면 양 군의 합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간파하였다. 하지만 포프의 명령에 의해 그는 많은 병력을 보낼 수가 없었고, 리켓트 사단과 뷰포트의 기병여단을 그 고갯길로 보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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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우페어갭을 통과하는 리와 롱스트리트

 


 

 롱스트리트의 군은 솔로우페어갭에서 병력을 알 수 없는 북군이 가로막고 있는 것에 당황하였다. 군단의 선봉이었던 존스 사단이 북군을 공격했지만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전투가 점점 격렬해지고 리장군은 초조해졌다. 지금 북군이 남군의 양날개를 차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리 장군은 참모와 함께 고지 주위를 정찰하였다. 다행히 솔로우페어갭은 난공불락의 요새는 아니었다. 좌우로 우회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리는 후드 사단과 윌콕스- 임시로 사단장을 맡고 있었다.-의 3개 여단을 고갯길 좌우로 우회하도록 하였다. 늦은 오후가 되자 북군도 이 우회를 알게 되었고 고갯길에서 후퇴하였다. 약 6시간동안 북군은 롱스트리트 군의 고갯길 통과를 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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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즈버그 영화에서, 뷰포드가 자기 부하들에게 적어도 2시간은 힐군단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때 부하들은 ‘우리는 롱스트리트도 6시간 동안 막아냈다.’고 대답하는 데, 이 전투에서 유래됬습니다.


   8월 29일, 롱스트리트 군은 솔로우페어갭을 통과하였다. 이로써 남군의 2번째 위기가 해소되었다. 북군은 남군의 양날개를 차단하지 못한 것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롱스트리트가 도착하기까지 잭슨의 군이 버텨주는 것이었다. 이미 전날 잭슨은 북군 킹 사단과 전투를 치르고 1천명의 손실을 냈다. 유명한 ‘철벽’여단은 4백명만 살아남았다.


  포프는 이른 아침에 1군단과 레이놀즈 사단으로 잭슨의 진지에 공격하였다. 당시 잭슨의 진지는 철도공사 중인 도랑에 있었으며, 북군의 공격은 단순한 정면공격이었기 때문에 간신히 버틸 수 있었다. 이어서 9군단과 3군단이 공격을 시작했고, 점점 잭슨의 진지가 밀리기 시작했다. 특히 최좌익에 있던 A.P 힐 사단이 버거워하였다. 잭슨은 롱스트리트의 도착을 학수고대 하였다.


  다행히 롱스트리트의 군은 29일 오전 11시에 잭슨군을 지원할 수 있는 위치까지 도착하였다. 이미 전투는 한창이었기 때문에 부하들은 배치를 서둘렀다. 후드사단을 선봉으로 하여, 5개 사단이 나란히 배치가 되었다. 스튜어트의 기병대가 이른 아침에 도착하여 롱스트리트 군을 안내했다. 전투는 점차 격해지고 상황도 다급해졌다.


 롱스트리트의 배치가 끝날 때까지, 포프의 군은 롱스트리트의 도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전투에서 포프는 마치 눈을 감은 것처럼, 롱스트리트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포프는 롱스트리트의 군이 솔로우페어갭에서 차단되고 불런산맥 서쪽으로 갔다고 생각하였다. 왜 그가 이런 엄청난 판단착오를 하게 되었는 지는 미스테리다.


  29일 오후, 롱스트리트의 군단은 배치가 끝나고 포프는 아무생각없이 잭슨을 공격하고 잭슨은 간신히 막고 있었다. 이제 롱스트리트가 포프의 뒤를 쳐주면 엄청난 전과를 올릴 수 있는 순간이 왔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롱스트리트가 공격을 주저했다. 이날 리가 3번이나 공격을 명령했음에도 아직 부대가 배치되지 않았다. 전방을 확인할 수 없다. 북군을 관측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였다. ,

  이러는 동안, 힐 사단의 6개 여단은 점점 후퇴했고, 잭슨은 마지막 예비대인 얼리 여단과 로튼 여단을 투입하여 이를 간신히 틀어막았다. 오후 6시가 되자, 북군은 물러났다. 아침 10시부터 장장 8시간이나 지속된 사투였다.

 그날 저녁 리는 잭슨, 롱스트리트, 스튜어트를 불러 작전회의를 하였다. 리는 잭슨의 놀라운 전과를 칭찬하며 현재 부대의 위치를 물었다. 잭슨은 “철로 뒤의 수풀에 쉬게 했습니다.” 라고 말하고, 리가 놀라서 “북군이 진격해오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라고 하자, “물론 정찰병을 보내서, 그럴 경우 신속하게 철로를 접수하도록 해놨습니다.”라고 말했다.

 리가 롱스트리트에게 작전의 의견을 묻자, 롱스트리트는 “아직 포프는 제 군단의 도착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내일 북군이 잭슨을 공격하면 롱스트리트의 포대에서 엄호를 하고, 북군이 주춤하면 롱스트리트가 공격을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다음날인 8월 30일, 역시 포프의 군은 잭슨의 진지로 공격해왔다. 신속하게 숲 속에서 나와 철로를 장악한 잭슨의 군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완강히 버텼다. 포프는 전날처럼 정면으로 돌격하다 실패한 경험으로 인해, 잭슨의 좌우측을 우회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포터의 5군단에게 잭슨의 좌익을 우회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포터가 우회하려는 잭슨의 좌익은 이미 롱스트리트 군단의 후드사단과 연결되어 있었다. 포프는 북군 주력과 연결을 유지하면서 잭슨을 우회하라고 했지만 도저히 불가능한 명령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프는 롱스트리트의 도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포터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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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슨의 부대가 북군에게 돌을 던지는 장면

 


 

 전날의 격전으로 잭슨의 군단은 거의 총알이 떨어졌고, 어떤부대는 돌맹이를 던지고 있었다.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 되자, 잭슨은 롱스트리트에 증원을 요청하고, 롱스트리트는 즉시 대포로 화답하였다. 난데없는 포대의 습격을 받게 되자 북군은 주춤하게 되었고, 이어서 롱스트리트의 5개 사단이 정면으로 전진하였다. 포프는 잭슨을 공격하던 부대를 동원하여 롱스트리트를 막아야했고, 이러한 부대의 이탈은 잭슨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었다. 마침내 남군 양날개가 북군을 향해 쇄도하였다.


 리는 전방에서 참모와 함께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롱스트리트의 훌륭한 포대는 정면의 북군을 쓸어냈고, 남군 8개 보병사단은 포프의 6개 군단을 일거에 밀어내었다. 리는 참모를 돌아보며 말했다. “소령 오늘은 영광의 날이 되겠소”


  북군의 패주는 완벽하였지만, 폭우가 30일 저녁부터 쏟아져서 다음날까지 내렸다. 이 폭우는 공격의 기세를 끊었으며, 북군에게 워싱턴요새까지 퇴각할 시간을 벌어줬다. 포프의 패배는 맥클레란에게 후퇴할 구실을 주었으며, 양군은 나란히 워싱턴 요새에서 남군의 공격을 기다리게 되었다. 하지만 폭우와 전투의 피로로 인해 남군은 더 이상 추격하지 않았다.


 

 이로서 2차 불런전투가 종료되었다. 리는 여차할 경우 남군 전체가 붕괴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과감한 작전을 수행하여 북군을 패주시켰다. 잭슨은 과거 세넌도어 계곡에서 보여주었던 천부적인 재능을 다시 발휘하였다. 2일간에 90킬로 가까운 행군을 하여 적의 보급선을 차단하고, 적의 3분의 1의 병력으로 북군의 공격을 3일이나 버텨낸 것이다.


 반면 롱스트리트의 경우는 이상하게 조심스러웠다. 29일 오후에 북군을 패주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있음에도 그는 공격하지 않았다. 다행히 잭슨이 버텨내서 재난을 피할 수 있었지만 잭슨이 돌파되었거나, 포프가 롱스트리트의 도착을 눈치채고 부대를 조정했다면 그런 대승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리는 북버지니아군 사령관이 된지 2달만에 리치먼드를 위협하는 2개의 북군을 격퇴시켰다. 남부 수도 문 앞까지 와있었던 북군은 이제 워싱턴의 요새에서 농성하는 신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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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오후, 전투 상황을 관찰하는 리와 잭슨, 롱스트리트
출처 : THIS IS TOTAL WAR
글쓴이 : jag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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