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한국전

항공전의 서막

구름위 2013. 3. 12. 11:43
728x90

<우리 공군이 최초로 보유한 전투기이자 6·25전쟁 중 우리 공군 첫 전투기 출격의 주역인 F-51 무스탕이 활주로에서 택싱하고 있다. 한국 공군을 뜻하는 알파벳 K자가 선명하다.>

 

 우리의 땅과 바다에 북한군의 침략 손길이 미친 것은 1950년 6월 25월 새벽 4시부터였지만, 우리의 하늘이 침범당한 것은 그로부터 6시간 뒤부터였다. 이날 오전 10시 북쪽에서 날아온 은백색의 북한 공군 YAK-9 전투기 2대는 여의도와 김포기지 상공을 정찰하고 아무런 공격도 없이 사라졌다.

 ◆ 북한 공군의 습격

 북한 공군의 본격적인 공격은 이날 정오부터 시작됐다. 4대의 YAK-9 전투기가 용산역 일대에 기총 소사를 가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북한 공군 YAK-9 전투기가 나타나 김포기지의 관제탑과 석유저장탱크에 기총 소사를 가했다. 활주로에 대기 중이던 미 공군 C-54 수송기 1대도 날개가 파손당했다.

 26·27일에도 북한 공군의 내습은 이어졌다. 국군의 군사시설과 역ㆍ도로를 파괴해 병력의 집결과 예비대의 접근을 방해하는 것이 북한 공군의 목표였다.

 ◆ 6·25 첫 공중전

 미국은 26일 새벽 1시 한국 주재 자국민 철수작전을 엄호하기 위해 미 공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6일부터 SB-17 해상구조기가 인천을 중심으로 초계 임무를 수행했다. 뒤어어 F-82 전투기도 출격해 인천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수송선의 공중에서 엄호했다. 

 한국에 출격한 미 극동공군의 F-82 전투기가 북한 공군과 처음으로 마주친 것은 27일 정오쯤이었다. 이때 미 극동공군 소속 F-82 전투기가 북한 YAK-9 전투기 5대 중 3대를 격추하면서 6·25전쟁 첫 공중전은 미 공군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날 두 차례에 걸쳐 북한 공군의 IL-10 공격기 8대도 김포기지에서 공수작전 중인 수송기에 공격을 가해 왔다. 이미 공군 F-80 전투기는 4대의 IL-10을 격추, 27일 하루 동안 총 7대의 적기를 파괴했다.

 27일 오전부터는 미국은 미국 시민 철수 지원에 상관없이 미 공군이 38선 이남의 북한 군사 목표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서, 미 공군은 지상군보다 먼저 6·25전쟁에 깊숙이 개입하게 됐다.

 이처럼 미 공군이 본격적으로 참가하자 북한 공군은 그들의 전술을 바꾸기 시작했다. 북한은 피란민을 가장한 대공감시요원을 전투지역에 침투시켜 미 공군의 활동상황을 탐지, 이 보고를 받은 적기는 미 공군기가 표적 상공에서 사라질 때만 공격하는 수법을 쓰기 시작했다.

 ◆ 전투기 도입 추진

 이처럼 미 공군기와 북한 공군기가 하늘에서 공중전을 치르는 동안 단 한 대의 전투기도 없었던 우리 공군은 마땅한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한 채 발만 구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처지였다. 이승만 대통령은 개전 직후인 26일 미국 측에 전투기를 원조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1948년 이후 전투기를 제공해 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2년 넘게 거절하던 미국도 막상 전쟁이 발발하자 입장을 바꿨다. F-51 무스탕 전투기를 공군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 김정렬 공군참모총장은 F-51 무스탕 전투기 도입 준비 차원에서 26일 10명의 조종사를 선발, 일본 이타즈케(板付)의 미군 기지로 급파했다.

 일본에 파견된 조종사들은 시시각각 악화해 가는 전쟁 상황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서울이 함락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 오는 등 고국 뉴스는 안타까운 이야기뿐이었다.

 더구나 일본 현지의 날씨가 계속 흐려 6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단 한 번도 F-51 비행훈련을 실시할 수 없었다. 7월 1일 미군 기지의 하늘이 맑게 갰다. 이날 파견된 조종사 중 일부가 처음으로 비행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7월 2일 한국 조종사들은 F-51을 몰고 이륙한 후 곧바로 기수를 돌려 한국으로 향했다. 김성룡 전 공군참모총장은 “당시 비행한 횟수는 단 1회이며 비행시간도 평균 30분 정도”라고 증언한다.

 당시 기준으로 새로운 전투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시간의 비행훈련이 필요했고 지상교육까지 감안하면 최소 한 달은 필요했다. 하지만 급박한 전황을 고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조기 귀국을 결심한 것이다.

 ◆ 전투기 최초 출격

 7월 2일 한국에 도착한 조종사들은 다음 날인 3일부터 곧바로 출격에 나섰다. 당시 10명의 F-51 무스탕 조종사 중 한 명인 강호륜 공군 예비역 준장은 “실질적인 공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태극 마크를 단 전투기를 국군에 보여 주기 위해 출격을 감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군의 겸손한 설명과 달리 최초로 출격한 F-51 편대의 전공은 작지 않았다. 3일 출격한 F-51 편대는 동해안의 묵호ㆍ삼척지구에서 적 지상군에게 기총소사를 가해 다수의 병력을 살상하고 연료집적소 1개소를 불태웠다. 또 영등포와 노량진 지구에 집결한 적 지상군에 대해서도 공격을 감행, 적 전차 2대와 차량 3대를 격파하고, 탄약집적소 1개소를 불태웠다.

 2008년부터 공군은 6·25전쟁 당시 대한민국 공군의 최초 전투기인 F-51의 첫 출격일인 1950년 7월 3일을 조종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하늘을 우리의 전투기가 지키기 시작한 첫째 날이라는 상징성이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다음 날인 4일 한국 공군에서 가장 비행 경험이 풍부한 조종사 중 한 명이었던 이근석(준장 추서) 대령이 F-51을 몰고 출격 중 서울 관악산 부근에서 적 전차를 파괴한 뒤 적의 대공 포탄에 피격당했다. 안타깝게도 한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가 전투 임무 중 전사한 첫 번째 사례였다.  

 
■ F-51 어떤 전투기? 성능 우수하고 항속거리도 길어

 “여러 전투기를 타 봤지만 무스탕이 제일 조종하기 까다로웠다. 별명처럼 마치 야생마 같은 전투기라 익숙해지기 전에는 조종하기 힘들지만 잘 길들이면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김신 전 공군참모총장)

 “강력한 힘과 빠른 속도, 튼튼한 기체, 중무장까지 무스탕에 완전 매료됐다.”(김두만 전 공군참모총장)

 “무스탕은 우수한 전투기다. 다소 무겁기는 하지만 힘이 좋고 중무장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도 길었다. 위급할 때 무리한 조종을 해도 잘 견디는 든든한 전투기다.”(권성근 전 공군작전사령관) 

 6·25전쟁 당시 F-51 무스탕(Mustang) 전투기를 직접 조종한 공군 원로들의 평이다. 이 전투기는 공군 원로들의 평가처럼 무척 평판이 좋았던 전설적인 전투기였다. 한국 공군이 최초로 도입한 F-51 무스탕은 10대였지만 전쟁 중 계속 충원돼 1953년 정전 당시 총 80대의 F-51 무스탕을 보유했다. 1957년 6월 29일 완전 퇴역할 때까지 운용기간은 단 8년에 불과했지만 어떤 전투기보다 공군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무스탕은 1940년 미국의 노스 아메리카 항공사가 설계·제작한 항공기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투기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전투기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39년 독일과 힘겨운 공중전을 벌이던 영국은 자국 항공기만으로 손실을 감당할 수 없자 미국산 전투기를 구입하려 했다. 영국의 요구에 따라 미국은 1940년 9월 9일 무스탕의 원형인 NA-73X기를 완성했다. 영국 공군은 이 새로운 전투기에 무스탕 I형(미국 A형)이라는 이름을 명명했다. 무스탕 I형은 비행 성능이 우수했지만 고공으로 올라갈수록 기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1942년 이후 미국제 엔진 대신 영국제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탑재하면서 무스탕 III형(미국 B·C형)은 넓디 넓은 초원을 질주하는 야생마의 모습을 되찾게 됐다. 고도 7800피트에서 시속 710kph(440mph)라는 엄청난 속력에 도달했고 항속거리도 우수했다.

 1944년 중반부터 생산된 D형은 무스탕의 완성판이라고 할 수 있다. D형은 시야가 탁 트인 새로운 물방울형 캐노피가 채택됐고 각 주익에 3정씩 12.7㎜ 기관총을 설치, 총 6정으로 화력을 보강했다. 한국 공군이 1950년 7월 도입한 무스탕도 바로 이 D형이다.  

'전쟁..... > 한국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군의 지연전  (0) 2013.03.12
미군의 전개  (0) 2013.03.12
대한해협 해전  (0) 2013.03.12
미국의 참전  (0) 2013.03.12
미스터리 vs 미스터리  (0)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