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격발방식(matchlock)의 시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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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쯤되자 핸드건도 발전합니다. 흑색화약의 성능이 개선되며 추진효율이 더욱 증대된 알갱이 화약이 등장합니다. 고운 가루상태의 화약은 총신속에서 뭉쳐져 연소했으며 덕분에 연소속도는 느렸고 추진효과도 낮았습니다. 하지만 약간 굵은 알갱이 모양의 화약이 사용되면서 연소 속도가 높아지며 덕분에 추진효율도 증가하죠. 총신 제작법이 더욱 발전합니다. 어쩌면 이 기술은 칼을 만드는 방법에서 출발했을지도 모릅니다. 담금질과 같은 열처리 기법이 도입되며 점차 칼처럼 접어서 만드는 방법과 총신을 다듬는 방법이 적용되죠. 이는 개선된 화약의 능력을 견디며 총을 더 강력하게 발사할 수 있게 만듭니다. 또한 다루기 쉽게 길이는 줄어들면서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무게가 증가된 개머리판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화승 격발장치(match-lock or fire-lock)가 개발되었습니다. 가장 혁명적인 발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때까지의 총에 스페인인들은 화승을 물고 있다 방아쇠를 당기면 화약접시로 화승을 쳐박아주는 용두(serpentine )을 장착합니다. 아마도 14세기말 혹은 15세기초에 발명되었을 것으로 보이며 문서 기록은 1411년의 독일 필사본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S자 모양의 쇠막대의 한쪽 끝에 화승을 꼽게되는 바늘귀 모양의 구멍을 내고 다른 한쪽을 방아쇠로 서 누르는 구조였습니다. 쇠막대 한가운데는 못으로 고정되며 회전축의 역활을 하게 됐고. 방아쇠를 당기면 불붙은 화승이 화약접시로 찔러지고 그러면 점화약이 연소하며 총이 발사되는거죠. 너무나 간단해 요즘 애들 장난감보다도 더 조잡하기 짝이없는 구조죠. 곧 방아쇠를 눌렀다 때면 원위치시켜주는 스프링이 방아쇠에 연결됩니다. 다음은 스프링이 붙은 좀 더 복잡해진 구조의 격발장치중 하나입니다. 각 부분의 흰색원은 회전축입니다. 1처럼 방아쇠를 당기면 2에서처럼 방아쇠의 끝부분이 올라가죠. 그러면 짙은 녹색으로 표시된 활대가 회전축을 중심으로 3처럼 내려가게되죠. 이 순간 밝은 녹색으로 표시된 스프링이 눌려지게 됩니다. 3처럼 활대의 끝이 내려가면 진한 붉은색으로 표시된 용두부분이 회전축을 중심으로 4처럼 향하게 됩니다. 용두에서 화승을 꼽는 부분은 생략했습니다만 4처럼 되면 화약접시에 화승을 박아넣을 수 있으리라 감이 잡히죠. 매우 간단합니다. 대신 방아쇠에서 손을 때면 스프링에 의해 방아쇠가 원위치되며 용두 역시 원위치되죠. 활대길이만 적당히 증가시키면 용두를 어디둬도 괜찮아지며 지랫대의 원리로 인해 방아쇠 당기는게 좀 무거워지긴 하지만 더 강한 힘으로 재빨리 용두를 화약접시에 넣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구조의 격발장치에 비해 위쪽의 단순한 용두가 붙은 것을 따로 serpentine-lock이라 부르며 구분 하기도 합니다. 조잡하긴 했지만 이 화승 격발장치는 이전의 핸드건들처럼 따로 노는 눈과 3개의 손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눈은 조준에만 전념하며 한손은 총을 잡고 다른 한손으로 총의 뒷부분을 잡으며 방아쇠만 당기면 되었으니까요. 화승 격발장치는 핸드건의 발사율과 명중율을 늘려 주었습니다. 드디어 총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 것이죠. 아래 사진은 현재 재현된 서양식 화승총의 모습입니다. 30년전쟁전후로 사용되던 것을 흉내낸 것이죠. 물론 총신은 현대적인 냉연강판을 사용해 만든 것지만 화승격발기구의 모습을 잘보여줍니다. 용두에 화승이 꼽힌 모습과 화약접시 덮개의 열림과 닫힘, 화약접시와 희미하게 보이는 점화구의 모습에 주목하시 길 바랍니다. 총의 구조와 그에 따른 사용법은 대략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1. 먼저 장전봉으로 총구를 확인하며 청소해줘야 합니다. 2. 확인이 끝나면 발사약용으로 제조된 굵은 입자의 화약을 총구쪽으로 부어넣습니다. 3. 다음으로 납 총알(흔히 총병이 스스로 주조하여 만들죠.)을 총구쪽으로 넣고 그 위에 천이나 종이뭉치를 다져 넣어 총알이 아래로 굴러 나오지 않게합니다. 4. 화약접시의 덮개를 열고 고운 가루상태의 점화약을 부어넣고 덮개를 닫죠. 점화구안쪽으로 점화약이 완전히 들어가야 하므로 그 상태에서 톡톡 쳐주거나 총을 흔들어 줘야하며 아울러 화 약접시주변에 붙어있는 점화약은 입으로 불어 냅니다. 5. 용두에 화승을 꼽고 필요하다면 불을 붙입니다. 6. 총을 들고 조준한 다음, 덮개를 열고 방아쇠를 당기면 발사됩니다. 7. 발사된후 장전봉으로 총강내부에 눌러붙은 화약찌꺼기를 한번 털어줘야 합니다. 또한 화약접시도 작은 솔로 충분히 털어줘야하죠. 만약 여전히 불타고 있는 찌꺼기가 총강에 남아있고 그위에 화약을 부었다가는 사고로 직결입니다. 화승은 항상 불이 붙어있나 확인해야하며 총을 발사하기 전에 입으로 불어줘 화승이 타는 빨간 불빛과 치직대며 타는 소리를 확인해줘야 합니다. 만약 화승에 붙은 불이 꺼지면 사격은 물건너가버리는거니. 화약접시에 점화약 부어넣고 점화구로 흘러들어가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것으로 항상 점화구는 화약찌꺼기가 없게 청소되야해야 했죠. 흔히 당시 병사들은 화약접시 청소용의 작은 솔과 뾰족한 철사를 같이 연결해서 휴대했고 이건 장전봉과 함께 필 수적인 휴대품이었습니다. 언제나 총이 발사된 후 화약접시를 솔로 털어주고 철사로 점화공을 뚫어주는게 불발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흔히 전투중 이런 것은 곧잘 가볍게 여겨졌고 덕분에 2번중 1번쯤은 flash in the pan이란 현상을 일으킵 니다. 직역하면 화약접시속의 번쩍임이며 총을 쐈으나 점화약만 타고 발사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졌으나 점차 '헛방치 다.' 내지는 '용두사미로 끝나다.' 란 의미로 사용되어 숙어로도 오늘날에 사용중입니다. A의 경우는 발사약과 점화약이 점화구을 통해 제대로 만나있는 상태입니다. B의 경우는 점화약이 발사약과 점화구속에서 제대로 만나있지 못한 상태입니다. 흔히 점화약을 화약접시에 부은 다음 잘 흔들거나 쳐주지못해 점화구속으로 제대로 안들어갔거나 점화약의 입자가 미세하지 못해 점구속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해생깁니다. C의 경우는 총을 쏘고 난뒤 점화구를 제대로 청소하지 못한 경우 화약찌꺼기등으로 인해 점화구가 막혀버려 점화 약과 발사약이 만나지 못했을 때 생깁니다. B와 C의 경우는 언제든지 flash in the pan은 발생합니다. 만약 총을 쏘다가 불발이 생기면 다음 순서로 조처합니다. 1. 총을 조준자세로 들고 열까지 천천히 센다. 간혹 화약이 총속에서 천천히 타들어가다 갑자기 발사되는 현상(지발, back-fire)이 생겼으니. 2. 화약접시 덮개를 닫고 용두에서 화승제거. 3. 화약접시 덮개를 열고 점화구 확인하고 점화구 청소용 철침으로 뚫어준다. 4. 만약 내부의 발사약이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화약접시를 잘털고 점화약을 다시 붇고 화승 꼽고 다시 사격. 5. 필요하다면 화약과 총알을 모두 털어내고 다시 장전해서 사격. 한 때 유럽에서 총의 도입에 열성적이었던 스페인 총병들의 경우 불발에 대한 대처를 했는데도 총이 3번연속으로 불발된다면 주변의 동료들에게 총의 고장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른 해결법에 대해 듣고 다시 해봤는데도 발사가 안된다면 임의로 전장을 이탈해도 됐다고 하는군요. 불발탄 제거의 경우는 어떻게 했나? 이건 의외로 간단합니다. 그냥 털어 냅니다. 어차피 탄은 종이로 고정된 정도니 몇번 흔들어버리면 쑥빠져버리죠. 이렇게해도 안빠진다면 물을 한주전자 부어버리면 됩니다. 종이도 물에 불고 화약도 녹고 막혔던 점화구도 뚫어지고 겸사겸사 총신 청소까지. 물론 그후에 총신을 깨끗하게 씼고 잘말려야 녹이 안쓸지요. 약실뒷부분에 나사식으로 잠겨진 부분을 풀어낼 수 있는 경우 이를 풀어내고 불발탄을 털어내기도하나 보통 총들 은 이 부분이 꽉막혀있고 총상속으로 들어가는 구조로 되어있어 총을 거의 분해합니다. 무척귀찮은 일이고 그래서 잘 했던건 아닙니다. 총의 관리에서 총신부분은 사용후 물로 씼어내야 합니다. 오늘날이야 강중유와 윤활유를 사용합니다만 이전에는 따뜻한 물로 총신과 화약접시를 씼어냈죠. 만약 잘 안씼어내면 총은 금방 녹덩어리로 변합니다. 당시 총신용 금속은 녹이 잘쓸고 화약역시 부식성 산화물을 내놨으니. 기록에는 일주일 그냥 뒀더니 총이 완전히 삭아버렸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나무 부분도 때때로 기름 먹여 손질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그러면 나무가 뒤틀리며 부숴졌다고 하니까요. 보통 화승총의 제작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합니다. 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신이고 당시처럼 두들겨 만든 총신을 다마스커스 총신Damascuss barrel)이라 부르죠. 1. 철판이나 청동/놋쇠같은 금속판을 불에 달궈서 두들겨 띠모양으로 만들기. 테이프처럼 만들며 두들기는 동안 재료가 단련되는 효과도 얻어집니다. 2. 이렇게 만든 금속띠를 열을 가해가며 심봉(mandrel)을 두고 맙니다. 4. 감아붙인 금속띠를 열을 가해 붙입니다. 5. 금속띠를 총신에 다시 감아 붙입니다. 2번정도 감았다은 뒤 대충 모양을 잡고 끝냅니다. 6. 총신 외형 다듬기. 보통 육각형이나 팔각형으로 외형을 깍아내고 연마시킵니다. 요즘의 총기들은 총신의 단면이 대부분 원통형입니다. 그에 대해 손으로 두들겨 만들던 시대에는 육각형이 흔했습니다. 이는 두들겨 만들 경우 원형 단면보다는 육각형 단면쪽이 다루기 쉽기 때문입니다. 반면 오늘날 기계로 만들 때 육각형 단면쪽이 오히려 만들기 힘듭니다. 7. 총신이 얼마나 곧은가 검사합니다. 어느정도 총신이 곧은가 검사되면 이제 심봉을 뽑아냅니다. 아울러 총강면이 거칠지 않은가 검사합니다. 8. 내면을 다듬게 됩니다. 이 과정이 총신 완성에서 중요합니다. 오늘날의 바이스 비슷한 물건에 물려놓고 각각 지름이 다른 쇠막대들을 크기순으로 밀어넣어 총강면을 다듬죠. 9. 총구끝을 막습니다. 이 작업이 가장 육체적으로 힘들고 중요합니다. 총의 후미(오늘날 총으로 보자면 약실부)를 막는 작업으로 열쇠와 나사를 합쳐놓은 것같은 도구로 후미에 나사 산을 파고 여기에 나사식으로 만든 쇳덩이를 돌려넣어 틀어막습니다. 이것이 잘못되면 총이 폭발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부분은 화승총 사수가 풀어낼 수도 있습니다. 청소와 불발등을 제거하기 위해서하죠. (흔히 한건 아닙니다.) 후일 원시적인 형태의 선반이 나오며 이런 작업은 좀 더 쉬워지지만 16세기까지만해도 가장 흠든 작업이었다고 하죠. 아예 뒷부분을 풀어내지 못하게 용접해서 붙여버리기도 했답니다. 10. 총신의 겉부분을 마무리합니다. 다듬어진 총신의 외부에 상감을 넣기도 했으며 그보다 실제적인 것은 총신을 불에 태워 산화물 피막을 입혀 부 식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11. 후미 측면에 점화구를 파냅니다. 또한 조준장치와 총상, 격발장치를 붙일 곳을 표시하고 대충 파내어 둡니다. 12. 이미 만들어지고 준비된 개머리판이 포함된 나무로 만들어진 총상에 총신을 물립니다. 총상은 보통 오동나무등의 목재로 만듭니다. 13. 점화구 부분에 화약접시를 붙이고 준비된 격발장치 부착. 14. 준비된 조준장치 부착 및 마무리. 총을 만드는 공정들은 분업화되어 몇명이상의 장인들이 제각각 다른 작업을 합니다. 즉, 총은 분업화와 전문화된 공정을 채택한 것이란 거죠. (표준화까지 되기에는 시간이 더 지나야 합니다.) 총신같은 작은 구경의 관모양 물체는 주물을 부어 만들기에는 오히려 복잡합니다. 내부에 기포가 생기거나하고 특히 총신같은 작은 물체를 만들기에는 당시 주물기술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두들겨 만드는 법을 선택한 것이죠. 또한 당시 대장장이들은 두들겨 만드는 것에 익숙했고 그 결과 그들의 기술내에서 만들 수 있는 총은 활보다 생산 성에서 앞서버립니다. 적어도 활보다는 대중화된 제작법을 도입하기 좋은 것이었습니다. 쌔놓고말해 전혀 실생활에는 도움이 안되는 활제작과 가진 기술로 쟁기만들다 총만드는 편이 훨씬 일손구하기도 쉽고 기술을 전파하기도 좋은 거죠. 그 결과 총은 활보다 더많은 양을 만들고 지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 많은 양의 생산과 지급은 경제성을 가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화승(slow match or match)은 밧줄이나 노끈을 초석용액(질산칼륨 혹은 질산나트륨)에 적셨다 말려서 만듭니다. 불을 붙이면 어지간한 바람이 불어도 약간의 비가 와도 불이 꺼지지 않게됩니다. 또한 일정시간을 타들어 갑니다. (그래서 화승작이란 것이 있었죠.) 밧줄은 보통 아마를 사용하며 그외 면이나 종이 노끈같은 홉수성이 괜찮은 식물성 섬유도 사용가능합니다. 동양권에서는 대나무를 잘풀어 섬유로 만들고 초석용액을 적셔 만들기도 했다죠. 만들어진 화승에 초석분이 많을수록 더빨리 타오릅니다. 또한 연소중 불똥이 생기기도하죠. 이는 좋은 것이 아닙니다. 화승을 만드는데 적당한 초석의 양은 요즘 단위로 환산하면 물 1리터당 10g가량이라는군요. (상온에서 이 정도면 충분히 녹는 양입니다.) 만들어진 용액속에 밧줄이나 노끈등을 담궈뒀다 건져내어 잘말리고 다시 용액속에 집어넣었다 빼내어 말립니다. 이를 3 ~ 5번 정도하면 화승이 완성됩니다. |
화승작: 일정한 길이의 화승을 사람수만큼 걸어두고 불을 붙인 뒤, 화승이 다타기 전에 시나 글을 짖는 당시 글쟁이들의 놀이. 화승을 시계로 사용한 좋은 예일듯. 향을 피우면 좀 더 운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향은 값이 비싼지라... |
당시 서양의 총병들은 화승을 보통 2 ~ 4 피트가량의 길이로 개머리판이나 오른쪽 팔에 감아 손가락으로 밀어가며 사용했고 예비 화승은 모자 둘레에(습한 날씨에는 이따금씩 모자 내부에) 혹은 왼팔에 둘러 두었거나 탄띠에 매달 아 두었습니다. 이건 일본이나 우리나 비슷했다고 하죠. (모자에 화승을 감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당시의 화승총 사수들은 일반적인 발사약용의 굵은 화약이 담긴 큰 화약통(powder flask)과 발사약보다 입자가 곱 고 빨리 타는 점화약이 들어 있는 점화약통(touchbox, 우리식으로 귀약통)이라고 불리는 보다 작은 화약통을 휴대 합니다. 화약통들의 일종입니다. 오른쪽은 뿔로 만들어진 것이며 왼쪽은 금속으로 된 것입니다. 이들 화약통의 목 부분은 정확히 총알 한 발을 쏠 수 있을 만큼의 화약이 담겨지게 만들어집니다. 즉, 이런 화약통은 마개가 개량컵으로 만들어진 샘입니다. 개중에는 화약통 내부에 스프링이 걸려있는 차단판이 들어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사수가 화약통의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고 뒤집으며 병목부분의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면 차단판이 열리며 화약이 일정량 쏟아집니다. 화약이 잘떨어지게 흔들어 주는게 요령입니다. 그리고 눌렀던 것에서 손을 때면 화약은 더이상 나오지 않게되겠죠? 이 상태에서 총구에 화약통의 입구를 대고 손가락을 때면 알맞은 양의 화약이 총신속으로 쏟아져 들어갑니다. 뭐 애들 장난감 같은 물건이나 당시에는 이런 것들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개량장치가 달린 화약통은 일견 무의미해 보이지만 약간만 깊게 들어가면 필수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전장총시절, 얼마만큼의 화약을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많은 사수들을 고민하게 만든 것입니다. 많은 화약은 더 강력한 힘으로 탄을 추진시켜주지만 반대급부로 그만큼 총에는 위험합니다. 특히 총신과 총의 각 부분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강도를 가진다면 이는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 희안한 일이겠죠. 그렇다고 적은 화약은 안전할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탄은 약하게 추진될 수 밖에 없는것이고. 흔히 (총신내에서) 손가락 3 ~ 4마디 분량이라 일컬어지는 화약량이 장전됩니다. 머스킷의 경우 화약이 2온스(약 62.2g)정도 장전되는 경우도 있었고. 화약통에서 화약을 일일이 꺼내는 것보다 더 빨리 장전하기 위해 미리 양이 개량된 발사약과 총알을 넣어두는 작 은 나무병이 등장합니다. 나무병의 마개에는 탄을 넣어둘 수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흔히 탄띠(bandolier)에 12개가 휴대되어 사용됐으므로 12사도(12 Apostle)란 별명으로 불리게되죠. 중요한 것은 이 12사도를 전투중 다쓴 경우가 드물다는 겁니다. 능숙한 사수라도 12사도를 다쓰려면 30분가량 전투를 치뤄야했고 이는 그만큼 당시의 총이 다루기에 호락호락하게 만만한건 아니라는 반증이 됩니다. 총은 2분당 1발꼴로 장전과 사격됐고 어설픈 사수는 5분에 1발정도 쏘는 것이 신기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장전중 조금만 실수해도 사고와 불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당시 총은 사고가 빈번합니다. 특히 총의 뒷쪽이 터지는건 무시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죠. 특히나 이런 총기들은 항상 점화구 주변을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만약 총뒷쪽이 금이 갔거나하면 당장 총의 사용을 중지하는게 좋은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스페인 총병들의 경우 만약 사수가 3번을 연속으로 불발할 경우 동료들에게 그 원인을 물어보고 해 결책을 못찾으면 지휘관과 동료에게 자리를 떠도 되냐고 물어보고 전장을 이탈해도 됐다는 겁니다. 또한 습한 날씨에는 화승은 불이 꺼져 버렸고 화약도 그 성능이 떨어졌습니다. 만약 비가 온다면 화승총은 무용지물로 변해버렸습니다. 올리버 크롬웰이 화승총을 사용하고 있었던 그의 병사들에게 아무 이유없이 다음과 같이 말했던 것은 아닐겁니다. '믿음은 신 안에, 화약은 언제나 말라 있게.' 영국해군에서는 'Keep your powder dry'라는 오래된 경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죠. 탄은 12사도의 마개, 탄띠의 쌈지, 별도로 만든 총알통등등에 넣어 두었고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서양의 경우 두 발을 입안에 넣어 두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양의 글속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을 수 있게 됐죠. '명예롭게 항복한 군인들은 그들의 총알을 입안에 넣어 둔 채 행진해 나갈 수 있다.' 즉, 무장을 그대로 가진채 항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는 1파운드의 납으로 몇발의 탄을 찍어내냐가 관건이었습니다. 총신에 꽉 낄 정도로 만들어 명중률은 좀 더 좋게 하지만 장전은 힘들게 할것인가? (장전하려면 장전봉을 총신에 넣고 나무망치등으로 살살 쳐줘야 할정도죠.) 아니면 헐렁하게 만들어 명중률은 떨어져도 장전을 쉽게 하느냐? 아무래도 총신에 꽉 낄 정도면 납 1파운드당 찍어낼 수 있는 탄의 양도 감소합니다. 하여튼 이런 특정 무게(파운드같은)에서 몇개의 납구슬(탄)을 찍어내냐는 것은 총의 구경을 결정하는 것으로 사용 됐고 현재 산탄총에서 게이지(gauge)란 구경 단위로 남아있다는걸 아실 겁니다. 탄의 경우 납으로 만든 공모양의 것으로 병사들이 납을 받아 스스로 찍어냅니다. 병사들의 사물가방에는 탄을 찍어내는 주물(bullet mold)과 납을 녹이는 작은 국자, 여분의 납덩어리나 납조각등 을 들고 다녔습니다. 총알찍어내는 주물은 마치 팬치처럼 생겼고 중간에 총알크기만한 구멍이 나있어 이 부분을 사용해 붕어빵 찍어내 듯이 총알을 찍어냅니다. (붕어빵 굽는 틀을 유심히 보셨다면 쉽게 이해되실듯.) 다음 사진은 총알을 찍어내던 주물중 하나입니다. 마치 오늘날의 팬치처럼 보이며 위에 녹은 납을 부어넣을 구멍이 보입니다. 이걸 벌리면 다음과 같이 둥근 총알 모양의 틀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탄을 만드는 과정. 1. 주물을 붙이고 작은 국자에 납을 넣어 녹입니다. 2. 주물을 꽉잡아 닫은 다음 녹은 납을 주물의 윗쪽에 나있는 작은 구멍으로 부어넣습니다. 3. 납이 충분히 식으면 주물을 벌려 탄을 빼냅니다. 4. 탄의 튀어나온 부분을 자르면 둥그런 탄환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
게이지: 12게이지 산탄총의 경우 납 1파운드로 12개의 구슬을 만들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즉, 12게이지는 납 1/12 파운드로 구슬을 만들었을 때 그 구슬의 지름에 해당하는 길이가 구경으로 통용된다는 의 미입니다. 자세한건 산탄총 부분을 보시고. |
납 1파운드로 만들 수 있는 대략적인 총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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