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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 ‘잰걸음’ 전차 개발-배치 독일 ‘게걸음’
- 특공부대 앞세운 전술 효과 크고 타국 영토 점령한 독일 여유만만 1917년 비로소 양산형 A7V 개발
1918년 3월 실전에 투입된 A7V. 필자제공 |
독일 뮌스터 전차박물관에 전시된 A7V. 실물이 아닌 복각품이다. 필자제공 |
물론 독일도 영국군의 전차 공격을 겪은 지 얼마 안 된 1916년 9월 ‘전쟁부 수송처 제7분과’라는 이름의 부서를 만들어 전차 개발을 진행했다. 그러나 시작 자체도 늦었거니와 영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전차의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았던 탓에 진행은 다소 늦은 편이었다.
연합군, 특히 프랑스군은 자국 영토에 적군이 침입해 온 입장이니 이들을 빨리 격퇴해야 했고, 그렇다 보니 공세적으로 전쟁을 진행해야 했다. 반면 이미 프랑스 영내에 상당 부분 진입한 독일군은 자국 영토 내 전투가 아니니 1915년 이후부터는 비교적 여유 있는 방어자의 입장이 됐다. 그렇다 보니 전차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느낀 것이다. 게다가 독일군은 잘 훈련된 특공부대를 앞세워 적진을 침투-돌파하는 전술을 꽤 효과적으로 운용했다. 이 때문에 공세에 나설 때에도 전차의 필요성이 비교적 덜 절실했다.
그럼에도 독일군에 전차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독일군은 일단 영국군에게서 노획한 전차들(주로 Mk.IV) 수십 대로 전차 부대를 편성해 필요할 때마다 투입하곤 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자체 개발 전차가 차츰 모습을 다듬어갔고, 마침내 1917년 10월 최초의 양산형 차량이 등장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독일제 실용 전차인 A7V였다.
영국·프랑스와 마찬가지로 A7V의 개발도 미국제의 홀트 궤도식 견인차를 기초로 시작됐다. 이 견인차의 차대를 기초로 개발된 궤도식 차대 위에 상자형 장갑 차체를 얹은 것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만 보면 A7V는 당시의 영국이나 프랑스 전차들보다 뛰어나 보였다. 엔진은 200마력짜리 벤츠 가솔린 엔진을 2대 사용해 당시 최고 수준이었고 속도 역시 15㎞/h로 당시로써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또 장갑 역시 정면 30㎜, 측면 15㎜, 후면 20㎜여서 두께로 보면 당대 최강으로 보였다.
그러나 운용 노하우 부족과 판단착오 등은 이 전차의 실제 능력을 깎아 먹었다. 33톤이라는 무게에도 이 전차의 장갑은 장갑용의 강화 철판이 아닌 연철이라 더 가벼운 영국이나 프랑스 전차와 방어력에 큰 차이가 없었다. 탑승 인원도 무려 18명이나 돼 지휘통제가 불편했다. 또 평지에서의 속도는 빨랐지만, 험지 주행능력이 떨어져 종종 구덩이 등에 빠져 기동불능 상태가 되곤 했다. 무장은 6문의 7.92㎜ 기관총과 1문의 57㎜ 속사포였다. 이 57㎜ 포는 영국에서 설계된 포로 일부는 벨기에에서, 일부는 러시아에서 노획된 노획장비였다.
이런 A7V가 최초로 실전에 투입된 것은 1918년 3월 21일이었으나 이날 투입된 5대 중 3대는 기계적 고장으로 전투에 참가하지도 못했다. 나머지 2대도 영국군의 공격을 저지하기는 했으나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A7V는 영국군 전차와 세계 최초의 전차전을 벌이게 된다. 3대의 A7V 전차가 3대의 영국군 Mk.IV 전차와 우연히 마주친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3대 중 2대가 기관총만으로 무장한 암형이고 포 무장을 갖춘 수형이 1대뿐인 영국군의 절대 열세였다. A7V는 모두 포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대뿐인 수형 Mk.IV는 우세한 실전경험을 살려 독일군의 선두 전차를 먼저 명중시켰다. 곧 3발을 맞아 기동불능이 된 독일 전차의 승무원들은 전차를 버리고 도망쳤다. 나머지 두 대의 A7V도 방향을 돌려 퇴각함으로써 최초의 전차전은 영국군의 승리로 끝났다.
A7V의 전과는 그 뒤로도 신통치 않았다. 애당초 전쟁이 끝날 때까지 50대밖에 만들어지지 못한 만큼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전쟁은 독일의 패배로 끝났고, A7V는 단 두 대를 제외하고는 전부 독일군의 전차 보유를 엄격하게 금지한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폐기처분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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