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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눈 확 밝아진 영국 夜好~ 독일 폭격기 다보여

구름위 2017. 1. 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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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눈 확 밝아진 영국 夜好~ 독일 폭격기 다보여

기만술로 이용한 '블루베리'


“병법은 속임수다(兵者詭道也).”

 전쟁에서 이기려면 적을 속여라. 효과적인 기만전술 중 하나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무능력하게 보이는 것이다.” 손자병법 제1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영국 공군이 제2차 세계대전 때 이 허허실실 전법을 활용했다. 당시 영국과 독일 공군 조종사들은 하늘에서 직접 눈으로 적기를 찾아 공중전을 벌였다. 그러니 한밤중 영국을 기습폭격하려고 날아오는 독일 폭격기를 육안으로 찾아내 격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영국 공군이 야간에 바다를 건너 은밀하게 침투하는 독일 폭격기를 쉽게 찾아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숨어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 적기를 격추했다. 별빛 하나 없는 캄캄한 밤이었지만 대낮에 지켜보고 있었던 것처럼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해 추적하고 쫓아왔다.

 

“블루베리 먹으니 시력 좋아졌다” 레이더 실전배치 숨기려 역정보

기사사진과 설명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영국 공군 레이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영국 공군 레이더.



 

기사사진과 설명

영국 공군이 레이더의 실전배치를 숨기기 위해 “블루베리를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거짓 소문을 퍼트렸다.




 영국 조종사들에게 갑자기 없었던 초능력이라도 생겨난 것일까? 독일이 스파이를 통해 원인을 파악도 하기 전에 소문이 돌았다. 조종사들이 출격하기 전에 빵에 블루베리 잼을 듬뿍 발라먹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블루베리를 먹었더니 야간에 공격목표가 훨씬 잘 보이더라는 경험담이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평소보다 몇 배 더 쉽게 물체를 식별할 수 있더라는 것이다.

 이유도 알려졌다. 블루베리에는 각종 비타민을 포함해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데 특히 안토시아닌이라는 성분이 시력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안토시아닌이 안구 망막에서 눈에 들어오는 빛의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핵심 색소인 로돕신의 생성을 돕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블루베리를 먹으면 시력이 좋아지고 눈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이때부터 지금까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데 과연 영국 조종사들은 블루베리 덕분에 눈이 좋아져 한밤중에 몰래 접근하는 독일 폭격기들을 쉽게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일까?

 블루베리에 포함된 안토시아닌이 눈에 좋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시력 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 듀크대학교 의료진의 연구결과다. 그렇다면 블루베리 덕분에 적기 격추율이 높아졌다는 말은 소문에 지나지 않는데 사실 루머를 퍼트린 주역은 바로 영국 공군이었다. 야간에 침투하는 독일 비행기를 정확하게 탐지한 비결은 레이더 덕분이었다. 하지만 당시 독일은 영국이 레이더를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영국은 갑자기 적기를 족집게처럼 찾게 된 이유를 감추려고 거짓 정보를 흘려야 했는데 블루베리에서 그럴듯한 이유를 찾았던 것이다.

 눈에 좋다는 수많은 채소와 과일 중에서도 특히 블루베리를 먹었더니 야간 투시 능력이 좋아졌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과학적으로는 블루베리에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으로 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옛날부터 사람들은 블루베리에 대해 일종의 환상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블루베리는 원산지가 북아메리카로, 전설에 의하면 인디언들은 이 열매를 하늘이 내려 준 천상의 과일이라고 믿었다.

 먼 옛날, 인디언 마을에 심각한 흉년이 들었다.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을 때 하늘에 사는 정령인 ‘위대한 영혼’이 블루베리를 땅으로 보내줘 원주민들이 굶어 죽지 않고 살았다. 블루베리의 꽃받침이 별 모양으로 생긴 것이 증거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야생에서 지천으로 자라는 블루베리를 양식으로 따 먹었다. 그뿐만 아니라 블루베리는 만병통치약이기도 했다. 잎을 따서 차로 끓여 마시면 피가 맑아진다고 믿었고, 열매를 짜 즙을 마시면 기침이 멈추니 감기에 특효약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블루베리 즙으로 고기를 재어 놓으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루베리에는 마법의 힘이 들어 있다고까지 생각했다.

 블루베리는 인디언뿐만 아니라 원조 미국인에게도 구원의 양식이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한 청교도들이 첫해 겨울을 버틴 것은 원주민들이 먹는 법을 알려준 음식 때문인데 여기에 블루베리 파이도 포함돼 있다. 인디언들이 믿는 정령, ‘위대한 영혼’이 아메리카 원주민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조상까지도 구원했던 것이다.

 미국의 영향도 있었지만 전통적으로 유럽인들 역시 블루베리와 비슷한 종류의 열매는 몸에 이롭다고 믿었다. 민간요법으로 블루베리를 먹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기침이 멈추며 눈이 밝아진다고 생각했으니 대서양이 사이에 있지만 먹는 것에 대한 인식은 두 대륙이 공통적이었다. 그 덕분에 블루베리를 먹었더니 시력이 좋아져 적기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소문을 퍼트려도 누구나 쉽게 믿었던 것이다. 블루베리가 만들어 낸 허허실실 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