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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TAR 그것이 알고 싶다 2] 국산 핵융합장치 KSTAR의 진공배기에 대해 알아보자

구름위 2016. 1. 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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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장치 KSTAR가 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특수실험동에서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국가 중요 연구시설로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은 어렵지만, 과학기술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정기적으로 투어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됐던 KSTAR는 지난 6월부터 전면 외부인 출입 통제에 들어갔습니다.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KSTAR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바로 2015년도 KSTAR의 실험이 시작된 것입니다. KSTAR는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위해 매년 핵융합 플라즈마 실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KSTAR와 같은 핵융합장치를 활용해 태양에서처럼 핵융합이 일어나는 플라즈마를 만들어 실험하는 일련의 과정을 '플라즈마 캠페인'이라고 합니다. KSTAR의 플라즈마 캠페인은 KSTAR 정해진 실험 단계에 따라 진행되게 됩니다. 2015년도 캠페인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되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한 해의 캠페인 과정 중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플라즈마 발생 실험을 시작하기 전, KSTAR는 장치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몇 가지 세부적인 검사 및 실험 준비 과정을 거칩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 실험 준비 단계인 진공배기 및 베이킹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플라즈마 실험을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로 KSTAR 장치 내부를 진공상태로 만드는 진공배기 및 베이킹 과정은 왜 필요할까요?
 
바로 핵융합이 일어나는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견딜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원활한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온도가 적어도 1억℃가 되어야 합니다. 1억℃의 플라즈마를 가둘 수 있는 것은 자기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그릇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토카막 내부가 압력이 매우 낮은 진공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뜨거운 물에 손을 넣으면 금방 화상을 입지만, 그와 같은 온도의 수증기는 잠깐이지만 만질 수 있습니다. 이는 온도가 같더라도 같은 부피 안에 고온의 입자 수가 적으면 열전달이 천천히 일어나는 원리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플라즈마 실험을 할 때, KSTAR 내부에 있는 고온의 입자의 수는 일반적인 대기의 10만분의 1밖에 되지 않으며, 높은 진공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1억도씨나 되는 플라즈마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연료 이외의 불순물의 함량을 낮춰야만 가열해야 할 입자의 수도 적어져 핵융합에너지를 위한 고온의 상태를 맞드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KSTAR가 플라즈마 실험을 위해 만드는 진공용기 내부의 진공도는 10-9mbar 가까이 됩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가 위치하는 상공 1300km의 위성 궤도의 진공도에 해당하는 값입니다. 즉 KSTAR 장치 자체가 하나의 우주 공간과 같은 진공 상태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KSTAR 장치를 진공으로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KSTAR는 진공상태 유지를 위해 총 12대의 진공 펌프를 가동하며, 이들을 작통시키면 초당 4만L 가량의 공기를 바깥으로 뽑아내게 됩니다. 이는 가정용 진공청소기 1300여대를 가동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입니다. 이렇게 진공 상태를 만들어 진공용기 내의 압력이 대기압의 10억분의 1 정도로 낮아졌을 때, 비로소 플라즈마 실험을 위한 연료를 주입할 수 있습니다.
 
KSTAR 실험의 여정 중 첫 번째 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 KSTAR를 진공으로 만드는 과정은 앞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이자, 고온의 플라즈마를 견딜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는 단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