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폭탄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력적인 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악의 대량살상병기로 불리는 원자폭탄보다 그 파괴력면에서 수십~수백배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폭탄과 달리 수소폭탄은 핵융합을 이용한다. 원자폭탄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응축시켜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강력한 충격파와 고온을 유발하는데, 수소폭탄은 이러한 위력의 원자탄을 기폭 장치로 사용한다. 수소탄이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수천만도의 고온과 고압이 필요하다. 현재 이 정도 수준의 고온·고압을 얻기 위해선 원자탄 정도의 폭발력이 필수다.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은 1952년 미국에서 이뤄졌으며 1961년 옛 소련이 개발한 ‘차르붐바’는 TNT 58메가톤의 위력을 가졌다. 이러한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3000배에 이르는 수준으로 100km 밖에서도 열기를 느낄 정도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위력을 가진 핵융합 기술이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미래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1g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8t을 동시에 태울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핵융합의 원료가 되는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해 얻는 무한 자원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지구위의 태양이라고 불릴 정도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현재 핵융합 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이 지난 6일 발표한 수소폭탄 실험 역시 핵융합 기술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과 차세대 미래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핵융합 발전에 대해 진단해봤다
▲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력적인 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소폭탄은 핵융합 기술이 사용된다. 하지만 수소폭탄에 사용되는 핵융합 기술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기술로도 불린다
사진은 세계 최고수준의 핵융합 연구장치로 인정받고 있고 우리기술로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 핵융합장치 KSTAR(위)와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개발중인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프랑스 남부의 현장 및 연구장치 조감도 [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지난 6일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는데, 그간 시행해왔던 원자폭탄이 아닌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자폭탄보다 수백 배 더 강한 파괴력을 지닌 수소폭탄을 실험했음에도 과거 핵실험과 비교했을 때보다 지진파의 크기가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북한의 주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폭탄이 핵분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라면 수소폭탄은 핵융합의 원리를 이용한다. 옛 소련(러시아)이 개발한 수소폭탄의 위력은 TNT 58메가톤의 위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히로시마 원폭과 비교했을 때 3000배나 큰 폭발력이다.
하지만 수소폭탄에 사용된 핵융합 기술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도 불린다.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발전소나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온실 가스 배출이나 높은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지 않음과 동시에 무한한 자원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4번째 핵실험 단행…수소폭탄 아닌 ‘증폭핵분열탄’ 추정
▲ 자료: 국방부 및 기상청 ⓒ스카이데일리
6일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이었다는 북한 측의 주장과 달리 증폭핵분열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원자폭탄의 수백 배 위력을 갖고 있는 만큼 지진의 강도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지난 3차 북한 핵실험 당시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소폭탄이 터질 경우 지진 규모가 6.0 이상인데 이번 지진 규모는 4.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완전한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수소폭탄이라기보다는 수소폭탄 한 단계 이전 기술인 증폭핵분열탄이라는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수소폭탄 제조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6000만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일어나는 핵융합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일반폭탄 외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폭발시켜야만 하는데, 이는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국가핵융합연구소 관계자는 “삼중수소를 얻는 기술도 까다로울뿐더러 온도만 높다고 해서 핵융합 반응을 얻을 수 있는게 아니다”며 “중수소와 리튬 등의 핵융합 반응을 얻기 위해선 정교한 기술력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도 수소탄을 개발한 국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른바 핵클럽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수소 1g 핵융합시 석유 8t과 맞먹는 청정 미래에너지 얻어 ‘지구 위 태양’ 불려
이처럼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수소폭탄이지만 개발에 이용되는 핵융합 기술은 미래 차세대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핵융합 발전은 높은 에너지 효율, 풍부한 원료뿐만 아니라 기존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이용했을 때 발생하는 환경 장애요인이 없다.
▲ 자료: 국가핵융합연구소 ⓒ스카이데일리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중수소와 삼중수소)들이 융합해 하나의 무거운 헬륨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이 융합과정에서 방출되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핵융합 에너지라고 한다.
이러한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 에너지와 닮았다고 해서 지구위의 태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태양 에너지 역시 플라즈마 상태에서 수소끼리 결합해 헬륨으로 변하는 핵융합 반응의 결과라고 열과 빛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효율도 기존 에너지 발전 방식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원료인 중수소(양성자·중성자 각 1개)와 삼중수소(양성자 1개·중성자 2개) 1g을 이용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켰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양은 석유 8t을 태웠을 때 얻을 수 있는 에너지양과 맞먹는다.
100만kW급 발전소 운전시 필요한 연료별 소모량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명확하다.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30t이 필요하고 석유는 150만t이 필요한데 비해 핵융합을 이용했을 때 10t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러한 에너지 원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는 무한 자원이나 다름없다. 중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해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리튬으로부터 추출할 수 있는데 이는 흙이나 바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핵융합발전은 기존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력과 달리 방사성 폐기물질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적으로 무해하고 고온의 플라즈마 상태를 풀기만하면 핵융합 반응이 자연적으로 사라져 안전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국, 세계 핵융합 발전 선도…선진국 앞선 초전도 핵융합장치 ‘KSTAR’ 개발·운용
▲ 자료: 국가핵융합연구소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상용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태양보다 높은 압력과 1억도라는 초고열을 견딜 수 있는 첨단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연구는 일부 국가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2050년 정도가 되면 우리나라 등을 시발로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5년 초전도 핵융합장치인 ‘KSTAR’ 개발에 착수해 12년간의 개발 끝에 2007년 완공하고 2008년에 최초로 핵융합 환경인 플라즈마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KSTAR의 경우 일반 전자석으로 제작된 기존 선진국들의 방식과 달리 초전도체를 이용해 높은 수준의 효율을 보여 세계로부터 앞선 핵융합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은 미국, 러시아, 일본, EU 등 7개국이 공동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에 참여했다. 이는 2042년까지 약 12조원 규모가 투입되는 초대형 국제협력 프로젝트다.
▲ 자료: 미래창조과학부 ⓒ스카이데일리
특히 한국은 핵융합 기술 분야에 늦게 합류했음에도 핵융합 상용화 관련 기술에서 다른 선진국들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2010년 세계 최초로 고성능 플라즈마 상태인 H-모드를 달성했고, 이듬해인 2011년에는 핵융합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전 현상(ELM)을 세계 최초로 제어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한국사업단장은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 비해 40~50년 늦게 연구를 시작했지만 한국인 특유의 빠른 행동력과 정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에너지업계 전문가는 “핵융합 기술은 적어도 2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될 뿐아니라 투자비 또한 막대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없으면 기술개발이 아예 불가능하다”며 “대부분의 선진국이 핵융합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