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주인 찾아 3만리 아니 30년

구름위 2013. 12. 1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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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august 의 軍史世界

 

 

F-15 시리즈 중 최강의 기종은 단연 F-15K Slam Eagle 입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이 보유한 F-15E 보다 더 좋은 성능의 기종을 취득하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F-15를 능가하는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여 제식화하는 단계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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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급 최강으로 평가받는 F-15K ]

 

미국은 Hi Class 급 최신예 무기의 대외판매는 극도로 자제하고 있고 만일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이들의 판매가 이뤄진다하더라도 미국이 보유한 것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다운그레이드 형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만일 도입국이 하루아침에 적성국이 되어 미국과의 대결이 벌어졌을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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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아침에 적성국이 된 이란의 F-14 ]

 

다시 말해 최강의 F-15 인 F-15K는 미국이 F/A-22 의 도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對韓판매가 가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만일 F/A-22 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한국이 도입할 수 있는 F-15 의 한계는 F-15E 의 다운그레이드 형이거나 아니면 돈을 준다고 해도 판매 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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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22 의 등장으로 최강의 F-15를 구매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미국이 보유했던 군함 중에 F-15K 처럼 원래부터 대외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된 최강의 구축함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 해군의 주력이던 Spruance 급 구축함을 베이스로 하여 Virginia 급 순양함의 전투체계를 결합한 강력한 다목적구축함인 Kidd 급 구축함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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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dd 급 구축함 ]

 

Kidd 급 구축함은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미 해군의 필요에 의해서 제작되었던 것이 아니라 1970년대까지만 해도 중동 최대의 친미국가인 팔레비 왕조 이란의 주문에 의해서 제작된 구축함입니다.  때문에 흔히 Shah 급 구축함 ( Kouroush, Daryush, Nader, Andushirvan 등 Shah 이름으로 명명 ) 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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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이란 해군용 구축함이었습니다 ]

 

미국이 그들이 보유한 Spruance 급 보다 강력한 구축함을 대외 판매하게 된 이유는 Spruance 급을 능가하는 Aegis 전투체계를 갖춘 차세대 전투함 ( Ticonderega 급 ) 의 도입이 계획되어 있었고, 이미 F-14 Tomcat 까지 공급하여 주었을 정도로 이란은 소련의 중동남진을 막는 중요한 친미동맹국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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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 전투함의 등장으로 이란의 최신 구축함 취득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1976년 건조에 들어가 구축함 제작이 완료되려던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발생하여 순식간에 반미정권인 호메이니 정권이 들어서게 되자 미국은 건조하던 4척의 구축함 인도를 거부하고 DDG-993 Kidd, 994 Callaghan, 995 Scott, 996 Chandler 로 명명한 후 미 해군이 보유하여 운용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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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군 운용 당시의 Kidd 급 구축함 ]

 

순식간 주인이 바뀐 Kidd 급은 타이콘데레가급 과 앨로이버크급이 미 해군의 주력으로 속속 등장하자 어정쩡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고, 이런 연고로 미해군에서 Ayatollah 급 ( 이슬람 성직자 호칭 ) 또는 죽은 제독급 Dead Admiral Class ( Kidd, Callaghan, Scott, Chandler 모두 태평양전쟁에서 산화한 제독들임 ) 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기구한 운명에 처해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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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군에서 Kidd 급의 위상은 어정쩡한 상태였습니다 ]

 

한때 그리스 해군이 구매를 타진하기도 하였던 이들 Kidd 급이 주인을 제대로 만나게 된 것은 이들이 건조에 들어 간지 30여년이 다 된 2004년 이었는데 새로운 주인은 최신 구축함 확보에 애를 먹던 대만이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계륵과도 같았던 이들 함정들을 대만에 공급함으로써 중국의 대외 팽창을 견제하면서 한편으로는 최신은 아닌 함정이기 때문에 중국의 반발을 억제 할 수 있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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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통이 직접 참여 (上) 할 정도의 중요행사가 된 대만 해군의 Kidd급 취역식 ]

 

이들 함정은 개수작업을 거쳐 2005년 2척이 대만해군에 인도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전량 대만해군이 취득을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주인의 요구에 의해 탄생하였으되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이리저리 떠돌다 30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 Kidd 급 구축함의 역사를 보면 마치 집시를 보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