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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대전 중 쓰인 영국 항공기 중 가장 값싼 항공기

구름위 2014. 8.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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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대전 중 쓰인 영국 항공기 중 가장 값싼 항공기
그러나 가장 고가의 적을 무너뜨린 뇌격기
 
 
소드피시의 탄생

 
일차대전이 복엽기와 단엽 고익기의 시대였다면, 이차대전은 단엽 저익기의 전성기였다. 일차대전 후 유럽의 각국은 새로운 단엽기의 구상과 수많은 시험비행을 거듭하며, 다가올 미래의 제공권 장악을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항공사들은 아직도 복엽기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고, 이중 몇몇 기종은 이차대전 기간 동안, 기대 이상의 탁월한 전과를 달성해냄으로써 명성을 얻게 된다. 오늘 소개하려는 소드피쉬(swordfish) 복엽기가 그 대표적인 기종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적 전투기와의 공중전에서 이룬 전과는 아니지만, 이차대전 초반까지만 해도, 복엽기들이 충분히 뇌격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었다.
 
홈지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항모를 구심점으로 해상 공중전이 전투의 주류를 이루던 태평양 해전의 양상에 비해, 대서양 해전의 양상은 이차대전 초중반만해도 전통적인 거함거포주의가 아직도 득세하고 있었던 것이, 복엽 함재기 활약의 가장 주된 환경을 조성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여기서 이차대전 초중반이라고 못박은 것은 독일 해상 전력의 종말은 1945년이 아니라, 그 보다 몇년전, 즉 이차대전 중반에 이미 끝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당시 대서양에서의 함재기는 적 함대를 찾아 내는 정찰기나, 함대간 포격전이 불가능한 원거리 적함에 대한 선제 공격으로 해상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뇌격기가 주를 이루었다. 또 이들 함모 탑재용 정찰기나 뇌격기는 임무 수행간에 그리 높은 속도가 필요치 않았고, 결정적으로 항모와 같이 짧은 활주로에서 이함하기 위해서는, 가볍고, 단시간만에 창공에 떠오를 수 있는 복엽기가 더 적합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주축국 전함을 상대로 거둔 소드피쉬의 전과는 일본의 진주만 공격에 모티브와 자신감을 안겨준 것이기도 했다.
 
 
 
 
소드피쉬 Mk I의 모습... 위 도색은 비스마르크에 결정타를 날린 아크로열호에 선승한 소드피쉬의 모습이다. 고색창연한 멋이 풍기는 이차대전에는 안어울릴 것 같은 복엽기지만, 전과는 실로 대단했다.
 
 
[사진] 소드피쉬의 프라모델의 모습... 3인승칵크핏의 모양을 잘 볼 수 있다.
 
 
1933년 초, 영국의 페어리 항공사(Fairey Aviation Company)는 3인승(조종사, 정찰병, 사수 겸 무전병) 뇌격 정찰기 설계에 들어갔다. Torpedo Spotter Reconnaissance I (TSR.I)라 명명된 이 복엽기는 635 마력의 브리스톨 페가수스 IIM 라이얼 엔진(Bristol Pegasus IIM radial engine)을 채택했고, 전통적인 복엽기 제작 방식에 입각해 캔버스천으로 스킨을 입힌 고색창연한 기종이었다.
 
1933년 3월, 첫 원형기인 TSR.I이 처녀비행에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해 9월, 스핀 회복 시험 도중, 균형을 잃고 추락하여, 시험 비행사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으나, 기체가 완파되는 불운을 격게 되었다.
 
그러나 페어리 항공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좀더 업그레이드된 2호기 TSR.II 제작에 박차를 가해, 1934년 4월 17일 시험비행을 재개하게 된다. 당시 영국은 항모 탑재 뇌격기 선정 작업 중이었고, 이 복엽 정찰기에 주목하게 된다. TSR.II는 690 마력으로 파워를 올린 페가수스 IIIM3 엔진을 탑재했고, 1호기의 문제였던 스핀회복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좀 더 유선형에 가깝게 외형 수정 작업을 거쳤고, 동체 전장을 늘였으며, 이로 인한 기체 불안정성을 보완하기 위해, 주익에 약간의 후퇴각을 주었다.
 
 
 
주익을 전금속제로 교체한 소드피쉬 Mk II의 모습
 
 
[사진] 소드피쉬는 함재기였으므로, 함상에서 공간을 절약키 위해, 주익 전체가 뒤로 접펴지게끔 설계되었다. 날아가다가 접히지 않을까 불안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1934년 11월, 랜딩기어 대신 수상용 부력 탱크를 장착한 TSR.II가 영국의 순양함 리펄스(Repulse)에서, 시험 이착수 시범을 통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이자, 영국 당국은 우선 3대의 TSR.II를 주문하게 된다. 이때부터 소드피쉬 Mk I (swordfish Mark I)이라는 정식명칭으로 불리게 되었으며, 1935년 12월, 최초로 68 대가 주문 생산되었다.
 
무장은 전방에 7.7  mm 빅커 기관총 1정, 후방에 역시 7.7 mm 빅커 또는 루이스 기관총 한정을 장착했다. 또 항모에서 공간 활용을 위해, 주익이 뒤로 접히게끔 설계되었다. 소드피쉬는 복엽기의 전형적인 날카로운 선회를 구사할 수 있었으며, 급강하 성능도 탁월해, 내구성만 받쳐주는 한도내라면, 급강하후, 수면에 매우 근접한 고도까지 내려가 급강하 회복을 쉽게 해낼 수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 1938년까지 영국 해군 항공단의 주력 뇌격기로서 배치되었으며, 1939년 9월 이차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총 13개의 소드피쉬 비행대가 실전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중 12개 비행대는 영국의 항모 아크 로열(ARK ROYAL), 커리지어스(COURAGEOUS), 이글(EAGLE), 퓨리어스 (FURIOUS)와 글로리어스(GLORIOUS) 호에 승선 운용 중이었다. 또 이차대전 종전 당시까지 소드피쉬 비행대 수는 총 26개로 두배로 늘었으며, 소드피쉬 훈련 비행대만도 20개의 비행대가 있었다.
 

 
그럼 소드피쉬란 어떤 의미인가? 우리말로는 황새치라고 하는 물고기의 일종이다. 전장이 4.5m에 달하며, 몸무게만도 500 - 600 kg에 이르는 한마디로 대어다. 이런 놈은 워낙커서 월척이라는 말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특징적으로 윗턱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마치 긴 창처럼 앞으로 쑥 튀어나와 있어, Sword라는 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이놈의 성격은 난폭하기로 유명하며, 가끔 상어나 고래를 공격한다고 하니, 정말 뇌격기에 딱 어울리는 별명이라 하겠다.
 
우리가 흔히 먹는 참치는 한종류의 물고기를 지칭하는게 아니라 다랑어류와 새치류로 세분된다고 한다. 다랑어류에는 참다랑어, 눈다랑어등이 있고 새치류에는 흑새치, 청새치, 백새치,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황새치등이 속한다고 한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주인공 노인이 며칠에 걸쳐 사투를 벌여 잡은 물고기가 바로 황새치......  그리고 요즘 존트라볼타 주연의 같은 이름의 영화 소드피쉬도 있고....
 
여하튼 이놈 몸무게가 500 kg에 달하니 한마리만 잡으면 참치캔 1000 개 정도는 만들고도 남을 것 같다. 횟집에 가면, 어떤 생선을 불문하고, 가장 인기있고 맛있는 부분이 뱃살이라는 것을 알수있는데, 황새치의 경우 뱃살은 kg 당 20만 정도 한다고 하니, 참 비싼 고급 어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역시 뇌격기의 뱃쪽에 어뢰라는 가장 믿음직한 무기를 장착하면서, 단련된 뱃살이라서 그런지.....

 
 
실전의 소드피쉬

 
소드피쉬의 본격적인 실전 데뷰는 1940년초 부터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즉 1940년 4월, 독일이 노르웨이 침공 당시, 영국 해군의 소드피쉬는 정찰, 기뢰 투하 임무에 투입되었고, 1940년 4월 11일에는 영국 항모 퓨리어스에서 발진해, 트론트하임(Trondheim) 상공에서 독일의 구축함 두대에 어뢰를 투하했다. 비록 이날의 어뢰 공격은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이차대전 중  뇌격기를 이용한 최초의 어뢰 공격으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이틀후인 4월 13일, 독일의 유보트 U-64호를 발견해 급강하 폭격으로 격침시켰는데, 이것 역시 해군 함재기에 의한 최초의 잠수함 격침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후에도 북대서양의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출격을 감행해 정찰임무를 수행했는데, 개방형 칵크핏을 채택했다는 것을 고려해 볼때, 소드피쉬 승무원들이 얼마나 고생스러운 임무를 해나갔는지 짐작이 간다.
 
 
어뢰 한발을 달고, 비행에 나서는 뇌격기 소드피쉬....
 
 
1940년 7월, 프랑스가 독일의 수중에 완전히 떨어지자, 영국 해군은 프랑스 해군의 전함들이 이젠 동지에서 적으로 돌변할 것을 우려해, 알제리의 오란항에 정박 중이던 프랑스 함대를 항모 아크로열호에서 출격한 12기의 소드피쉬기를 동원해 공격함으로써 프랑스 순양함 덩커크호를 대파시켰다.
 
1940년 한해 동안 소드피쉬의 가장 탁월한 전과라면 역시 이탈리아 군항 타란토항에대한 공습을 들수 있겠다. 당시 이탈리아는 영국이 독일과의 항공전에 정신없는 빈틈을 이용해 지중해에서 제해권과 제공권을 동시에 거머쥐려했지만, 영국 소드피쉬의 활약과 몰타의 분전으로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즉 이탈리아는 2척의 리토리오(Litorio)급 전함과 4척의 카보르(Cavour)급 및 둘리오(Dulio)급 전함, 거기에 5척의 순양함, 20척의 구축함으로 구성된 지중해 함대를 가지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타란토 항을 모항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1940년 11월 11일, 20기 소드피쉬의 기습공격에 이들 이탈리아 함대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고, 일선에서 장기간 물러나야하는 불명예를 안아야만 했던 것이다.
 
 
[그림]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를 향해 일발필격의 다짐으로 공격에 나서는 소드피쉬의 모습
 
 
소드피쉬의 전과 중 뭐니 뭐니해도 가장 뛰어난 것이라면 역시 독일 전함 비스마르크호 격침이라 할수 있겠다. 1941년 5월 말, 영국의 항모 아크로열호에서 출격한 소드피쉬 뇌격기들은 독일 거함에 어뢰 두발을 명중시켜, 방향타와 기관실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어, 비스마르크의 발목을 잡았고, 곧바로 달려온 영국 대서양 함대의 전함과의 포격전에서 격침시키고 만 것이다. 이 비스마르크의 최후를 더 보려면 이곳을 클릭....
 
1942년 2월 초, 프랑스의 브레스트 항에서 출항해, 핀란드를 향하던 독일의 전함 그나인제나우, 샤른호스트, 프린츠 오이겐이 영불해를 빠져 나갈때, 영국의 소드피쉬 6기가 다시 어뢰 공격에 나섰으나, 애석케도 전과 없이 전부 격추당하고 만다. 이날의 임무 이후 소드피쉬는 대함 뇌격임무에서는 완전히 퇴역케 된다. 또 이날 임무에 투입된 18명의 승무원 중 생존자는 단 5명이었고, 편대 지휘 도중 전사한 에스몬드(Esmonde)에게는 사후에 빅토리아 십자장이 수여되었다고 한다. 대수상함 공격 임무에서는 물러섰지만 소드피쉬는 이차대전 전 기간을 통해 정찰기로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었으며, 독일 유보트 공격기로 남은 명성을 얻게 된다.
 
[사진] 소드피쉬의 편대....
 
 
1940년 10월부터, 소드피쉬 정찰기 일부는 ASV(Air to Surface Vessel) 레이더를 랜딩기어 사이에 장착해, 대잠 공격기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41년 12월 21일, 지브롤터 해협에서 야음을 틈타 영국 선단을 찾아 헤메던 독일 유보트를 격침시키는데, 이것은 항공기에의한 최초의 야간 잠수함 격침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1943년 5월 23일에는 아이슬랜드 해안에서 유보트 U-752을 로켓탄을 이용해 격침시켰으며, 이것 역시 로켓을 이용한 최초의 잠수함 격침으로 기록되었다.(1943년부터 아랫쪽 주익을 완전 금속제 스킨을 입힌 소드피쉬 Mk II가 발주되면서, 주익에 로켓 장착이 가능했다) 여하튼 대잠 작전 분야에서 소드피쉬 만큼 첫 테이프를 많이 끊은 항공기도 드물것 같다. 이차대전 전기간을 거쳐 소드피쉬는 22척에 달하는 유보트를 심해에 격침시켰다고 전해진다.
 
 
소드피쉬에 격침된 유보트들

 
1940
U-64
 
1941
U-451
 
1942
U-577, U-652, U-589
 
1943
U-203 , U-89 , U-752, U-617
 
1944
U-472 , U-366, U-973, U-653 , U-288 , U-277, U-674
U-959, U-765, U-344, U-394, U-365

 
 
이차대전 발발전부터 1944년 8월까지 총 2391기의 소드피쉬가 제작되었는데, 이중 692대는 설계사인 페어리 항공사에서, 나머지 1699기는 블랙번 항공사에서 생산되었다.(1940년말부터 블랜번 항공사에서 생산) 마지막으로 소드피쉬 Mk II에서 마지막 버전까지의 간략한 설명을 첨가했다.
 
 
소드피쉬 Mk II
 
750 마력 페가수스 30 공냉식 엔진 탑재, 아랫쪽 주익이 전금속제로 교체됨으로써 8발의 로켓을 주익에 장착가능케됨.
 
소드피쉬 Mk III
 
Mk X ASV 레이더 장착. 대잠 작전 능력이 배가됨.
 
소드피쉬 Mk IV
 
밀폐형 캐노피 채택. 칵크핏 히터 장착.
 
 
 
마치며

 
 
소드피쉬 Mk III의 모습.... 랜딩기어 아래에 보이는 것이 ASV 레이더
 
 
Stringbag(굵은 실로 짠 손가방... 우리말 어감으로는 망태기 정도면 딱 맞겠다)이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소드피쉬는 이차대전에는 어울리지 않을 성 싶은 고색창연한 복엽기였으며, 그 별명 망태기처럼 어떤 임무라도 다 담아낼 수 있는 다용도 항공기로 쓰였다. 만약 이차대전 모든 항공기를 설계 생산비와 그들이 이룬 전과를 금액으로 환산해 비를 내본다면, 소드피쉬 만큼 엄청난 수지타산을 기록한 기체도 없을 것이다. 즉 스피트화이어, 랭커스터 등 내놓라는 다른 영국 항공기에 비교해 볼때, 이 몇푼 안되는 소드피쉬 복엽기는 자신보다 몇백 아니 몇천배 어쩌면 몇만배나 되는 건조비가 든 독일의 거함 비스마르크호를 격침시켰으며, 이탈리아 전함들을 반년이상 고철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20여척에 달하는 유보트 잠수함을 수장시켰던 것이다. 정말 싼맛에 써본 뇌격기가 이런 놀라운 성과를 달성해 내다니.... 또 지중해 항공전에 참가한 소드피쉬는 월 평균 5만톤에 달하는 독일과 이탈리아 수송선단을 격침시키는 전과를 달성해냈다고 하니, (1943년까지 지중해에서만 50만톤의 수송선단을 격침함) 그렇지않아도 보급난에 시달리던 독일 북아프리카 군단의 값비싼 보급품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가장 값싼 그렇지만 가장 멋진 기종이였다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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