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이야기

고베에서 부산 수영만 요트장까지....4

구름위 2013. 12. 1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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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너무 길면 재미 없을것 같아서...

 

 

이어서...

 

갈 길이 먼 우리는 이와이시마를 빠져 나와서 어두운 밤바다를 항해 해 나갔다.

이제 관문대교쪽으로 가야만 한다. 관문해협을 지나면 시모노세키다.

그곳에서 일본 세관에 들러서 세관검사를 하고 출입국 관리 사무소에 가서 출국심사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는 한국으로 출발만 하면 된다. 그런데 넓은 일본 내해 중에서 지금 항해 하는 코스가 가장 길이가 길다.

한 밤중에 출발 하였지만 내일 저녁에는 관문해협에 도착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덕우선장과 나는 야간항해를 위하여 교대로 항해를 하고 휴식을 하기로 하였다.

후방의 무역선과 주변의 감시는 그 어느 때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아침이 밝아왔다. 시간적으로는 아직 거리가 너무 멀기만 하다.

엔진의 출력은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만큼 올렸다. 그렇다고 최대치로 높일 수는 없다.

엔진에 너무 많은 부하를 주게 되면 나중에 대한해협을 건널 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덕우선장은 나의 조급함을 최대한 배려하여 빨리 가려고 무척 애를 쓴다.

그 마음씨가 너무 고맙다.

날이 밝아오고서도 우리는 교대로 계속 항해를 이어갔다.

오후 늦은 시간에 우리의 오른쪽에는 우베시가 보인다.

우베시는 날씨가 나빠지면 우선 대피하기 위하여 중간 기착지로 선정을 하였었다. 그

런데 날씨가 좋아서 우베시는 그냥 지나쳐 간다. 기분이 좋다.

저 멀리 관문대교가 보인다. 이제 저 곳만 지나면 시모노세키다.

그런데 관문해협은 워낙 좁아서 조류가 세기로 유명하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조류가 흐르면 다행인데 만약에 반대로 흐르면

조류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방향이 돌아서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관문대교를 향하여 나아갔다.

 

 

 

바로 눈 앞에는 관문대교가 보이지만 그곳까지 가는 시간은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다른 큰 화물선들이 우리를 지나서 해안의 오른쪽으로 바짝 붙어서 항해를 한다.

관문대교가 이제 거의 손에 닿을 듯이 가까워져 온다.

그런데 관문대교에 가까워 지자 대교 옆에는 조류의 방향과 속도를 알리는 점광판이 보인다.

그 점광판에는 “E” 그리고 조금 있다가 “↑” 그리고 “2“ 이렇게 영어 E 와 화살표 ↑ 와 숫자가 바꿔지면서 점멸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 아..~~!! 화살표가 위쪽을 가리키는 것을 보니 조류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더욱 속도를 내어 달려 갔다.

그런데 가까이 가면 갈수록 이거 조류가 거칠게 흘러 우리쪽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가만, 영어 E는 동쪽을 가리키고 ↑ 는 동쪽으로 간다는 뜻이고 숫자는 조류의 속도를 가리키는 것 이였다.

우리가 관문해협에 다 와서 진입할 때는 조류의 속도가 이제 “7” 노트를 가리킨다.

물이 정말 꼬랑같이 우리 쪽으로 콸콸콸 솟아져 내려온다.

좁은 관문해협은 많은 상선들이 다니기에 매우 복잡하였다.

작은 엔진에 바람은 없고 거센 조류를 거슬러 오르는 것은 우리에겐 정말 버거운 일이다.

김덕우선장은 거센 조류가 흘러 오는 중앙쪽으로 자꾸만 배를 몰고 가길래 내가 가장자리로 가자고 하였다.

왜냐하면 중앙보다는 아무래도 가장자리가 쫌 더 조류가 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덕우선장은 요트의 킬이 행여 암초에 닿으면 낭패라며 한사코 중앙을 고집 한다.

갑자기 짜증이 난 나는 키를 한번 나에게 줘 바라..!! 내가 함 해 보께요..!! 하고 자신있게 말 하였다.

낚시로 오래 동안 뱃길을 경험한 내가 이거 하나 못갈까, 하는 오기가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엔진의 출력을 최고로 올리며 가장자리에 머물기만을 근 2시간째 그 자리에서 머물고 있었다.

아니 오히려 조금씩 뒤로 후퇴하고 있었다. 한 참을 그러고 있었더니 이제는 날이 어두워지고 있다.

이제는 도저히 안되겠다. 포기다. 나의 무모함이 체력과 연료만 소비하고 만 것이다.

다른곳에 정박을 하여 조류가 바뀌어 서쪽으로 흐를 때를 기다려 다시 도전 하자고 김덕우선장과 의논 하였다.

우리는 건너편에 있는 석유 유화학 저장고가 있는 곳을 보니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어서 조류의 영향을 덜 받는 것 같았다.

그곳으로 배를 몰아갔다.

이제 날은 완전히 어두워 지고 배를 어디에 묶어서 정박하여야 하는데 마땅히 묶어 둘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김덕우선장은 앵커링을 하자고 한다.

앵커를 내리고 배가 바람이나 조류에 밀려가지 않도록 바다 속 물밑의 암초에 앵커가 걸려 줘야 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의도 한데로 만만하지가 않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간신히 앵커링을 하고서 쉴려고 하는데 이거 뭐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면서 손살 같이 우리에게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아~노..!! 조또마떼.......

확성기에 대고 뭐라 뭐라 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우리는 다가온 일본해상보안청에게 “강꼬꾸징” 이라 하자 엥..?? 여권을 보여 달랜다.

김덕우선장은 이번에도 관공서 사람들이라 하면 정색을 하고 나선다. “저거가 머 땜에 패스포드를 보자고 하는 거야..!!”

나에게는 “그냥 가만히 있으세요” 한다. 예의 안 좋았던 추억이 다시 떠 오르는 모양이다.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우리 보다 훨씬 큰 배이기 때문에 우리 배와는 높낮이에 차이가 있다.

그들은 우리 배에 접근하여 우리를 자기들 배로 오라고 한다.

그러나 김덕우선장은 우리 요트에 해상보안청의 배가 조금이라도 접촉을 못하게 한다.

왜냐하면 파도가 일렁이는 상태에서 접근을 시도 하다가 개인의 재산에 조금이라도 상처가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헐~~..!!! 일본사람들 김덕우선장이 그리 이야기 하니 저거들 배가 우리에게 접근을 못 한다.

그리고선 조금 떨어진 곳에서 확성기로 우리의 인적 사항을 물어 본다.

김덕우선장은 영어를 썩어서 오사카..... 고베.. 아카시..하리마... 요트를 매매... 설명을 한다.

그리고 배 이름을 물어 본다. 가만 이때까지 나는 배 이름도 모르고 이곳까지 왔다. 배 이름이 뭐지..??

고베 하리마에서 일본 사람과 요트를 매매할 때 언뜻 서류에서 본 것이 한문으로 꿈몽자 였다.

김덕우선장이 얼른 서류를 꺼내어 배의 이름을 확인 한다.

꿈은 유메...!! 그래 우리 배 이름은 유메기꼬 였다.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우리의 배 이름을 확인 한다. 그리고는 무전기가 있냐고 물어 본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경험이 많은 우리의 김덕우선장은 당연히 무전기가 있다고 한다.

해상보안청에서는 자신들의 호출 이름을 알려주고는 무전으로 이야기 하잔다.

김덕우선장이 세계적으로 무전의 처음 호출은 16번 채널이란다. 그리고 긴급 채널 이기도 하단다.

일단 16번 채널에서 서로가 호출하여 다른 채널로 옮기자고 확인한 뒤 복잡하지 않은

다른 채널에서 서로가 통신을 하는 것이다.

무전기에서 16번 채널로 가니 해상보안청에서 우리를 호출한다. 유메기꼬!! 유메기꼬..!!

그러니 김덕우선장은 유메기꼬..!! 카피! 저쪽에서 채널 2번으로 옮기자고 한다.

그러고서 2번 채널에서는 다시 유메기꼬...!! 유메기꼬..!! 하고 우리를 부른다.

김덕우선장이 다시 유메기꼬...!! 카피..!! 한다. 그러니 저쪽 해상보안청에서 일본말로 뭐라 뭐라 한다.

김덕우선장은 영어로 뭐라고 한다. 그러니 저쪽에서 한동안 반응이 없다가 누군가 영어로 등장을 한다.

유메기꼬..!! 유메기꼬..!! 그러면서 간단한 영어로 인적 사항과 출발지, 그리고 요트를 구매한 내용들을 대충 물어 본다.

그런데 이 일본 사람도 영어가 그리 샤프 하지는 않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잠시 기다리란다.

사실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들이 우리에게 인적 사항을 한꺼번에 다 물어 보고 기다리라는 것은 아니였다.

하나 물어보고 기다리라 하고 한 참 있다가 또 하나 물어 보고는 기다리라 하고....

가만 보니 기다리라할 때는 저거들끼리 의논을 하는지, 아니면 사실관계를 확인 하는 것 같다.

정말 저 한국 사람들이 배를 훔치지 않고 정상적으로 매매를 하여 배를 가져 가는지...

또는 세관에는 적법하게 신고가 되었는지.. 우리나라 영사관에도 신고가 되었는지....등등

하나 물어 보고 기다리라 하고 또 하나 물어보고 기다리라 하고..

영어가 샤프하지 못한 해상보안청 사람의 해석에 문제가 있는지 나중에는 자기들의 배를

조금 떨어진 방파제에 배를 대고서는 우리 보고 오란다.

확성기에서 헤~이..!!! 캄온..!! 캄히얼..!! 유 캄온..!! 김덕우 선장은 들은 체도 안 한다.

그런데 저 쪽에서 갑짜기  “이리로 오세요..!”! 한다. 어..?? 한국말도 한다.

우리가 하도 안 오니 한국말로 오라는 말이 뭔지 알아 본 것 같다.

그래서 김덕우선장이 한마디 한다. “너거가 오세요..!! 우리는 그 쪽으로 못 가요..!!!”

ㅎㅎㅎ..... 정말 너무 웃기는 상황이다.

저쪽에서는 우리를 조사는 해야겠는데 사유재산에 흠을 내어서는 안되고...

그렇다고 오라고 하는데 우리가 뭔 죄를 지은 것도 아니어서 오지 않는다고 뭐라

말도 못하고 하니 애가 타는 것은 일본 해상보안청이다.

그 와중에 우리는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였다.

저거가 머라고 하던가 말던가 우리는 밤낮없이 꼬박 항해를 하였기에 밥을 먹어야 했다.

리고 굳이 응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김덕우선장은 이야기 한다.

한 참을 부르던 해상보안청이 할 수 없는지 우리에게 다시 다가 온다.

우리에게 항해등이 있냐고 물어 본다. 이거 큰일 났다..!! 우리의 가장 큰 핸디캡을 물어 본다.

“아~~!! 우리는 항해등이 없어서 날이 밝으면 다시 항해 할려고 이렇게 앵커링을 하여 기다리는것 입니다.“  말은 청산유수다.

다시 물어온다. 휴레쉬는 있는지.. “아~~예!! 강력한 서치라이트하고 개인용 휴레쉬, 하여 모두 4개입니다.”

그리고는 한 참 또 말이 없다.

아마 원칙을 좋아 하는 일본 사람들이 그때 그때 우리의 대답에 따라서 일일이 본부에 질의하여 다시 지시를 받는 것 같다.

밤 8시 30분이면 조류가 서쪽으로 바뀌는데 여기 있지 말고 자기들이 에스코트 할 테니 다른 항구로 가잔다.

김덕우 선장은 “우리는 못가요” 한다. 요트가 견인되어 가다가 배가 엉망이 된 경험이 있어서 절대 않된다고 한다.

그리고 저들이 가자고 하는 항구는 지금 우리가 여기 까지 오기 전인 저 뒤쪽에 있는 항구로 가자는 것이다.

그러면 또 뒤로 간 그 거리를 얼마나 개고생하며 좁혀야 하는데...

그래 저 험난한 조류를 거슬러 올라 갈수 있게 견인을 한다면 또 모를까 어찌 다시 뒤로 간단 말인가..!!

가만 보니 일보해상보안청의 감시센터가 관문해협을 바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저 위 산 아래에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우리가 조류를 거슬러 오르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 쓰고 있는 것을 고스란히 다 보고 있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앵커링을 하자 말자 바로 달려 온것 같다.

이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이 등장하여 관문해협 본부에서 말하는지,

우리에게 무전을 보내 온다. “유메기꼬..!! 유메기꼬..!!”

김덕우선장이 말한다. “유메기꼬..! 카피..!!”

본부에서 다시 말한다. “ 지금 절벽으로 갈 수 업서..?? ”

한국말을 어떻게 배웠는지 높은 방파제를 절벽이라고 하는 것 같다.

“우리 배에 상처가 날까 봐 그곳에 정박 할 수가 없어요.”  “ 그럼 다른 항구로 모까?”

“말을 너무 짧게 하지 마세요”       “갈 수 업스모니까?”

또 쇼가 시작되었다...ㅎㅎㅎㅎ.... 기절 하겠다..!!! ㅋ ㅋ

그렇게 쇼는 한 참을 더 진행되었다.

기다리고 얼래고 달래도 우리가 말을 안 듣자 잠잠 하더니, 어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스르르 돌아간다.

저들이 이리 저리 도저히 안 되니까 슬쩍 철수를 하는 것 같다.

우린 이때다 하고는 얼른 앵커를 걷고 관문해협으로 갔다.

왜냐하면 분명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이 저녁 8시 30분이면 조류가 바뀐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이미 시간은 9시를 넘었다. 항해등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야간 항해를 하면 안되었다.

그래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다시 오기 전에 우리는 관문해협을 통과 하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날 조류가 다시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항로 왼쪽에서 항로를 가로질러 우리는 오른쪽으로 이동 하였다.

항로를 다닐 때는 항상 우측 통행을 하여야 한다.

일본에서 자동차는 좌측통행을 하지만 국제법상 항해하는 모든 선박은 우측통행을 하여야 한다.

느린 우리의 요트에 가느린 4마력의 엔진에 기운을 불어 넣어서 우린 항로를 가로 질러갔다.

이미 조류는 서쪽으로 최고 빠른 7노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항로를 따라가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조류의 속도에 의하여 우리 배는 엄청 빨라지고 있다.

항해중에 아주 좋은 바람을 받아도 달리지 못하였던 8노트까지 속도가 난다.

우린 마치 쾌속선을 탄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좁은 항로에서 우리는 너무나 바빠졌다.

야간 항해에 항로등도 없는데 마주 오는 배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뒤쪽에서 다가 오는 무역선에도 엄청 신경을 써야만 한다.

계속 앞뒤를 주시 하고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주 좁은 항로에 들어 와 있는 우리의 뒤쪽에서

엄청나게 큰 여객선이 우리쪽으로 다가 오고 있다.

우리는 써치라이트와 휴레쉬를 이용하여 그 여객선에 우리의 존재위치를 알렸다.

그 배가 다가오면서 우리를 발견하였다.

그러나 항로가 너무 좁고 꾸불 꾸불하여 서로가 비켜가기가 힘들다.

그러니 저쪽 배에서 우리에게 써치라이트와 함께 큰 소리로 기적을 울린다. 계속 울린다.

런다고 우리가 어찌 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그 큰 배는 여기에 왜 왔냐는 듯이 아주 큰 소리로 기적을 울려 댄다.

근데 앞에서도 큰 배가 마주 오고 있다. 우린 이 쪽도 저 쪽도 아닌 중간에 끼였다.

큰 배가 우리와 너무 가까이 지나가면 그 배가 일으키는 해류에 우리가 빨려가서 그 배와 부디 칠 수가 있는 것이다.

큰 배 두 대가 우리 양쪽을 아주 큰 기적을 울리며 스쳐 지나간다.

뒤쪽에서 오던 배는 매우 화가 났는지 지나치고서도 기적을 울려 댄다.

아주 좁은 곳을 지나 약간 넓은 곳으로 나갔다. 조금은 안심이다.

그래도 위험한 상황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관문해협 주변에는 굉장히 번화하였다. 이쪽에는 놀이 문화도 많이 발달 된 것 같다.

다음에 여유를 가지고 관광을 오면 한번 다시 들러 보고 싶어진다.

우린 그렇게 시모노세키를 향하여 나아갔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 시모노세키에 있는 야마토마치를 찾아 들어갔다.

근 30시간 가까이 항해를 한 것 같다. 너무 피곤하다.

다음 날은 토요일이다.

오늘은 이곳 시모노세키에 있는 세관에 들러서 매매한 배를 가지고 출국한다는 관련 서류 신고를 하고

출입국관리 사무소에 가서 출국신고를 하면 된다.

드디어 집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세관을 찾으니 이곳 현지 사람들도 위치를 잘 알지 못한다.

한국에 있는 윤태근선장에게 김덕우선장이 전화하여 위치를 물었다.

그런데 오늘은 바람방향이 좋지가 않다고 내일 새벽에 출항 할 것을 권한다.

엥..?? 그러면 오늘도 못 간단 말인가..?? 여기는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약간 심장이 상한다. 어떻게 하던지 빨리 집에 가야 하는데...

김덕우선장이 나에게 정히 바쁘면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페리를 타고 귀향하란다.

그런데 그것은 안 될 말이다. 절대 포기 못한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이제 대한해협만 남겨 두었는데 페리를 타고 귀향한단 말인가..!!

난 절대 포기 하지 않는다고 김덕우선장에게 힘주어 말한다.

아~~!! 내일 출발 하면 월요일에는 도착하겠지...??!!!   제~발..!!

 

 

 

우리는 시모노세키 세관에 들러서 요트 매매와 출국에 관한 서류를 마무리 짓고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찾아갔다.

국제여객선 터미널에 갔는데, 글쎄 아까 업무를 본 세관건물 3층에 있단다.

다시 우리는 세관건물을 찾아갔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당직만 나와 있단다.

3층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니 여직원 혼자서 점심을 먹을려고 준비하다가 우리를 맞는 것 같다.

언제 출발 할꺼냐고 묻는다. 우리는 다음날 새벽 2시에 출발 한다고 하였다.

새벽에 출발하여 당신들이 확인을 하지 못하니 지금 출국 확인을 해 달라는 것이다.

그 여직원은 지금 출국 확인을 하고 난 뒤에는 뭘 할꺼냐고 묻는다.

당연히 배에서 아무데도 가지 않고 식량과 연료를 챙기고 잠을 잘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사실 여권에 출국 스템프를 찍고 나면 이제 우리는 일본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상태에서 만약 사고라도 난다면 여기 사람들이 곤란해 질것이다. 아마 그것을 염려 하는 것 같았다.

우린 걱정 하는 여직원을 안심시키기 위하여 배로 바로 간다고 하였다.

그렇게 확인을 하고 건물을 나와 한참 가고 있는데 아까 그 여직원이 스커트를 입은 차림으로 헐래벌떡 뛰어 온다.  “조또마떼....!!!”

응..?? 또 친절을..?? 점심이라도 먹고 가라는 건가..??

자기를 따라 잠깐 다시 사무실로 가자고 한다. 약 5분 정도만 시간을 내면 된단다.

그렇게 우리는 그 여직원을 따라서 다시 세관건물로 갔다.

그런데 아까의 3층이 아니고 5층으로 간다. 그곳은 해상보안청 사무실이다...!!!

그곳에 우리를 인계하고는 그 여직원은 “사요나라” 한다.

그 곳에서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해상보안청 직원이 혼자 있다.

그 직원이 우리의 여권을 보자고 한다.

그리고 몇 가지의 서류를 확인 하고는 우리의 출국시간에 대하여 따지기 시작한다.

분명 우리는 다음날 새벽 2시에 출국한다고 신고를 하였다. 그것은 야간 항해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직원이 여러 가지 조사를 하더니 뭔 서류를 하나 꺼낸다.

응..!! 이것은 어제 관문해협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실랑이 하였던 내용들이 조서 형식으로 꾸며져 있는 서류가 아닌가..?

그러면서 항해등이 없이 야간 항해를 하면 법에 저촉이 되기 때문에 손에 수갑을 채운다는 신늉을 하며 설명을 한다.

우리는 마치 겁을 주기 위한 제스추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그 직원은 계속 일본 요트의 항해 규정집을 꼼꼼히 들여 다 보고 있다. 또 뭔 꼬투리를 찾을려고 이러나..??

그런데 그 직원이 어딘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서 우리에게 오더니 “다이조부” 한다.

그 직원이 들여 다 보던 일본의 요트 운항 규정집을 우리도 자세히 보니 요트는 항해등이 없으면

 손전등으로 대신 할 수가 있다고 명시가 되어 있다...!!! ㅎㅎㅎ...!!! 이럴수가..!!! ㅋㅋㅋ..

너무 기분이 좋다. 아~~!! 그래서 어제 순시선이 아무말 못하고 그냥 철수를 하였는가...??

이 직원 그러면서 우리의 항해계획에 대하여 묻는다.

항해 중간에 이끼섬이나 쓰시마에 들렀다 갈 것이냐..? 해도는 있느냐..?? GPS는 있느냐..?? 경험은 있는냐..??

항로를 어떻게 설정하여서 갈 것이냐..?? 등등 우리는 묻는 질문에 다~~ 말하여 주었다..!

역시 김덕우선장의 경험이 이런데서 발휘하는 순간이다.

그리고서 우리는 그 세관건물을 보란듯이 빠져 나왔다.

 

 

 

우린 일본 출입국 관리사무소 여직원이 우려한 데로 시내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시모노세키역 옆에 있는 식당에서 우동을 먹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는데 이곳이 번화가다. 그래서 구경을 다녔다. 백화점 지하에서는 장을 봤다.

 맛있는 음식과 사케도 많이 샀다. 우리가 이러고 돌아다니는 것을 출입국직원이 봤다면 기겁을 할 것이다.

그리고는 배가 정박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가까운 동내 목욕탕에 가서 시원하게 목욕을 하였다.

자..~~!!! 이제 내일이면 집으로 출발이다.. 우리는 기분이 업되어 2리터짜리 사케 한 병을 둘이서 다 먹고 잠을 잤다.

다음날 우리는 2시에 일어나지 못하였다.

잠에서 깨어 보니 이미 4시가 다 되었다.

어제 사케를 마신 이유도 있지만 오래 동안 이 요트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제는 집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늑하다.

요트에 완전히 적응이 된 것 같다.

김덕우선장이 그렇게 애지중지 하며 선실내에 물이라도 한 방울 떨어지면 깨끗이 훔쳐 닦는 모습이 이제는 이해가 된다.

오래동안 요트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곳이 나의 생활공간이고 집인 것이다.

추위를 떨쳐내고 아침식사를 얼른 준비하였다. 식사를 마치고는 먼 항해를 위하여 계류줄을 풀었다.

시모노세키여 안녕..!!

일본 내해를 나와서 본격적인 대한해협에 들어서려는데 이거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일본 내해에서는 보지 못한 큰 파도가 밀려온다.

바람과 파도에 이끌리며 나아가는데 엔진의 스크루가 파도치는 내내 물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한다.

엔진이 숏바디라서 외해에서는 제 역할을 도저히 하지를 못한다.

김덕우선장이 메인세일과 짚세일을 펼치며 그 거지 같은 엔진은 꺼 버리라고 한다.

세일링에서 바람만 좋으면 엔진 보다 오히려 속도가 더 난다.

그래 이 정도로 만 달린다면야...

그런데 바람이 우리 편이 되었다 적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태킹을 한다.

한 참을 돌아서 가다 다시 한 참을 또 돌아서 그렇게 항해를 이어간다.

 

 

그런데 가도 가도 일본 섬이 보인다. 제발 일본이 보이지 않아야 우리가 한국과 더 가깝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도 저 놈의 일본이 안보여야 하는데...

그리고 대마도도 보여야 하는데 항로가 대마도를 많이 비켜나서 인지 도무지 대마도가 보이질 않는다.

대신에 항로에 배가 많이 다니질 않아서 바쁘지는 않다.

그리고 대한해협을 건널때 사용하기 위하여 김덕우선장이 미리 준비하여간 밧데리와 오토파일럿을

이용하여 항해를 하니 훨씬 편하게 항해를 하는 것 같다. 이렇게 편할 수가...!!!

오토파일럿은 GPS의 항로를 잡은 곳을 향하여 셋팅을 시키면 그곳을 향하여 배의 방향을 잡는 키를

자동으로 잡아주는 장치이다.

이것이 있으면 사람이 일일이 키 핸들을 잡고서 항해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가고 또 달렸다.

밤 12시가 넘어가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 한다.

우리가 세관건물에서 기상을 확인 하였을때 대마도 근처에서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는데 딱 들어 맞는다.

우리는 비를 맞으면서 교대로 계속 항해를 하였다.

참..!! 이 배에는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용변을 보기 위하여서는 독특한 방법이 동원된다.

김덕우선장이 요트를 타고 처음으로 바다에 나갔을 때 나에게 시범을 보여 주었다.

우선 몸에 줄을 묶어서 앞에 있는 윈치에 줄을 걸치고 그 끝을 내가 가지고 배의 제일 끝에 앉으면

엉덩이가 배 밖으로 딱 나갈 때 쯤에 줄의 길이를 맞추어서 몸에 다시 묶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시범을 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는 그렇게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런데 물 속에 빠지면 죽음이다.

두 사람 중에 한명이 빠지는걸 보면 구조할 수 있지만 쉬는 시간에 선실에서 보지 못하면 깜깜한 밤에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그래서 절대 물에 빠지면 안된다.

새벽이 오자 너무 추웠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피할 공간은 없었다.

교대로 항해를 하면서 선내에 들어가면 버너를 피워 추위를 이겨야 한다.

배가 고파서 감자를 삶았다.

배가 바람에 출렁이니 버너와 코펠이 이리저리 뒹굴기 때문에 코펠을 손에 잡고서 조리를 하여야 한다.

감자가 다 삶겨 질 때까지 손에 들고서 삶는다.

뭐라도 먹어야 한다. 컵라면도 먹고 커피도 먹고 과자도 먹고 과일도 먹어야 한다.

배가 항해하는 도중에라도 식사는 해결하면서 항해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제 새벽이 다가 온다. 서서히 어둠이 거치고 날이 밝아 오는데, 어찌 됐는지 보여야 할 부산 앞 바다가 보이질 않는다.

아직도 많이 멀었는가...?? 비가 오니 구름이 잔득 끼여서 한국 땅이 당최 보이질 않는다.

한 참을 더 가니 가끔 멀리 나와서 어로 작업을 하는 한국 어선들이 보이기 시작 한다.

드디어 한국에 다 와 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바람은 우리가 나아가려는 북서쪽에서 마주 불어오고, 참 어려운 상황이다.

엔진의 힘과 적당한 바람의 방향을 맞춰가며 우리는 항해하였다.

아..!!! 이제 저 멀리 부산 태종대가 보인다. 그 우측에 우리가 가고자 하는 수영만 요트장이 있다.

 시모노세키에 있을 때 우리 집사람에게 월요일 아침 10시쯤에 부산 도착 예정이라 하였다.

그래서 집사람에게 10시쯤에 포항에서 부산으로 마중 나오라고 하였는데 예상한 생각보다 많이 늦었다.

이거 오래 기다릴텐데...

바로 눈앞에는 보이지만 배의 속도가 워낙 늦어서 바로 앞도 2시간이 넘는다.

그렇게 우리는 시모노세키를 출발한지 30여 시간만에 부산 수영만요트장에 도착 하였다.

시간을 보니 낮 12시 쯤 되었다.

수영요트장에는 세관이 출장 나와 있는데 우리가 입항할 것이라는 것을 윤태근선장이 미리 신고를 하여 두었다.

그래서 그 곳 세관에서는 우리가 입항하기 만을 세관직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배가 요트계류장에 들어서서 폰튠에 계류줄을 묶는데 세관직원들이 우리에게 바로 다가 온다.

손은 얼었고 온 몸은 비에 졌었다.

세관직원을 따라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는 따뜻한 난로가 있었다. 아..~~!! 이곳이 한국이다.

우리를 마중 나왔던 윤태근선장이 앞을 지나간다. 그래서 내가 불렀다. 선장님..!!!

“누구세요..???”  엥..??  "접니다..!!  저요.. 임우철입니다...!!"

“예~~?!! 사람이 갈 때 하고 와 이래 달라졌능교..!! ”

나는 아직 거울을 보질 못하였다. 나의 모습이 그렇게 달라졌는가...??

그래서 사무실 옆에 있는 거울을 봤다.

ㅎㅎ.. 사실 내가 봐도 가관이다. 피로에 입술은 터지고 코밑은 헐고 수염은 잔득 자라고 살은 속 빠졌다.

윤태근선장은 나를 출국때 한번 보고 지금 다시 보니 못 알아 볼 만도 하다.

세관신고를 간단히 하고 나오니 우리 집사람이 우산을 받쳐들고 서 있다.

집사람이 저렇게 작은 배로 일본에서 부산까지 온다고 하였으면 보내지도 않았는데

정말 저런 배로 여기까지 왔냐고 한다.

마누라는 아주 큰 배를 타고 오는 줄로 알았단다.

나도 처음에는 몰랐기 때문에 얼마만한 배인지를 얘기 하지 못하였다.

윤태근선장과 김덕우선장이 나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입국 신고는 부산 중앙동 국제여객선터미널 옆에 있는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가서 하여야 한단다.

우리는 그곳에서 다시 볼 것을 약속 하면서 김덕우선장과 작별 인사를 하였다.

나와 집사람은 함께 차를 타고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이동하였다.

차에 타고서는 우리 집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던지....

그렇게 1월 31일 부산 국제여객선 터미널에서 일본 오사카로 출발하여, 다시 부산에 도착 한 날짜가 2월 13일 이다.

이번 항해로 인하여 나는 세계일주의 의지가 더욱 확실하여 졌다.

어떤 장비가 필요하고 또 어떤 요트가 필요한지를 알았다.

그리고 항해를 위한 계획과 준비들도 이제는 나 혼자 스스로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이번 항해를 같이 하면서 많은 지식과 도움을 준 김덕우선장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낀다. 

도전..!!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단어다.

어떤 일이든지 시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정말 바보같다.

도전하여 행여 실패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실패가 나에게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근데 마누라에게는 뭐라 말하지....??!! ㅋ

 

이제 엉망이 되어 있을 사무실로 가보자...!!

 

가져온 곳 : 
카페 >윤태근 요트 항해학교/세계일주/한국연안뱃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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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우철|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