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이야기

고베에서 부산 수영만요트장까지...2

구름위 2013. 12. 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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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괜히 어쭙찮은 이야기로 카페 물 베리는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고생한 이야기 2 입니다.

 

 

우리는 항해 둘째날 낮선 섬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출항 준비를 하였다.

어제 오전과 같이 출발은 상큼하게 하였다. 섬의 뒤쪽이라서 그런지 바람이 그다지 많이 불지는 않았다.

엔진을 이용하여 방파제를 빠져나와서 섬을 우측에 두고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졌을 때 매인세일과 짚세일을 올리고 항해를 하였다.

 아주 기분 좋은 항해가 되었다.

김덕우선장이 GPS에 나와 있는 데로만 항해를 하라면 나에게 키와 GPS를 건넨다.

GPS는 해도를 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서 가고자 하는 곳의 좌표를 입력하면 우리를 그곳으로 바로 안내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항해에 있어서 해도와 GPS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그렇게 섬을 우측에 두고 계속 항해하던 우리는 섬의 끝단을 돌아 섰을때 섬이 이때까지 막아 주어서 몰랐던 바람의 엄청난 힘을 느껴야만 하였다.

섬의 끝단을 돌아서니 갑자기 큰 파도와 바람에 우리는 가고자 하는 곳으로 항해가 거의 불가능하였다.

우리가 가는 곳이 항로 인지라 뒷쪽에서는 엄청나게 큰 무역선들이 우리 옆을 지나쳐가고 있었다.

그 배들은 우리가 바람과 파도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보고는 우리를 비켜가기 위하여 저만치 돌아서 간다.

이러다가는 위험해 질수도 있겠다는 김덕우선장의 판단에 일단 피항을 하자 결론을 내리고 섬의 우측을 돌아서 안쪽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거 엔진이 또 말썽이다. 조금만한 엔진에 너무 큰 부담을 주었는지 험악한 날씨에 지쳐버렸는지 앞으로 나아 가야 하는데 엔진이 또 꺼져 버린다. 이거 낭폐다.

세일은 강한 바람 때문에 이미 접었고 엔진이 없으면 이리저리 바다를 떠 돌아다닐 수 밖에 없는데, 그리고 지나다니는 엄청 큰 배들이 항로에 계속 다니는데 이를 어쩨....

몇 번의 시동라인 땡김에 다행이 다시 엔진에 약한 힘이 붙었다. 그리고 매인세일만 펼쳐서 엔진과 함께 파도를 뒤집어 써가며 세일링을 하여 섬의 안쪽으로 다가갔다.

속도는 3노트. 눈에 보인는 방파제는 바로 앞이지만 그곳까지 가는 시간은 엄청나게 오래걸린다.

우리 마음과는 달리 요트는 그렇게 바쁘지가 않았다.

그렇게 찾아간 항구에는 저 멀리서 부터 한참을 달려오는 우리 요트를 바라보고서 부부인듯한 일본인 2명이 바람과 파도에 지친 우리의 계류줄을 잡아주었다.

아마 이 섬에는 이런 요트가 첨인양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일본특유의 모습이 우리 눈에 빚쳐졌다. 사람들은 있으나 나와 보지는 않고 다만 저 사람들이 무엇을 하나 하고 몰래 숨어서 두고 보자하고 관찰하는 느낌.....

그런데 계류줄을 잡아주던 두분은 우리의 어눌한 일본 말과 영어에 그냥 몇 마디의 자신들의 말을 건네며 저 멀리 사라져 버린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여야 하는데....

일단 이곳에 피항을 하여 파도에 졌었던 옷과 장갑들을 말리며 젼력을 다시 가다듬어 본다.

도데체 이곳이 어딘가..???

저 옆에는 여객선이 들고 나가는 항구가 있고 터미널이 있다.

일본해상보안청의 배도 있고.... 옆에는 낚시방도 있다.

일단 화장실과 물을 구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로 가보기로 하였다.

그 곳에는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또 물도 구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터미널 옆에 세워져 있는 입간판에 쇼도시마라는 간판과 관광안내 지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여기 이 섬의 이름이 쇼도시마...!!   어제도 이 섬의 뒤쪽에 정박을 하였는데...

안내지도를 자세히 보니 일본 국립공원 1호로 지정된 곳이라 한다.

응..?? 자세히 보니 섬의 중앙에는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으며 멋진 즐경들이 있다고 하지 않나...??

이곳 섬이 그리 작은 섬이 아니라 꾀 큰 섬인것 같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할 마음이 급하여 일본 제 1호 국립공원을 둘러보질 못하였다.

우린 이 섬에 계속 정박하고 있으면서 바로 앞에 보이는 낚시방에 가 보았다. 혹시 고기가 잡히면 낚시대를 하나 구입하여 낚시를 할 요량이였다.

기대하였던 오징어 낚시는 시기가 아직 멀어서 안된다고 하였다. 물의 수온이 너무 차서 고기가 잘 잡히질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 낚시하면 알아주는 임조사 아닌가.

저렴한 릴과 루어대 그리고 몇 가지의 소품과 미끼를 샀다. 그리고 파도에 물을 뒤집어 써도 꺼떡없을 장화도 하나 샀다.

그리고서는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간 나의 낚시 용품들과 조합하여 낚시를 시도 하였는데 역시 낚시방 주인의 판단이 맞는것 같다.

 참 낚시방 주인에게 우리는 요트를 타고 고베에서 시모노세키로 하여 한국까지 간다고 하니 엄청 놀란다.

저렇게 작은배로..???

그러면서 전화기 밧데리충전과 무한 물 사용의 엄청난 친절을 우리에게 배푼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다음날도 일기가 좋아 지길 기다렸지만 계속 나쁜 날씨에 그곳에서 하루를 더 보내었다.

빨리 한국으로 가야 하는데 나의 마음은 정말 미칠것 같다.

일본에 있는 동안 전화기 밧데리 충전이 원활하지 않아서 잠깐 전원을 켰다가 문자 확인을 하고 다시 꺼고 하는데,

마침 전화가 왔어 받았는데 업무적으로 나에게 너무 힘든 통화를 하였다.  계약을 해지하고.....!!!  아~~~이거 머..!!

스트레스는 이빠이고 그렇다고 내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것도 아니고.... 암틈 힘든 통화를 하였다.

아~~!! 내일은 날씨가 좋아져서 출항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전히 바람은 많이 부는데 오후가 되니 조금 좋아 지는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우겨서 이제는 출항을 하자고 하였다.

김덕우선장도 나의 사정이 딱한것 같은지 가자고 동의를 하였다.

그렇게 우리는 그 곳을 늦은 시간에 출항을 하였다. 그 섬을 오른쪽에 두고서 다시 한참을 나아갔다. 오늘은 야간 항해를 해야만 한다.

출항 시간 자체가 너무 늦었기에...

한참을 달리니 이미 해는 지고 어스럼한 달빛이 밝아 온다.

이제 본격적인 항로로 들어서서 항해를 하는데 우리 배에는 항로등이 없다. 항로등이 없다는 것은 다른 배들이 우리를 못 본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 요트는 속도가 엔진의 힘을 더 한다고 하여도 3~4노트를 넘지를 못하였다. 다른 배들의 입장에서는 거의 서 있는 거나 마찮가지인 셈이다.

더욱이 큰 무역선들은 우리와 부딨친다 하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데 그 위험성이 더욱 많다. 충돌 사실을 알면 구조라도 할텐데 모르면 그냥 지나쳐 버린다는 것이다.

아~~!!! 정말 끔찍한 일이다.

그래서 경험 많은 김덕우선장은 강력한 써치라이트를 준비하여 왔다.

그리고 우리들이 지니고 있는 손전등을 활용하여 뒤쪽에서 다가오는 배들에게 최대한 우리를 알려야 하는 것이다.

마주 오는 배는 조금 양호한데 뒤에서 오는 배가 정말 위험한 것이다.

야간에는 모든 배들이 항해등을 켜고 운항 하여야 하는데 우리 요트는 워낙 작아서 항해등 자체가 있지를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한 참 나아가는데 날씨는 우리편이 아니었다.

바람은 마주 불어 오고 파도도 자꾸 높아만 갔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에서 머물고 있었다. 급기야 엔진의 시동도 꺼져 버린다. 이런 제길....!!

다시 몇 번의 시동 라인을 땡김으로 간신히 시동을 걸고 앞으로 갈려고 하지만 역시 갈 수가 없었다. GPS를 보니 한 시간째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엇다.

속도는 0.5노트에서 오히려 후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엔진의 시동이 꺼지고 만다. 우쉬...!!

이럴 어쩨..!! 김덕우 선장은 할 수 없이 다시 후퇴를 선언한다. 우리가 출발한 곳으로는 아니지만 가까운 곳으로 회항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이놈의 쇼도시마에 다시 머물러야 하였다. 도데체 이 쇼도시마가 우리를 놓아 주지를 않고 있는 것이다.

달밤에 조용히 작은 포구를 향해 들어갔다. 행여 요트가 상할까 염려하여 수심을 체크하기 위해 후레쉬로 밤 바다를 비춰가며 그렇게 쇼도시마에 우리의 배를 다시 결박 시켜놓았다.

오늘은 토요일. 일본 사람들도 방파제에서 우리내와 똑같이 밤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같을 수가 있는지...

그리고 내일은 제발 기상이 좋아지기 만을 간절히 바래본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우리는 다시 출항 준비를 서둘렀다. 어제보다는 기상이 훨씬 좋아 보였다.

그래, 이제는 가는 거야.! 이 쇼도시마를 벗어 나는거야..!

우리는 그렇게 항해를 다시 이어갔다.

몇 일만에 좋은 날씨를 만났다. 바람도 없고 그래서 바다도 조용하고... 그런데 문제는 바람으로 나아가야 할 요트의 속도가 전혀 나질 않는 것이다.

엔진의 힘으로 달리고는 있지만 4마력의 힘과 그것에 더 하여 문제가 있는 엔진이기에 요트에는 큰 힘을 보태질 못하는 것이다.

엔진의 스토로그를 올리면 오히려 시동이 꺼져 버리고, 알피엠을 작게 하여야만 그때서는 가고...

또 올리면 스스르 시동이 꺼질려 하고 아무리 만지고 얼래고 달래도 이놈의 엔진은 높은 알피엠으로는 올릴 수가 없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는 우리의 속도는 2.5~3노트다. 아~~!! 이런 속도로 언제 집에 가지..??

그래도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때 거리를 줄이지 않으면 또 언제 날씨가 나빠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제일 길다는 세토대교를 지나고 넓은 내해를 지나서 그날 밤 늦은 시간에 우리는 오미시마 옆에 있는 작은 섬의 항구로 들어갔다.

밤 늦은 시간 배를 정박하고는 하루 종일 밤낮없이 엔진과 시름한 우리는 너무 피곤하여 바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아침에는 항상 내가 먼저 일어나는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부지런 하지도 않은데 자다가 눈만 뜨면 시계를 보고 아침이면 가자고 보체었다.

이제 집을 떠나 온지가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이곳에서 머물고 있으니 집으로 향한 나의 마음은 그렇게 깊은 수면을 취할 만큼의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잠에서 깨어 정박되어 있는 요트에서 저 멀리 우리가 가야할 좁은 수로를 망원경으로 보니 바닷물이 꼬랑같이 콸콸콸 흘러 우리 쪽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이곳은 섬들로 이루어진 좁은 곳이라 조류가 반대로 돌아섰을때 가야만이 우리는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아이구..!! 날씨가 좋으니 이제는 조류 때문에 못 간단 말인가..??

그래도 억지를 부렸다. 조류가 돌아선것 같다고....ㅋㅋ

그렇게 우리는 또 출발을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좁은 수로에 들어서니 좀 전에 망원경으로 보았을때 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여전히 조류는 우리쪽으로 거칠게 다가오고 있었다.

힘 없는 엔진에 의지한 체 우리는 거친 조류를 향해 나아갔다. 속도는 0.5노트..!!

그래도 후진은 아니니 계속 버텄다. 엔진이 꺼지지만 않는다면야 이 좁은 수로만 지나면 저 너머는 괜찮아 진다는 희망으로 계속 버터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큰 무역선이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기적을 크게 울리고는 우리 옆을 지나쳐 간다.

간신히 좁은 수로를 빠져나온 우리는 넓은 내해로 갈려고 하는데 작은 어선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어라..?? 고기를 잡고 있는 것이다. 김덕우선장이 우리도 낚시를 하여 고기를 잡아보자고 하였다. 그래..!! 내가 이래뵈도 낚시 경력이 몇 갠데...!!

우리도 배를 적당한 곳에 멈추어서 낚시를 하였다. 첫 케스팅에 쏨벵이가 올라온다. 이거 괴기가 엄청 많은가 보다.

그런데 그리고는 더 이상 잡히질 않는다. 나는 바쁜 마음에 그냥 가자고 하였다.

그리고는 잡은 쏨뱅이 한 마리를 회를 떴다.

평소 같으면 버렸을 괴기 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잡은 고기이기에 독가시를 제거하고 회를 떴다. 양쪽으로 딱 두 점이 나온다. 그리고 초장에 소주 한 잔을 더 하였다.

정말 기가막힌 맛이다.

우리는 그렇게 계속 항해를 이어갔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나 좋았다. 그진 뒷 바람을 계속 받고서 항해를 하였다.

저녁에는 비가 내린다.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계속 뒤 바람을 받고서 달린다.

뒤에서 달려오는 큰 무역선들을 주시하면서 비를 맞으며 항해를 한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새벽이 다가 오니 너무나 피곤하다.

비에 졌은 온 몸은 그야 말로 파김치가 다 되었다.

김덕우선장이 어디 적당한 포구가 있으면 쉬었다 가자고 한다.

그래 이제는 나의 몸도 너무 피곤하다. 바람은 좋으나 피곤한 몸은 조금 쉬고서 너무 무리하지 않은 항해를 하자고 서로가 주고 받는다.

그 와중에 김덕우선장이 이렇게 좋은 바람이 다음에는 그리울 수도 있습니다. 한다.

그 말이 뭔 말인지는 나는 아직 모른다. 다만 조금 쉬었다가 아침에 출항을 하면 될 것만 같았다.

김덕우선장은 해도를 확인하여 포구를 정하였다. GPS에 좌표를 입력하고서는 비에 졌은 항구를 찾아 나아갔다.

요트는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한 높낮이가 심한 곳에서는 함부로 배를 정박하지 못한다.

왜냐 하면 요트의 킬 때문에 일반 배와는 달리 수심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조일 때는 괜찮은 곳이 간조 때는 배가 뭍 위에 더러 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모르는 항구를 찾아 갈 때는 신중에 또 신중을 다 하여 배를 정박하여야 한다고 김덕우선장은 나에게 일러준다.

몇 개의 방파제 중에 우리는 바람을 많이 받고 꼴랑거리지만 배가 안전해 보이는 바지선에 요트를 결박하였다.

그리고는 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계속....

가져온 곳 : 
카페 >윤태근 요트 항해학교/세계일주/한국연안뱃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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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우철|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