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세계사/중국 이야기

중국의 표국(鏢局)

구름위 2013. 9. 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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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국은 처음에는 표행(行)이라고 불렀는데, "다른 사람의 돈과 재물을 받아서, 그들이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오래된 업종이다. 뛰어난 무공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재물이나 사람의 안전을 보호해준 곳이다. 청나라 사람인 오치창(吳熾昌)이 쓴 <<객창한화난녀(客窓閑話難女)>>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나의 외삼촌 김씨는 바다를 오가며 사업을 하는데, 스스로 서양배를 다섯 척 두고서 동서양무역을 한다. 모든 배에는 반드시 표객(標客)을 두어 도적을 방비한다" <<청패류초기용류홍준여삼등갈두>>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당시 거상이 외국에 물건을 팔 때, 해적으로 고통을 받아, 홍호표(洪護)를 채용했다"

 

표국에서 맡는 업무는 아주 많았다. 개인의 재물을 맡아서 보관운송하는 외에, 집이나 건물을 보호해주기도 했다. 상점, 전장, 은행등을 보호해주었다. 당시 북양정부대신인 이홍장의 저택은 당시 중국십대표국중의 하나인 회우표국(會友局)에서 사람을 보내어 지켜주었다고 한다.

 

영화드라마나 무협소설에서 우리는 표국의 각종 모습을 볼 수 있다. 표국은 신비한 면사를 쓰고 무궁한 현기가 숨어있는 것같이 보인다.

 

진실한 보표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거나 재미있지 않았다. 각종 규정과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생존의 도가 있었다. 그리고 위험하고도 힘들었다. 고욱(古彧)선생은 표국오백년역사를 살펴본 후 결론적으로, "관청은 든든한 배경이 필요하고, 녹림은 든든한 관계가 필요하며, 자신은 든든한 무공이 필요하다"는 성공학을 이끌어냈다. 중국역사상 오백년이나 생명을 유지한 표국은 도대체 어떤 금기가 있었을까?

 

표국의 규정은 아주 많았다. 

 

수로삼규(水路三規, 물길로 가는 경우의 세 가지 규정): 낮에 자고 밤에는 깨어있어라(晝寢夜醒), 사람은 배를 떠나서는 안된다(人不離船), 부녀자를 피하라(避諱婦人)

 

육로삼불주(陸路三不住: 육로로 가는 경우 세군데는 머물지 말라): 새로 연 여관에는 투숙하지 않는다. 주인이 바뀐 여관에는 투숙하지 않는다. 창녀가 있는 여관에는 투숙하지 않는다. 

 

표국에서 운송하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하나는 위무표(威武)이고, 둘은 인의표(仁義)이고, 셋은 투표(偸)이다. '위무표'는 짐에 길다란 깃발을 꼽고, 깃발에는 표사(師)의 이름을 적는다. 깃발은 움직이는 것이다 위에는 도르레를 설치한다. 운송방식은 깃발을 머리 위로 끄집어내는데, 랍관정기(拉貫頂旗)라고 한다. 징소리를 '꽝 꽝' 내면서 표수들은 소리높여 외치거나 표국의 강호이름을 외친다. 이를 량표위(亮威)라고 한다. '인의표'는 반기(半旗)를 걸고, 십삼태보장추라(十三太保長鎚), 오성라(五星) 혹은 칠성라(七星)를 두드린다. 만일 어떤 길목은 아주 무서워서, 이들을 지나가지 못하게 하고. 또 싸워서 이길 수도 없다면, 할 수 없이 조용히 아무 소리를 내지 않고, 말에서 방울을 떼고, 마차에도 기름칠을 하고, 깃발도 내리고 몰래 지나가는데 이는 '투표'라고 한다.

 

남북을 오가는 표차(車)는 창주(滄州)에 도착하면 모두 표기를 반을 끌어내리고, 조용히 지나가며, 표국의 이름을 외치지 않는다. 청나라말기에 "표국은 창주에서는 소리내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남북표국업계가 모두 지키는 규정이 되었다.

 

그렇다면, 왜 오직 창주에서만 표국은 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는가? <<무술회종>>에 따르면, "실은 창주일대는 표사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고수들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경항대운하는 창주지역을 지나가고, 경제(京濟, 북경-제남), 경대(京大)의 주요도로가 모두 이 곳을 지나간다. 창주, 백두, 막주, 하간, 헌현은 모두 남북 수륙교통의 요충이며, 북경, 천진, 하북, 산동, 하남의 상품유통시 반드시 지나는 길이면서, 상품집산지이다. 또한 관청이나 거부의 표물운송이 지나는 중요도로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창주의 표행, 여관, 포장운송등 업종이 모두 성행했다. 각 업체가 서로 다투다보니, 반드시 높은 무공을 지녀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당시 하북창주는 무술의 고장이었고, 각지 표국은 창주무술계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창주에 들어오면 소리를 내지 않았다. 만일 창주에서 소리를 친다면 그것을 스스로 강하다는 것을 자랑하고자 하는 것으로 취급받았다.

 

표물운송은 아주 힘든 일이다. 밤낮으로 가야할 뿐아니라, 풍찬노숙도 해야 하고, 각양각색의 위험을 겪었다. 그리하여, 표사들은 제자들을 데리고 다닐 때, 제자들에게 "삼회일불(三會一不)"의 기능을 가리켰고, 점차 업계의 규칙이 되었다.

 

첫째는 솥을 걸 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화물운송시 산과 언덕을 넘어야 하는데, 마을이나 점포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배를 곯지 않으려면 자립갱생능력이 있어야 하므로, 솥을 걸어 밥과 요리를 할 줄 알아야 배를 곯지 않는다.

 

둘째는 신발수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신발은 표사들이 다닐 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걷는데 보내므로 발에 딱 들어맞는 신발이 아니면 아주 괴롭다. 비록 예비신발을 준비하거나 도중에 신발을 산다고 하더라도, 새신발이 반드시 발에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므로 표사들은 모두 신발을 수선할 줄 안다. 그래야 길가는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셋째는 이발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표물운송시 한번 떠나면 몇 달이다. 그리고 악랄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할 수도 있다. 바람먼지를 맞으면서 아주 낭패한 얼굴로 지나가서는 안된다. 마을을 지나갈 때는 중국과 같이 예의를 중시하는 곳에서는 지방실력자를 찾아뵈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깨끗하지 않은 모습으로 찾아갈 수는 없다. 이때 표사가 이발을 할 줄 알아서 스스로를 단정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체면이 상하지 않을 뿐아니라, 표국의 실력을 드러내는 것도 된다.

 

세가지를 할 줄 알아야 할 뿐아니라, 한가지는 해서는 안된다. 이 해서는 안되는 한가지는 바로 '세면'이다. 표물운송과정에서 '세면'은 바로 '집에 도착했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표사들의 은어로는 '세면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말은 물건이 도착했다는 뜻이다.

 

그 원인을 따지면 세면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은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다. 극한탐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야외에서 한겨울에 찬바람이 불 때, 봄가을에 바람과 모래가 얼굴에 들이칠 때, 여름에 햇볕이 따가울 때, 얼굴을 깨끗이 씻고 나선다면 쉽게 얼굴의 피부가 상할 수 있고, 칼로 베는 것처럼 아프다.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 모든 업종은 자신들만의 생존의 길과 업계의 규칙이 있다. 표국업종은 강호문화색채가 강하고, 이것으로 인하여 그들의 업계규칙은 특수한 점이 있다.

 

중국고대에 역참(驛站)은 유일한 우편운송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역참은 조정을 위하여 물건이나 서신을 주고받기 위하여 만든 것이었다. 민간으 상업거래에는 안전보장시스템이 없었다. 그리하여 명말청초에 필요에 따라 차례로 표국이 나타난다. 표국은 표행이라고도 한다.

 

표국의 표()는 표(標)이다. 명나라때의 <<금병매>> 제55회를 보면 서문경이 "집안에 두 개의 비단점포를 차렸는데, 이제 다시 표행(標行)을 차린다"는 말이 나온다. 이로써 볼 때, 명나라때의 표행(行)"표행(標行)이라고 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나라말기가 되면서 '표호(票號, 전장)'가 나타나면서 '금(金)'자방을 붙여서 구분한 것이다. "표()자의 앞에 있는 금(金)자는 십팔반무기를 가리킨다. 뒷쪽의 표(票)는 '표호'의 은냥을 가리킨다. 소위 "표()"라는 것은 무력으로 돈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다. 표국은 바로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므로, 현재로 말하면 '보안회사'에 해당한다.

 

표국을 하려면 세 가지가 든든해야 한다. 첫째는 관청에 든든한 배경이 있어야 하고, 둘째는 녹림에 든든한 관계가 있어야 하고, 셋째는 사람이 든든한 무공이 있어야 한다. 셋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된다. 표국의 조직은 표국주인, 총표두, 보표업무에 종사하는 표두와 표사, 대장궤(大掌櫃), 잡무를 관리하는 화계와 잡역으로 나뉜다.

 

표국주인은 아는 사람이 많고 관계가 좋아야 한다. 돈도 있고, 세력도 있어야 하며, 깃발을 들고 나서면 흑도인물이나 녹림인물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어야 한다. 만일 일이 발생해도 관청을 동원할 수 있어야 하고, 배상할 돈이 있어야 한다.

 

대장궤는 마음씀씀이가 섬세하고 계산이 빨라야 한다. 물건을 제대로 봐야 하고, 가격이 터무니없지 않아야 한다. 아래와 위, 안과 바깥으로 잘 처리해야 하고, 돈을 써야 할 때 낭비해서는 안된다.

 

총표두는 통상적으로 유명한 강호인물이 맡는다. 솜씨가 뛰어난 무술가가 아니면, 은퇴한 명포(名捕)와 같은 사람이다.

 

표국의 거래는 "출표(出)" 혹은 "주표(走)"라고 부른다. 거리가 가까운지 먼지, 화물이 비싼지 아닌지에 따른 "표리(利)"에 따라, 상의한 후 "표단(單)"을 작성한다. 표단에는 운송출발지점, 상호, 화물명칭, 수량, 표리의 다과등을 적게 된다. 쌍방이 도장을 찍는다. 도착지점, 상호까지 호송한 다음에 표리를 얻는다. 주표는 통상 총표두 혹은 경험이 많은 표두가 무공이 뛰어난 표사를 몇몇 데리고 손발이 재빠른 화계와 함게 간다. 은화는 표차에 잠궈두고, 차에는 "표기"를 꽂는다. 화계는 '표호'를 외치고, 표물의 목록을 들고, 관부에서 발급한 통행증을 가지고 간다. 검문지점을 만나면 통행증을 보여준다.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하여 표사들은 그들의 손에 돈을 조금 집어준다.

 

도중에 상황이 발생하면, 예를 들어, 길의 가운에 가시나무가 놓여 있으면, 앞에 일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를 "악호난로(惡虎路)"라고 한다. 이들 가시나무는 자신이 스스로 치워버려서는 안된다. 반드시 준비를 한 후에 길을 막는 사람과 만나야 한다. 표두가 "윤자반두(輪子盤頭)"를 지시하기도 하는데, 그 뜻은 모든 표차를 둥글게 원을 반들어 적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만, 최후의 경우가 아니면 무력으로 부딪치는 것은 피한다. 강호에서 밥을 먹고 사려면, 절반은 스스로의 무공에 의지해야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말솜씨로 강호흑화를 잘 해야 한다. 표국사람들은 표호를 외치면서 계속 사람들에게 말한다: "합오(合吾, 모두 한 집안 사람이다라는 의미임)"

 

청나라의 사회생활이 점차 복잡해짐에 따라, 표국이 맡은 일도 갈수록 많아지게 된다. 일반 개인 재물을 맡아서 보관운송할 뿐아니라, 지방관리들이 바치는 뇌물도 표국을 통해서 운송했다. 표국은 각지에 연락이 되고, 분호를 설치해두었으므로, 일부 송금업무도 표국이 담당했다. 나중에 집과 건물을 지키는 일고, 은행을 보호하는 업무도 표국이 담당한다.

 

표국은 처음에는 편지 따위를 보내는 업무를 맡았다. 이를 신표(信)라고 한다. 청나라중엽이 되면서, 금융업이 일어나면서(표호의 흥기), 표국의 주요업무는 바로 표호를 위하여 은표를 운송하는 일이 된다. 이는 표국이 표물을 운송하는 두 가지 계통이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은표(銀)와 표표(票). 청나라말기가 되면서 표호가 점차 쇠퇴하자, 표국의 주요업무대상은 일부 돈있는 손님의 일신상의 안전을 보호해주거나 일부 의복, 물건, 장신구를 운송해주는 것으로 바뀐다. 이리하여 인신표(人身鏢) 양표(糧), 물표(物)가 형성된다. 이상의 세 가지를 합하면, 표국이 운송하는 6대표계이다: 신표, 표표, 은표, 인신표, 양표, 물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