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대포병 레이더'(對砲兵 - , Counter-battery Radar)|

구름위 2013. 6. 18. 09:19
728x90

 

Israeli Shilem artillery forces radar in Beyt ha-Totchan, Zichron Yaakov, Israel

 

상대방이 사격하는 포탄의 탄도학적 궤도를 분석하여, 역으로 상대방의 위치를 알아내는 멋들어진 물건
[1]. 당연히 포병을 가지고 있는 어지간한 국가는 모두 보유하고 있다.
근현대 전장에서 적 포병 진지를 직접 마주보고 전투하는 일은 없어졌고, 따라서 당장 포격을 받은 상황에서 적 포병대의 위치를 확인하려면 포탄이 떨어지는 와중에 포성의 방향과 거리를 통해서나 탄착 지점의 파공을 살펴서 그 형태를 바탕으로 탄도를 도출, 적 포병 위치를 추정하는 정도밖엔 방법이 없었다[2]. 그러다 2차 세계대전 때 대공 레이더에 박격포탄이 잡히기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박격포탄의 꼬리날개가 레이더에 잡히기 쉬웠기 때문이다), 50년대부터는 탄도 계산 컴퓨터와 결합된 대박격포 레이더가 운용되기 시작했다.


 

반면 일반 포탄이나 로켓탄은 탄도가 낮아 비행시간이 짧기에[3] 레이더 및 컴퓨터 기술의 부족으로, 또한 박격포에 비해 일반적인 곡사포의 방열 및 철수가 훨씬 느려서 구식 방법으로도 할 만 했으므로, 따라서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의 수요도 딱히 없었으므로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 출현은 상당히 늦어지게 된다.
하지만 60~70년대 들어 각국이 자주포 비율을 크게 높이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방열 및 철수가 월등히 빨라지면서(K-9은 숫제 가다가 서서 쏘고 또 간다!) 본격적인 대포병 레이더 수요가 생겼고, 80년대에 들어서부터 대포병 레이더가 하나씩 출시되고 운용된다.


 

포병은 가장 강력한 화력을 쥐고 있으면서도 가장 생존성이 취약한 병과이다. 전선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사격하더라도, 상대방이 대포병 레이더를 가동하여, 아군의 포탄이 발사된 위치를 알아내면 불과 몇분 안에 비오듯 포탄이 떨어진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포탄은, 로켓탄조차도 딱히 추진방향을 바꾸는 일[4] 없이 포물선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포탄이 공중에서 문워크 댄스를 추지 않는 이상 상당히 높은 확률로 추적할 수 있다.[5]


 

다만, 레이더 자체는 일반 차량에 탑재된 형태나 아니면 견인된 형태로써 적의 공격에 아주 취약하고 아주 조금만 공격을 받더라도 사용할 수 없게 되며, 무엇보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또한 견인식이나 차량 탑재식 모두 산간지역에서는 약간의 이동문제(견인식이라면 헬기로 수송하면 그만이긴 하지만...)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 물론 차에 얹어놓은 건 얼른얼른 튀라고 해놓은 거고, 비싸다 비싸다 하지만 이거 없을 때 손실될 우리 전력보단 월등히 싼값이다. 액면가 비싸다고 무작정 욕하지 말자.


An ARTHUR in position with replaceable winter camouflage

 

연평도 해안 포격 사태이후 대한민국 국방부에서는 스웨덴에서 만든 최신형 대포병 레이더 '아서'(Arthur[6])'를 연평도에 추가로 배치했다. 기존 미제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한다. 대당 가격은 약140억.


 

----
[1] 역으로 우리 포탄이 어떻게 날아가나를 보고 탄착점을 계산해줄 수도 있다. 관측반도 위성도 없을 때는 포병의 눈 역할을 해 줄수도 있다는 것.
[2] 앞에서 언급한 건 탄흔 분석이라는 것으로서 현재 한국군의 포병이나 타국 포병들도 쓰는 방법이라고 한다.간단한 장비로도 오차가 별로 없어서 레이더가 별로 없는 한국군은 애용하지만 레이더가 풍부한 서방 국가들은 그냥 레이더가 전부 아작나는 상황 아니면 특수부대,관측반 등 제한 병과에 한해 가르치는 기술이다.
[3] 특히 보통의 포탄은 꼬리날개 등 전파가 잘 반사되는 부분도 없이 미끈한 유선형이다.
[4] 바람이 심한 날은 예외. 타격목표지점에 떨어지기 힘들어지지만 그 대신 발사위치 추적도 힘들어진다.
[5] 그런데 우리 화력덕후 국방부는 대포병 레이더를 무력화 시키는 포탄을 개발중이란다. 흠좀무. 포탄한테 이타노 서커스를 시키는 건 당연히 아니고(그럴 바에야 미사일을 쏘고 만다), 이를테면 포탄에 날개를 달아 활강시키는 건데... 이렇게 하면 사거리도 늘어날뿐더러 맞은 놈 입장에서는 발사지점 파악하기가 골치아파진다. 게다가 국방과 기술에 나온 논문에서는 스텔스 포탄이나 JDAM과 비슷하게 정점까지 탄도를 그리며 발사 후 GPS의 보정을 받아서 타격할 수 있는 박격포탄이라는 개념도 나왔다.
[6] Artillery HUnting Radar의 줄임말이라는 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