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2세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대왕은 오스트리아와 주변 강국에 맞서 영토를 확장하고
프로이센을 유럽 최강의 군사대국으로 만든 위대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독일 통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스스로를 국가의 첫번째 종이라고 자처하면서
전제정치에 인간적인 자비로움을 접목시키고자 했던 개화된 독재자였다.
그런 그에게도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소심한 복수였다.
프리드리히는 "남자는 곧 하늘"이라는 가부장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남녀의 역할과 사회적 위치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한다고 여겼으며,
각국을 통치하는 유럽의 여왕과 실력자들을 늘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여자들이 저러고 다니면, 소는 누가 키울거야~ 정말~"
그가 이렇게까지 삐딱하게 된 요인은 아무래도 주변정세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와 밀접한 관계에 놓인 3개국이 모두 여인들에게 휘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의 심사를 뒤틀리게 한 세 여인들의 프로필이다.
1. 마리아 테레지아 (오스트리아 여제)
순진하고 뜨개질 밖에 몰랐던 그녀는 즉위하자마자 훌륭한 조련사로 변신했다.
처음엔 자신의 왕권을 노린 각국의 맹수들에게 협박을 당했지만
특유의 멀티플레이(겉으론 미소, 속으론 비수)로 이를 모두 극복했다.
이후 그녀는 열 명의 자녀들을 각국의 왕가와 결혼시키며 제국을 확장하였다.
(프로이센도 이 왕권에 군침을 삼켰지만 결국 닭 쫓던 개로 전락)
2. 예카테리나 (러시아 여제)
프로이센 출신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녀는 당당히 러시아의 권좌에 오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남편 표트르 3세는 프로이센을 동경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남편보다 러시아를 더 사랑했던 그녀는 폐위된 남편을 딛고 즉위하였다.
이후 그녀는 낙후된 러시아의 이미지를 유럽의 강국으로 부상시켰다.
(표트르 3세의 폐위는 프로이센에게는 뼈를 깍는 손실이었다)
마담 드 퐁파두르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
치명적인 매력으로 국왕을 사로잡은 그녀는 프랑스의 권력을 거머쥐었다.
국가의 중대사는 모두 왕 이전에 퐁파두르의 검열과 결재를 받았으며,
연금 및 작위, 훈장에 이르는 모든 포상은 그녀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
또 반대파들을 가차없이 응징하여 자신의 친위세력을 강화하기도 하였다.
(당시 프랑스와 프로이센은 원수지간이나 다름 없었다.)
약이 오른 프리드리히
문제는 이 여성들이 자신보다 더 유명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들이 자신보다 레벨이 한참 뒤떨어진다고 여겨왔는데,
유럽의 귀족들은 물론 동네 꼬꼬마들까지 이 여인들을 더 높게 쳐준 것이다.
그럼 프리드리히는? 어떤이는 프라이드 치킨과 헷갈려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젠장~!!"
열받은 프리드리히는 궁리 끝에 소심한 복수를 생각해냈다.
바로 자신이 기르던 암캐들에게 여왕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
"넌 맹하니까 마리아. 넌 여시와 닮았으니 퐁파두르!
그리고 넌... 맘에 안드니까 예카테리나."
아무튼 이렇게 이름을 붙인 뒤 프리드리히는 심심하면 개들을 불렀다.
개들은 그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고
그가 부르기만하면 신나게 달려가 꼬리를 흔들었다.
프리드리히는 이 모습을 보고는 몹시 흐믓해 했다고 한다.
또 골치가 아프거나 심기가 불편할 때에도 이 개들을 불렀는데,
이때는 그 여왕과 같은 이름의 개를 괴롭히며 분을 풀었다고도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치사한 복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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