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이야기

레이디 알리야호 의 100일 항해기1

구름위 2013. 4. 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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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풍이 20노트 이상의 풍속을 보이는 그리 만만치만은 않은 Biscay만으로 진입,
수심이 얕은 관계로 파장이 짧은 파도의 고개를 넘을 때 마다 배는 위 아래로 쳐 박히는
피칭상태로오랜 세월 육지의 삶에 익숙한 우리 crew member들을 편치 않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

항구를 빠져 나와서 약 한 시간이 지나서야 메인 세일을 올리고 제노아를 설치한 후
비로소 목적 항로를 향하여 자동 항법장치를 가동시킬 수가 있었다
.

자 이제는 출발이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오면서 지나온 여정도 생각도 다르고 향해가는 삶의 목적도 모두 다 다르겠지만 대양을 건너 저편의 다른 세상에 이르겠다는 그 한 가지의 이유로 자리를 같이 하게 된 우리들 crew member들은 남다른 감회에 젖어서 다같이 축배를 들었다.


첫 목적지는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중간 규모 크기의 항구 도시인 라 코루나.
우선은 악명 높은 Biscay 만의 파도를 뚫고 나아가야만 한다. 22노트의 풍속에
우리가 탄 Lady Allia는 시속 9-10노트의 빠르기로 남서 쪽(243)으로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기압 1012, 온도 23, 일기가 순탄치 않은 이 곳으로서는 그래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10월29일 항해 첫날 | 제2신:프랑스 Nante  


[12:30]  

바다에 이르기 까지 연결된 좁은 강을 따라내려 오는 동안의 풍속은
11노트였지만항구를 나서서 바다에 들어가자 풍속은 20을 훨씬 넘어 순간 풍속이 24노트까지 올라가고 파고는 3-5 m. 파장이 짧은 파도가 계속 밀려오고 기온은 20도 이하로 떨어짐..

회색이나 검은 색의 구름으로 뒤덮힌 하늘에서 간간히 빗방울이 날렸다 그쳤다를 되풀이 함. 날씨가 흐린 관계로 빨리 어두워져서 오후 7시가 되자 사방이 캄캄해짐.

거금을 들인 Ray Tech 자동항법 장치를 사용하므로서 레이더, 조타, 위치의 자동 측정이 이루어져서 crew들이 힘들이지 않고 해상 견시만 하면 되는 상황. 우리나라에서 생각했던고식적인 cruising 보다는 훨씬 진일보된 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항해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바다에서 별빛도 없이 맞이하는 밤.
어두워지자 시야가 좁아지고 우리가 타고있는 배는 계속 같은 속력으로 달리고 있지만
속도감은 더해진다
.
기나긴 여정에 대한 부담과 시작부터 시련을 겪게하는 Biscay만 바다에 대한 두려움으로
밤은 더욱 어둡게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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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높은 파도에 시달리면서 모선에 부착되어있던 접안용 소형 고무보트의 연결 고리가 파손됨, 응급조치 50분 소요.

모두가 긴장했음은 물론이고 높은 파고와 물보라가 휘날리는 강한 바람 속에서 힘을 합쳐 떨어진 딩기를 선체에 다시 동여매었지만 아직도 불안한 상태.

오종열 국장이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발휘. 몇 시간을 시달리자 crew 10명중 이미 3-4명이 멀미를 느끼고 몇몇은 구토를 한다.

저녁 식사가 준비되었어도 식탁에 몇 자리가 빈다.

[20:20]

N46-04-658, W003-05-545, 풍속 23 계속 170도 방향에서 불어옴.
계속 20노트 이상의 바람이 불어오고 바람에 의해 파도가 지속적으로 선수에서 밀려옴.

따라서 배 전체가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이 계속됨. 나아갈수록 파고는 높아지고 4m-5m의 높은 파도를 맞을 때는 선체의 중간 부분이 파도에 닿으면서 뻥뻥 소리를 낸다.

당직이 끝나고 선실로 돌아가 머리를 눕혔지만 선체가 파도를 맞을 때 마다 뻥뻥하고 내는 “배치기” 소리에 잠을 청하기가 어렵고 저런 충격에도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