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맹 미그기의 미 유도탄 순양함 공격
미사일 순양함 오클라호마 씨티를 공격한 미그 17기는 현재 월남에서 보존 전시되고 있다.
태평양 전쟁은 사실 항공기가 해전의 주역이었다. 한국 전쟁 중에는 연합국에 비해 공산당 측의 항공 전력이 보잘것없어서 항공기로의 공격은 없을 것 같았지만 실상 함선을 항공기로 공격한 것은 서너 차례나 된다.
그 사례들 중 하나가 바로 인천 상륙 작전 동안에 있었는데 북한의 IL-9기가 영미 순양함을 공격했다가 격추되기도 했었고, 또 한국 해군함을 공격하던 중국 공군의 La-9기도 있었다.
우리가 월남전이라고 하면 게릴라 전술을 떠오르는데 실상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월맹(북월남) 상공에서는 죽고 죽이는 치열한 항공 전투가 있었으며, 해상에서는 미군의 해군기가 월맹의 어뢰정을 격침해서 월남전의 발단이 되는 통킹만 사건도 있었다.
반면 월맹기가 미군기가 아닌 미해군의 순양함을 공격한 일이 있었다. 나는 이번에 이것을 소개하려고 한다. 아주 드문 사건이라서 쉽게 소개되지 않았던 월남전의 한 일화이다.
유도탄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함
오클라호마시티함은 1944년 취역해서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10,000톤급의 경순양함으로서 32노트의 쾌속을 자랑하였다. 전후 일단 퇴역해서 계류상태에 있다가 1957년부터 유도탄 순양함으로 대개장을 거쳐 1960년에 재취역하였다. 포탑 하나만을 남기고 나머지 포탑을 모두 제거하고 미사일 발사 시설을 설치했다.
월남전에 참전하는 등 고른 활약을 한 뒤 1979년 퇴역하였다. 오클라호마시티 함은 미 해군 함정 중 가장 장기간 취역한 기록을 세우기도 하였는데, 이 함은 1971년 최초로 타로스 RIM-8H라는 전파 역추적 대레이더 미사일을 발사하여 월맹 해안 지대에서 활동하던 모바일(이동) 레이더 기지 하나를 완전히 파괴한 일도 있었다.
1972년 4월 19일 유도탄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 함(艦)은 통킹만에서 초계 항해 중 두 기의 월맹 공군 소속 미그 17기들에게 저공 기습을 받았다. 미그기를 조종하는 월맹 조종사는 구엔 반 바이와 레 수안 디였다. 두 사람은 월맹 공군 923 비행 연대에 소속되어 있었다.
미그기 조종사 구엔 반 바이
두 기는 각각 500파운드 폭탄 두발을 장착하고 육지에서 바다로 갑자기 뛰쳐나와 근해에서 항해중인 미 순양함을 급습하였다. 구엔 반 바이의 미그기는 오클라호마시티함의 대공 감시망을 뚫고 접근에 성공하였지만, 오클라호마시티를 지나쳐 버리는 바람에 폭탄은 투하 하지못하였다.
그는 즉시 기수를 되돌리고 돌아와 오클라호마에 두 발의 폭탄을 투하하였다. 그러나 폭탄들은 모두 빗나가 표적지의 옆 해면에 낙하했다. 그 폭발의 효과는 오클라호마시티 함의 대공 레이더 작동에 약간의 손상을 주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동료기인 레 수안 디가 조종하는 미그기는 인근의 구축함 하이그비에게 폭탄을 투하해 5인치 후부 포탑에 정확하게 명중하여 큰 피해를 주었다. 당시 같은 해역의 미사일 구축함 스테레트가 미그기 한 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두 미그기는 무사히 월맹 기지로 돌아와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월맹 조종사 반 바이는 1937년 생으로 남부 월남의 사이공 태생이었지만 10대에 이미 공산 혁명에 참여, 북으로 가서 전투 조종사가 되었다. 그는 미군기를 7기나 격추한 베테랑 조종사로서 두 번째로 많이 미군기를 격추한 월맹 공군의 에이스였다. 그가 격추한 전투기중에 5기는 미국의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월남전 중에 격추된 미군 조종사중 가장 유명한 사람인 캐슬러 소령의 F-105를 격추한 조종사도 바로 그였다. (하지만, 미국 공군은 그가 지상포화에 의해 격추당했다고 발표하였다.) 제임스 H. 캐슬러 소령은 북한 상공에서 미그기 6기를 격추한 한국전 에이스였는데, 당시 그가 격추된 소식은 미국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었다. 1965년도에 격추당한 그는 이후 6년 반 동안 포로 생활을 했었고, 심문에 고분고분하지 않아 매일 고문당한 경험도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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