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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잔혹한 핑크법

구름위 2013. 3. 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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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대제의 딸인 엘리자베스 페트로반(1709~1762)은 아주 잔혹한 여왕이었다.

그녀가 통치하던 18세기 러시아에서는 죄없는 처녀들이 많은 고통을 받았다.

이 이야기는 실제이며 한 편의 잔혹 동화를 연상케 한다.

 

어느 날 여왕은 카잔 지역을 순시하게 되었다.

많은 백성들이 여왕을 보러 나왔으며 거리는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이때 환영 인파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여왕은 곧바로 무서운 얼굴로 변했다.

 

"저 아이를 잡아라!"

곧바로 근위병들이 인파속으로 뛰어들어 아름다운 처녀를 잡아왔다.

영문도 모른채 바닥에 엎드린 처녀는 두려움에 떨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호된 질책을 받은 그녀는 근처 숲속으로 끌려갔다.

여왕은 태연하게 발걸음을 옮겨 호텔로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카잔 시내는 발칵 뒤집혔다.

어제 끌려갔던 처녀의 한 쪽 팔이 잘려 나간 것이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처녀들의 바깥 출입을 막아야 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에도 또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제는 혼사를 앞둔 어여쁜 처녀의 발이 잘려나가고 만 것이다.

가까스로 구출된 그녀는 출혈이 심했지만 다행히 목숨은 건질 수 있었다.

민심은 더욱 흉흉해졌고, 거리에서 이제 아녀자들은 단 한사람도 볼 수 없었다.

 

이때 사냥꾼의 딸인 소냐가 숲속에서 심부름을 나왔다.

그녀도 흉흉한 소문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자신만큼은 안전하다고 믿었다.

그녀는 얼굴에 주근깨도 많았고 옷차림도 형편 없었다.

"나 같은 못난이에게 여왕이 관심이라도 가지겠어?"

그녀는 콧노래를 부르며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싸! 저만치서 여왕의 행렬이 다가오는게 아닌가!

깜짝 놀란 소냐는 황급히 몸을 숨기며 나무 뒤로 숨었지만, 이 모습을 여왕에 들키고 말았다.

여왕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지나치다가 다시 얼굴을 돌리더니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저 여자를 잡아오너라!"

 

영문도 모른채 끌려온 소냐는 두려움에 떨며 울기 시작했다.

"폐하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여왕은 근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정말, 너의 죄를 아느냐?"

 

소냐는 무슨 말을 해야 될지 몰라 안절부절했다.

여왕은 대답을 못하는 그녀를 한 참 노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핑크색을 사용하지 말라 했거늘, 왜 말을 듣지 않는게냐!"

 

소냐는 자신의 옷차림을 둘러 보았으나 핑크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여왕이 한심하다는 듯 그녀에게 소리쳤다.

"네 이년! 니 머리에 매고 다니는 끈은 핑크색이 아니더냐?"

 

소냐는 그제서야 얼른 머리끈을 풀어 손에 쥐었다.

그러자 여왕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머리끈을 쥐고 있는 저 년의 손목을 잘라라!"

 

소냐는 곧바로 병사들에 의해 숲속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처참한 비명 소리가 숲속에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여왕은 조용히 눈을 감고 이 비명을 음미하더니 시종을 질책했다.

"내가 핑크법을 명한지 한 달이 넘었건만, 아직도 모르는 백성이 있다니!!"

 

그렇다. 페트로반 여왕은 핑크색의 아름다움에 질투를 느낀 나머지

핑크법을 공표하여, 궁에서 이 색깔의 옷을 입는 것을 모두 금지시켰던 것이다.

이때부터 러시아의 여성들은 핑크법에 의해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기 시작했다.

 

이 법은 여왕의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즉결 처분되었다.

그리고 체포된 여성들은 주로 법에 따라 손과 발이 잘려 나갔으며

운 좋게 살아난 여자들은 시베리아로 귀향을 떠났다.

피의 러시아는 이렇듯 잔혹한 역사의 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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