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지 한달 뒤인 1957년
소련은 또 다른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2호를 우주공간으로 발사한다.
이번 발사의 새로운 목적은 우주공간에서의 생명반응을 관찰하는 것.
(위 사진은 스푸트니크 1호의 개발자와 실험견 라이카)
그 실험 대상이었던 탑승자는 '쿠드랴프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살 바기 라이카 종(種) 강아지였다.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포섭된 개들은 모두 길거리에서 잡아온 떠돌이였고
그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취식과 배설을 할 수 있도록 많은 훈련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스푸트니크 2호의 탑승자로 선택되었던 건
본래 모스크바 시내를 떠돌던 유기견 라이카였다. 라이카는 실험에서 뛰어난 적응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개가 입었던 우주복은 우주선 본체에 고정되어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고
라이카의 몸에는 각종 신호 장치가 부착되었다.
우주선 내부에는 산소 발생장치, 이산화탄소 제거장치
15℃의 온도 조절장치, 일주일치의 식량과 배변장치가 설치되었다.
그러나 당시 기술로는 지구 귀환이 불가능했기에
라이카는 우주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발사 직전에 발생한 결함으로 인해 라이카는
우주선이 발사되기 전까지 3일 동안 선실에 갇혀있었어야만 했다.
내부 결함으로 인해 지나치게 낮아진 선실의 온도를 올리기 위해
소련의 과학자들은 호스를 통해 선실로 열기를 불어 넣어줬다.
1957년 11월 3일. 마침내 스푸트니크 2호가 발사되었다.
소련 과학자들은 이번 실험을 성공적이라며 발표하고 자축하기에 이른다.
1,600km 상공을 여행하던 라이카는 지속적으로 건강한 생체신호를 보내왔으며
일주일 뒤, 독극물이 든 마지막 식사를 하고 편안하게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었다.
맥박, 호흡, 체온등 라이카가 보내온 데이터들은 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2002년 진실이 공개된다.
발사 당시의 엔진 굉음과 진동으로 라이카는 온몸이 묶였음에도
겁에 질려 수없이 발버둥쳤으며 심장 박동수는 3배나 증가하였다.
우주선은 발사 직후 단열재가 떨어져 나가면서 실내 온도가 섭씨 40℃ 이상 상승하였다.
발사 5시간 후, 라이카는 더 이상의 생명신호를 보내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듬해인 1958년 8월 14일 우주선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면서
공기와 접촉하며 불타버린다.
스푸트니크라는 말은 '동반자'라는 뜻의 러시아어.
인간의 우주비행을 확신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스푸트니크 2호의 실험.
우주 강아지는 그렇게 공중에서 힘겨운 마지막 숨을 몰아 쉬었다.
밀폐와 어둠, 굉음과 진동, 미지와 공포의 영역에 갇혔던 한 생명체는
다섯 시간 만에 이렇게 절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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