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리보니아 (검은피의 원조)
가장 이상적인 로마의 혈통은 옥타비아누스와 리비아의 결합이다.
옥타의 '붉은피'와 리비아의 '투명함'이 더해지면 그 피는 더욱 맑아진다.
하지만 불행히도 여기에 검은피 한 방울이 떨어진다.
이것은 악성종양의 시작이었다.
로마 황실의 검은피, 그 원조는 스크리보니아다.
그녀는 선홍빛 황실의 혈통에 먹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고 갔다.
그 깨알만한 피 한 방울이 로마 황실에 어마어마한 재앙을 초해할줄이야.
그럼 지금부터 그 검은피의 기원과 계보를 추적해 보겠다.
이 계보는 아그리피나와 네로에게까지 이어진다.
당시 로마는 카이사르의 암살과 함께 네 개의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 세력의 성격과 판도는 다음과 같다.
1. 카이사르의 적통 옥타비아누스 (이탈리아, 갈리아, 그리스) 35% 지배
2. 옥타와 후계권을 다투는 안토니우스 (이집트, 오리엔트) 30% 지배
3. 폼페이우스의 아들 섹스투스 (에스파니아, 시칠리아, 지중해 황금지대) 20% 지배
4. 겉으론 옥타지지 속으론 딴 살림 레피두스 (북아프리카) 15% 지배
이런 위태로운 상황에서 옥타비아누스는 결혼과 파혼의 곡예를 탄다.
군사력은 이미 안토니우스와 섹스투스가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가 내세울 수 있는 카드란 달랑 하나, '후계권' 이었다.
처음에 옥타는 안토니우스와 사돈을 맺었지만 상황이 꼬이자 재빨리 파혼하고
섹스투스의 인척 스크리보니아와 결혼했다. 하지만 이것도 채 1년을 넘기지 못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양 진영이 다시 전쟁에 돌입했기 때문이지만,
사실 옥타는 처음부터 스크리보니아를 별로 내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 보기 중 하나였을 것이다.
1. 연상이라서 손해보는 느낌이었다.
2. 적의 인척이라서 보면 볼수록 짜증이 났다.
3. 가만히 보니까 끼가 장난 아닐 것 같았다.
스크리보니아의 성격은 어땠을까?
아마 그녀는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녀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그녀의 유전자를 확인할만한 증거는 남아있다.
바로 그녀의 유일한 딸, 황실의 독버섯이라 불린 '율리아'다.
아무튼 옥타는 적의 인척이라는 이유로 스크리보니아를 차버린다.
그녀는 아직 유효기간이 남은 조우커였지만 옥타는 그 패를 과감히 버렸다.
왜 그랬을까? 그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비록 유부녀지만, 내겐 리비아 뿐이다. (70%)
2. 이제 거짓된 결혼에 지쳤다. 늦기전에 바로잡자 (20%)
3. 가만 보니까 섹스투스가 날 호구로 보는 것 같다. (10%)
결국 스크리보니아는 뜨개질하다가 갑자기 이혼 통보를 받는다.
"아니 낼 모레면 출산인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에요?"
가엾은 그녀는 만삭의 몸으로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혼하는 날 얄궂게도 딸을 출산한다.
여기서 율리아의 출생에 관한 의문이 생긴다.
그녀는 정말 옥타비아누스의 딸인가?
그런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에서다.
1. 옥타는 율리아 외에 아무런 자식도 얻지 못했다.
2. 리비아는 두 번의 출산경험이 있었는데도 아이를 갖지 못했다.
3. 율리아는 유전적으로 전혀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
결론, 방탕한 성격의 율리아는 다른 유전자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스크리보니아는 완벽하게 불륜을 저질렀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튼 그렇게 태어난 율리아는 황실의 밤문화를 바꿔 놓았다.
그녀는 왜 이렇게 타락하고 만 것일까?
그 이유는 아래 보기 중에서 두 개 이상일 것이다.
1. 다른 혈통일 가능성이 있다.
2. 엄마의 잠재된 욕망이 딸에게서 분출되었다.
3. 남편을 원망하는 엄마의 저주가 태교에 미쳤다.
4. 쫓겨난 엄마에 대한 동정이 반발심으로 작용했다.
5. 아버지가 아들만 편애한다는 과도한 피해의식에 젖어있었다.
아무튼 율리아는 이러한 복잡한 환경속에서 성장한다.
검은피의 딸, 저주의 씨앗, 황실의 독버섯이라 불리는 율리아.
그녀는 과연 선홍빛 혈통의 바다에 어떤 색깔의 획을 그을까.
확실한 것은 그 획의 색깔이 아주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번짐의 미학, 그 악마의 스케치는 시작되었다.
[출처] http://moduru76.egloos.com/4434362
[출처] http://dontnomuch.egloos.com/254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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