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 ADD(국방과학연구소), 짧은 시간에 선진기술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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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기회에서‘끝내기 역전 홈런’
- <28>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 (하)
- 2015. 08. 25 17:12 입력
응용연구 단계만의 연구로 ‘체계 적용가’ 판정
전자광학 분야 국방기술 수준 선진권에 진입
기사사진과 설명 국내개발 열상센서가 내장된 군단정찰용 무인항공기의 영상감지기. ADD 제공
단 한 번뿐인 마지막 기회, 밤낮없이 연구에 연구 거듭
국방과학연구소(ADD) 열상센서 연구팀은 1996년 6월 국내 최초로 전방감시용 열영상장비(TOD) TAS-970K의 개발과 규격화를 마쳤다.
이후 새롭게 시작된 ‘초점면 배열 열상기술’ 응용연구 과제를 통해 전차 또는 소형항공기에 탑재될 수 있는 두 종류의 차세대 열상센서 개념을 도출하기 시작했다.
앞선 연구에 전력을 다했던 연구팀은 한숨을 돌리면서 설계와 실험을 차근차근 병행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체계개발 중이었던 군단 무인정찰기 ‘송골매’의 열상센서는 이미 10여 년 이상 경험을 가진 선진국에서 도입되는 것이 당연시됐고 연구팀으로서는 무인기용 열상센서 개발은 쳐다보기도 어려운 높은 장벽이었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20배율 적외선 줌 광학계를 설계하고 첨단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소형항공기용 1차 연구모델을 제작해 어설프게 영상을 보기 시작한 1998년, 합참은 육·해·공군의 UH-60, 링스(Lynx), HH-47 헬기에 각각 탑재되는 헬기용 전방관측 적외선장비(HFLIR: Heliborne Forward Looking InfraRed)의 공통 작전운용성능을 확정하고 국내개발 가능성을 ADD에 문의했다.
헬기 탑재용 HFLIR의 안정화 장치, 표적 추적 기능은 모두 국내 독자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야간 운항과 표적획득을 위한 핵심 모듈인 열상센서가 문제였다. 군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HFLIR의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2004년부터 전력화를 요구했다.
한편 국내에서 ‘초점면 배열 열상기술’ 과제를 통해 연구개발 중이던 소형항공기용 열상센서는 1999년까지 응용연구를, 2003년까지 시험개발을 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기간이 전혀 맞지 않았다. 일정상 완전히 확보된 기술을 가지고 단 한 번만에 HFLIR 체계에 들어가는 첨단 열상센서를 설계·제작해야 하는데 1999년 완료되는 응용연구의 결과로는 불가능한 상태였다.
ADD의 열상센서 연구팀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번 기회를 놓쳐서 해외도입품이 탑재되면 향후 10여 년간 특별히 적용시킬 체계가 없게 되고 핵심기술·부품사업의 결과는 성능의 입증 없이 사장될 가능성이 많았다.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응용연구 단계에서 한 번 남은 시제 기간 동안 단계를 뛰어넘어 ‘송골매’에 적용할 수 있는 시험개발급의 시제품을 설계하고 이를 입증하기로 자체 결정했다. 짧은 한 차례의 기회에 야전 운용성과 환경성을 부여하느라 연구팀은 밤낮없이 시간과 노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ADD는 2000년 초 응용연구 결과로 제작한 열상센서 시제품으로 ‘송골매’ 실용 운용시험에 참여해 동등 이상의 성능을 보이고, 1994년부터 사용되던 이스라엘 도입 시제품을 대신하게 됐다.
ADD 관계자는 ˝9회 말 단 한 번의 찬스에서 굿바이 역전 홈런을 친 격”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후의 육·해·공군 헬기용 HFLIR의 정부 주도 연구개발 사업에도 첨단 열상센서가 당연히 국내 독자적으로 개발돼 전력화됐다.기사사진과 설명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SU-1K)로 획득한 야간 원거리 관측 열영상. ADD 제공
배수의 진, 열정 하나만으로 화약을 지고 불속으로…
1998년 단 한 번만의 시제 기간을 남겨두고 응용연구 단계에서 시험개발급 시제로 설계·제작하는, 단계를 뛰어넘는 결정을 할 때 연구팀원 대부분은 그 결정이 달갑지 않았다. 바로 전 시험개발 단계에서 체계개발급으로 단계를 뛰어넘어 전력화한 TAS-970K 개발 당시의 고생을 또다시 재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화약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형국이었지만 퇴로가 없었다.
아무리 시험개발급으로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응용연구 단계의 시제품을 당시 체계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실용개발 군 운용시험 평가에 적용한다는 것은 센서개발자뿐만 아니라 체계개발자, 시험평가 관련 부서, 육군본부와 국방부의 통제부서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지상 거치용도 아닌 항공기 탑재용이어서 혹여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국산 열상센서와의 연계성이 원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야간용 핵심 영상센서를 국산으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실무자부터 지휘관까지 ‘부담과 책임을 안고 간다’는 마음과 열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결국 2000년 후반 ‘군 사용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응용연구 단계만의 연구로 시험개발에 해당하는 ‘체계 적용가’ 판정을 받은 초유의 사건이었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쾌거였다.
(상)
중적외선 3세대 열상센서, 선진국과 나란히 어깨동무
국내 열상센서의 개발 착수 시점은 선진국에 비해 10여 년 이상 뒤져 있었다. 하지만 ADD는 군단 정찰용 무인항공기 ‘송골매’의 열상센서 SU-1K를 중적외선 3세대 비주사방식으로 독자 개발했고 응용연구 단계에서 야전환경성을 가진 우수한 성능을 확보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불과 2~3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송골매의 열상센서는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국내 개발품으로 전력화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비주사방식 열상센서의 기반이 됐다.
송골매 열상센서는 HFLIR에 핵심기술이 공통으로 적용됐고 K-21 보병전투장갑차 조준경, 전방관측용(FO) 주야간 관측장비의 열상센서 등에도 활용됐다.
아울러 성능이 개량된 함정용 전자광학 추적장비(EOTS), 차기 전방감시용 열상장비(TAS-815K), 한국형 헬기 전방관측 적외선장비 기술의 근간이 됐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자광학 분야의 국방과학 기술 수준은 선진권에 진입해 장거리 고해상용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2015. 08. 11 16:23 입력 | 2015. 08. 11 18:01 수정
해외도입품보다 높은 평가받아 '송골매'에 탑재
2000년 응용연구 시제품으로 ‘군 사용가’ 판정
열상센서 기종 국내개발품 사용으로 최종 확정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SU-1K·왼쪽)와 영상감지기(DAS-01K·오른쪽)에 탑재한 모습. ADD 제공 |
● 열상센서(SU-1K) 개발 경과
정찰용 무인항공기 ‘송골매(RQ-101)’는 육군의 전방 군단 지역에서 적 활동을
정찰하고 전장을 주야간 감시하기 위한 무기체계다.
‘송골매’에는 주야간 감시정찰 활동을 위해 영상감지기(DAQ-01K)가
탑재되는데 영상감지기는 크게 센서 구동 조립체와 제어 유니트로 구성된다.
센서 구동 조립체는 무인항공기의 기동 및 진동에 의한
영상의 흔들림을 보상해 항상 안정된 영상을 획득하게 해주는 안정화 굴림대 안에, 낮에 관측하기 위한 주간 카메라와 야간 또는 악시정 시 활용하기
위한 열상센서가 내장된다.
제어 유니트는 열상센서가 내장된 안정화 굴림대를 표적 방향으로 구동시키는 제어 명령을 내리고 표적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게 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영상감지기는 송골매 개발과는 별도의 핵심기술·부품사업으로 1993년 응용연구를
수행했다. 이어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시험개발로 국내개발을 했다.
따라서 1993년 말부터 시작된 ‘송골매’의 선행개발
단계에서는 우선 미국의 업체로부터 영상감지기를 도입하고 이후 경쟁 시험평가를 통해 탑재할 영상감지기를 선정하기로 했다.
1996년 말부터 1997년 초반까지 수행된 ‘송골매’의 선행 기술 및 운용시험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막 독자 개발한
영상감지기가 표적의 자동추적 기능 및 조작성 등에서 해외 도입품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 ‘송골매’의 영상감지기로 선정됐다.
그렇지만
선행개발 때까지만 해도 영상감지기는 주간용과 야간용으로 분리돼 있었고, 기술력 부족으로 국내 개발 야간용 영상감지기의 핵심 구성품 중 하나인
열상센서는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원적외선 영역의 1세대 장비를 도입해서 활용해야 했다.
이어진 ‘송골매’의 실용개발 단계에서는
주간용 및 야간용 영상감지기를 통합해 하나의 안정화 굴림대에 함께 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열상센서는 더욱 작아져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ADD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새로운 개념인 ‘초점면 배열 열상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응용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 있었고 이스라엘 업체는
자신들도 개발 중이던 성능이 개선된 원적외선 영역의 2세대 장비를 제시했다.
ADD는 조기에 개발을 마친 열상센서 응용연구
시제품으로 국방부·육군·ADD 관련 부서는 물론 실용개발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당시 대우중공업)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 ‘송골매’의 실용
운용시험 기간 중인 2000년에 이스라엘 도입품과 경쟁했다.
이 결과 국내개발 응용연구 열상센서가 모든 작전운용능력을 충족하고,
도입품과 비교할 때 동등 이상의 성능인 것으로 평가돼 2000년 후반에 국방부로부터 ‘군 사용가’ 판정을 받았다.
ADD는
‘송골매’ 규격화 시 국내개발 열상센서(SU-1K)를 포함시켜 승인을 받았으며, 육군은 2001년 초 영상감지기에 들어가는 열상센서 기종을
국내개발품으로 조달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SU-1K)로 획득한 전차와 차량의 야간 기동 열영상. ADD 제공 |
● 주요 기능 및 특징
소형 항공기 탑재가 가능한 열상센서의 국내 연구개발 착수
시점은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있었다.
ADD는 소형 항공기 탑재 열상센서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1세대 방식에서는 최고 선진 기술인 직병렬 주사방식을 이용해 전방감시용 열영상장비(TAS-970K, TOD)를 막 개발 완료한
시점이었다.
ADD는 송골매에 탑재될 열상센서로 원적외선 2세대 주사방식 대신 중적외선 3세대 비주사 방식을 개발하기로 했다.
원적외선 2세대 주사방식은 1세대 주사방식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되고 또 원적외선을 이용해 중적외선보다 유리한 점도 있지만
주사방식을 사용하므로 장비가 복잡해지고 화면에서 수평 줄 사이의 불균일을 완벽하게 해소하기 어려운 단점을 갖고 있었다. 즉 영상에 줄이 져서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ADD는 중적외선 3세대 비주사 방식으로 화면이 마치 가시광선의 일반 캠코더 영상처럼
맑고 균일하게 제공되도록 열영상 신호처리 기법을 개발했다. 주사장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장비 구성도 비교적 단순해졌다. 물론 화질도 최고
수준이었다.
핵심기술 중 또 하나는 적외선 줌 광학 기술이었다. ‘송골매’의 선행개발 당시 해외도입된 열상센서들은 모두 3단계로
배율이 변화되는 광학계였다.
적외선 광학계는 소자의 굴절률이 크고 주변 온도에 따라 변화가 심해 줌 형태로 설계·제작이 어려웠지만
ADD 연구팀은 7매의 렌즈로 20배의 줌 비율을 갖는 적외선 광학계를 설계했다.
단지 2매의 렌즈만을 선형적으로 움직여 1배에서
20배까지 연속적으로 배율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또 렌즈와 기구부의 열 팽창 등을 고려해 운용온도 범위 내에서도 언제나 일정한 초점이
유지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미소 주사기법을 사용, 영상 화소 수를 4배로 증가시켰다. 즉 8만 개 미만의 검출소자로 30만 화소
이상의 세밀한 영상 획득을 가능케 한 것이다. 물론 응용연구 단계에서 무인항공기 탑재를 위해 시험개발 단계에서나 적용되는 야전 운용 및 환경성을
모두 충족시키도록 시제품을 제작했다.
탐지성능은 국내개발 열상센서나 해외 도입품이나 비슷했지만 영상의 안정성과 운용 적합성은
국내 개발품이 월등히 우수했다. 그 때문에 열상센서를 국내개발품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 양산 가격은 이스라엘의 절반이면 충분했고 정비·유지도
용이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어진 헬기용 전방관측 적외선장비(HFLIR) 체계개발에 국내개발 열상센서를 공통기술로 안정적으로
적용하게 됐다.
단 한 번의 기회에서‘끝내기 역전 홈런’
- <28>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 (하)
- 2015. 08. 25 17:12 입력
응용연구 단계만의 연구로 ‘체계 적용가’ 판정
전자광학 분야 국방기술 수준 선진권에 진입
국내개발 열상센서가 내장된 군단정찰용 무인항공기의 영상감지기. ADD 제공 |
단 한 번뿐인 마지막 기회, 밤낮없이 연구에 연구 거듭
국방과학연구소(ADD) 열상센서
연구팀은 1996년 6월 국내 최초로 전방감시용 열영상장비(TOD) TAS-970K의 개발과 규격화를 마쳤다.
이후 새롭게 시작된
‘초점면 배열 열상기술’ 응용연구 과제를 통해 전차 또는 소형항공기에 탑재될 수 있는 두 종류의 차세대 열상센서 개념을 도출하기
시작했다.
앞선 연구에 전력을 다했던 연구팀은 한숨을 돌리면서 설계와 실험을 차근차근 병행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
당시 체계개발 중이었던 군단 무인정찰기 ‘송골매’의 열상센서는 이미 10여 년 이상 경험을 가진 선진국에서 도입되는
것이 당연시됐고 연구팀으로서는 무인기용 열상센서 개발은 쳐다보기도 어려운 높은 장벽이었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20배율 적외선
줌 광학계를 설계하고 첨단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소형항공기용 1차 연구모델을 제작해 어설프게 영상을 보기 시작한 1998년, 합참은
육·해·공군의 UH-60, 링스(Lynx), HH-47 헬기에 각각 탑재되는 헬기용 전방관측 적외선장비(HFLIR: Heliborne
Forward Looking InfraRed)의 공통 작전운용성능을 확정하고 국내개발 가능성을 ADD에 문의했다.
헬기 탑재용
HFLIR의 안정화 장치, 표적 추적 기능은 모두 국내 독자개발이 가능했다. 하지만 야간 운항과 표적획득을 위한 핵심 모듈인 열상센서가
문제였다. 군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HFLIR의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2004년부터 전력화를 요구했다.
한편 국내에서
‘초점면 배열 열상기술’ 과제를 통해 연구개발 중이던 소형항공기용 열상센서는 1999년까지 응용연구를, 2003년까지 시험개발을 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기간이 전혀 맞지 않았다. 일정상 완전히 확보된 기술을 가지고 단 한 번만에 HFLIR 체계에 들어가는 첨단 열상센서를 설계·제작해야
하는데 1999년 완료되는 응용연구의 결과로는 불가능한 상태였다.
ADD의 열상센서 연구팀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번 기회를
놓쳐서 해외도입품이 탑재되면 향후 10여 년간 특별히 적용시킬 체계가 없게 되고 핵심기술·부품사업의 결과는 성능의 입증 없이 사장될 가능성이
많았다.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응용연구 단계에서 한 번 남은 시제 기간 동안 단계를 뛰어넘어 ‘송골매’에 적용할
수 있는 시험개발급의 시제품을 설계하고 이를 입증하기로 자체 결정했다. 짧은 한 차례의 기회에 야전 운용성과 환경성을 부여하느라 연구팀은
밤낮없이 시간과 노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ADD는 2000년 초 응용연구 결과로 제작한 열상센서 시제품으로 ‘송골매’ 실용
운용시험에 참여해 동등 이상의 성능을 보이고, 1994년부터 사용되던 이스라엘 도입 시제품을 대신하게 됐다.
ADD 관계자는
˝9회 말 단 한 번의 찬스에서 굿바이 역전 홈런을 친 격”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후의 육·해·공군 헬기용 HFLIR의 정부 주도 연구개발
사업에도 첨단 열상센서가 당연히 국내 독자적으로 개발돼 전력화됐다.
정찰용 무인항공기 열상센서(SU-1K)로 획득한 야간 원거리 관측 열영상. ADD 제공 |
배수의 진, 열정 하나만으로 화약을 지고 불속으로…
1998년 단 한 번만의 시제
기간을 남겨두고 응용연구 단계에서 시험개발급 시제로 설계·제작하는, 단계를 뛰어넘는 결정을 할 때 연구팀원 대부분은 그 결정이 달갑지 않았다.
바로 전 시험개발 단계에서 체계개발급으로 단계를 뛰어넘어 전력화한 TAS-970K 개발 당시의 고생을 또다시 재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화약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형국이었지만 퇴로가
없었다.
아무리 시험개발급으로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응용연구 단계의 시제품을 당시 체계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실용개발 군 운용시험
평가에 적용한다는 것은 센서개발자뿐만 아니라 체계개발자, 시험평가 관련 부서, 육군본부와 국방부의 통제부서 모두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지상 거치용도 아닌 항공기 탑재용이어서 혹여 항공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국산 열상센서와의 연계성이 원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야간용 핵심 영상센서를 국산으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실무자부터 지휘관까지
‘부담과 책임을 안고 간다’는 마음과 열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했고 결국 2000년 후반 ‘군 사용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응용연구 단계만의 연구로 시험개발에 해당하는 ‘체계 적용가’ 판정을 받은 초유의 사건이었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쾌거였다.
중적외선 3세대 열상센서, 선진국과 나란히 어깨동무
국내 열상센서의 개발 착수 시점은
선진국에 비해 10여 년 이상 뒤져 있었다. 하지만 ADD는 군단 정찰용 무인항공기 ‘송골매’의 열상센서 SU-1K를 중적외선 3세대
비주사방식으로 독자 개발했고 응용연구 단계에서 야전환경성을 가진 우수한 성능을 확보해 선진국과의 격차를 불과 2~3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었다.
송골매의 열상센서는 전혀 계획되지 않았던 상태에서 국내 개발품으로 전력화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비주사방식 열상센서의 기반이 됐다.
송골매 열상센서는 HFLIR에 핵심기술이 공통으로 적용됐고 K-21 보병전투장갑차 조준경,
전방관측용(FO) 주야간 관측장비의 열상센서 등에도 활용됐다.
아울러 성능이 개량된 함정용 전자광학 추적장비(EOTS), 차기
전방감시용 열상장비(TAS-815K), 한국형 헬기 전방관측 적외선장비 기술의 근간이 됐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전자광학 분야의
국방과학 기술 수준은 선진권에 진입해 장거리 고해상용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방과학기술지식대백과사전 - 열상장비(熱相裝備 / Forward Looking Infrared Radar)
물체에서 발하는 적외선 에너지를 감지해 표적과 배경 간 온도의 차를 영상의 명암차로 재현하는 장치.
열상장비는 물체에서 나오는 적외선 에너지 차이를 영상화하는 장비로서 에너지 차이는 보통 물체가 갖는 온도 차이에 비례하므로 온도가 다른 물체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건물의 열손실 탐지, 저장탱크 내부의 저장량 측정, 전송선로의 이상유무 확인, 침입자 감시 등 산업계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쇄회로 기판의 검사와 분석, 위성에 의한 기상관측, 의료기기에도 적용돼 점차 그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열상장비는 빛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영상화가 가능하므로 주야간 동일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군사적으로는 그동안 주로 야간 감시장비나 사격통제장비의 센서로 이용돼 왔으며, 열상장비의 효능은 대부분의 작전이 야간에 수행된 지난 걸프전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국내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가 1990년대 중반 국내기술로 전방감시용 열영상장비(TAS-970K)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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