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국산화…대잠능력 향상 ‘일등공신’
- <32> 예인음탐기체계 (상)
- 2015. 09. 29 13:52 입력 | 2015. 09. 29 17:00 수정
잠수함 원거리 탐지에 어뢰 자동경보 기능도
차기 소나체계 등 개발 선도기술로 길잡이 역할
미 해군 장병들이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래미지함(DDG-61) 소나실에서 예인음탐기(TACTAS) AN/SQR-19 운용 훈련을 하고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
예인음탐기체계(TASS) 운용 개념도. ADD 제공 |
우리 해군은 1970년대까지 미국에서 퇴역한 구형 함정을 도입하는 상황이었고 함정에 탑재된 미국산 소나를 운용했다. 국내 소나기술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대잠전 관련 연구를 시작한 1980년대 초 전까지는 함정에 탑재된 외국산 소나를 정비하는
수준이었다.
국내 기술로 한국형 호위함을 건조하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외국에서 도입한 선체 고정형 능동소나를 탑재해
대잠작전을 수행했다.
1980년대 초 국내 소나 연구개발 능력은 소노부이(sonobuoy)를 해외 기술협력으로 조립 생산하고
부이형으로 개조한 소노부이를 항만 감시체계로 적용 가능한지를 연구하는 수준이었고,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 선배열 센서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길이 100m 규모의 실험용 선배열 센서와 디지털 신호처리장치를 제작하고 해상실험을 통해 한국 해역에서
잠수함 장거리 탐지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해군은 1990년대 한국형 구축함 KDX 건조사업을 계획하면서 북한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예인형 선배열 소나인 TACTAS(Tactical Towed Array SONAR)를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당시 ADD에서 응용연구 단계로 개발하고 있던 선배열 예인소나 기술을 기반으로 해 KDX에 탑재하려는 복안으로, 잠수함을 은밀하게 탐지하고
추적해 식별하는 수상함용 선배열 예인음탐기체계를 국내 독자 모델로 개발하는 것이었다. 선배열 예인음탐기 SQR-220K는 구축함에 탑재하는
전술형 예인소나로서 선행개발과 실용개발 단계를 거쳐 1999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예인음탐기는 잠수함을 원거리에서 탐지하고 적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를 탐지해 기만기로 대항하면서 적시에 회피 기동할 수 있는 어뢰 자동경보 능력을 보유했다.
선행개발은
1993년 10월에 착수해 1995년 12월 말까지 정부 주도 사업으로 수행됐다. ADD가 설계하고 함상 전자부는 대우통신이, 수중 센서는
한화가 제작했다.
선행개발 결과 군 작전운용 요구 성능은 만족하지만 잠수함의 정숙화 추세를 고려해 탐지 성능 목표를 향상시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실용개발 단계는 선배열 센서 채널 수를 1.5배 증가시키고 대잠 로켓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탐지거리 확보를 목표로 설정했다.
1996년 착수해 1999년 12월에 성공적으로 실용개발을 완료하고 KDX 1번함에 탑재, 국내
최초 독자 개발을 해냈다.
이후 예인음탐기체계는 한국형 구축함에 차례로 탑재돼 운용되고 있으며 성능개량을 통해 차기호위함
FFX-II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구축함용 전술형 예인음탐기 연구개발 능력을 기반으로 이동형 수중조기경보체계인 SURTASS급
저주파 예인음탐기도 ADD 주관으로 개발해 함정에 탑재해 운용하고 있다.
수중 세력을 원거리에서 탐지·식별·추적하고 대잠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이동형 수중조기경보체계인 예인음탐기체계의 구성은 크게 센서부, 예인부, 신호처리부 및 전술자료처리부로 나눌 수
있다.
잠수함 탐색 속력 범위에서 최대 1800m의 케이블로 수심 300m 아래까지 선배열 센서를 예인할 수
있다.
선배열 센서를 통해 수중 표적이 방사하는 소음을 대역별로 탐지, 추적 및 식별을 병행할 수 있고 실시간 환경분석 및
성능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적 탐지수심으로 예인이 가능해 잠수함 천국인 동해에서 장거리 잠수함 탐지가 가능하다.
여기에 표적
방위추적 정보를 이용한 표적기동분석(TMA) 기능이 추가됐고 같이 개발된 어뢰 음향대항체계(TACM)와 직접 연동해 어뢰 경보기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독립적 대잠전 운용은 물론 전투체계를 통한 체계연동도 가능케 했다.
예인음탐기 KAN/SQR-220K는 미국의
TACTAS와 동등 이상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주요 핵심부품은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 제작됐고 천해인 서·남해와 심해인 동해가 공존하는
우리나라 해역의 대잠 환경에서 최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천해인 서해는 수심이 얕아 중량케이블을 길게 내릴 수 없어
300m 경량케이블을 적용해 예인함의 방사소음이 TASS 센서에 미치는 간섭을 최소화함으로써 센서심도 30m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
어선의 어로 활동이 빈번해 수중 배경소음이 높은 대잠 환경에서도 미세한 잠수함 소음을 탐지할 수 있도록 정밀 주파수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
어뢰추진기에서 발생되는 특유의 소음 스펙트럼 패턴을 인식해 어뢰를 자동 경보하고 음향 기만기를 함 주변에
살포해 어뢰를 기만하게 함으로써 함 생존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TASS의 저주파수 탐지능력은 실제 해상훈련에서 최신의 스텔스
어뢰추진기 소음도 탐지해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
수동형 선배열 예인소나는 우리 해군이 북한의 재래식 잠수함(정)에 효과적인
작전을 할 수 있도록 해 대잠 전력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예인음탐기 기술기반으로 항만
감시체계와 이동형 수중조기경보체계인 저주파 예인음탐기를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또 이를 기반으로 차기호위함 선저고정형
능동소나와 차기잠수함 소나체계를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의 소나 기술 발전에 초석이 됐다.
국방과학기술지식대백과사전
소나는 초음파를 발산해 그 반사 파동으로 수중 장애물이나 해저 상황을 탐지하는 장치다. 수상 함정, 잠수함, 기뢰 따위의 탐색 및 어군
탐지기, 음향 측심기 따위에 쓴다.
저주파 장거리 탐지 소나는 탐지 영역이 넓어서 클러터에 의한 허위 표적을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해저면 지형구조를 정밀하게 알고 있으면 해저면 반사파 모델로 클러터를 예측할 수 있다.
미세하고 간헐적으로
탐지되는 잠수함 반향음은 클러터가 많은 환경에서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특히 탐지 영역이 넓은 장거리 탐지 소나의 경우
소나 운영자가 표적과 유사한 클러터들을 하나씩 탐색하면서 판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불규칙한 클러터에 비해 일정한 기동 패턴을 갖는 잠수함 표적의
특성을 이용해 표적 후보에 대해 자동으로 추적을 수행해 일정한 패턴으로 추적되는 표적 정보를 종합해 탐지하는 TBD(Track Before
Detection) 기법으로 미약한 표적에 대한 탐지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北잠수함 원거리 탐지 … 한반도 해역에서 효과 입증
- <33> 예인음탐기체계 (중)
- 2015. 10. 06 17:23 입력 | 2015. 10. 06 18:23 수정
한국형 구축함(KDX)에 탑재 필요성 … 예인형 선배열 소나 기술 연구
초보적 수중음향학 연구 수준에서 개발 시작 … 실험장비 직접 설계·제작
저주파 능동 예인음탐기 기술 개발· 차세대 대잠전 체계 발전 등 추진
해군1함대 광개토대왕함 승조원들이 지난해 5월 동해에서 펼쳐진 기동훈련 중 국내에서 개발한 예인음탐기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해군 제공 |
●개발 배경
1980년대 우리나라는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잠수함·잠수정을 통한 북한
특수공작요원 침투나 주요 항만·해상교통로 봉쇄에 대비한 대잠수함 전력 증강이 필요했다.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반도 주변에서 우리 해군 수상함의 대잠수함전은 선체 고정형 능동소나(HMS)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항공기용 소나인 소노부이의 지원을
받는다 하더라도 동해 수온 분포의 복잡성으로 인해 대잠수함작전은 잠수함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있었다.
당시 미국의 경우는
AN/SQR-19로 명명된 예인음탐기체계(TASS)를 운용하면서 수온 구조상 탐지가 양호한 깊이에 센서를 예인할 경우 북한의 잠수함을 스노켈
모드 시 수십㎞ 이상 탐지할 수 있다고 알려졌었다. 이에 따라 당시 기획 중이던 한국형 구축함(KDX)에 이 시스템을 탑재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미국의 판매 금지로 탑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항만감시체계 기초연구를 통해 소노부이와 같이 단일 센서로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얻고 다중채널로 배열이득을 얻을 수 있는 광대역 선배열 센서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선배열 센서
기술은 1980년대 후반 수상함용 예인형 선배열 소나 핵심 기술 응용연구로 발전했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선배열 소나가 비교적 소음이 큰
잠수함이나 소형잠수정을 장거리에서 탐지하는 데 효과적인 장비임을 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해군도 예인음탐기 획득 의지를 보이며 국내
개발에 대한 소요 제기를 함으로써 예인음탐기체계의 개발이 시작될 수 있었다.
●개발 당시 국내
기술수준
1980년대 국내 소나기술 연구는 한국 해역에서 해상실험을 통한 저주파 수중음향 신호의 음파 전달 특성과
선배열 센서의 배열이득 특성 측정, 저주파 함정소음 스펙트럼 분석 및 식별 기술(LOFAR: Low Frequency Analysis and
Recording) 분야에 집중됐다.
당시 국내 수중음향학 연구는 초보적 수준이었고 관련 산업기반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소나 연구에
필수적인 수중 센서와 신호처리장치, 수중음원 등 해상실험 장비를 연구원들이 연구실에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야만 했다.
선배열
센서는 직경 80㎜, 길이 10m 정도의 폴리우레탄 호스에 수십 개의 음향센서가 내장되는 음향모듈을 수십 개 커넥터로 연결해 30kts로
예인해도 장력에 견디면서 저소음이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폴리우레탄 호스 제작에서부터 티타늄 센서모듈 커넥터 가공, 고속
디지털 신호처리 보드 제작 등 필요한 국내 산업기반이 없는 상황에서 예인선배열 센서와 신호처리장치를 개발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개발 초기 연구
1982년부터 계속된 수중음향탐지기술 연구는 1990년대
초반(1991~1992)에 들어서면서 예인형 및 선체부착형 선배열 소나 핵심기술 종합 및 체계사양 도출이 목표였다. 이 시기에 연구진은
1989년 제작된 124m급 선배열 실험 세트를 가지고 모의표적 및 실표적을 상대로 한 탐지실험을 병행하면서 과연 한반도 근해에서도 장거리
탐지가 가능한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선배열 센서의 탐지 성능을 해상에서 확인하려면 잠수함 신호를 모사할 수 있는 예인 표적이
필요했지만, 기초연구 단계에서 고가의 저주파 고출력 음파 생성기를 구입할 예산이 없었다. 그 때문에 번개가 천둥소리를 내는 원리를 이용해
수중에서 고전압을 방전시켜 큰 소리를 내는 음파 송신기 스파크어레이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연구진은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 고물상을
뒤져서 부품을 구하고 연구실에서 조립해 음파 송신기를 만들어냈다.
해군의 지원으로 수심 200m 이하의 천해에서 탐지실험을 한
결과 200~400Hz 대역에서 수중표적에 대한 장거리 탐지가 가능함을 확인했다. 실제 잠수정을 투입한 탐지실험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천해로 분류되는 한반도 근해에서도 예인형 선배열 소나의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심해인 동해에서는 센서를 100m 이상
깊이로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잠항하는 표적을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TASS를 동해에서 운용할 경우 센서가 최대 300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예인케이블 길이를 설계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기술 발전 추세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잠수함을 탐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수중음파를 이용하는 소나의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초기 단계에는 재래식 잠수함을 2㎞ 거리에서 탐지하는 12채널 예인음탐기(Towed Array Sonar)가
개발됐다. 2차 대전 이후 냉전시대에 접어들자 대륙간탄도탄으로 무장한 원자력잠수함을 원거리에서 탐지하기 위해 수동형 예인음탐기 개발이
본격화됐다.
러시아 원자력 잠수함은 원자로 냉각펌프와 추진기 소음이 매우 커서 예인음탐기는 선박 통행량이 적은 조용한 대양에서
매우 효과적인 대잠 탐지 체계가 됐다.
미국은 1970년대 수상함용 예인음탐기체계인 AN/SQR-14를 개발, 구축함에 탑재하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통해 1980년대 초 현대적 전술예인음탐기 AN/SQR-19를 구축함에 전력화했다.
더불어 미국은
1970년대 장거리 탐지 장비인 해양감시용 선배열 음향시스템(SURTASS: Surveillance Towed Array Sensor
System)을 개발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예인음탐기체계기술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어 광통신 예인케이블과
멀티라인(Multi-line) 예인센서를 개발했고 선체고정형 능동소나 신호를 수신해 잠수함을 탐지하는 다기능 예인센서(Multi-function
Towed Array) AN/SQR-20을 개발했다.
원자력잠수함이 정숙화되고 제3국의 재래식 잠수함 세력이 증가하면서 천해에서
비교적 조용한 잠수함을 탐지하는 대잠전에 관한 연구개발이 활발해졌고 예인음탐기도 수동형에서 능동형 예인음탐기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도 정숙화되는 재래식 잠수함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저주파 능동 예인음탐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수동형
예인음탐기체계를 다기능 예인음탐기로 성능개량하고 차세대 대잠전 체계로 분산센서망 탐지 체계인 멀티스태틱(Multistatic) 소나 체계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방과학기술지식대백과사전 수상함용 통합 음탐기
수상함용 통합 음탐기는 미래대잠전 환경에서 저소음화되는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추적·식별하고, 공격하는 어뢰를 탐지·경보하기 위한
장비다.
현재 미국은 수상함용 통합 소나 체계(SQQ-89A 15), HMS(SQS-53C), 다기능 예인 선배열
소나(SQR-20) 등을 운용 중이다.
이와 함께 가변 심도 저주파 능동 소나(LFATS VDS-100), 디핑소나(HELRAS
DS-100)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중 상태 소나 체계 구현도 가능하다.
미국은 해군연구청(ONR)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비를
대학 등의 기초연구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필요한 기술은 이미 투자를 통해 개발된 연구결과들을 조합해 개발하는 방식을 적용하는데 성공률이 높고
기술수준도 세계 최고다.
이외에도 미국은 대잠전 작전을 연안전투함(LCS) 개념으로 전환해 다양한 소나 체계를 개발 운용하고
있다.
원거리서도 잠수함 탐지 가능 최초로 확인
- <34> 예인음탐기 체계 (하)
- 2015. 10. 20 17:29 입력 | 2015. 10. 20 18:19 수정
1990년 이전 설계·재료·제작·시험 등 연구원이 직접 작업
보안 문제로 모두가 잠든 후 숙소 여관 옥상서 고장 수리
ADD 시험선 선진호에 예인음탐기 개발시제품 탑재 실험
1998년 9월 18일 포항~울릉도에서 진행된 실용시제품 최대탐지거리 시험의 표적탐지 화면. ADD 제공 |
1998년 9월 18일 포항~울릉도에서 진행된 실용시제품 최대탐지거리 시험의 개념도. ADD 제공 |
1998년 9월 18일 포항~울릉도에서 진행된 실용시제품 최대 탐지거리 시험의 표적 탐지 화면. ADD 제공 |
●뱀장어 수술
1990년대 예인음탐기(TASS) 체계개발이 착수되기 이전까지의 선행연구
과정에서 국내에는 예인형 선배열 센서부를 제작할 업체가 없었다. 따라서 설계는 물론 재료 구입, 제작, 시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들이 손수 해야만 했다.
센서 엘리먼트를 선정해 확보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기구부와 센서
엘리먼트로부터 수신되는 신호를 잡음 없이 증폭시키는 전처리증폭기 등을 제작해 하나의 묶음으로 조립한 다음 이들 묶음을 신호케이블로 계속 연결해
센서부 채널들을 확장해 만들어 나갔다. 또 이들을 폴리우레탄 호스 속에 넣고 기름을 채워 밀봉한 다음 바닷속에 넣어 시험에 활용할 수 있는
센서부로 탄생시켰다.
이렇게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직접 제작을 하다 보니 막상 해상에서 시험을 하는 도중 고장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곤혹스러운 고장이 호스 내부의 신호선이 끊어지는 상황이었다.
통상적으로 동해 외해에서 시험을 하다가 이런
고장이 발생하면 시스템 전체를 일단 숙소인 여관으로 옮기고 밤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보안 문제로, 여관을 오가는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센서부 길이가 너무 길어 아무 곳에서나 점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숙소 옥상을 점검 장소로
활용했다.
연구원들은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가 톤 단위를 넘어가는 무거운 시스템을 여관 옥상까지 옮긴 후 혹시 누가 보기라도 할까봐
전등도 켜지 못하고 손전등을 비춰가며 호스 일부를 가르고 센서들과 신호선들을 꺼내 하나씩 점검해야 했다.
모든 센서를 일일이
체크하기에는 하루 밤이 너무나 짧았기 때문에 참여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만 했다.
끊어진 부분들을 찾아 연결하고 신호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호스 속에 넣고 역으로 조립하는 일련의 과정은 의사가 수술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연구원들은
이를 ‘뱀장어 수술’이라고 불렀다.
밤을 꼬박 새워 뱀장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눈을 붙일 새도 없이 그
무거운 시스템을 여관 옥상에서 아래로 끙끙대며 다시 옮기고 망망대해로 나가 멀미와 싸우며 해상시험에 임해야
했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수많은 실패와 수정 보완을 거듭하던
TASS 장비는 사업 종료 1년을 앞두고 안정화되고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었다. 그동안 수차례 부체계 단위의 검증과 성능 시험을 수행했으며 이제
체계통합 성능시험평가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동해에서 깊이 잠항하는 잠수함을 얼마나 먼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지가 체계개발에
참여한 군과 개발자들의 핵심적인 관심사였다.
연구실에서 행한 모델링 시뮬레이션과 육상에서 시험 장비를 이용한 장비 성능시험에서
개발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지만 바다에서는 음파전달 환경의 변수가 복잡하기 때문에 해상에서의 탐지 성능을 자신 있게 예측하기
어려웠다.
1998년 9월 14일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ADD 시험선 선진호에 예인음탐기 개발시제품을 탑재해 포항 해군부두에서
해상시험 해역으로 일출 전에 출항했다.
당시 선진호는 국내 최초로 ADD가 설계하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쌍동선으로서 함 크기는
325톤으로 작지만 내파성이 우수하고 시험장비 탑재 공간이 넓어서 TASS 장비를 싣고 시험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TASS
예인센서와 윈치가 무겁고, 함상 전자캐비닛이 설치된 컨테이너를 탑재해야 해서 평형을 맞추는 데 선진호 기관장의 애로가 많았다.
또
조그만 시험선에 시험장비와 수십 명의 시험인원을 싣고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일출 전부터 일몰 때까지 운항하면서 시험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잠수함 신호를 모사할 수 있는 예인표적 Sound-Trek II는 부경대 시험선인 탐양호에 탑재해 포항 연안에서
북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모의 표적을 잠수함 잠항 깊이로 예인했다.
동해 시험해역에 도착한 선진호에서 TASS 센서를 바다에 내려서
센서신호가 정상적으로 수신되는 것을 확인하고 시험을 시작할 때였다.
음파탐지 환경 분석 전문가인 A박사의 권고로 센서심도를
150m로 예인하고 선진호는 북동 침로로 울릉도를 향해 이동하면서 표적을 탐지하기로 했다.
근거리 표적탐지 상태가 양호해서 자신을
얻은 시험팀은 음파탐지 환경을 분석해가면서 음수렴구역을 찾아서 신속하게 기동하다가 음수렴구역에 도착하면 저속으로 탐지하는 스프린트 앤드
드리프트(Sprint and Drift) 방식으로 탐지거리를 측정했다.
표적신호가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하면서 두 번째
음수렴구역인 50㎞에서 표적탐지가 가능한 것을 확인한 개발자들은 긴장을 풀고 최대 탐지거리를 찾아서 울릉도로 향하고 있었다.
해가
질 무렵 표적이 74㎞ 탐지됐을 때 울릉도 근해여서 더 이상 시험이 곤란했고, 시험책임자의 중단 결정으로 아쉽게 수중센서를 인양해야 했지만
잠수함을 원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국방과학기술지식대백과 사전
다기능 예인 선배열 소나 기술
다기능 예인 선배열 소나 기술은 수상함용 통합음탐기의 미래 소요기술로 단상태 운용 시 예인형 선배열 센서를 이용해 잠수함 및 어뢰를
탐지·추적·식별하는 기술이다.
예인형 능·수동 복합소나이면서, 저주파·중주파 대역 능동신호로부터 표적에서 반사되는 신호를 수신하는
다기능 소나기술이라 할 수 있다.
수상함용 통합음탐기는 양상태 및 다중상태 운용을 기반으로 미래대잠전환경에서 저소음화되는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추적·식별하고, 공격하는 어뢰를 탐지·경보하기 위한 수상함용 통합음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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