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해군이야기

북한의 SLBM 개발 위협, 그 진단과 대책은?①

구름위 2017. 1. 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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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파괴력, 그 은밀함은 더 무섭다

<8>북한의 SLBM 개발 위협, 그 진단과 대책은?①


잠수함 한 척의 핵탄두면 대도시 하나가 잿더미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사출시험

핵무기 소형화 막바지 단계로

유도탄 전력화 90% 이상 진행 판단

실탄 발사 성공 땐 더욱 위협적

 

 

기사사진과 설명
MIRV 핵탄두: 타이푼급 잠수함은 SS-N-20 핵 미사일 20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 미사일은 200kt(히로시마 원자탄은 20kt급)의 위력을 가진 MIRV 핵 탄두 10기를 운반할 수 있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MIRV 핵탄두: 타이푼급 잠수함은 SS-N-20 핵 미사일 20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각 미사일은 200kt(히로시마 원자탄은 20kt급)의 위력을 가진 MIRV 핵 탄두 10기를 운반할 수 있다.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기사사진과 설명
북극의 얼음을 뚫고 SLBM을 발사하는 러시아의 타이푼급 잠수함.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북극의 얼음을 뚫고 SLBM을 발사하는 러시아의 타이푼급 잠수함.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SLBM은 현존 무기 중 가장 은밀하고 파괴력이 큰 무기



“세계를 움직이는 3명의 최고 실권자는 미 합중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미 핵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의 함장이다(The Three Most Powerful Men In The World: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The President Of The Russian Republic… and… The Captain, a U.S. Nuclear Missile Submarine).” 이 말은 잠수함 발사 핵탄도미사일에 의한 3차 대전의 가능성을 다룬 영화 ‘크림슨 타이드’ 자막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로 SLBM(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위력을 가장 짧고 실감 나게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가질 수 있을까 부러워한 적이 있는데 북한이 먼저 SLBM을 개발했다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2015년 5월부터 SLBM 해상 사출시험 장면을 노출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16년 들어서는 수소폭탄 실험(북한의 주장) 직전에 또 한 차례 SLBM 수중사출시험을 진행했고 2월 7일에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은 핵, 장거리 미사일 그리고 SLBM 개발까지 그들의 계획대로 진행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안보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 시기에 맞춰 SLBM 사출시험을 하는 것은 핵무기 소형화도 막바지 단계가 됐음을 암시한다. 북한은 SLBM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도 수차례 또는 수십 차례 사출시험을 더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SLBM 수중사출시험은 무엇이며 지금 개발 진도는 어느 정도일까? SLBM 수중 사출시험은 잠수함에 설치된 수직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발사체계를 점검하는 마지막 과정이다. 통상 SLBM을 전력화하기 위해서는 4단계(이 단계는 관점에 따라 약간씩은 다름) 정도의 과정을 거친다.



1단계는 지상에서 시험용 발사관을 만들어 시험하며 2단계는 이를 실제 잠수함에 맞게 탑재용으로 만들어 정박해 있는 잠수함에서 시험한다. 3단계는 잠수함을 몰고 바다로 나가 미사일을 수중에서 물 위로 밀어내는 시험과 미사일 자체 추진엔진 점화 시험을 실시하며( 이 단계에서 잠수함을 몰고 바다에 나가는 대신 해상 바지선에 수직발사대를 설치하고 시험하는 경우도 있음) 4단계는 실제 유도탄을 목표물까지 날려 보내는 시험을 하게 된다. 여기서 성공하면 전력화가 완성되는데 이 절차를 반복하는 횟수가 증가하면 정확도와 신뢰도가 향상된다.




북한은 이미 SLBM 90% 이상 개발 판단



지금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사출시험은 3단계 정도로 실제 유도탄을 전력화하는 데 9할 이상의 공정을 거쳤다고 판단된다. 정보에 의하면 북한의 SLBM ‘북극성 1호’는 러시아의 SS-N-6(1993년 러시아에서 고철로 들여온 3000톤 골프급 잠수함에 탑재됐던 R-27 핵탄두 미사일)와 크기와 모양이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볼 때 SLBM 유도탄도 거의 완성된 단계로 볼 수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에서 SLBM 실탄 발사가 성공하면 그 위협은 북한이 핵실험을 시작했을 때 우리가 느꼈던 위협보다 훨씬 클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대비책이 절대 필요하다. 모든 디젤 잠수함 보유국들의 최종적인 목표는 원자력으로 추진하는 잠수함에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원잠(SSBN)을 보유하는 것이다. 이런 잠수함이야말로 현존 최강의 무기체계이며 잠수함 한 척의 핵탄두면 대도시 하나를 간단히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SLBM 탑재 잠수함이 물속에 들어가면 상대국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이 물밑 추적 및 감시 작전을 시작한다. 지금 일각에서는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하려면 5년 이상 걸릴 것이니 그리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25년 전에 러시아로부터 골프급 잠수함을 고철로 수입했고 러시아 미사일 기술자들을 데려다가 연구해 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비밀이다.



현재 성능이 검증된 SLBM 보유 국가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등 6개국이며 북한이 성공할 경우 세계 7번째 SLBM 보유국이 되면서 군사 강국의 반열에 뛰어든다고 할 수 있다




단기 대책


 


한미 정찰 자산으로 ‘출항’ 정보 파악


214급 AIP 탑재 잠수함으로 추적·감시


발사 징후 땐 격침-초계 세력 등과 공조


 


장기 대책


 


무제한 가동 가능 원자력 잠수함 건조


상시 초계하다 출항과 동시에 작전


 


 


기사사진과 설명
구 소련 최초의 SLBM인 R-13(왼쪽)과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에 탑재된 R-27(SS-N-6)을 기술기반으로 만든  무수단 미사일(오른쪽).   사진 출처=Wikimedea  Commons

구 소련 최초의 SLBM인 R-13(왼쪽)과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에 탑재된 R-27(SS-N-6)을 기술기반으로 만든 무수단 미사일(오른쪽). 사진 출처=Wikimedea Commons





 


 


 



북한의 2000톤 신포급 잠수함에 SLBM 탑재는 시간문제



왜 SLBM 탑재 잠수함을 보유하면 군사강국이라고 할까? 핵무기를 보유하는 모든 국가의 최종목표는 SLBM에 핵탄두를 장착해 물속 잠수함에 숨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핵무기 운반 수단은 세 가지로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탄(ICBM),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이다.



SLBM이 개발되면서 전략폭격기와 ICBM은 상대적으로 위협도가 낮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전략폭격기와 ICBM은 비행 중 장시간 위치가 노출돼 중간에 요격되기 쉽지만 SLBM은 잠수함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아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모르며, 적의 핵무기에 의해 자국의 영토가 공격받은 후에도 물속에서 보복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현재 미국이나 러시아 등 강대국처럼 거대한 원자력잠수함에서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개발하고 있는 2000톤 신포급 잠수함에 핵탄두를 한 발만 탑재해 물속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해도 이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북한은 1963년 소련에서 위스키급(1700톤) 잠수함을 도입해 건조기술을 발전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1976년부터 로미오급(1800톤) 잠수함을 독자 건조했다. 북한은 지난 40년간 축적된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대형잠수함을 건조해 핵탄두를 장착한 SLBM을 탑재하려 할 것이다. 그만큼 위협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대목에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북한의 SLBM 개발 저의를 자세히 밝히는 이유가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게 아니라 현 안보 현실에서 국민이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비토록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북한 잠수함이 출항하기 전부터 물속에서 작전할 때까지 전 과정을 면밀히 감시하고 추적하는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한 대응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사사진과 설명
북한의 신포급과 매우 유사한 구소련의 3000톤 골프급 잠수함:  골프급 잠수함은 소련의 최초 SLBM 탑재 디젤 잠수함(SSB)으로 함 중앙의 함교탑 부근에 SLBM 3발을 탑재했다. 북한은 1993년 일본의 고철 거래상으로부터 러시아의 퇴역 골프급 잠수함을 구입해 수직발사관과 미사일을 연구해왔다. 신포급은 함교탑 부근에  SLBM 1발을 탑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 출처=Wikimedea  Commons

북한의 신포급과 매우 유사한 구소련의 3000톤 골프급 잠수함: 골프급 잠수함은 소련의 최초 SLBM 탑재 디젤 잠수함(SSB)으로 함 중앙의 함교탑 부근에 SLBM 3발을 탑재했다. 북한은 1993년 일본의 고철 거래상으로부터 러시아의 퇴역 골프급 잠수함을 구입해 수직발사관과 미사일을 연구해왔다. 신포급은 함교탑 부근에 SLBM 1발을 탑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 출처=Wikimedea Commons





북한의 SLBM 위협, 할 수 있는 것부터 꼼꼼히 대비해야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SLBM 탑재 잠수함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대응 방안을 다르게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SLBM 탑재(가정) 잠수함이 잠수함기지 또는 지하함정 대피호에 있을 때는 킬 체인의 타격 대상에 포함시켜 찾아내 격파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육상의 핵무기와 똑같은 위협으로 분류해 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구를 출항해 물속에 들어간 SLBM 탑재 잠수함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방안과 장기적인 방안으로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 단기적 대응방안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①인공위성·정찰기 등 한미 연합 정찰 및 감시 자산으로 SLBM 탑재 잠수함의 출항 정보를 상세히 파악해 우군 경계수단에 전파하고 ②출항한 잠수함에 대해서는 북한 디젤 잠수함보다 속력과 수중 지속작전능력이 우수한 214급 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공기불요추진체계) 탑재 잠수함으로 수중 추적 및 감시 임무를 맡게 하며 ③수중에서 추적하다가 SLBM 발사 징후 포착 시에는 현장에서 격침 또는 아군 해역의 대잠 초계세력 및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운용부대에 신속히 정보를 전파해 협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장기적인 방안은 단기 방안에 추가해 수중에서 무제한 기동이 가능한 원자력잠수함을 건조, 선진국처럼 SLBM 잠수함 출현 예상 구역을 상시 초계하다 출항과 동시에 추적 및 감시 작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강대국들의 SLBM 탑재 잠수함 물밑 추적 작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 잠수함 확보를 위해서는 일본 수준으로 준비해야



원자력잠수함 도입은 원자력 정책과 관련된 것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며 이런 점에서 기술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채택 시기만 기다리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핵무기는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주장하면서도 원자력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해 잠수함에 탑재하는 원자로 제작 기술과 미사일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함정용 원자로는 1963년 개발시험에 착수해 30년 만에 성공했고 그 기술로 지금은 심해 탐사 잠수정에 소형 원자로를 탑재해 운용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1년 내 잠수함에 원자로를 탑재할 수 있다. 우리도 2020년 잠수함 독자 개발 완료 시기에 맞춰 일본 정도의 원자로 기술을 완비해야 한다. 북한이 SLBM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지금, 구체적인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음 회부터는 ‘잠수함 탑재무기 이야기’를 연재한다.




●서방 측의 소련 SLBM 탑재 잠수함 추적 작전 중 수중 충돌 사례들 (출처: Blind Man’s Bluff)


①1970년 6월 미국의 토터그(USS Tautog, SSN-639)함이 페트로파블로프스크(Petropavlovsk)를 출항한 소련의 에코-Ⅱ급 잠수함 블랙 릴라(Black Lila)를 수중에서 추적하다가 충돌했다.

②1986년 12월 24일 영국의 스플렌디드(Splendid)함이 바렌츠해에서 북해함대의 타이푼(Typhoon)급 잠수함을 수중에서 추적하다가 충돌해 예인 음탐기에 손상을 입었다.

③1993년 3월 20일 미국의 그레일링(USS Grayling, SSN-646)함이 바렌츠해에서 러시아의 델타 Ⅲ급 잠수함을 수중에서 추적하다가 충돌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원자력잠수함이 수중 충돌 없이 러시아의 SLBM 탑재 잠수함을 추적한 기록은 많다. 통상 들키지 않고 3주 이상 추적한 잠수함 함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며 최장 47일까지 추적에 성공한 잠수함 함장도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