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해군이야기

물속 잠수함과는 어떻게 통신하나?

구름위 2017. 1. 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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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마저 죽이고 털끝 하나도 숨겨라

<4> 물속 잠수함과는 어떻게 통신하나? ①


발각되지 않는 통신 ‘은밀·치밀’이 답이다

 

위치 노출 위험성 최소화 위해

30㎐∼300㎑ 초저주파 이용

지휘부와 약속된 시간에 통신

부력 와이어 안테나 들킬 위험 적어

 

기사사진과 설명
잠수함이 수중에서 부력 와이어 안테나(Buoyant Wire Antenna)를 물 위에 띄우고 통신하는 모습(왼쪽). 잠수함이 잠망경 항해 중 물 위에 통신 안테나를 올리고 통신하는 모습.

잠수함이 수중에서 부력 와이어 안테나(Buoyant Wire Antenna)를 물 위에 띄우고 통신하는 모습(왼쪽). 잠수함이 잠망경 항해 중 물 위에 통신 안테나를 올리고 통신하는 모습.



 

기사사진과 설명
수중 부력 안테나 윈치   부력 와이어 안테나는 예인 케이블을 풀어주고 회수하는 절차가 복잡하며  이렇게 통신하는 기간에는 잠수함의 기동성이 떨어진다.

수중 부력 안테나 윈치 부력 와이어 안테나는 예인 케이블을 풀어주고 회수하는 절차가 복잡하며 이렇게 통신하는 기간에는 잠수함의 기동성이 떨어진다.





잠수함이 물속으로 들어가면 세상과 두 번 이별한다는데?



잠수함 세계에서는 잠수함이 물속에 들어가려면 세상과 두 번 이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이별은 출항하면서 육지 사람들과 이별하는 것이고, 두 번째 이별은 물속으로 들어가면서 세상과 통신이 단절되는 것, 즉 물 위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당직 근무자가 시계를 보고 알려주는 시간에 맞춰 삼시 세끼를 먹고, 일하고, 잠자는 틀에 박힌 생활이 시작되며 이 기간에는 라디오 청취나 TV 시청도 할 수 없다.



잠수함의 생명은 물속에서 은밀하게 작전하는 것이기에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작전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때부터는 물속에서 얼마나 오래 안 들키고 작전하느냐로 잠수함의 성능과 함장의 능력이 평가된다. 다시 말해 세상과 얼마나 철저히 단절하느냐가 작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다가 작전상 필요하면 수면 가까이 올라와 잠수함 함교탑에 부착된 통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리고 통신하거나,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통신 안테나마저 수면 위로 내놓지 않고 수중 수십m 심도에서 부력 와이어 안테나를 물 위에 띄우고 통신을 한다.



잠수함 지휘부가 물속 잠수함과 통신하려면 ‘가청 주파수’ 밖의 초저주파로 불러내 통신



소리(sound, 音)란 사람의 청각기관을 자극해 청각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돌고래나 박쥐가 내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반대로 너무 주파수가 낮은 음도 듣지 못한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의 주파수를 가청 주파수라고 하는데, 이는 16㎐(헤르츠)~20㎑(킬로헤르츠) 정도의 영역이다. 가청 주파수를 넘어가는 음들을 불가청음(Infrasound)이라 하며 이 범위의 주파수는 통신장치를 이용해 식별해야 한다.



잠수함이 물 위에 있을 때는 여느 군함과 마찬가지로 통신장치를 이용해 통신하지만 수중에 있는 잠수함과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30㎐에서 300㎑ 범위의 초저주파를 운용하는 통신장치를 이용한다. 잠수함은 은밀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부두를 떠나고 들어올 때 위치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통신을 최소화한다. 출항 전 잠수함사령부로부터 받은 ‘잠수함 행동지시서’에 명시된 통신시간에만 간략하게 통신함으로써 잠수함의 행동을 은폐한다. 잠수함의 통신 방식은 두 가지로서 쌍방통신과 일방통신이다. 수상 항해를 할 때 또는 물속에 있더라도 통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리고 통신할 때는 쌍방통신으로 잠수함 지휘부와 교신하며, 통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리지 않고 통신하는 경우는 지휘부에서 저주파를 이용해 물속 잠수함을 불러내거나 긴급지령을 할 경우인데 주로 “지휘부와 통신을 설정하라” 또는 “표적A를 SLBM으로 공격하라” 등 짧은 내용이다.



물속 잠수함과 통신하려면 대부분 출항 전 지휘부와 약속된 시간에 통신



전파는 물속을 지나면서 대부분 손실되기 때문에 물속을 투과할 수 있는 특정 주파수를 이용하는 등 출항 전에 잠수함 지휘부와 통신할 방법을 미리 약속해야 한다. 그것도 수면 가까이 올라와 통신 안테나를 올리고 통신할 것인지 초장파를 이용해 물속에 있는 잠수함을 일단 불러내 수면 가까이에서 통신할 것인지 등도 모두 출항 전에 약속하고 이를 잠수함 행동지시서에 포함한다. 잠수함이 물 위에 통신 안테나를 올리고 통신할 때와 수중 수십m 깊이에서 케이블에 통신안테나를 연결한 부력 와이어 안테나를 물 위에 띄우고 통신할 때는 수상 전투함과 유사한 주파수를 사용하지만 안테나 높이가 낮아서 수상 전투함보다는 통신 도달 거리가 훨씬 짧다. 잠수함은 통신 시 물 위로 노출된 안테나 때문에 적에게 발각되기도 하지만, 통신 내용이 감청돼 위치를 들키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잠수함은 지휘부와 통신을 하더라도 가장 짧은 시간에 철저하게 암호화된 내용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출항 전에 통신할 시간과 대강의 내용을 약속하고 나가는 게 일반적이다.




잠수함이 수중에서 부력 와이어 안테나(Buoyant Wire Antenna)만 물 위로 띄우고 통신하면 적에게 들킬 위험 적어



부력 와이어 안테나는 부유식 안테나라고도 하는데 잠수함이 수면 가까이 올라오지 않고도 통신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잠수함이 비교적 부피가 큰 통신 마스트나 잠망경을 올리고 항해할 경우 물 위에 항적을 남기기 때문에 적 항공기나 수상 전투함에 위치가 노출되기 쉽다. 그러나 부력 안테나를 올리고 통신할 경우는 항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수중 수십m에서 은밀하게 통신이 가능하다. 부력 와이어 안테나는 이런 이점에도 불구하고 안테나를 물 위로 올리고 회수하는 절차가 복잡하며 이렇게 통신하는 기간에는 잠수함의 기동성이 떨어진다는 불리한 점도 있다.
남 모르게… 전용 통신망, 가족 소식을 부탁해”

<5> 물속 잠수함과는 어떻게 통신하나? ②
2016. 02. 14   13:28 입력


주 1회 간단한 편지 받도록 구성

승조원이 가족에게 쓰기는 불가

 

통신체계 어떤 것이 있나

 

VLF 통신체계

저주파 이용 지령 내리는 송신소

한국·미국 등 몇몇 국가서 운용

 

ELF 통신체계

VLF보다 주파수 더 낮은 극초장파

바다 더 멀리 더 깊이 송신 가능

 

 

 

 

기사사진과 설명
잠수함과의 통신 개념도

잠수함과의 통신 개념도


 

 



미 해군은 물속의 잠수함에서 가족편지도 받아볼 수 있어



한번 출항하면 수개월씩 가족과 떨어져 작전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승조원들과 가족들을 위해 미 해군은 여러 가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가족들을 위한 별도의 통신망을 구성해 수중에서 작전 중 일주일에 1회 정도 가족들로부터 간단한 편지를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잠수함 승조원이 가족에게 편지를 보낼 수는 없도록 규정돼 있다. 대개 가족편지는 한 번에 40~50자 정도 분량으로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평하게 똑같은 양(문자 수)을 받도록 제한한다.



우리 해군은 어떨까? 필자가 2002년 잠수함을 몰고 126일간 하와이 림팩훈련을 다녀온 경험을 회상해 볼 때 가족편지는 받아볼 수 없다. 가족편지를 받아보려면 축전지 충전, 일일보고 등을 위해 잠깐 동안 수면 가까이 올라왔을 때 많은 양의 전문을 신속하게 수신할 수 있는 통신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시 미 해군은 UHF 위성통신체계를 운용했고 우리는 HF 직진파 통신체계를 운용했는데 정보 소통량에서 20배 정도 차이가 난다. 우리는 통신체계의 능력 때문에 가족편지까지 받아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하와이를 오가면서 잠수함부대에서 보내주는 일일 국내뉴스 요약, 가족 경조사 등을 받아보는 기쁨을 누렸다.

 


기사사진과 설명
초장파 VLF 송신용 안테나 설치 기기

초장파 VLF 송신용 안테나 설치 기기



기사사진과 설명
미국 동부 5대호 중 하나인 슈피리어 호반에 위치한 길이 148마일(약 274㎞)의 ELF 안테나를 표시한 지도.

미국 동부 5대호 중 하나인 슈피리어 호반에 위치한 길이 148마일(약 274㎞)의 ELF 안테나를 표시한 지도.




VLF 통신체계와 ELF 통신체계의 차이점



VLF 통신체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전남 해남통신소 설치 반대 시위 현장을 떠올려 보자. 당시에 설치된 ‘잠수함통신소’가 바로 저주파를 이용해 물속 잠수함에 지령통신을 내리는 VLF 송신소다. VLF 송신 체계를 설치하려면 넓은 부지에 부대가 들어서야 하고, 여러 가지 통제와 규제로 주민 불편이 발생하며, 주변 생태환경에 다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농민들의 반대가 매우 극심했다. 물속 잠수함을 은밀히 지휘하려면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잠수함 작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민들은 쉽게 동의하려 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통신소가 설치됐고 지금은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작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잠수함 선진국인 미국은 하와이 등 전 세계 여섯 곳에 잠수함통신소를 설치해 작전에 사용하고 있으며 영국·독일·이탈리아·노르웨이·일본·인도 등 국가에서도 VLF 송신소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만약 어떤 이유로 육상 VLF 송신소에서의 통신이 효과적이지 못하면 EC-130 항공기를 개조한 타카모(TACAMO: Take Change and Move Out) 항공기에서 8㎞ 정도의 긴 안테나를 예인하면서 30㎑ 이하의 저주파수를 이용해 잠수함과 지령통신을 한다.



이 항공기는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 원자력잠수함에 SLBM 발사 명령을 초장파로 중계하는 통신 지원기다. 타카모는 통상 비행요원 4명과 통신요원 7명이 탑승하며 기지로부터 1850㎞까지 진출해 10시간 동안 통신 중계 임무를 수행한다.



극초장파인 ELF(Extremely Low Frequency) 통신체계는 VLF 통신체계보다 더 낮은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더 멀리, 더 깊이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은 1958년부터 이 체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주파수를 송신할 수 있는 통신장치를 설치했다. 1971년 미국 위스콘신 지역에 26㎞의 안테나를 가진 송신소 운용을 시작으로 확대 운용하다가 최근에는 미국 동부 5대호 중 하나인 슈피리어 호반 근처에 274㎞에 달하는 ELF 안테나를 설치 운용 중이다. 사용 주파수는 76㎐이고 파장은 미국 본토를 횡단하는 거리와 맞먹는 4000㎞다.



안테나 길이가 길어지는 공간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안테나를 지표와 평행하게 눕히고 그 양 끝을 땅속에 묻음으로써 안테나 한쪽 끝에서 나온 전류가 땅속을 통해 다른 한쪽에 도달할 수 있는 루프 안테나를 만들어 ELF를 송신한다. ELF 통신체계는 통상 해저 100∼150m까지 수신이 가능하지만 긴 파장 때문에 1분에 10비트 정도, 15분에 세 글자 정도를 송신할 수 있다. 따라서 중요한 정보만 간단하게 송신한다. 예를 들면 ‘VLF를 수신하라’, ‘위성 신호를 수신하라’, ‘표적 A 공격 준비’ 등 간단한 지령 통신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체계를 운용하는 국가로는 미국과 러시아가 있으며, 인도도 2012년에 송신소를 건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