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역사속 신무기<59>탄넨베르크 건

구름위 2017. 1. 1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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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신무기<59>탄넨베르크 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화약무기의 하나
2008. 03. 10   00:00 입력 | 2013. 01. 05   03:40 수정


이노베이션은 케인스와 더불어 20세기 초 대표적 경제학자로 평가되는 슘페터가 1939년 발표한 ‘경기순환론’의 핵심 단어이자 중심 개념이다. 보통 혁신, 혹은 기술혁신의 의미로 사용되나 경제에 새로운 시장·자원·기술·제도 등이 도입돼 발전한다는 뜻이다.

중세 유럽에 등장한 화약무기는 귀족 중심의 전사집단을 붕괴시키면서 사회 변화, 나아가 경제적 변화에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출발점이 됐다는 점에서 과거 군대 역사의 대표적 이노베이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849년 바이에른왕국 탄넨베르크성에서 발굴된 탄넨베르크 건(tannenberg gun)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럽의 초기 화기의 하나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중국의 화총과 거의 동일한 구조와 형태를 취하고 있는 탄넨베르크 건은 1399년 이전 유럽에서 제작된 초창기 화기이며 이후 유럽에서 등장한 모든 소형 화약무기의 원형으로 본다.

자루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120∼150㎝, 무게는 2.5㎏이지만 실제 총신의 길이는 33㎝, 무게는 1.24㎏으로 총신의 끝부분으로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고 화구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방식의 총이다.한편 탄넨베르크 건과 함께 하켄부크세(hakenbuchse)·아케버사리스(arcubusariis)·핸드 컬버린(hand culverin) 같은 다양한 형태의 초기형 화약무기, 다시 말해 핸드 캐넌(hand cannon)이 14∼15세기 사이에 등장했다.

독일어로 ‘갈고리가 있는 총’이라는 뜻의 하켄부크세는 14세기께 등장, 공성전에 주로 사용된 초기형 화기로 총신과 나무손잡이 결합 부위에 갈고리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15세기 초 처음 등장했고 이후 아케부스(arquebus)로 명칭이 통일된 아케버사리스는 현대 견착식 무기와 비슷한 총대가 특징이며 위력과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상대방 중장기병을 제압하기 위해 말 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핸드 컬버린은 흔히 카빈으로 불리는 기병용 총의 최초 원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사실 14∼15세기 사이 유럽에서 등장한 다양한 형태의 초창기 화약무기 중에는 강선이 파인 총열, 총미 장전식 방식 등 놀라운 창의성·혁신성을 두루 갖춘 사례도 존재했다.

물론 이러한 기술적 혁신성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탓에 당시 기술로는 대량생산이 불가능했고 결국 정밀 기계공업이 정착된 19세기가 지나서야 실제 무기에 적용돼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술적 시도와 적용, 경쟁적인 화약무기 개발은 궁극적으로 르네상스 이후 유럽세계의 군사적 우위를 보장하고 식민지 정복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군사적 관점에서 탄넨베르크 건은 현존하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최초의 화약무기이며 이후 등장한 다양한 화약무기의 원형이 됐다. 또 탄넨베르크 건을 포함한 핸드 캐넌의 등장은 군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유럽의 경제·사회·과학 발전 측면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역사속 신무기<60>최초의 대포 - 포드페르

엄청난 운동에너지 발생 180m 표적 명중
2008. 03. 17   00:00 입력 | 2013. 01. 05   03:41 수정

‘전쟁의 역사가 곧 인류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볼 때 다종 다양한 무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화약무기의 등장만큼 인류역사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건은 없다.

다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화약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구인지, 화약무기를 처음 만들어 전쟁에 사용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유럽의 경우 화약제조 비법이 문자로 기록된 이후 5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최초의 대포가 만들어져 전쟁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프랑스어로 ‘철의 냄비’를 뜻하는 포드페르(Pot-de-fer) 혹은 이탈리아어로 ‘냄비’ 또는 ‘화병’을 뜻하는 바쎄(vase·管)는 유럽에서 전쟁에 사용된 최초의 대포다. 마치 항아리 물병과 같이 몸통이 불룩하고 목이 가늘게 생긴 유럽 최초의 대포는 영국인 월터 드 마일미트(Walter de Milemete)가 1326년 발표한 논문 삽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고고학적 자료와 근거에 따라 1999년 영국에서 복원된 이 최초의 대포는 무게 410㎏에 전체 길이 135㎝, 항아리처럼 생긴 포신의 직경은 90㎝에 포구의 직경은 40㎝였다. 청동을 형틀에 부어(cast in bronze) 만든 이 대포는 실험 결과 엄청난 운동 에너지로 석궁 화살처럼 생긴 포탄을 180m 거리 밖의 표적에 명중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갖추고 있었다.

사실 초기의 대포는 총과 비교해 그 크기만 확대됐을 뿐 화약을 채우고 포탄을 장전한 뒤 점화구에 불을 붙여 발사하는 사용방법이 동일했다. 다만 초창기의 대포는 조잡하지만 관(tube) 형태의 총열(barrel)을 갖고 있던 총과는 달리 단순한 항아리 형태를 취하고 있었고 포탄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달랐다.

구체적으로 목재 받침대 위에 놓인 항아리 모양의 단지(pot)에 무거운 탄환을 올려 놓고 화약의 힘으로 적진을 향해 발사하는 방식이었다.실제 최초의 대포는 1324년 프랑스 동부 로렌지방,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약 300㎞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메스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처음 불을 뿜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초기의 대포는 불안정한 성능으로 인해 적과 아군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양자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는 무시무시한 무기로 악명을 날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군주는 새로운 대포 개발을 독려했고 그 결과 불과 1세기 만에 대포는 위력과 크기 면에서 상당한 발전을 거둘 수 있었다.

대포를 대량 생산해 전쟁에 사용한 최초의 군주는 잉글랜드의 왕이며 프랑스와의 백년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한 에드워드 3세(Edward III·재위 1327∼1377)로 알려지고 있다.최초의 대포가 등장해 전장에서 불을 뿜었지만 수년 동안 대포는 전쟁 국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와 개발을 통해 14세기 중반 이후 대포는 전쟁의 중요한 무기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전차가 등장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한 지상 무기로 군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