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SDV 마이알레

구름위 2017. 1. 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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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마이알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지중해에 주둔 중이던 영국 해군은 포로로 잡힌 두 명의 이탈리아군 장교를 심문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포로들의 정체는 이탈리아 전투잠수대원으로 영국 해군의 주요 작전 항구인 지브롤터·알렉산드리아 같은 항구에 대한 공격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는 것.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이 고속정이나 특수작전용 침투선이 아닌 어뢰를 개조한 SDV(Swimmer Delivery Vehicle), 즉 수영자이송정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처음 영국 해군은 이들의 자백을 거짓 정보 정도로 치부했으나 곧 이들의 자백이 거짓이 아니며 매우 중요한 것임을 인정하게 된다. 1941년 12월 18일 밤, 세 척의 SDV에 분승한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원 여섯 명에 의해 전함 발리안트·퀸엘리자베스·지원급유함이 순식간에 격침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탈리아 해군은 현대 UDT(수중폭파대)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전투잠수대원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침투 수단으로 SDV를 독자적으로 개발, 운용했다. 이탈리아 해군이 보유한 세계 최초의 SDV(사진)는 7m급 어뢰에서 30㎏짜리 탄두를 제거하고 밸러스트 탱크와 조종 장치를 설치한 초소형 잠수정이었다. 잠수함 장교 테세오 에세이 대위와 엘리오스 토스키 대위에 의해 만들어진 SDV는 2.2노트의 느린 속도에 항속거리는 불과 10해리(NM)에 불과했다. 잠수 심도 역시 30m가 한계였다.

게다가 운전하기가 아주 까다로웠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돼지라는 뜻의 ‘마이알레’(Maiale)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그러나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 잠수정은 이탈리아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수중 파괴 공작을 전개하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전투잠수대원들이 마이알레를 타고 접근, 시한 기뢰로 파괴한 적 함정의 총톤수는 15만톤이 넘었다.사실 SDV의 개념은 이보다 훨씬 전인 1909년 영국 해군에서 최초로 거론됐다. 이와 관련, 다양한 연구도 진행됐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개조한 어뢰를 전투잠수대원의 운송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검토됐지만 실전 배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것은 수중으로 적 항구에 은밀히 침투, 주요 표적을 공격한다는 개념 자체가 당시로서는 다소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이탈리아 해군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단 한 명의 특수부대원이 수중으로 침투, 폴라 항에 정박하고 있던 오스트리아 해군 군함 비리부스 유니투스호를 격침시킨 경험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의 차이가 이탈리아 해군으로 하여금 수중특공대의 육성과 새로운 수중침투장비의 개발을 가능케 했으며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SDV다.

마이알레 같은 초창기의 SDV는 사람이 어뢰에 탑승, 적 함정에 직접 충돌 공격하는 방식의 무기인 ‘인간어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마이알레 자체는 운반 수단일뿐 그 자체가 공격 무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인간어뢰와는 구별된다. 마이알레는 불완전한 기술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전과를 거뒀다. 또 전쟁 후 가장 은밀하고 정밀한 해상 침투 수단으로 인정받았다. 비록 이탈리아는 전쟁에서 패배했지만 이탈리아 해군이 운용한 SDV는 전쟁 후 미국·영국에 의해 철저히 연구, 분석됐으며 이후 특수임무 잠수정 개발에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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