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300
다른 비행기와 달리 양쪽으로 튀어나온 긴 날개와 프로펠러 대신 기체 위쪽에 세 개의 날개로 구성된 회전익이 달려 있고 뒤로 튀어나온 꼬리에는 작은 회전익이 돌고 있었다. 공중에 떠오르기 위해 일정 시간을 활주하던 다른 비행기와 달리 이 비행기는 그대로 하늘로 떠올랐다. 시콜스키의 헬리콥터, VS-300(사진)이 처음으로 하늘에 떠오른 순간이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류의 꿈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항공 연구가의 희생과 노력을 요구한 끝에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동력 비행에 성공하면서 실현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공중에 떠오르기 전에 오래 활주해야 하는 것은 비행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하늘을 난다는 것은 새처럼 하늘로 똑바로 떠올라야 한다고 믿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래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실패했다.
최초의 진전은 스페인의 후앙 데 라 시에르바가 1923년 공개한 오토자이로다. 고정익 항공기의 동체 상부에 회전날개(로터블레이드)를 장착, 엔진이 멈춰도 회전날개가 자동적으로 회전하며 양력을 부여해 안전한 착륙이 가능토록 한 것으로 헬리콥터와 달리 수직 이착륙과 공중에서 정지 비행을 할 수는 없었다.
두 번째 진전은 하인리히 포케의 Fw61이다. 기체 좌우에 주익 대신 두 개의 로터를 부착한 현외 장치를 붙인 이 기체는 1936년 6월 26일 첫 비행을 성공시켰다. 1937년 5월 10일 헬리콥터로서는 최초로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착륙하는 오토로테이션에 성공했다. 6월 25일에는 고도·체공 시간·속도·항속거리 등 모든 면에서 기록을 세웠다. 또 1940년 7월에는 Fw61을 개량, 1000마력 엔진을 장착한 6인승 헬리콥터 Fa223도 개발됐다.
시각에 따라서 현대 헬리콥터의 출발점을 독일의 Fw61이나 Fa223로 볼 수도 있지만 VS-300이 그 자리에 있는 이유는 실용화면에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VS-300은 엔진에 직결된 주 회전익과 토크를 상쇄하는 보조 회전날개로 구성된 안정적이고 완벽하게 조종 가능한 최초의 단발 회전익 헬리콥터였다. VS-300은 시험 비행과 개량을 거듭, 1940년 5월 13일에는 Fw61의 모든 기록을 깼다. VS-300은 미 육군의 발주로 실용형인 XR-4를 거쳐 R-4로 양산됐다. 테니스 코트보다 좁은 면적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정찰·부상자 후송 등에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미 연안경비대에 채용된 R-4는 1944년 1월, 롱 아일랜드 앞바다에서 폭발 사고를 낸 미 해군 구축함 사고에 혈장을 공수, 100명 이상의 수병을 구한 바 있다. R-4는 종전까지 131대, 개량형 R-6은 225대가 생산됐다.헬리콥터들은 비록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제한적 임무에만 활용됐지만 지속적인 성능 개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전쟁에서 기관총과 로켓, 나아가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하고 전투에도 직접 참가하기에 이르렀으며 지금은 현대 육군 전력에서 필요 불가결한 구성 요소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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