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저격수

구름위 2017. 1. 8. 11:16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저격수

신형 M40A1 소총 무장 평화유지 작전전개
2008. 12. 09   00:00 입력 | 2013. 01. 05   04:17 수정


지난 수십 년 동안 스나이퍼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보이지 않는 새로운 위협으로 부각됐고 그 충격과 파괴력이 남아 있다. 첨단 무기와 전문 킬러가 활약하는 저격전은 이제 현대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전술로 다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국제 평화유지 원칙하에 1982년 레바논으로 파견된 다국적군에는 미 해병대가 포함됐다.

다국적 평화유지군은 레바논을 붕괴시킨 국제 정치적 늪과 중동의 역사적 분쟁 속에서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유엔 다국적군에 대한 적대적인 공격과 반군들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그러나 미 해병대 스나이퍼들은 아랍 총잡이들을 상대로 저격전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됐다.

신형 M40A1 소총으로 무장한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스나이퍼들은 전투에서 새로운 화기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해병대가 배치된 장소는 레바논 대학이었고, STA(감시 및 표적획득) 소대에서 파견된 저격팀이 방어부대의 일부로 작전을 수행했다.

스나이퍼들은 건물 지붕에 모래주머니로 로케트 방어벽을 구축하고 좋은 사격진지를 확보했다. 어느 저격진지는 해병대 방어진지와 레바논의 아말(Amal) 반군지역의 중간으로 침투해 부서진 건물더미 속에 자리를 잡았다.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반군들의 끊임없는 사격이 해병대 진지로 지향됐는데 외교적 문제 때문에 함부로 대응공격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평화유지군인 미 해병대에 대응사격을 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미 해병대의 STA소대 스나이퍼 루터(T. Rutter) 하사는 레바논 대학교가 아말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을 때 저격임무를 띠고 건물에 투입됐다. 스나이퍼로서 그가 적을 공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행운을 잡은 것이다.

적 출현 경보가 하달되자, 순식간에 해병대 저격수들이 건물 위층으로 올라가 위치를 잡고 목표물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미 지도에 몇몇 거점을 표시해 뒀고 사거리를 파악하고 있었다.루터와 크럼리(Crumley) 상병은 멀리 떨어진 경사면과 건물들을 관찰한 후 곧 사격지점을 찾아냈다. 반군 저격수가 600m 떨어진 곳의 벼랑길 뒤쪽에 숨어 있었다.

그는 머리를 살짝 내밀고 해병대 벙커를 향해 다시 사격을 했다. 사격을 한 후 반군 저격수는 머리를 숙이고 벼랑길을 따라 위치를 바꾼 다음 다른 곳에서 다시 사격을 했다. 탄환은 건물의 창문 주변에 박히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먼지만 일으켰다. 쌍안경을 쳐다보면서 감적수 크럼리 상병이 루터에게 보고했다,

“사격 타이밍을 잡을 때까지 벼랑길 뒤에 있는 놈은 내가 맡겠습니다!”루터 하사는 그 지역을 계속 감시했다. 때는 8월 중순이었고 땀이 비오듯 흘러 눈을 따갑게 했다. 그는 주의를 집중하면서 산비탈을 바라보며 조준경 십자선을 천천히 움직였다. 이때 갑자기 무엇인가 그의 주의를 끌었다. 도로 위에 있는 모래주머니 벙커 안에서 총구의 불빛이 번쩍인 것이다.

“탕-!”적의 총소리와 동시에 루터도 그 벙커의 불빛에 십자선을 맞추고 방아쇠를 당겼다. 탄환이 정확히 벙커의 총안구를 관통했고 그곳에서 가해지던 사격이 멈췄다.크럼리 상병은 조준경을 벼랑길 뒤쪽에 숨어 있는 저격수에게 맞혔다. 이제는 빚을 갚을 시간이었다. “저놈을 해치우고 말겠어! 너는 이제 내가 접수한다!”

조준선 눈금으로 사거리를 재고 조준경을 600m로 조정하면서 크럼리가 중얼거렸다. 적이 머리를 다시 한번 들어 올렸을 때 총이 발사됐다. 흙먼지가 아말 반군 저격수의 얼굴 앞에서 튀어 오르며 고성능 M40A1 저격탄이 그의 머리를 꿰뚫었다. 그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러한 저격전은 해병대 스나이퍼들이 수행하는 기본적인 전술이었다. 끈질긴 근성과 인내심으로 표적을 탐색하고 마침내 단 한 발의 사격으로 적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해병대의 강력한 저격전으로 인해 반군들은 베이루트의 외곽으로 후퇴했다. 그들은 미 해병대 스나이퍼의 저격전에 크게 위축됐고 그만큼 미군들에 대한 적대감도 커졌다.

결국 반군들의 저항이 더욱 극렬해지고 반격을 가하는 수법도 자살공격이나 폭탄차량 돌진 등 극단적인 테러로 발전하게 됐다. 베이루트에서 반군들의 테러공격이 점점 더 심각해질 때 미 해병대사령부가 차량폭탄 공격을 받아 해병대원 241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레바논에 거점을 둔 팔레스타인 게릴라(PLO)들의 이스라엘 공격 행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보복작전도 초읽기에 들어가고 유엔의 중재활동은 무력했다. 이제부터 중동지역에서는 새로운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고 수천 명의 인명이 살상되는 비극이 전개됐다.
이스라엘군 의 저격전
단 1발의 사격으로 게릴라 2명 명중
2008. 12. 16   00:00 입력 | 2013. 01. 05   04:18 수정

이스라엘군의 전략은 공세적이고 파괴적이며 가공할 핵무기 위력을 등에 업은 결사대가 보복공격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미 수십 년간 계속된 이스라엘의 방위전쟁에서 이러한 전략이 입증됐다. 따라서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전통적으로 저격술에 큰 우선순위를 두지 않았다. 공격적이고 집중적인 전투력 운용과 책략 중심의 빠른 속도전이 특징인 이스라엘의 전쟁 철학에서 정적인 스나이퍼가 존재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1983년 IDF군이 최초로 지상 방어전에 투입됐던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후에 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스라엘의 숙적인 팔레스타인 해방군(PLO)은 레바논을 저항 기지로 삼아 몇 년 동안 200회 이상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특공대로 자처하는 게릴라 부대를 침투시켜 기브츠·영화관·버스까지 습격하는가 하면, 정부 관리나 군 장교에 대한 저격과 공공기관에 폭탄테러 및 방화를 자행했다. 동시에 국경지대에서 야포와 로켓 공격도 감행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공군기를 출격시켜 레바논 내의 PLO기지를 폭격했지만 성과가 미미하자 본격적으로 지상부대를 투입, 보복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이러한 레바논 침공의 직접적인 명분은 PLO 게릴라가 주영 이스라엘 대사를 저격한 사건이었다.1983년 6월 6일, 이스라엘군은 신형 전차 메르카바 300대를 주력으로 앞세우고 공격부대가 레바논 국경을 너머 북쪽으로 진격했다.

미군의 화력지원과 이스라엘 공군의 정확한 지상폭격으로 PLO 기지는 초토화됐고 그들의 SAM 대공미사일 체계도 무력화시켰다. 이스라엘군에서 스나이퍼는 분대나 소대 규모의 말단 보병부대에 편성됐는데 그들의 임무는 통상 돌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보병부대의 화력을 증원하는 것이다. 레바논 국경지대의 방어진지는 이스라엘 스나이퍼들의 연습사격장에 불과할 뿐, 게릴라들은 AK-47 자동소총과 RPG 로켓포를 장비하고 필사적으로 반격했으나 처음부터 승패는 분명했다.

대부분 유럽 군대의 저격수들과는 대조적으로 이스라엘 저격수는 노리쇠 작동식 저격 소총을 선택하지 않고, 소련제 AK-47총을 기초로 발전한 갈릴(Galil) 반자동 돌격소총을 저격 무기로 개조했다. 갈릴 저격용 소총의 도입 전까지 이스라엘의 스나이퍼는 미국의 잉여품인 M14총과 민간 사냥용으로 제작된 소총을 저격용으로 대신 사용했다.
갈릴 저격용 소총은 5.56mm 돌격용 소총 스타일보다 더 크고 무거운 7.62mm 구경과 NATO 탄약으로 재무장했고, 견고한 총 몸통과 함께 25발의 탄알집·거치대, 그리고 님로드(Nimrod) 망원 조준경이 장착됐다. 이 총의 특징은 아음속탄을 사용할 수 있고 접철식 개머리판 구조와 양각대에 철조망 절단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는 돌격용 버전에서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스나이퍼들은 레바논의 PLO 기지 주변에 설치된 철조망을 쉽게 돌파하고 기습공격을 가했다. 갈릴은 노리쇠 작동식 소총보다 정확성에서는 떨어지지만 전투시 대량 사격을 할 수 있었다. 탄환의 양이 이스라엘의 저격전에서는 더욱 중요한 요소였다. 레바논으로 전격 진출하는 이스라엘군의 강력한 돌파력과 미 제6함대의 막강한 화력지원으로 아랍 게릴라들의 전투력은 여지없이 붕괴됐다.

베이루트의 고층건물이 미군의 폭격으로 붕괴되고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들이 발생했다. 이스라엘군과 PLO 및 아랍국가 간의 치열한 전쟁은 막다른 상태로 치달았다. 쌍방 모두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마지막 교전에서 이스라엘군은 스나이퍼를 전장에 투입해 아랍군 병사들을 사살했다. 이스라엘군 스나이퍼 크라머(Chuck Kramer)는 베이루트에서 PLO 게릴라를 사살한 극적인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훌륭한 사격은 대부분 아주 먼 거리에서 이뤄졌고 명중은 600~800m의 거리에서 나왔다. 나는 운 좋게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두 명을 한 발로 명중시켰다. 오토바이를 탄 두 명의 게릴라가 약 1km 떨어진 곳에서 다가올 때, 나는 조준경의 십자선을 맞추고 직감적으로 한 발을 쏘았다. ‘탕-!’매우 고전적인 사격이었다. 오토바이가 전복되며 사람들이 길 위로 내팽개쳐졌다. 탄환은 틀림없이 운전자를 관통한 다음 뒤에 탄 동승자까지 명중한 것 같았다.”
베이루트의 시가전에서 PLO와 다른 아랍 게릴라들도 필사적인 저격전으로 이스라엘군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군은 게릴라의 저항을 분쇄하고 PLO저격 진지를 파괴하기 위해 항공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어 시가지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러한 참담한 모습들이 아랍 테러리스트들에게 각인됐고, 후일 오사마 빈 라덴의 저주를 받는 원인이 됐다

그레나다의 저격전
노후화 된 M21소총으로 쿠바군 18명 사살
2008. 12. 23   00:00 입력 | 2013. 01. 05   04:19 수정

미 해병대가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 전투를 개시하고 있을 때인 1983년, 미군 특수부대가 카리브해의 그레나다(Grenada) 섬에서 벌어진 소규모 분쟁에 긴급 투입됐다. 그레나다 좌익정부는 장갑차와 대공포로 무장한 쿠바인들의 지원을 받아 미군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었다. 쿠바 출신 저격수들은 미군의 수송용 헬리콥터 UH-60 4대, 공격용 헬리콥터 AH-1 2대를 격추시키고 많은 사상자를 내게 했다.
1983년 10월 미군은 항공모함 인디펜덴스 호를 파견, 헬리콥터를 이용해 육군과 공정대, 해병대를 그레나다 섬에 강습, 착륙시켰다. 예상했던 것보다 쿠바인들의 저항은 격렬했고 특히 스나이퍼들의 집요한 사격이 미군 병사들을 괴롭혔다.
미 제75보병연대 소속의 정찰대원들이 그레나다의 포인트살리나스(Point Salinas) 비행장을 공격할 때, 방호부대인 쿠바군 진지로부터 강력한 박격포 공격을 받고 곤경에 빠졌다. 미군들의 위기였다. 이때, 미군 저격팀이 쿠바군을 처리하기 위해 급하게 전방으로 배치됐다.

미 레인저(Ranger) 스나이퍼들은 M21총의 조준경에 포착되는 적병들을 한 명씩 찾아 침착하게 저격탄을 날렸다. 박격포 진지의 쿠바인 18명이 모조리 사살당하자 그들의 방호 진지는 미군의 강력한 공세를 받아 쉽게 붕괴됐다. 건설 노동자 출신의 쿠바 저항세력은 미 특수부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당시 미 육군 저격수들은 1980년대까지 점점 노후화한 M21소총을 운용했는데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반면, 해병대가 보유하고 있는 M40A1소총은 저격전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해 비교가 됐다. 특히, 저격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육군 특수부대와 공정부대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들은 M21총이 장거리에서 정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공수작전 중에는 영점을 자주 조정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하며, 더욱 불쾌한 점은 남미의 반군 게릴라들이 대부분 이 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미 해병대가 마지막 저항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전진할 때, 병사들은 지하진지에 숨어 있는 쿠바인의 M21총 사격을 치열하게 받았다.

그들은 그레나다의 남서부에서 북방으로 후퇴하면서 저격으로 미군들을 괴롭혔다. 미 항공모함에서 A-7 공격기와 공군의 AC130 특수공격기가 지상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806회나 출격했다.미 해병 1개 소대가 폭 200m 정도의 개활지를 통과할 때, 소련제 SVD 저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쿠바 저격수 한 명한테 제지를 당했다. 저격탄이 산개한 해병대원들의 머리 위를 스치며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스나이퍼 출동!’이라는 명령이 하달됐고, 해병대 지원임무를 수행하는 저격팀이 전방으로 투입돼 위기 상황을 판단했다. 쿠바 저격수의 사격은 우수하고 매우 지능적이었다. 이를 능가하기 위해서는 오직 기발한 상상력과 인내심이 필요할 뿐, 저격수들은 속이고 속는 총싸움을 시작했다.
“우리가 저쪽으로 움직이면 적은 그늘 속으로 숨어 보이지 않게 방어할 것이다. 그리고 이쪽으로 총을 한 발 쏠 것이다. 우리를 시험해 보려고, 아마 그 쪽에서 보면 완벽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일단 적이 우리에게 총을 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해병대 저격팀이 재빨리 진지를 이동하고 사격 자세를 다시 갖춰 조준경을 어둠 속으로 조준했다. 예상한 대로 적의 총탄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적이 다시 사격할 것이다. 대응하지 말고 움직이지 마라.”스나이퍼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숨을 죽인 채 얼마간의 침묵이 흐르자 미군의 반응을 못 느낀 쿠바군 저격수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적이 이동하는 것 같다!” 감적수가 망원경을 보면서 경고하자 스나이퍼는 호흡을 멈추고 다시 조준했다. “빌어먹을, 저기 그놈이 보인다.” 감적수가 침착하게 다시 저격수의 출현을 경고하는 순간, “탕!∼”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스나이퍼의 M40A1 레밍턴 소총이 반동으로 약간 흔들렸다.
감적수의 망원경에는 적의 소련제 긴 총열이 시야에 들어오고 소총 전체가 서서히 보이다가 총열이 그대로 고정됐다. 적이 또다시 목표물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힘없는 팔이 햇빛 아래서 툭 내려졌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해병대 스나이퍼가 다시 총을 발사하자, 팔이 무기력하게 튀어 올라 아래로 떨어졌다.
“잡았다!” 감적수가 망원경을 계속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 쿠바인 저격수가 제거되자 해병대의 전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미군들의 마지막 공세와 함께 그레나다 섬 전체에서 좌익군과 쿠바인들이 투항하고 전쟁은 단 1주일의 치열했던 총격전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