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겨울전쟁, 시모 하이하의 저격전

구름위 2017. 1.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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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전쟁, 시모 하이하의 저격전

공포의 ‘하얀 악령’ 핀란드 스나이퍼들 맹활약
2008. 04. 22   00:00 입력 | 2013. 01. 05   03:45 수정


제2차 세계대전의 확대는 1941년 6월 22일 소련에 대한 독일군의 대규모 침공으로 시작됐다. 약 4년에 가까운 전쟁기간 동안 두 나라는 동부전선에서 치열한 살육전을 전개했고 치명적인 국가적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됐다. 이 무렵 소련 붉은 군대는 핀란드와의 겨울전쟁(1939~40)에서 얻은 피의 교훈을 간직하고 있었다.

1년 전인 1940년 겨울전쟁이 끝날 때 소련군은 핀란드군의 거센 저항과 반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군은 막강한 전투력의 투입으로 결국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전쟁에서 핀란드군이 전개한 설원지대의 저격전은 소련군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 주었다.

핀란드군들은 막강한 소련 침략군을 저지하기 위해 게릴라전을 전개했고 전문적인 사냥꾼들을 동원, 저격수로 운용했다.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핀란드 사냥꾼들은 오리를 사냥할 때도 값이 나가는 깃털을 다치지 않게 하고 급소를 정확하게 쏠 수 있는 명사수들이었다.

저격수들의 총 솜씨는 가히 놀라울 정도였다. 그들은 카렐리안(Karelian) 수목지대의 쉬운 사냥놀이처럼 혹한의 설원지대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는 소련군 기갑부대와 소총부대를 공격했다. 스키를 탄 핀란드군 스나이퍼들은 흰색 캐모 플라쥬 위장복을 입고 눈 덮인 숲속에서 나타나 마치 사냥을 하듯이 소련군을 사살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신출귀몰하는 그들의 게릴라전과 사격술은 전쟁경험이 많은 소련군들이라 할지라도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세계에서 가장 추운 백설의 천지, 끊임없이 다가오는 죽음의 사신들! 소련 병사들은 이들을 “하얀 악령”(White Devil)이라는 공포의 대명사를 붙여 놓았다.소련군 장교는 핀란드 스나이퍼들이 700~800m 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사격하며 거의 실수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어느 핀란드 저격수는 기관총 앞을 가리는 방호판 사이의 좁은 틈으로 사격해서 기관총 사수를 사살했고 자신의 사격솜씨를 자랑했다.“방호철판 사이 좌우로 1㎝ 크기의 틈이 있는데 나는 그 틈을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지만 내 마음속에는 분명히 적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틈 사이로 총을 한 발 쏘자 그 다음 순간에는 소련군 헬멧이 눈 속으로 굴러 떨어졌다.”

핀란드군들은 이러한 정밀한 사격을 기관총뿐만 아니라 지휘소·야전식당이나 보급차량 등에도 무차별하게 가함으로써 혹한 속에 내팽개쳐진 소련군 병사들이 따뜻한 식사를 할 기회마저 주지 않았다.핀란드군의 전설적인 스나이퍼 시모 하이하(Simo Hayha)는 전쟁 전에는 투박한 농부이면서 사냥꾼이었지만 소련군을 저격해 세계 역사에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놀라운 기록을 수립했다.

적 사살 추정 542명, 전시 통계자료는 최소한 510명에서 최대 602명까지 사살한 것으로 기록됐다. 정밀사격이 아닌 기관단총으로 사살한 수까지 합치면 7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단 한 명의 저격수가 이룩한 이 가공할 수는 핀란드 측에서 확인한 것이다.소련군이 침입했을 때 하이하는 다시 징집돼 콜라(Kollaa)강 부근 제34보병연대 6중대에 배치돼 게릴라전을 벌였다.

핀란드군은 소련군 12개 사단, 16만 명의 적군을 상대로 대치했으며 그중 시모 하이하는 약 4000명의 소련군을 대상으로 31명의 동료와 함께 게릴라전을 전개했다. 이곳에서 하이하는 500명 이상의 소련군을 저격해 이른바 “콜라의 기적”이라 불리는 핀란드 최고의 전과를 올렸다.

하이하 외에도 수로 콜카(Sulo Kolkka)는 100일 동안에 400명 이상을 저격했는데 그는 쑤오미 기관단총을 들고 단신으로 침투, 200여 명을 사살하며 적진을 교란했다. 소련군들은 하이하를 제거하기 위해 정예 저격수들을 많이 투입했지만 오히려 모조리 사살당하고 말았다. 유럽 최강 소련군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시모 하이하는 소련제 저격총의 핀란드 버전인 모신 나강 M28을 주로 사용했고 보조품으로 쑤오미(Suomi)K31총으로 100여 명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놀랍게도 저격총에 망원 조준경을 얹어서 사용한 적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눈과 본능적인 감각, 그리고 소총의 가늠쇠만 사용할 줄 아는 시골뜨기였다.

저격총에 조준경을 부착하면 반사광 때문에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수 있고 조준시 반드시 머리를 내밀어 눈을 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맨눈으로 사격할 수 있는 인간의 원초적 감각을 결국 잃어버리고 마는 단점이 있었다.
신장 161㎝, 체중 51㎏의 왜소한 체구의 살인마 시모 하이하. 그는 핀란드군의 영웅으로 육군 매너하임 원수로부터 표창과 함께 중위로 특진했으나 전쟁 중 부상이 악화돼 전역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 전쟁사에 전설 같은 공포의 저격전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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