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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뚫리다

구름위 2014. 10. 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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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가 뚫리다

[개요]

지구온난화현상으로 북극권 얼음이 녹아 북극항로가 열림으로써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해운물류지, 즉 극동과 유럽을 북극항로라는 단축된 수송로를 통해 현재의 수에즈운하 경유 항로보다 거리가 40%가량 단축되어 선박 운항에 있어서 시간 및 운항비가 절감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긴 항로가 이제는 도리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하는 역할을 하니 아이러니하다.

극동과 유럽의 각각 주요항인 부산과 로테르담은 지구 원주 4만km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2만km 떨어져 정반대편에 있는 항구로서 북극항로 개방의 가장 큰 수혜 항구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 생성되는 북극항로를 통해 장래 해운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로 개발의 가치가 있다.



 

[북극항로 생성]

얼음에 갇혀 있던 북국권 항로 2개가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2008년 9월 동시에 모두 뚫렸다. 12만여 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미 항공우주국이 촬영한 자료에 의하면 캐나다 북부 해역을 따르는 북서(北西)항로와 러시아 시베리아 연안을 따르는 북동(北東)항로 등 두 항로가 한꺼번에 열린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05년 늦여름 북동항로가, 2007년 북서항로가 일시 열린 적은 있지만 두 항로가 모두 뚫린 것은 최초이다.

북극항로(대서양~태평양)가 개통되면서 부산~로테르담 운항은 베링해를 지나 러시아와 북극해를 거치면 운항거리는 1만2700㎞로 부산~싱가포르~수에즈운하~로테르담(2만100㎞)보다 7400㎞, 부산~희망봉~로테르담(2만7700㎞)보다는 1만5000㎞가 단축된다. 항해일수는 컨테이너선(시속 35km)의 경우 수에즈항로 24일과 희망봉항로 33일이 걸리는 반면 북극항로는 15일 걸린다. 항해단축에 따른 운송비 절감은 아시아 주요 수출국들이 그 혜택을 가장 먼저 누리게 될 것이다.

운항거리와 항해시간, 연료비 등을 반영해 실시한 모의실험에서 운항비는 수에즈·파나마 운하 통항비가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 북극해 구간의 유빙에 의한 감속을 고려하더라도 한 번 운항에 55만~92만 달러가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 항로의 중요성을 고려해 정부의 중장기 북극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극항로가 주목받는 이유]

① 항로가 짧다 ② 항로가 안전하다 ③ 북극권 자원 수송이 용이하다

기존 수에즈운하 경유 남쪽항로에 비해 거리상으로도 짧고 또 보안상으로도 안전하다. 유럽과의 교역거리를 단축하고 운항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또 기존 인도양 항로는 해적의 위험에 노출돼 관련 보험비용이 상승하지만 북극항로는 그런 점에서 안전하다. 석유 및 가스 잔존 매장량이 가장 많은 러시아 및 북극의 석유 및 천연가스 운송도 가능해진다.

북극항로의 가장 큰 수혜항이 될 부산은 2002년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 이어 TEU 처리기준 세계 3위의 항만이었으나 2003년부터 중국의 급속한 성장으로 현재는 싱가포르, 상하이, 홍콩, 션전 그리고 부산이 5위에 랭크돼 있다. 하지만 북극항로가 활성화될 경우 부산항의 허브항만으로서의 기회는 다시 올 것이며, 부수적으로 포항이나 울산은 물론 동해 쪽의 피더항들이 활발한 기능을 할 것이다.

 



 

[항로 단축의 역사]

지구상 항로단축 역사는 15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뱃길을 스페인과 포르투갈 탐험가들이 경쟁적으로 개척함으로써 시작됐다. 스페인은 서쪽으로, 포르투갈은 동쪽으로 인도 진출을 시도했다. 결국 1486년 포르투갈의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최초로 아프리카 남쪽 끝까지 항해했고, 이곳을 희망봉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인도까지 가진 않았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자 포르투갈은 서둘러 인도로 향했다. 그래서 1498년 바스코 다 가마는 앞서 디아스에 의해 발견된 희망봉을 돌아 인도양을 건너 인도의 캘리컷에 도착했다.

1519년 스페인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원래는 포르투갈인) 이 265명을 태운 5척의 함대를 이끌고 최초의 세계 일주를 위해 스페인의 세비야를 출발해 남아메리카 남단 마젤란해협을 통과해서 인도양이 아닌 태평양에 들어섰다. 마젤란은 세계일주 도중 필리핀에서 원주민과의 전투에서 죽었으나 그의 부하들은 계속 항해하여 인도양을 건너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세계일주에 성공했다. 유일하게 버텨온 빅토리아호에는 엘카노 선장을 비롯한 18명의 선원만 마지막까지 남았다.

그후 영국과 네덜란드, 프랑스가 점차 해상세력이 커지자 중국으로 가는 길을 모색했으나 남쪽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두 강대국이 잡고 있어 부득이 북쪽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했다. 그러나 얼음으로 덮인 북극해는 뱃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1497년 영국 탐험가 존 캐보트가 헨리 7세의 명령으로 북극항로 탐험에 나선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뱃길을 뚫으려다 실패하고 목숨까지 잃었다. 1845년 영국 프랭클린 탐험대원 129명 전원이 목숨을 잃은 게 대표적이다. 너무 추워 배의 밧줄이나 도르래까지 얼어붙고 집채만 한 빙하가 떨어져 배 전방을 가로막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다.

1869년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항로가 6000km 이상 단축되기까지 400년 가까이 긴 시간을 기다렸다. 이로부터 140년 만에 열리는 북극항로는 7400km를 더 좁혀 운항 거리와 비용을 40% 줄이는 물류혁명을 일으킬 만한 항로다. 수에즈운하 양단이 남아프리카 희망봉(Cape of Hope) 경유보다 1만4000km, 파나마운하 양단은 남아메리카 나팔봉(Cape of Horn) 경유보다 1만5000km를 줄여놓았다. 이처럼 운하를 통해 거리를 단축하는가 하면, 북극항로처럼 새로운 항로를 개척함으로써도 단축될 수 있다.

 



 

[전세계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집적도가 2009년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기상기구(WMO)는 ‘2009년 온실가스 보고서’에서 2009년 전체 온실가스의 약 63.5%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CO₂)집적도가 분자 100만 개 당 386.8을 기록해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의 18.1%에 달하는 메탄(CH₄)은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158% 증가했다. 전체 온실가스의 6.24%를 차지하는 일산화질소(N₂O)농도 역시 산업화 이전 시대에 비해 19% 증가했다.

한편, 전세계 167개 대형 호수의 수면온도가 지난 25년 사이 기후변화로 인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NASA(미항공우주국)의 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해 세계 주요 호수의 수면온도를 측정한 결과 평균 1.1℃ 상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라고다 호수는 가장 많은 2.2℃ 상승했다. 호수 수면온도가 같은 기간 대기 온도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20년(1990~2010)) 사이에 지구 평균 온도는 0.4℃ 상승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2℃ 상승하면 세계적으로 물 부족과 식량생산 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각종 생물의 종류도 감소하게 된다. 얼음바다였던 북극해의 해수면 온도는 1930~65년에는 0.5℃ 미만이었으나 95년 이후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하여 2007년에는 얼음 없는 지역의 온도가 5℃까지 올라갔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집적도가 산업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향후 기후변화를 감안할 때 북반구 영구 동토층과 습지대에서 방출되는 메탄이 큰 문제라고 WMO 사무총장은 말했다. WMO 194개 회원국 대표단은 2010년 11월 29일~12월10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사이에 위치한 `남 탈파티(South Talpatti) 섬은 최고 해발고도가 2m에 불과해 30년 넘게 양국 간 국경 분쟁지역이었다. 대규모 가스가 묻혀 있어 인도는 국경수비대 초소를 세우고 국기를 게양할 만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하지만 올해 3월 영유권 분쟁이 하루아침에 말끔히 해결됐다. 지구 온난화에 의해 해수면이 상승하며 섬이 완전히 수몰됐기 때문이다.

사실 해수면 상승, 폭염 등 지구 온난화에 따른 부작용만 부각되고 있지만 모두가 그런 것만은 아니다. 평균기온이 오르면서 때아닌 따뜻한 봄을 보내는 곳도 적지 않아 지구 온난화로 인한 두 얼굴이 나타난다.


 

[북극권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로 세계 곳곳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북극권에 속한 그린란드 등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대서양 북구에 있는 세계 최대의 섬으로 대부분이 북극권에 속해 얼음으로 뒤덮인 불모의 땅이지만 지난 30년간 그린란드의 평균 기온이 1.5℃ 올라 전세계 평균 기온상승치보다 2배 이상 빠른 상승을 보였으며 21세기 말까지 추가로 7.8℃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빙산이 녹아내린 자리에 새로운 초지가 형성되고 농사가 가능하며 늘어난 수량으로 수력발전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동토로 불릴 만큼 극지방에 위치한 러시아 일부 지역 역시 농업 지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 동토가 전례없이 빠르게 해빙되면서 자원개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해빙(海氷)층이 얇아져 자원탐사가 쉬워지는 등 개발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대 수혜국은 단연 러시아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북극권에 채굴 가능한 원유량은 900억 배럴에 달한다. 원유 매장 추정량의 13%에 달하는 양이다. 러시아에 인접한 서부 시베리아 분지에 묻힌 대규모 1325억배럴 규모의 원유와 천연가스도 온난화로 인해 개발이 빨라질 전망이다.

그린란드뿐만 아니라 캐나다 북부 지역과 페루의 고산지대 등지에서도 혜택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가 지구 전체에 몰고 올 재앙에 비하면 지엽적인 혜택에 불과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원주민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위협하고, 북극곰의 멸종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기온상승을 반기는 주민들과는 달리 교토의정서를 통한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


 

[북극권 빙하 상황]

북극의 만년빙설은 죽음으로 치닫고 있다. 북극권 얼음 면적은 1979년 인공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래 2000년까지 723만km²였으나 2007년 해빙기(6월 중순~9월 중순) 말 무렵 425만km²로 줄었다. 2008년 여름 북극의 얼음 면적은 1979년에 비해 42%나 줄었는데, 전체 면적의 85%가 얼음으로 덮여 있는 그린란드의 북부에서 가장 큰 빙하 두 개가 갈라졌고, 또 29km²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큰 빙하에서 떨어져나갔기 때문이다. 앞서 2001년 86km², 2005년 94km² 크기의 얼음덩어리가 떨어져나간 바 있어 빙하 탈리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2010년 8월 북극의 2대 빙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피터먼 빙하에서 서울시 면적의 약 40% 크기(260㎢)의 초대형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갔다고 BBC방송은 보도한 바 있다. 이 빙하는 북극점에서 남쪽으로 1000㎞ 떨어져 있다. 높이 200m, 길이 70km나 되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의 분리는 48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빙하 붕괴라고 한다. 분리된 빙하가 녹을 경우 120일 동안 미 전역 수돗물 소비량과 맞먹는 양의 물에 해당한다. 분리된 얼음 덩어리는 북극해로 흘러 들어갔다. 이 얼음 덩어리는 겨울에 북극해 해상에서 얼거나 그린란드와 캐나다 사이에 바다에 떠다닐 수 있다. 얼음 덩어리가 남쪽으로 향할 경우 대서양을 지나는 선박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

빙하분리와 지구온난화현상 간의 인과관계는 분명치 않으나 2010년 상반기 기온이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웠던 시기로 기록됐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북극해에서 6년 이상 된 두꺼운 얼음들이 매년 감소하고, 1년 정도 얇게 얼었다가 녹는 얼음 지대가 많아졌다. 그 결과 쇄빙선들이 얼음 바다를 뚫고 가면 상선 등이 뒤에 따라갈 수 있게 되었으며 2만5000t급 이상 선박은 쇄빙선의 에스코트 없이 연중 항해를 할 수 있다고도 한다. 과학자는 2013년 여름엔 얼음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북극항로 전망]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무르만스크와 베링해를 연결하는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북극 항해 가능 일수가 현재 연 20~30일이지만 지구온난화가 지금 상태로 계속 진행되면 20년 후에는 북극 항해 가능 일수가 연 100일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경우 부산∼유럽 최단거리 해상 루트가 된다. 전 세계적으론 수에즈 운하 개척 이후 최대 국제 해상로가 되는 것이다.

북극항로는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계획과 맞물려 새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러시아가 2025년까지 추진하는 동시베리아·극동 지역 개발 프로그램에는 시베리아의 자원 개발, 철도 등 물류 개통, 외국자본 유치 등 광범위한 계획이 들어 있다. 러시아는 북극항로 개발에 3단계 계획을 이미 공표했다. 1단계는 2008년~2010년까지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북극 뱃길과 지질‧기상 등을 연구한다. 2단계는 2011년~2015년까지 유라시아를 잇는 북극항로 관리 시스템을 만든다. 3단계는 2015년~2020년까지 북극지역을 러시아의 전략자원 기지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시베리아의 자원창고가 열리게 된다.

북극항로는 상하이에서 함부르크까지 항로가 6400km나 짧아질 뿐만 아니라 아덴만 해적행위로 인해 유발된 폭발적인 보험료를 제한시켜줄 것이다. 북극지역의 개방 이점은 지리적 이상이다. 이르기 어려운 깊이의 수로와 해안 가까운 수로는 세계의 미개발 석유매장의 13%와 미발견 천연가스의 30%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현재 국내 해운업체들은 북극항로의 경제성을 알고 있지만 북극항로가 아직은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해운사들이 이 항로 운항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북극항로가 연결되면 부산항이 극동지역 물류 허브 항으로 무한한 값어치를 지니기 때문이다. 현재 유럽에서 한국으로 오는 방법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양을 지나는 항로이지만, 만약 북극항로 이용 시에는 바렌츠해를 통과해 북극해, 베링해로 연결 되면서 운항거리 및 시간이 약 40% 정도 단축 된다. 실제 북극항로가 정상화된다면 한국 선사들의 경영난 해결에도 상당한 도움이 예상된다.

쇄빙선의 도움을 받으면 여름엔 선박의 운항이 가능하고, 수심이 얕은 곳은 11m정도여서 큰배는 다니기 곤란하나 더 깊은 곳으로 항로를 잡으면 될 것이다. 해빙조각들이 해류에 의해 떠다니므로 선박 항해시 충돌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북동항로를 가려면 러시아 국내법으로서 반드시 빙해항해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선박의 구조도 얼음과 부딪치는 부분은 두꺼운 철판을 사용하도록 하는 아이스벨트(내빙) 구조의 선박이라야 한다. 빙해 도선사 및 항해사를 탑승시켜야 한다.



[한국의 북극항로 활성화]

북극항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2009년 12월 한국 해양대학에 북극항로 연구센터가 설치되는 등 연구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극항로를 잘 활용하면 경쟁관계인 싱가포르나 홍콩보다 운임 면에서 훨씬 경쟁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국내조선업계, 크루즈선 산업 등 무한대의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환경면에서 온실가스배출 감소의 효과도 크다.

동북아 허브항을 지향하는 부산시도 최근 해양연구기관 등에 ‘북극항로 개방시 부산발전 전략 대응마련’을 위한 용역을 의뢰하고 해운 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북극항로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북극항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북극항로의 활성화는 한·러 간의 해운·항만 등 여러 분야 산업 발전에 아주 긍정적일 것이다. 북극해에서 개발한 자원을 국적선으로 운송해 오는 데 관심을 가지면서 정부는 국적선사의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북극해 상용화를 위해 항만·물류 인프라 구축, 항행 안전, 선원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러시아를 비롯 북극해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베리아 관문인 나홋카항 개발이 필요한데, 이 사업엔 한·중·러 3국 기업이 참여하지만 상호 협조 미비로 진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또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이 필요하지만 이것 역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적극적 협조가 기대된다. 중국이 북한의 청진항을 임대한 이유 중 하나도 북극항로 활용 목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TKR 복구 첫 단계로 러시아 철도공사는 하산~나진 시험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하산~나진 간 54㎞ 철도 보수, 나진항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등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계속되지만 2008년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철도청 간의 합의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합작회사를 만들었으며 합작사의 러시아 지분은 70%, 북한은 30%, 시한은 49년이다. 양측은 러시아 국경의 하산역과 북한의 두만강역을 통과할 때 통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전문가가 프로젝트를 감정했고, 건설사도 선정돼 2010년 작업에 착수했다. 그렇게 해서 북한 내의 두만강~구룡표 역 8.28㎞ 철도망이 복구됐다. 교각과 추가 보수 등의 작업도 계획 중이다. 이런 작업을 마친 뒤 철도와 터미널은 2011년 1분기에 사용이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북한의 핵개발과 국제적인 고립 등으로 투자여건이 미비돼 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유엔개발계획(UNDP)의 대두만강 개발 (GTI) 사업 중 러시아 자루비노항 현대화에 참여, 자루비노항에 있는 낡은 철로를 현대적으로 복구해 TSR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북극항로에 투입할 수 있는 쇄빙유조선 '바실리 딘코프(Vasily Dinkov)호'가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됐다. 이는 쇄빙선이 길을 뚫어주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쇄빙의 기능이 있고 7만DWT의 석유를 운반할 수 있는 선박이다. 얼음이 너무 두꺼워 쇄빙하지 못할 경우 후미 얼음이 다시 얼어 후진할 수 없는 빙하에 끼이는 상황에 대비해 추진기를 180도 돌려 뒤로도 쇄빙하며 빠져나갈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에서 건조한 한국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2009년에 건조돼 남극 및 북극 탐사에 투입되고 있다.

부산항은 북극해 항로의 연장선상에 위치하므로 다른 경쟁 항만보다도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산항이 동북아 허브항이 된다면 부대산업으로 벙커링, 조선 기자재 공급, 선박수리업, 보험업도 덩달아 발달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산항이 북동항로를 선점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계, 기업체 간 협력체제가 중요하다.



 

[북극항로 운항 실적]

북극해는 온난화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 온난화로 인해 다양한 새로운 사업이 부상하고 있다. 현재 무르만스크와 베링해를 연결하는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 해빙된 수역에서는 항로 뚫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미 독일·노르웨이·러시아 등은 상업운항에 성공했다.

2010년 8월 러시아 LNG선 발티카는 7만t의 천연가스를 싣고 북극항로(NSR)를 통해 러시아 서부 비티노항에서 중국 동부 닝보(寧波)항까지 운항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동쪽 베링해협을 연결하는 4500km 구간의 얼음이 지구온난화로 많이 녹았다지만 7만t급 선의 운항은 처음이다. 항해일수 22일은 서진해서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거쳐 닝보항에 갈 때보다 18일을 줄였다. 러시아 국영선사 소보코플로트는 2011년 16만2000t급과 7만t급 유조선 운항에 도전한다.

북극항로에 유럽 해운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노르웨이 추디해운의 노르딕 바렌츠호는 지난 8월 노르웨이 키르케네스항에서 철광석 4만1000t을 싣고 북극항로를 따라 중국 동부 렌윈(連雲)항까지 수송에 성공했다. 운항 거리를 30% 줄이면서 1906~2006년 10년 동안 69척이 북극해에서 운항했으며 지난해는 24척이 통과했다. 부분 이용하는 선박은 6000척에 이른다.

최근 북극해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예상보다 빨리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다. 2009년 7월 독일 브레멘에 본사를 둔 벨루가해운(Beluga Shipping) 소속 화물선 2척이 울산항에서 건설자재를 싣고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지나 러시아와 미국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을 통과해 북극해를 가로질러 독일 함부르크에 무사히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북극항로 첫 상업 운항의 성공으로서 이르면 10~20년 이내에 상용항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료출처: 중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2009년 11월 건조된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7487t급)는 동년 12월 19일 인천항을 떠나 88일간 3만3500km 여정의 남극 탐사를 마치고 2010년 3월 15일 귀항했다. 그리고 2010년 7월 1일부터 55일간 8000km 여정의 북극해 탐사를 마치고 8월 25일 인천항에 귀항했다. 이번에는 다시 남극 탐사를 위해 2010년 10월 10일 인천항을 떠나 214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011년 5월10일 귀항할 예정이다. 아라온호는 2010년 11월 1일 남극 세종기지에 도착해 첫 번째 남극 탐사 때보다 더 오래 남극에 머물면서 수차례에 걸쳐 과학 탐사를 벌인다.

아라온호(L 111m, B 19m, d 6.8m, 경제속력 12노트)는 헬기와 바지선 탑재가 가능하며 약 70일간 항속 가능한 특징이 있다. 또한 1m 두께의 평탄빙을 시속 3노트로 쇄빙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제1차 남극탐사 때 승선인원은 선원 25명, 연구원 60명 총 85명이었고, 북극탐사 시에는 극지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해양연구원, 기상청 등 9개 기관 연구원과 해외 3개국(영국, 러시아, 중국) 연구진, 선원 등 76명이 탑승했다. 이번 제2차 남극탐사에는 연구자 169명이 탑승했다.

아라온호는 무엇보다 얼음을 깨고 항진해야 하므로 일반선박에 비해 구조적으로 튼튼하며 엔진출력이 크고 얼음을 쉽게 깰 수 있도록 선형에 돌출부가 없는 경사진 선수형상으로 돼 있다. 선체외벽이 매우 두꺼운 철판(40mm)으로 되어 있고 환경보호와 안정성을 강화시키기 위하여 이중선체로 설계됐다. 일반 선박보다 3~4배 강력한 힘을 가진 추진기로 선체를 밀어 1m 두께의 얼음을 깨면서 나간다. 밀어서 깨지지 않으면 선수를 들어 얼음 위에 올라탄 후 배의 무게로 얼음을 깨기도 한다.

2010년 3월의 남극 항해에 부여된 임무가 파빙(破氷) 능력 테스트와 제2 남극기지 후보지 조사였다면 2010년 8월 북극 항해의 임무는 극지 연구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북극에 석유가 발견됐던 195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한국은 늦지만 앞으로의 임무가 기대된다.

인천항을 출발해 보름 만에 북극해 제2관문인 베링해협 동쪽에 위치한 알래스카 놈(Nome)에 도착해 탐사 준비를 완료하고, 북극 결빙해역 항해를 위한 필수요원인 결빙구역 도선사(Ice-pilot)와 항해사(Ice- navigator)를 러시아에서 선발해 합류시킨 후 아라온호는 북극해의 두꺼운 얼음이 채 녹지 않아 북위 81도 해역 접근은 포기했으나 북위 78도 해역까지는 갈 수 있었다. 북극해의 얼음이 예상보다 2주 정도 늦게 녹은 원인이기도 하다. 위성에서 받은 북극해 해빙분포상황을 참작해 20일 동안 북위 78도까지 쇄빙을 하면서 극지연구소의 주요 연구 과제인 해양 물리 화학 생물 지질분야의 작업을 수행했다.

북극해는 독일이나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같이 쇄빙선을 보유한 국가만이 탐사할 수 있는 특수한 해역이다. 한국도 쇄빙연구선을 보유함으로써 독자적인 북극탐사가 가능하게 됐다. 물론 하루 임대료 8000만 달러를 주고 러시아 쇄빙선을 빌릴 필요도 없다. 남극의 경우 빙하가 급격히 녹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는 아문센해와 중앙해령 등을 탐사할 예정이어서 전 세계 극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극의 기온은 영하 55도∼영하 2도를 오르내리고 바람도 초속 8m∼50m까지 부는 등 극한 환경에서 독특한 생존비법으로 살아가는 생물들의 연구가 흥미롭다.






 

[북극권 환경문제]

이렇게 북극항로가 이용 가능해진 이유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량은 역대 최저를 갱신해 나가고 있으면서 북극항로를 열어주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인간은 지구온난화를 막아야 한다. 북극항로 이용으로 원유 유출이나 해양투기 등이 일어나면 지구 파괴는 더욱 심각해진다.

북극해의 온난화로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북극의 러시아 영토 내 서식하는 북극곰의 경우 20년 전엔 4000마리였으나 최근에 1500마리까지 준 것으로 러시아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항로 상용화, 북극해 자원 수출항만 개발, 북극해 운항 선박과 장비 개발, 수산자원 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 북극의 두 모습이다.

허나 북극으로 배가 다닐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북극 얼음은 지구 기후의 급변을 자초할 수 있다. 지구가 빙하기(氷河期)냐 혹은 지금의 간빙기(間氷期)냐 하는 것은 북극권의 여름 날씨에 좌우된다. 지구가 받는 태양빛의 세기와 방향은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와 공전 궤적에 따라 수만년을 주기로 변화한다. 자전축의 기울기는 4만년을 주기로 22.1~24.5도 사이를 오간다. 기울기가 24.5도에 가까우면 여름철에 북극권에 와 닿는 태양빛이 가장 강해진다. 반대로 기울기가 21.1도가 되면 여름철 빛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한편 지구에 오는 햇빛의 30%는 반사돼 우주로 되돌아간다. 얼음은 지구 표면 가운데 빛의 반사력이 가장 센 부분이다. 북극권 얼음이 줄어들면 반사돼나가는 빛 에너지가 줄어들어 기온이 올라가고, 따라서 북극 얼음은 녹아서 더 줄어든다. 반대로 북극권의 여름 기온이 떨어지면 북극해 얼음이 증가하고 북미·유라시아 대륙엔 빙하가 생겨날 것이다. 빙하가 계속 자라면 최종적으로 빙하기가 도래한다.

그래서 북극권 기온은 온난화에 훨씬 예민하다. 기온 상승 속도가 지구 평균의 2배, 적도 지방의 대략 3배에 해당한다. 이것도 북극권 얼음이 기온변화를 증폭시키는 '눈덩이 효과' 때문이다. 북극권 얼음이 녹는 추세가 어떤 한계를 넘어서면 그 흐름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 수도 있다.

우리에겐 북극항로와 환경문제라는 두 모습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해야 하는가의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