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이야기/요트 세계일주

[스크랩] 세계일주 항해용으로 구입한 30년된 43피트 레이싱요트

구름위 2014. 10.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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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항해용으로 구입한 30년된 43피트 레이싱요트

 

30년이나 되었고 레이싱요트여서 망설였지만

그 당시 만든 배들이 오히려 현재의 배에 비하여

튼튼하게 제작되었고 특히 이배는 1984년당시

일본 동경에서 하와이까지 가는 장거리 대양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배이기 때문에 선체 골격이

단단하다.

 

이번에 배를 판매한 선주 역시 이 배로 동경-괌 레이스를

5번이나 참가한 사람이어서 나의 항해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이 배가 처음으로 매물로 나왔을 당시 300만엔에 나왔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자 급매물로 100만엔에 나오게 되었고

그것을 가격 절충해 80만엔에 구입하게 된 것이다.

자금이 부족한 나에게 절호의 챤스가 된것이다.

가격이 싸고 오래되었다고 해서 항해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배를 다루는 선장이 그것을 알고 그에 맞는 항해를 하면 되는 것이다.

 

 

이 배를 만나는 순간 다시금 무기항 세계일주의 도전을

생각하게 되었지만 선뜻 카페를 통해서 알리지 못한 것은

행여 마음이 변할까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았기때문이다.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로부터 한달이 흘렀다

지금은 장거리 항해 준비로 리깅도 보강하고 각종 장비와

파일롯하우스등을 만들고 있다.

전력공급장치도 설치준비중이다.

 

이미 항해는 시작된 것이다.

 

 

 

 

동경에서 항해해온 30년된 레이싱요트

장거리 항해용으로 개조하여 다시 태어나게 될것이다.

동경에서 17일 수요일에 출발하여 월요일 저녁 7시쯤 부산요트경기장에 도착하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배가 마음에 든다.

처음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을 보았을때부터.

 

배가 있는 동경 마리나에 도착해서 나는 선뜻

배로 가지못했다.

배가 생각과 다르면 어떡하지...

솔직히 두려웠다.

그래서 밤이 되어서야 배로 들어갔다.

 

첫날밤을 배에서 보내고 다음날 아침

떨리는 마음으로 찬찬히 배를 둘러보았다.

리깅을어루만지고 데크를 굴러도 보고

헐을 두드려보았다.

그래 !

그래!

긴장감이 몰려왔다.

 

'이보게 할수있겠는가?'

나는 마음속으로 물었다.

내나이 53

배의 선령이 30년

배의 수명으로 보면 나랑 거의 같은 연배이다.

대답없는 그에게 다시 한번 물었다.

'우리 해낼수 있겠는가?'

그때 낮지만 단호한 대답이 내 귀에 들렸다.

'선장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맞나! 그래 반갑다. 우리 한번해보자

 

그렇게 결정하고  나서도 실은 여전히 떨렸다.

왜냐하면 실제로 배의 항해능력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파도를 가를때의 느낌

그리고 뒤뚱거림, 틸러에 걸리는 과 헬름

배의 속력, 달릴때의 힐링정도, 그리고 과한 롤링과 피칭

선주로 부터 들은 모든 정보를 몸으로 직접확인하고 싶었다.

 

1주일간 배에서 자면서 밤낮으로 배를 체크하고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어떤 보강을 해주어야 할까 고민하였다.

 

그리고 일주일후 항해참가를 위해 날아온 춘천의

한**씨와 바다로 나아갔다.

뒤바람에 뒤파도가 2미터쯤 있는 그런 바다였다.

오토파일럿 항해여서 그런지 좌우로 많이 왔다갔다한다.

속력은 6-7노트 그렇게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루를 달리고 이후부터 예보와는 달리 돌연 북서풍이 불어왔다.

서쪽으로 항해하는 우리에게 크로스홀드가 된것이다.

파도가 높게 일면 풍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쉬운것이 아니다.

 

오토파일럿은 오히려 풍상항해때 더 편해보였다.

이틀간 항해로 내만에 진입해서 다시 이틀간을 더 달려 시모노세키에 도착했다.

바로 출발하면 다음날 점심때쯤 도착하겠지만

일단 하룻밤을 묵기로 했다.

 

다음날 새벽2시 

북동풍에 대한 준비를 하고 간단한 요기거리를 샀다.

파도는 2-2.5미터 풍속은 초속8-10미터라고 하니 밤해먹기도 쉽지 않을터..

4시경 단단히 무장하고 바다로 나섰지만

아침 9시가 될때까지 제대로 된 바람이 불어주지 않았다.

4-5노트 엔진과 함께 통통통

그러나 일순

바람이 일기 시작하였고 배는 달리기 지작했다.

 

메인세일을 2단 축범하고 짚세일은 삼분의 일쯤 감아 들였다.

배는 힐이 크게 가지 않은 상태로

7-9노트를 무난히 달려주었다.

제대로 된 항해실력을 보여 준것이다.

19시30분

우린 부산에 도착하여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그로 부터 다시 일주일이 흘렀다.

배에는 레이더 아치가 세워졌고

데크에 칠 천막을 위한 뼈대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파일럿하우스를 만들 형틀을 제작해서

조선소에 맡겼다.

 

솔직히 항해를 마치고 돌아올 무렵이 태풍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출발하고 싶지만

준비하는 데에도 시간이 빠듯하고

10월18일에 큰아들 결혼식도 있고 해서 21일을 출발날짜로 잡았다.

 

19일이 일요일이어서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환송하기 좋은 날이지만

경사스러운 날을 제대로 즐기고 나면 다음날 출발은

무리인듯 하여

평일인 화요일을 출발날짜로 잡은 것이다.

 

출발지는 통영, 부산 또는 다른 곳이 될수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현재 내 주소지인 통영에서 출발 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윤태근 요트 항해학교/세계일주/한국연안뱃길연구소
글쓴이 : 윤선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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