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데시야스조약
포르투갈어에 대한 전설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인 카몽이스는 그의 저서 《우스 루지아다스(Os Lusíadas)》에서 모국어인 포르투갈어에 대한 전설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하루는 비너스가 올림포스 신전에서 제우스신에게 말하기를, 포르투갈의 뱃사람들이 행하는 것 중 가장 그녀를 사로잡는 것은 '언어'라고 했다. 비너스 여신은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포르투갈인을 사랑했고, 작은 배에 그들의 언어를 담아 파도를 이용해서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인도네시아의 티모르까지 흘러 들어가게 했다.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의 나라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데 비해 오직 브라질만 이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바로 1494년에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에 체결한 '토르데시야스(Tordesillas)조약' 때문이다.
토르데시야스조약
1492년에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사이에 영토 분계선 문제가 발생했다. 포르투갈은 1480년에 스페인과 맺은 조약과 교황의 칙서에 의해, 기니와 보자도르 곶(대서양 상의 카나리아 군도 아래에 위치) 남쪽에서 발견되는 모든 영토에 대한 지배권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사이의 영토 구분에 대한 분쟁이 생겼다.
이에 스페인의 페르난도 왕은 1492년 교황의 자리에 오른 알렉산더 6세가 스페인 출신임을 십분 활용해 정치공작을 벌여, 이듬해인 1493년 5월 4일 〈칙서(Inter Caetera)〉를 만들어냈다. 이 칙서는 아조레스 군도와 카보 베르데에서 서쪽으로 100레구아 떨어진 곳에 가상의 선을 긋고는, 그 선의 동쪽에서 발견되는 영토에 대해서는 포르투갈이 이미 보유하고 있던 모든 권리와 사법권을 인정하고, 그 선의 서쪽에서 발견되는 영토에 대해서는 스페인 국왕에게 모든 권리와 사법권을 인정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의 주앙 2세는 이러한 교황의 칙령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교황이 정한 경계선을 베르데 곶에서 서쪽으로 370레구아 옮겨, 그것을 기준으로 동쪽의 모든 영토(브라질에서 인도까지)는 포르투갈에, 그리고 서쪽의 모든 영토(카리브 해에서 태평양까지)는 스페인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스페인 국왕과의 직접 담판을 통해서 '토르데시야스조약'을 1494년 6월에 체결하여, 베르데 곶에서 서쪽으로 370레구아, 약 2,100킬로미터 지점에 양국의 경계선을 확정지었다. 이는 오늘날 서경 46도쯤에 해당하는데, 이 선은 브라질 동쪽 끝의 일부분만 해당되었지만 포르투갈이 브라질을 자국의 식민지로 삼는 근거가 되었다. 이로 인해 오늘날의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어서 남아메리카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쓰는 국가가 되었다.
아담의 유언장
이러한 스페인과 포르투갈 간의 경계선 확정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양국은 적어도 한동안 자신들의 해외 영토 개척에 있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의 경우 특히 이 분할선이 서쪽으로 훨씬 더 많이 이동했기 때문에 브라질을 자국의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조약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가톨릭 왕위를 이은 스페인의 카를로스 5세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는, '점유한 땅에 대한 실질적인 권리는 점유한 자에게 있다'라는 우티 포시데티스(Uti Possidetis) 이론, 즉 오직 실질적인 점유만이 소유를 합법화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스페인 국왕에게 "이 세계의 반쪽을 지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담의 유언장에 나와 있다면 몇 항 몇 조에 있는지 보여주시오"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항해와 교역의 자유를 열렬히 주장했던 네덜란드나, 네덜란드와 동맹관계를 맺었던 영국 역시 이 확정된 경계선에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바다와 하늘은 모든 나라의 공유'라는 대원칙을 천명하고 "바다는 만인의 것이므로 그것은 당연히 짐의 소유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반발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외의 다른 유럽 나라들이 해외로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영토 분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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