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세계사/일본이야기

일본의 갑옷은 왜 그리도 화려할까?

구름위 2013. 12. 1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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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과 멋을 뽐내는 갑옷, 그 중에서, 동양3국의 갑옷 중 가장 화려하고 눈부신 것이 무엇이냐고 꼽자면 단연 일본갑옷이 될 것이오.  수많은 색실로 치장하고, 철판인지 실패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겉을 실로 덮어놓고 각종 화려한 문양에 황금과 동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지나칠 정도의 화려함, 실용성에 대한 사람들의 의문까지 생기게 하는 그 일본갑옷의 화려함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오.


일본갑옷의 시작은, 신석기에 해당하는 야요이 시대의 목제갑옷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하오. 그 이후 대륙으로부터 군사기술을 받아들이면서, 일본인들의 갑옷으로 정착한 것이 가야식의 철판을 연결해서 만든 단갑(단코:plate armour)과 중국식의 철조각을 연결해서 만든 괘갑(게이코:Scale mail)이었소. 처음의 이 갑옷들은 대륙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물건들로, 장식도 투구에 총을 매다는 수준의 것으로, 아직까지 그렇게 화려한 물건은 아니었소.

일본갑옷이 왜 화려해졌느냐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천황제 권력이 쇠퇴하고 지방의 무장 집단, 즉 무사단의 발흥으로부터 그 시작을 보아야 하오. 일본 갑옷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준다고 할수 있는 오오요로이(大鎧)는 바로 무사집단이 중앙정권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는 타이라노 마사카도, 후지와라노 스미카도가 반란을 일으키는 930년대 이후로부터 그 초기 형태가 보이며 나중에 일본 무사의 명문가인 원씨(겐지)일족의 시조인 마나모토노 요시미츠, 요시이에 형제가 활약하는 후삼년의 난(1083)에 일단 소찰과 판을 이용한 몸통 형태가 확립되는데, 무사단의 특징이 이러한 갑옷에 화려함을 부여하게 되는 원인이 되오.

일본의 무사단은, 철저하게 싸움으로 자신을 나타내고 전공으로 출세하는 사회 체계를 가지오. 당시 무사들은 각자의 영지를 가지고 전공을 세울수록 적의 영지를 더욱 많이 받아 부유해질수 있었는데, 무사가 주군의 눈에 잘 띄려면 역시 자신을 나타내는 심볼이 있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 독특한 가문의 문장, 통성명(무사가 싸우기 전에 출신과 이름을 외치고 당당히 싸울 것을 맹세하는 행위)의 예, 적장과 잡병을 쏘는 화살을 따로 구분하고 상차시(적장을 쏘는 큰 화살)에는 가문과 이름을 새겨 넣는 행위 등이 나타났는데, 무사가 늘상 입어야만 하는 갑옷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라, 무사들은 자신의 갑옷에 앞다투어 화려한 장식을 하게 되오.

무사들이 중앙 정권에 진출하면서, 귀족들의 예술적 취향의 영향을 받아 일본의 갑옷은 불교, 도교의 일화를 그린 그림을 연주혁(갑옷의 정면을 감싸는 가죽)에 그려넣고, 투구의 후키카에시(일본 투구에서 앞부분에서 뒤로 확 제껴지는 귀같은 것)에 독특한 무늬나 가문의 문장을 그려넣기도 하게 되오. 또한 오요로이의 특징을 사용한 기발한 장식도 이루어지게 되오.

오오요로이는 본디 과거의 괘갑을 모토로 발전한 것이라, 작은 철판을 무수히 꿰어 만들어지오. 그러기 위해서는 철판을 가죽끈같은 것으로 연결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 일본 무사들은 소찰을 연결하는 끈에 화려한 색을 입혀 빨강, 하양, 노랑, 검정 등 갖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색실을 사용하여 화려한 겉모습을 연출하는데, 이러한 색의 조합을 나타내는 이름이 그대로 갑옷의 이름이 되는 경우도 많았소. 예를 들자면 <무라사키고스소오도시요로이(짤방의 것이오)> <쿠로카와오도시 와다시로 쿠레나이 시로하라마키>등의 갑옷이 지금까지 전해지는데, 이 이름들은 모두 소찰을 엮는 가죽이나 색실의 색깔을 나타내는 이름들로, 모두 갑옷의 정식 명칭이오.

또한 일본 무사들의 독특한 미의식도 갑옷의 화려함의 원인이 되었소. 일본 무사들은 소규모의 엘리트 전사들이 싸우던 시대의 사람들이라, 그런 형태의 군대를 가진 나라가 의례 그렇듯이(초기의 기사처럼) 전투를 신성시하고 예절을 중시하며 자신을 나타내고자 하는 버릇을 가져, 갑옷은 실용적인 방어구 이전에 "무사 자신을 나타나는 전장의 의복"으로써의 개념이 있었고, 자신의 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신에 대한 수치 이전에 상대방을 존중할줄 모르는 행위라고 여겨, 갑옷을 특히 화려하게 장식하고 얼굴에는 화장을 하여 목이 떨어져도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도록 하고, 요로이히타타레(갑옷밑에 입는 옷)는 반드시 신품만을 착용하는 등의 관습이 있었기 때문에, 하급무사들이 사용하는 동환(도마루:胴丸)이나 복권(하라마키:腹捲)조차도 화려한 색실로 장식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소.

이러한 이유로 갑옷 자체는 단순한 방어도구로써가 아닌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고 무사의 체면을 상징하며 실질적인 출세를 보장하는 생존과 직결된 물건이었기에, 일본의 갑옷이 그토록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해질수 밖에 없었던 것이오.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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