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한국형 중형 전투기 KFX 사업을 위하여 (1) 한국형 GPS 유도 폭탄 KGGB를 공개한다.

구름위 2013. 11. 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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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중형 전투기 KFX 사업을 위하여 (1) 한국형 GPS 유도 폭탄 KGGB를 공개한다.

 

 

미국 JDAM과 JASSM 특징 결합시켜

무동력 활강으로 100여km 비행가능

산 뒤에 숨어 있는 갱도진지와 방사포 타격


 

KGGB 모형. 붉은 색의 KGGB가 투하폭탄에 엎혀 있다. KGGB 덕분에 KGGB 밑에 달린 폭탄은 스마트 폭탄이 된다.

 

     

 

 

‘합동직격탄’으로 번역되고 ‘제이담’으로 읽는 JADM(Joint Direct Attack Munition)은 항공기 투하 폭탄의 꽃이다. 과거의 투하 폭탄은 그냥 떨어뜨렸다. 날아가는 항공기에서 투하된 폭탄은 항공기의 타력(惰力)이 작용하므로, 항공기가 날아가는 방향 쪽으로 조금 날아가 떨어진다. 투하 폭탄이 어디에 떨어질 것인가는 이 폭탄을 투하하는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 그리고 투하 폭탄의 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조종사는 자기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 그리고 투하 폭탄의 무게를 고려해 표적 앞에서 폭탄을 떨어뜨려야 하니 조종사는 평소 폭탄 투하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항공기 투하 폭탄은 매우 무겁기에 항공기의 타력이 작용해도 멀리 날아가지 못한다. 직하(直下)라고 할 수는 없어도 투하하면 바로 밑으로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무거운 폭탄일수록 직하로 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무거운 폭탄은 큰 표적이나, 빗맞아도 후 폭풍으로라도 파괴시켜야 하는 중요 표적을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표적은 대개 적진 깊숙한 곳에 있으니, 그것을 공격하기 위해 출격한 전폭기는 적진 깊숙이 날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적도 방어를 강화하니 조밀한 방공망이 구축돼 있다. 핵심 표적 폭격을 위해 날아간 전폭기는 거꾸로 이 방공망에 걸려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이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발된 것인 전폭기에서 발사하는 ‘팝아이’나 ‘SLAM-ER’ 같은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순항미사일은 조종사가 없는 항공기, 즉 무인기와 비슷하다. 조종사가 타야 할 공간에 고폭약을 싣고 있다고 보면 된다. 순항미사일은 일종의 항공기이기에, 활주로 정중앙에 정확히 내리는 항공기처럼, 탑재된 항법장치를 이용해 미리 입력해준 좌표로 날아가 정확히 들이 박는다. 그 순간 고폭약이 터져 표적을 파괴한다.

 

순항미사일은 아군기가 위험에 빠지지 않는 먼 거리에서 발사돼 적의 핵심 표적을 정확히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비싸다는 게 문제다. 이 미사일은 혼자 비행하는 항공기이니 엔진과 연료를 싣고 있어야 한다. 조종사를 대신해 비행을 통제할 컴퓨터와 항법장치를 비롯한 여러 비행장비도 싣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니 덩치가 커지고 값이 비싸진다. 반대로 표적을 파괴하는 고폭약의 양은 적어진다. 덩치에 비해 파괴력은 약하고 값은 비싼 것이다.

 

전투도 ‘지갑 사정’을 생각해가며, 경제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하여 ‘내부 공간 대부분을 고폭약으로 채울 수 있는 투하폭탄에, 순항미사일의 특성을 더한 투하 폭탄을 만들 수 없을까’란 생각으로 미국 보잉사가 연구를 거듭해 1990년대 중반 개발해낸 것이 JDAM이다. JADM은 투하 폭탄인데 순항 미사일처럼 먼 거리에 있는 표적을 정밀 폭격하기에 ‘스마트 폭탄’으로 불렸다.

 

원리는 간단했다. 폭탄 외부에 원격 조종이 가능한 작은 날개를 붙이고 내부에는 레이저 유도를 받을 수 있는 장비를 탑재하는 것이었다. 조종이 가능한 작은 날개는 투하해준 항공기의 타력을 이용해 폭탄이 표적까지 정확히 날아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날개 때문에 이 폭탄은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는 일반 투하 폭탄과 달리 비스듬히 활강한다. 수십 km라는 제법 먼 거리를 활강하는 것이다.

 

이 폭탄 앞부분에 레이저 빔 발사 장치가 있다. 이 장치에서 발사된 레이더 빔은 계속 표적을 향하고 있다. 요즘 일반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DSLR 카메라는, 셔터를 눌러주면 빨간 레이저 빔이 나가, 찍고자 하는 피사체와의 거리를 정확히 맞춰준다. 이 폭탄 앞부분에서 발사된 레이저 빔이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니 폭탄은 표적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알아, 그 거리를 활강할 수 있도록 폭탄에 달린 날개를 조작해준다. 폭탄은 폭탄인데 미사일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폭탄이 개발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보잉사는 한 발 더 나아가 GPS 유도 폭탄을 만들었다. GPS는 발사한 미사일을 표적에 더 정확히 유도할 때 사용된다. GPS 덕분에 미국은 건물의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는 초정밀 유도 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 레이저 유도보다는 GPS 유도가 훨씬 정확하니 JDAM은 순식간에 투하 폭탄의 꽃으로 떠올랐다.

 

 

한국이 생각하는 카나드형(주 날개 앞에 작은 귀날개가 있는 형상) KFX 전투기 모형

 

많은 나라들이 JDAM을 개발하고 싶어 했지만 미국처럼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고 초정밀 유도가 되는 JDAM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런데 ‘ADD(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로 약칭되는 국방과학연구소가 방위산업체인 LIG 넥스원과 함께 한국형 JDAM을 개발해 냈다. 이 폭탄은 한국형 GPS 유도 폭탄 즉 ‘Korean GPS Guide Bomb’으로 명명됐기에 KGGB로 약칭된다.

 

이 폭탄은 신형 JDAM과 마찬가지로 GPS로 유도된다. GPS는 미국의 띄운 위치정보 위성인데 이 위성은 두 가지 정보를 보내준다. 첫째가 일반 정보인데, 이 정보를 이용한 것이 많은 자동차에 심어 놓은 네비게이션이다. 둘째가 미국이 보유한 무기만 수신할 수 있는 군사정보다. 일반정보는 정밀하지 않다. 그러나 군사정보는 매우 정밀하기에 미국 전투기와 미사일은 이 정보를 수신해 표적 건물의 창문을 뚫고 들어가는 초정밀 공격을 한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공동의 적을 놓고 미국과 함께 전쟁하지 않는 한 미국 GPS가 보내주는 군사정보를 받을 수 없다. 미국산 무기를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군사정보를 받을 수 있는 암호를 알지 않으면 군사정보를 수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공동작전을 할 때만 동맹국들에게 암호를 알려준다. 따라서 동맹국들은 미국 GPS가 보내주는 일반 정보를 받고 이 정보에서 발생하는 오차를 최대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그들 식 GPS 유도 무기를 만든다. KGGB도 그렇게 개발한 것이다.

 

KGGB는 JDAM보다 훨씬 큰 날개를 갖고 있다. KGGB의 외양은 보잉의 라이벌인 미국 록히드마틴 사가 개발한 JASSM(‘재즘’으로 발음)과 비슷하다. JASSM은 Joint Air-to-Surface Standoff Missile의 약어로 우리말로는 ‘합동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로 번역된다. JASSM는 SLAM-ER과 같은 순항미사일인데 스텔스 기능이 추가됐다. 그리고 SLAM-ER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날개를 갖고 있어, 훨씬 더 적은 연료로 SLAM-ER과 같은  300km가 넘는 거리를 비행한다.

SLAM-ER은 그냥 길쭉한 모양이지만, JASSM은 항공기에 투하된 직후 길쭉한 몸통에 숨겨져 있던 긴 날개가 양쪽으로 나와 글라이더처럼 양력을 일으킨다. 이 날개 덕분에 JASSM은 활강을 할 수 있어  적은 연료로 먼 거리를 비행하는 것이다. KGGB도 이 원리를 이용한다. ‘중거리 GPS 유도키트’로 부르고 있는 KGGB는 100여 km를 비행할 수 있다. 그리고 JASSM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기능을 발휘한다.

 

JASSM은 엔진이 달린 미사일이기에 표적 상공에서 갑자기 발향을 틀 수 있다. 180도 뒤로 돌아 산 뒤에 숨어 있는 표적을 때릴 수 있다. 북한은 방사포를 비롯한 중요 장비를 넣은 시설은 전부 산 속에 지하화 해놓았다. 이러한 지하 시설은 북쪽, 즉 중국 쪽으로 입구를 내놓았다. 북쪽으로 내 놓은 입구로 장비를 꺼낸 다음 그 산 뒤에 숨어서 사격하는 것이다. 따라서 발사 지점을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쏜 미사일과 포탄은 산에 걸려 버린다. 적 발사대와 갱도진지를 파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이 생각하는 일반형(주날개 뒤에 작은 꼬리 수평날개가 있는 형상) KFX 전투기 모형

 

따라서 적진에서 방향을 틀어 폭격할 수 있는 전폭기를 띄워야 하는데, 그곳에는 북한군이 조밀한 방공망을 구축해 놓았다. 잘못 들어가면 값비싼 우리 전투기만 격추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도 빨리 JASSM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었지만, 미국은 한국에 대한 JASSM 수출을 아직 승인하지 않았다.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ADD와 LIG 넥스원 등이 KGGB를 개발했다.

 

우리 전폭기는 100여 km쯤에서 표적 좌표를 입력한 kGGB를 투하한다. 밑으로 떨어진 KGGB에서는, 메뚜기가 몸통 속에 길게 감춰놓은 날개를 펼치듯이, 기체 속에 감춰져 있던 긴 날개가 좌우로 나와, 길고 긴 활강에 들어간다. KGGB는 미사일이 아니기에 오로지 전폭기가 전해준 타력을 이용한 할강 비행으로 100여 km를 날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표적 상공에 도달하면 날개를 조정해 180도 방향을 틀어 입력된 GPS 좌표를 향해 충돌한다. 산 뒤에 숨어 있는 갱도 진지나 방사포와 미사일의 발사대를 파괴하는 것이다.

 

KGGB는 JASSM과 달리 크기가 작기에, 국산인 FA-50과 F-5 같은 작은 전투기에도 탑재해 투하할 수 있다. 유사시 북한은 북쪽으로 입구를 낸 전방의 갱도진지에서 방사포를 비롯한 장사정포를 꺼내 방열한 다음 산그늘에 숨어서 포격을 가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큰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KGGB가 배치되면 우리는 탑재연료량이 적어 먼 거리를 비행하지 못하는 FA-50과 F-5으로 이들을 ‘경제적으로’ 파괴한다.

 

FA-50과 F-5로는 전방에 있는 북한의 장사정 포와 진지를 격파하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F-4(팬텀)과 KF-16, F-15K로는 종심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공격하게 하는 것이다. 역할 분담을 시키는 것이다.

 

KGGB 개발과 함께 보아야 할 것이 한국형 전투기인 KFX 사업이다. 공군은 3차 FX 사업과 별도로 중형 전투기를 독자 개발하는 KFX 사업을 펼치고자 한다. ‘보라매 사업’으로도 불리는 이 사업은 미국의 F-16이나 F/A-18, 유럽 EADS 사의 유러파이터나 프랑스의 라팔 정도의 전투기를 2020년쯤 국내에서 개발해 내겠다는 것이다. KFX에 탑재할 무기로 ADD와 LIG 넥스원은 KGGB를 우선 개발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