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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니치 문서

구름위 2012. 12. 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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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니치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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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ynich manuscript[1]

1 개요
그 이름은 이 책의 소유자 중 한 사람이었던, 미국인 서적상인 윌프레드 M. 보이니치(Wilfrid M. Voynich)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발견되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전문 및 비전문 암호학자들이 미친듯이 매달렸으나 아무도 그 내용을 풀지 못한 수수께끼의 문서. 암호학 역사의 성배.

정체불명의 문자로 쓰여져 있으며, 어느 언어를 적은 것인지도 불명. 삽화로 미루어 보았을 때에는 약학부터 식물학, 생물학, 천문학과 같은 광범위한 학문에 관하여 씌여진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한 첩당 16쪽으로 총 17첩, 272쪽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240여쪽만이 남아 있다.

현재 보관중인 장소는 예일 대학교 바이네키 도서관. 하버드 대학네크로노미콘이 있으니 우린 보이니치 문서로 대항한다!

2 수수께끼

아무런 교차 검증이 불가능하기에 아래 문단의 '그냥 낙서 아니냐'는 주장까지 있는 상황이지만, 막 쓴 낙서장으로 보기에는 하나의 일관된 언어같은 특징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들자면…

  • 단어에는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 일정한 몇몇 글자가 있다.(모음처럼)
  • 어떤 글자는 다른 글자와 연속해서 쓰이지 않았으며(영어에서 fg나 rx같이 쓸 수 없는 것처럼)어떤 글자는 중복해서 쓰였으나 다른 것은 그렇지 못했다.('attack'과 같이 tt는 쓸 수 있지만 qq는 쓸 수 없는 것처럼)
  • 어떤 단어는 일부 섹션이나 몇 장에만 등장하는 데 비해 다른 단어는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즉 이것은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쓴 것이 아닌 일정한 규칙이나 문법을 갖고 있는 언어이자 문자 체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더 희한한 것은 이 '언어'가 인도유럽어족의 보편적인 특징에서 심히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 10글자가 넘어가는 단어는 거의 없다시피 한 반면에 1~2글자의 단어의 수도 적다.(영어에 a나 to같은 단어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생각해보자.)
  • 어떤 글자는 단어 앞에만 나오고, 다른 글자는 끝에, 혹은 중간에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라틴 문자그리스 문자에는 이런 현상이 없다시피 하다. 이러한 양태는 오히려 히브리어 문자 같은 셈족 언어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셈족 문자로 보기도 힘든 것이, 셈족 언어의 대부분은 좌서문자이고 보이니치 문서는 우서문자(인 것으로 보인)다.
  • 같은 단어가 한 문장에 여러번 나오는가 하면 한 글자만 다른 여러 단어가 비정상적으로 반복해서 나오기도 한다.
뒷면에 아주 약간의 라틴 문자가 나오기도 하는데 어떤 언어로도 의미가 없는 말이다.
또 천문학을 다루는 항목에 3월부터 12월까지를 라틴 문자로 적어놓은 부분도 있는데 그 철자법은 중세의 프랑스나 북서부 이탈리아, 이베리아 반도의 철자법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이것도 원래부터 적혀있던 건지 후일에 적힌 것인지는 불분명.

이것은 외국의 복잡한 문자를 이해하지 못한 유럽인이 스스로 문자를 고안해내 그 언어를 표기한 문서라는 설도 있다. 예를 들면 위에서 말한 같은 단어가 2~3번 반복되는 현상은 중국어베트남어에서도 나타나는 것이다. 또 서양 제어에는 대부분 있는 관사나 계사가 부재한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어떤 학자가 이 보이니치 문서를 만주어와 연관지어 해독해보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가설일 뿐이다.

3 실제 사용되던 언어가 아니다?

워낙 미스터리하다보니 현대인이 위조했다거나 우리가 모르는 사라진 문명의 언어라거나 하는 설까지 나왔지만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으로 밝혀진 이 사본의 제작시기는 1404~1438년이다. 그러므로 고대 미지의 문자나 현대인이 위조한 것일 확률은 적다.

아무도 이 문서를 해독하지 못하고, 역사적인 외부 기록도 없고, 기기묘묘한 식물의 삽화 등 수상쩍은 부분이 많다 보니 이건 아예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낚시 문서라는 설도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모종의 목적으로 암호화된 문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면,「이 책의 저자는 어떻게 600년 전에 현대에 와서야 정교한 분석을 통해 연구될 만한 이런 세심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한 문자를 암호화했는가?」라는 문제 또한 제기된다.

아예 저자가 만들어낸 인공언어라는 가설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망했어요.

4 아나그램일 가능성?

2009년 Edith Sherwood 에 의해서 보이니치 문서에 사용된 단어들이 아나그램 형태로 기술되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어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관련 페이지1/관련 페이지2)

내용에 따르면 보이니치 문서의 약초학 부분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이탈리아어로 된 아나그램이며, 이를 풀이했을 경우 해당 식물의 이름과 같다는 것이 요지이다. 아나그램은 르네상스 시대에 많이 쓰였던 암호화 방법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아 그녀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으나, 그 특성상 해독이 쉽지 않기 때문에[2]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5 이것저것

2009년 7월 12일,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신성 로마 제국황제가 기묘한 것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것을 이용해서, 아무 내용이나 신기해 보이는 그림이나 글자를 써서 상금을 타먹은 사기꾼이 만든 것이 아니였을까 하는 가설을 소개하였다.[3]

또한 이 책을 소재로 한 소설책도 존재한다.(엔리케 호벤, '보이니치 코드')

xkcd에 따르면 사실 중세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TRPG 매뉴얼이라고 한다. 해당 화 참고.

네크로노미콘 등과 함께 환상문학 등등에서 떡밥으로 나오기도 한다. 종종 마도서로 등장하기도 하며, 아예 암호화된 네크로노미콘이라는 설정도 있다는 모양. 단, 네크로노미콘 등과는 달리, 이쪽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는 문서이다.

사야의 노래의 사야는 이 책의 지식으로 소환된 흩뿌리는 자라는 식물성의 이존재로 나온다.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아다이 마을 경전이 보이니치 문서의 패러디로 보인다. 로시우가 모든 고대문자와 대조해봤지만 전혀 맞지 않았다.

쿠델카쉐도우 하츠 시리즈에서는 여기서 모티브를 딴 에미그레 문서가 등장한다.

이와 비슷한 번역 불가의 서적으로 파에스토스 원반로혼치 사본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