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해군이야기

잠수함 탑재 명품 무기 이야기-기뢰(Mine)

구름위 2017. 1. 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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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의 지뢰보다 수천 배 위력 ‘바다의 지뢰’

<20>잠수함 탑재 명품 무기 이야기-기뢰(Mine)
2016. 05. 29   14:53 입력 | 2016. 05. 29   14:56 수정


닿았다 하면 함선 순식간에 두 동강美

 남북전쟁 때 남군 최초로 사용

스스로 항해-부설 ‘자항기뢰’로 발전

 

 

기사사진과 설명
어뢰 같이 보이는 기뢰: 일본의 미자와 기지에서 미군들이 자항기뢰(mobile mine)를 점검하고 있는 장면.

어뢰 같이 보이는 기뢰: 일본의 미자와 기지에서 미군들이 자항기뢰(mobile mine)를 점검하고 있는 장면.



 

 

적 항만 입구나 접근로에 은밀하게 부설

사전적 의미의 기뢰란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은 금속제의 용기로 해중과 해저에 부설돼 항행하는 함선에 접촉 또는 감응해 폭발함으로써 그 함선에 손상을 미치는 무기’를 말한다. 2015년 8월 비무장지대에 북한군이 목함지뢰를 몰래 설치해 우리 장병이 부상함으로써 남북의 긴장감이 치솟았다. 이러한 대인지뢰·대전차지뢰의 위협이 휴전선 일대에 상존한다면, 전쟁 초기 우리의 주요 항만, 산업시설 접근로에는 대인·대전차지뢰보다 위력이 수천 배 강력한 대함기뢰의 위협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바다에서 함선이 기뢰에 접촉되면 한순간에 두 동강이 나고 수십·수백 명의 승조원이 수장될 만큼 그 위력은 크다.

기뢰에는 공격기뢰와 방어기뢰가 있다. 전쟁 초기에 적 항구를 봉쇄하기 위해 우리가 기뢰를 부설하는 것을 공격기뢰라 하며, 우리의 주요 항만과 선박들의 이동 항로 부근에 적 잠수함이나 선박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치하는 기뢰를 방어기뢰라고 한다. 적의 항구나 항로에 은밀하게 기뢰를 부설하는 데 가장 적합한 수단은 잠수함이다. 잠수함은 전쟁 초기 은밀하게 적 해역에 접근해 쥐도 새도 모르게 기뢰를 부설할 수 있는 전력이며, 출항하는 함정이 부설된 기뢰에 한 척이라도 격침되면 일시에 적 항구가 봉쇄되는 전과를 거둘 수 있다.


기사사진과 설명
항구로부터 원거리의 잠수함에서 항구  입구 쪽으로 자항기뢰를 발사하는 전투개념도.

항구로부터 원거리의 잠수함에서 항구 입구 쪽으로 자항기뢰를 발사하는 전투개념도.


 

 


기뢰가 사용된 최초의 전쟁은 미국 남북전쟁

기뢰가 전쟁에 본격적으로 사용된 시기는 미국의 남북전쟁 때다. 당시 해상전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남군은 다양한 기뢰를 광범위하게 사용했고, 반대로 강력한 함대를 갖추고 있던 북군은 기뢰에 대항하는 전술을 발전시켰다. 그 후 미국·스페인 전쟁과 러일전쟁에서도 기뢰가 사용됐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부근을 이동하는 많은 선박에 막대한 손상을 주었다. 그래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1907년 ‘자동촉발 해저기뢰의 부설에 관한 조약’이 체결됐다. 당시의 기뢰는 해안에서 전기 스위치를 올리면 폭발하는 관제기뢰, 전해액이 들어있는 부분에 선박이 접촉하면 전해액이 흘러 전지가 되면서 폭발하는 자동촉발기뢰로 위의 조약은 자동촉발기뢰의 사용을 금지·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부터는 감응기뢰(물리적인 접촉이 아니라 목표물에 감응해 발화장치가 작동되도록 설계된 기뢰)가 사용됐다. 감응기뢰에는 음향기뢰·자기기뢰·수압기뢰가 있지만 최근에는 그것들을 조합한 복합 기뢰가 주류를 이룬다. 자동촉발기뢰에 비해 감응기뢰의 소해는 매우 어려우며 장기간에 걸쳐 선박의 통항을 방해하고 손상을 준다.


기사사진과 설명
미 해군의 잠수함 발사 자항기뢰 SLMM(Submarine Launched Mobile Mine) 각부 명칭:  ①MK-13 기뢰 ②축전지 ③후부 몸체 ④꼬리 ⑤보조 조종단 ⑥컴퓨터 조종단 ⑦계수기 작동기

미 해군의 잠수함 발사 자항기뢰 SLMM(Submarine Launched Mobile Mine) 각부 명칭: ①MK-13 기뢰 ②축전지 ③후부 몸체 ④꼬리 ⑤보조 조종단 ⑥컴퓨터 조종단 ⑦계수기 작동기




 

 

 

기뢰전, 기대 이상의 전과 선사

남북전쟁의 전세가 북군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던 1864년 8월 5일 새벽, 북군 함대의 모빌 만 상륙작전이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4척의 장갑함과 14척의 크고 작은 범선으로 구성된 북군 함대는 데이비드 파라굿 제독의 지휘 아래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작전의 주목적은 남군 주요 전략거점이던 모건 요새 파괴와 뉴올리언스에 대한 완벽한 해상 봉쇄였다. 그러나 이 전투에서 북군은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남군이 모빌 만에 설치한 방어기뢰 때문이었다. 북군은 장갑함 USS 테쿰세를 기뢰에 잃었고 이에 분노한 파라굿 제독이 “망할 놈의 기뢰! 양현 앞으로 전속!”이라고 외친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가장 경제적인 지능형 무기로 발전

남북전쟁 중 36척의 함정이 기뢰에 침몰했고, 이 영향으로 19세기 후반부터는 거의 모든 주요 해전에 기뢰가 등장하게 된다. 이후 1907년 전시 기뢰 사용을 제한하는 헤이그협약이 체결되고 소해기술이 발전했지만, 비인도적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뢰는 치명적인 해상무기로 사용되고 있다.

기뢰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해군의 어떤 전투함도 일격에 격침할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1, 2차 대전과 베트남전에서도 기뢰는 위력을 발휘했으며 성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기뢰는 일단 작동하면 적아를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자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전에 입력된 특정 목표만 공격하는 능력도 갖추게 됐다. 해전의 양상을 바꿨던 기뢰는 현대 해전에서도 중요한 해상병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첨단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21세기에도 여전히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될 것이다.



원거리에서 부설 가능한 현대식 기뢰 탄생

미 해군의 잠수함 발사 자항기뢰(SLMM: Submarine Launched Mobile Mine)는 천심도용 해저 기뢰로서 대함 어뢰인 MK-37의 탄부를 기뢰로 개조한 것이다. 이 자항기뢰는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돼 목표지점까지 자력으로 항해한 후 해저에 가라앉아 기뢰가 되며 기뢰부설용 함정이나 항공기가 접근하기 곤란한 해역에서 사용된다. 잠수함 함장들이 수행하는 임무 가운데 머리털이 곤두설 만큼 신경을 써야 하는 작전 중 하나가 전쟁 초기 적 해역에 은밀히 침투해 공격기뢰를 부설하는 것이다. 적 항만 감시 세력에게 들키지 않고 사전에 계획된 수중위치에 정확하게 기뢰를 부설, 적 항구를 봉쇄하는 임무는 중요하면서도 대단히 어렵다. 하지만 SLMM이 개발된 현재는 잠수함을 이용해 그리 어렵지 않게 적 해역에 기뢰를 부설할 수 있으며, 부설 중 발각되거나 얕은 수심의 바다에 좌초할 위험이 훨씬 줄어들었다. 한국도 현재 국내 L사에서 잠수함 발사 자항기뢰를 개발 중이며 향후 2년 내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