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정제 시기의 관리인 왕사준(王士俊)이라는 사람은 지방관에 임명되었고,
이제 지방으로 떠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왕사준을 누군가가 찾아왔습니다.
다름 아닌 군기처 대신 장정옥 이었습니다. 청나라의 유명한 명신으로 꼽히고 아버지는 순치- 강희제 시절에 대학사를 지낸 장영이라는 인물이었죠.
여하간아 장정옥은 왕사준에게 말했습니다.
"지방관으로 내려간다고? 그렇다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텐데."
"그럴 사람이 있어야지요."
"내가 적당한 인물을 아네. 추천해주면 어떨까?"
그래서 왕사준은 장정옥이 추천해 준 시종과 같이 지방으로 내려가서 일을 했습니다.
왕사준은 열심히 일했고, 시종과는 마음도 맞고 손발이 척척 좋았는데, 어느날 옹정 황제를 알현하러 갈 일이 생겨서 왕사준이 떠나려고 하는데, 시종이 갑자기 사임을 청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떠나려고 합니다."
"아니, 어째서인가? 내가 자네에게 섭섭하게 대해준게 있는가?'
"아닙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것입니다.
"주인님은 몇년동안 아무런 과오 없이 일을 잘 처리하셨습니다. 이제 먼저 폐하를 뵙고 상황을 보고해야 합니다."
알고 보니 그 시종은 옹정제가 신하들을 감시 - 사찰이라고 표현해도 되겠는데, 그러려고 보낸 인물이었고, 무려 몇년동안 왕사준과 같이 지내면서 그를 철저하게 감시, 부정부패를 저지르는지 알아보고 황제에게 보고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흔히 자주 알려진 밀절(密折), 즉 비밀 상소문을 이용한 감시 외에도 옹정제가 지방 관리들의 부패를 알아보기 위해 이런 수도 썼지요.
여담으로 왕사준은 건륭제 시절때 허위 보고 했다고 파직되었는데, 이 시점에선 먼 이야기고
옹정제는 자기 스스로 감시하는 외에도, 신하들을 서로 교차시켜 염탐하도록 했는데,
이를테면 광동 순부 부태(傅泰)는 광동 포정사인 왕사준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옹정제가 특별히 자기에게 속내를 터놓고 이런 일을 부탁했다고 생각했기에 신임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왕사준이 잘못된 일을 저지르는지 주시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왕사준은 또 옹정제에게 개인적으로 부태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고 역시 황제가 자신을 신임해서 특별히 비밀 임무를 내려주는것으로 알고, 부태가 비리를 저지르는지 감시했습니다. 그렇게 서로는 옹정제의 꼭두각시가 되어 주시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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