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무기 이야기

<1>스나이퍼란?

구름위 2017. 1. 7. 21:49

<1>스나이퍼란?

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인간무기’
2008. 01. 29   00:00 입력 | 2013. 01. 05   03:35 수정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저격수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저격의 역사와 세계 각국 저격수를 소개하는 기획물을 매주 화요일 연재한다. 편집자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고 단지 사냥을 했을 뿐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수백 명의 개인 전과를 기록한 미 해병대의 저격수 해치콕 상사가 남긴 놀라운 증언이다. 바람처럼 나타났다 연기처럼 사라지는 죽음의 그림자들, 전장의 저격수들은 일격필살의 신념으로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오늘날 저격수들이 추구하는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은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저격수들의 필승의 원칙이자 공포의 법칙이다.

스나이퍼(Sniper), 즉 저격수는 그 자체가 하나의 정밀한 인간 무기로서 고도로 훈련된 사람들이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저격수들은 전쟁터에서 가장 무서운 적이며, 여우처럼 교활하고 뱀처럼 냉혹한 죽음의 전사들이다. 스나이퍼란 용어 자체는 스나이프 사냥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다. 스나이프(Snipe)는 원래 야생 도요새와 비슷한 작은 새를 뜻한다.

과거 18세기 후반 인도의 영국군 장교들 사이에서 스나이프 사냥이 유행했을 때 그 새는 몸집이 작고 빨랐기 때문에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 새를 잡을 수 있는 능숙한 사냥꾼이 스나이퍼로 불리게 됐고, 군대에서는 몰래 접근하는 기술을 가진 특등사수를 의미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스나이핑(Sniping)이라는 파생어가 생겨 군대에서는 적을 찾아서 쏘는 저격술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19세기에는 세계 전쟁을 치르면서 저격수들의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돼 전장에서 수많은 군인이 희생됐다. 각국의 군대에서는 저격병을 양성하는 한편 소총의 발달과 함께 정밀사격술을 크게 발전시켰다. 오늘날 영국·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서 스나이퍼는 군사영역뿐만 아니라 경찰과 정보기관은 물론 심지어 민간조직이나 테러리스트들도 살인과 암살의 수단으로 그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군 저격수들의 기본 임무는 전장에서 높은 가치가 있는 표적을 찾아내 장거리 정밀사격으로 사살하거나 파괴하는 것이며, 적의 지휘체계와 첨단 장비를 마비시키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다. 인류의 전쟁사에 기록돼 있는 공포의 존재들, 스나이퍼들의 활약과 전설적인 전투는 적 병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겨울전쟁 중 500여 명을 사살한 핀란드의 시모 하이하는 소련군기계화 부대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400여 명을 사살한 러시아의 자이체프는 소련군의 사기를 크게 올려 주었다. 그들이 이룩한 놀라운 피의 기록은 가히 전율과 공포의 대명사였다. 무공훈장에 빛나는 이들 저격수들의 신화 같은 업적은 살아 있는 전쟁의 역사로서 가공할 살인의 추억을 후대에 전하고 있다.

단 한 발의 총탄으로 미사일보다 더 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저격전은 최고의 전술이다. 생과 사의 순간을 결정해야 하는 저격수들의 치열한 싸움은 현대전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로 등장하고 새로운 인간 무기체계로 인식되고 있다. 저격수는 장거리에서 상대방의 지휘관을 우선적으로 사살하고, 통신병·운전병·공용화기사수 등 전투력의 핵심 요원들을 골라서 제거할 수 있다.

이는 단 한 명에 대한 저격일지라도 대부대를 일시에 붕괴시키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이라크 전쟁에서 세계 최강의 미군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은 대규모 전투가 아닌 저항세력 저격수들이 쏘는 단발 사격이었다. 은밀한 저격수의 총탄에 맞아 병사들이 쓰러지기 시작한다면, 전장 구석구석에 공황(Panic)이 일어나고 나아가 대량살상무기와 같은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오늘날의 군사적, 혹은 비군사적 대테러 전 상황하에서는 세계 각국이 이러한 저격전에 대한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응 전술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이제 군사전력과 안보적 관점에서도 스나이퍼들의 세계와 충격적인 저격전의 실상을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뿐만 아니라 경찰·정부기관에서도 스나이퍼의 위협적 요소를 깨달아야 하며 이에 대비한 저격수 요원 양성과 무기 개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군대에서는 저격술을 발전시킴으로써 전력 증강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도모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현대 전장의 사례
이라크·아프간서 죽음의 숨바꼭질
2008. 02. 05   00:00 입력 | 2013. 01. 05   03:36 수정

21세기 전장에 다시 나타난 저격수들, 그들은 지구촌 전쟁에서 죽음의 신화를 남기고 새로운 전장의 망령으로 부활했다. 오늘날 미국과 연합국이 수행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서는 새로운 저격전 양상이 나타나 병사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미군과 다국적 연합군은 미사일 공격이나 공중폭격 등 대량 살상무기로 초기에 적의 저항 의지를 소멸시켰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과 연합군의 공세는 새로운 보복전을 불러오고 있다. 저항세력의 전략은 미국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동안 파나마, 걸프전, 소말리아 등에서 보여준 것처럼 미국인 사상자만 발생시키면 만사가 해결된다는 식이다. 반군들의 전략은 끊임없이 게릴라전을 전개하며, 차량 폭탄테러 공격이나 저격수를 투입해 서서히 미군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다.

사상자가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고 단지 미군의 사기 저하와 반전 여론에 불을 당기는 것이 목표인 것이다. 저항세력들의 저격수나 테러 조직에 고용된 전문 킬러들이 죽음의 숨바꼭질을 하며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도 비슷하다.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에서 반군들의 저격과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전술은 부시 행정부를 크게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의 새로운 대테러 전략은 냉전시대의 게임 이론인 이른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변하고 있다. 미군들도 강력한 지상군 공세작전을 전개하는 한편, 스나이퍼나 민간 군사 회사의 전투용병을 투입해 이에 맞서고 있다. 이라크에서 연합군의 전략은 정규군은 정규군으로, 게릴라는 게릴라로 맞선다는 것이다.

미국은 민간 군사 조직인 블랙 워터(Black Water) 사와 GRS 사의 스나이퍼들까지 고용해 전투에 투입했다. 이들 민간인 스나이퍼들은 전직 군 특수부대 요원들로서 작전 중인 연합군, 민간 기업체 혹은 정보기관, CIA 등의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 규모는 최소한 2만 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는 이라크에 파병된 영국군보다 많은 수다.

이들은 정부나 군에서는 사상자에 대한 책임이 없기 때문에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피해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들이야말로 소리 없이 싸우는 원샷 원킬의 대명사, 죽음의 전사들이다. 전투는 적을 죽여야 자신이 살아남는 단순한 게임이다.

저격수들이 적을 사살하는 기술은 생존의 미학이며 가장 숭고한 전장철학인 것이다 그러나 전장에서 살인 게임을 벌이는 미군 스나이퍼들은 끝없이 떠도는 풍문과 동료들의 농담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저격전의 실상과 애환을 발견하게 됐다. 즉 자신이 더 많은 이라크군을 죽일수록 내 동료들도 조금씩 죽는다는 스나이퍼들의 보복 게임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

오늘날 이라크전쟁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이러한 저격전의 실제 모습은 전쟁 수행의 새로운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사선(死線)에 선 미군 스나이퍼들은 생과 사의 기로에 서 있는 자신들의 운명과 적을 죽여야 하는 킬러로서 때로는 생의 비애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자유수호를 위해 싸우는 위대한 전사로서 존재하기를 원했다.

저격수들이 죽음의 전장에서 가끔씩 부르는 노래 ‘신기한 나라의 겨울(Winter Wonderland)’이라는 음률은 프로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저승 사자들의 장송곡이다.그들의 노래 가사에는 스나이퍼들이 살아야 하는 전장의 세계와 목숨을 건 위대한 싸움의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내 M40을 쏘면, 적의 생명이 날아가네, 머리에 총알을 맞고 표적은 죽어 가지만, 나는 원더랜드에서 사는 스나이퍼라네.”
바그다드 저격전
‘질리란드’ VS ‘주바’ 스나이퍼 대결
2008. 02. 12   00:00 입력 | 2013. 01. 05   03:36 수정

이라크 전쟁의 뒷마무리가 계속되던 2005년 새로운 유형의 전투가 시작됐다. 아무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저격수들의 전투가 시작됐고 이는 대량살상무기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했다. 2005년, 미국 CNN방송에 이라크 저항세력의 저격수가 미군과 동맹군 28명을 사살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공개되자 전 세계에 큰 논란이 일어났다.

보이지 않는 저격수의 총탄이 날아와 젊은 병사가 한 명씩 쓰러지는 처참한 모습은 세계 최강 미국의 자존심을 붕괴시키는 일대 사건이었다. 미 해병대의 도보 순찰대가 바그다드 거리를 조심스럽게 수색 중일 때, 갑자기 저격탄이 날아와 병사 한 명을 명중했다. 아스팔트 위에 나동그라지며 비명을 지르는 병사에게 동료가 달려와서 소리를 지른다.

“움직여라! 움직여! 빨리 피하자!” 쓰러진 동료의 무거운 배낭끈을 잡아 끌며 급하게 외치지만 그는 꿈쩍도 하지 못한다. 급소를 맞은 그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그다드의 저격전 모습이었다. 인명 손실도 참담했지만 심리적 차원에서 더 큰 파장이 일어났고 이는 국가 전체의 전쟁수행 의지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어나는 한편,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복수한다는 저격수들의 보복전이 시작됐다. 사실 이라크전에서 미 해병대 스나이퍼들은 이미 개전 초기부터 큰 성과를 올렸다. 미군 저격수에게 당하던 저항세력들도 저격전의 효과를 인식한 나머지 2004년 하반기부터 전장에 저격수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흔히 ‘주바’(Juba)로 불리는 정체불명의 이라크 스나이퍼가 미군 143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바그다드 남부에서 주로 활동하는 주바는 단 한 발의 사격으로 미군들의 목숨을 빼앗는 사격솜씨로 악명을 떨쳤다. 미 해병대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저격수인 주바를 사살하기 위해 2005년 6월, 라마디 지역으로 스나이퍼 4명을 투입했으나 작전 결과는 실패였다.

미군 병사들은 어디에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총탄에 목숨을 잃으면서 심하게 위축됐다. 분노한 미군도 본격적으로 이라크에서의 저격전에 대해 정면으로 대응했다. 최고 수준의 전문 스나이퍼를 투입해 이라크 저항세력의 꼬리를 추적했다. 마침내 2006년 1월, 디펜스 뉴스와 CNN 방송을 통해 섀도(Shadow) 저격부대의 스나이퍼 제임스 질리란드(James Gilleland·사진) 하사가 병원 건물에 숨어 있던 반군 저격수를 1250m 떨어진 거리에서 M24 소총으로 사살했다고 공개했다.

미 육군은 사상 최고의 장거리 사살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히며 질리란드의 소감과 함께 그의 영웅적인 저격전을 크게 홍보했다. “나는 전우들의 복수를 했다. 부서진 병원 4층에 잠복한 스나이퍼를 찾아내 단 한 발로 해치웠다.” 오늘날 이라크에 투입된 미군의 전력은 첨단 무기체계를 동원한 세계 최강의 군대이며 미 해병대의 투지력은 당연히 미군 중에서도 으뜸을 차지하고 있다.

그토록 막강한 전투력을 지닌 미 지상군들이 이라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저격전·게릴라전과 같은 재래식 전투에 익숙지 못한 첨단 디지털군의 허점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전투부대인 사단급 미군 전투력이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병사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동료들의 죽음이요, 집요한 적의 총격인 것이다.

현대전에서 적의 대규모 부대와 싸우는 전쟁은 대량살상무기가 필요하고 인간보다는 기계와 첨단 전자장비가 운용되지만 소규모 전투에서는 오직 병사들의 의지와 각개 전투력이 필요하게 된다.

이라크전에서 저항세력 스나이퍼의 공격은 미군이 당면한 최대의 장애물이고 정신적 충격이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전세를 유지하기 위해 미군은 첨단무기의 디지털 전장에서도 여전히 ‘원샷 원킬’의 재래식 스나이퍼를 운용하고 있고 그들의 복수전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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