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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지키는 개 _군견들의 전쟁일화

구름위 2013. 3. 17. 15:55

군견들의 전쟁일화

 

 

<영화 하치이야기 中>

세계를 감동시킨 사람과 개에 얽힌 일화들

 

인류의 오랜 세월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한 동물을 꼽으라면 다수의 사람들이 '개' 라고 말할 것입니다.

개는 포유류 중 가장 오래된 가축으로 거의 전 세계에서 사육되며 200여 품종이 있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영리한 성격 탓에 개는 사람 대신 여러가지 일들을 돕기도 하는 말 그대로 '완소'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간과 개는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다양한 일화들이 많이 있는데요.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하치이야기' 라는 영화가 헐리우드 작품으로 리메이크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죠. 이 영화 속 주인공인 '하치' 라는 개는 비가 오나 눈이오나 역 앞에서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주인이 이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줄곧 역 앞에서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충직한 개였습니다.

이처럼 말 못하는 동물이라도 개와 사람 사이에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동화 '플란다스의 개' 와 한국의 전래동화 '오수의 개'>

 

그 것은 군대 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군대 내에서 사육하는 개에 대한 이야기가 많죠.

이러한 개들을 군견이라고 하는데, 군사상의 목적으로 특별히 사육하고 훈련시킨 개를 말합니다.

세계 군 역사에서 군견이 사용된 것은 기원전 500년 페르시아의 이집트 원정때였습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인데요. 이때부터 개들은 군대 내에서 다양한 훈련을 받므며, 수색, 운반등의 여러 임무를 맡게 되었

습니다.

 

<군인들과 함께 훈련하는 군견>

 

개들은 사람보다 뛰어난 청각, 후각의 발달로 보통 폭탄 탐지와 매복해있는 적들을 발견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이 때 평가받는 전력은 개 한마리당 1개 중대 병력과 맞먹는 정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군대에 있을때 군인들끼리 "저기 있는

개가 너보다 몸값 더 비싸다." 라든지, "저기 계시는 개가 상사님이니 깍듯이 모셔라." 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이는 정말

단지 우스갯소리로 개에게는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는 않고, 군인들의 군번처럼 견번이라고 불리는 번호로 관리되고 있습니

다.

 

 

 

◆ 세계의 유명한 군견들

(1) 애꾸눈 군견 니모

베트남전에서 활약한 군견들에 대한 상당히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들도 사람만큼이나 전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많은 전우

들의 생명을 구하며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죠. 그 중에 미군들로부터 크게 기억되는 대 활약을 펼친 군견이 있습니다.

바로 '니모'라는 미군 세파트 군견입니다.

 

1966년 월남 사이공 근교 탄손누트 공항 주둔 미 공군의 군견팀 소속 니모는 군견병 손버그 일병과 공항 활주로에서 약 400미터

떨어진 한 공동묘지 근처를 순찰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요. 니모는 순찰을 시작하자마자 느껴진 이상한 낌새에 으르렁거리며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와 동시에 기습적인 적군의 사격이 시작되었는데요. 적군의 총알은 니모의 오른쪽 눈을 뚫고 입안쪽

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손버그 일병도 어깨에 총상을 입고 땅에 쓰러졌죠.

 

<애꾸눈 군견 '니모'>

<베트남 전쟁 당시 군견병과 군견의 순찰 모습>

 

적군에 의해 목숨을 잃을 긴박한 상황에서 니모는 총상을 입은채로 총격을 가하는 적을 향해 달려들어 넘어뜨렸습니다.

그 즉시 손버그 일병은 적을 사격으로 처치하고 증원군을 요청했죠. 결국 니모의 용감한 대처로 손버그 일병의 생명과 탄손누트

공항에 침투하려는 적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니모는 자신도 총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쓰러져있는 손버그 일병에게 다가와 환부를 감싸주었는데, 의료팀이 현장에 도착

했을때는 아무도 손버그 일병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려고 으르렁거렸다고 합니다.

니모는 한쪽눈의 실명을 막지 못하였지만 치료 이후로도 순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다가 1967년 현역에서 은퇴하고, 미국으로

귀환하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군견으로써는 사상 최초의 명예 제대였죠. 미국 내에서는 그 활약이 전해지면서 니모를 전쟁

영웅으로 추앙하는 분위기가 컸습니다. 은퇴 후 지내던 군견 훈련소에서는 많은 군견병들에게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군견

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백번 깨닫게 만들어주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죠. 그리고 1972년 크리스마스 며칠 전 세상

을 떠났습니다.

 

<'프랑드르 부비에' 군견들은 우유대신 무거운 군용물자들을 운반하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2) 호주 군견 노바의 장례식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호주군의 군견 노바(Nova)는 2살 배기 잡종견이지만 호주군 내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많은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훈련 도중 사고를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당시 의료진은 노바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상의 정도가 심해 결국에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지휘관 코놀리 중위는 노바와 같은 폭발물 탐지견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세력이 매설한 급조폭발물(IDE)를 상대하는데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존재라고 하면서, 노바 때문에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하여 큰 애도의 표시를 하였습니

다.

 

<동료의 죽음만큼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군견의 죽음도 슬프겠죠?>

 

(3) 영국 군 탐지견 버스터

<버스터와 대니 모건 중사>

 

지난 2005년 3월 영국 군 탐지견 버스터가 영국의 가장 용감한 동물에게 수여되는 메달을 받았습니다.

영국 육군의 동물 부대 소속인 버스터는 극단주의자들이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을 뒤졌을 때, 부비트랩의 위험성이 있는 지역

임에도 불구하고 용감하게 접근하여 적들이 숨긴 다량의 무기와 탄약등을 발견했습니다. 그에 대한 노고로 위와 같은 상을

수상하게 된거죠. 이는 위험 지역에 대한 수색임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없는일을 군견들이 대신 해준다는

점에 대한 사람들의 감사 표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 러시아의 군견 '윈'의 주인에 대한 복수

<사람에 대한 충성심으로 국가에 보답하는 군견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국경 초소를 지키고 있던 군견 조련사 스다로스킨은 국경을 넘으려던 적과

싸우다가 죽었는데요. 이 때 그가 기르던 '윈' 이라는 군견이 적을 덮쳐 손가락을 두개 물어 뜯었고, 적은 총을 쏘아 윈에게

중상을 입혔습니다.

 

그 이후 새로운 주인인 알렉산드리 유치를 따라 독일의 어느 작은 도시로 갔을때만해도 군견 시절의 용맹하고 날렵한 개는

아니었는데요. 나이가 들어서 툭하면 졸기 일쑤였고, 힘 없는 개에 불과하였죠.

 

그 작은 도시의 길거리를 걷다 갑자기 윈은 주변을 경계하더니 갑자기 털을 쭈뼛 세우며 어디론가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2시간 후 주인인 알렉산드리 유치는 '윈' 이 도시중심에서 독일인을 덮쳐 물어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윈의 습격을 받은 독일인은 권총을 꺼내 윈을 향해 여러발의 총을 쏘았구요. 치명상을 입어 죽어가는 윈은 계속해서 쓰러져

있는 독일인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알렉산드리 유치는 그 독일인을 유심히 살펴보았고,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독일인의 손가락은 두개가 잘려있었고, 몸속에는 나치 당원증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 독일인은 자신의 옛 주인 스다로스킨을 쏴 죽인 주인의 원수였던 것이죠. 윈은 8년동안 원수의 냄새를 잊지 않았다가

결국에는 예민한 후각으로 찾아서 복수했던 것입니다. 그 원수의 시체가 수습디자 윈은 자신의 혀로 알렉산드리 유치를

두어번 핥고는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상 세계의 군견들에 얽힌 일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전장에서 활약한 용맹한 개라고는 하나 그 동물들도 전쟁의 비극적인

순간을 경험하고 최전선에 나가 갖가지 위험에 노출 당했다는 점에서 안타깝기만 하네요. 군대 내에서 하나의 전력으로 평가

받고 있는 군견들의 활약, 사람들도 동물에게 배울 점이 참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군견들의 일화

 

 


 

우리나라에 군견 훈련소가 창설된 것은 1966년 109군견 훈련대에서 군견 16두

로 출발했습니다.

 

현재는 약 1400두가 넘는 군견이 활약하고 있는데요. 창설 이후 1968년 울진·

삼척 무장 공비 대침투 작전, 1990년 제 4땅굴 수색 작전, 1996년 강릉 무장 공비

대침투 작전 등에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수해 지역 실종자 수색 등 대민 지원

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용맹스럽고 충직하기로 유명한 대한민국 군견>

 

우리나라 군견은 수색견, 경계견, 탐지견으로 나뉘어져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군견은 사람보다 후각 1만배, 청각 40배,

야간 시각 10배의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종은 세퍼트이고, 임무에 따라 말리노이즈와 리트리버 등

군견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군견 '셰퍼드', '리트리버'>

 

우리나라에는 용맹하기로 소문난 진돗개가 있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진돗개는 군견으로 활용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군견은 보통 군견병이 전역하게 되면 새로운 주인을 만나 다시 길들여져야 하는데 진돗개는 하나의 주인만 섬기며,

자신이 살았던 곳에 대한 귀소본능이 강해서 군견으로 활약하기는 어렵다고 하네요.

 

 

◆ 우리나라의 유명한 군견들

(1) 떠돌이견에서 군견으로 '바둑이'


<해군 목표해역방어사령부의 군견 '바둑이'>

보살펴주는 이 없이 떠돌며 살던 바둑이는 어느 날 흑산도 해군 부대 정문에서

나타났습니다. 장병들은 며칠 동안 밥도 먹지 못한 채 부대 정문을 배회하는 개를

안타깝게 여겨 부대 안에서 밥도 주고 잠도 재우면서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였던 바둑이는 부대 안에서 새로운 주인들을 만나자마자

사람들을 잘 따르고 재롱을 부려 장병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했는데요.

 

이후 부대에서 진행하는 환경정화 활동, 산악 행군 등을 장병들과 함께 소화해냈습니다.

 

평소처럼 장병들을 따라 윗마을에 작전지원을 나왔던 바둑이가 상가지역을 지나가는 차량에 치여 교통사고를 당하고 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고 후 바둑이의 병세가 악화되자 장병들과 바둑이를 좋아했던 동네 꼬마들은 바둑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들끼리 돈을 모아 바둑이를 병원치료를 받게 하였고, 한쪽 다리를 잘라내는 수술 끝에 바둑이를 살릴 수 있었습니다.

 

바둑이는 이후 완쾌하여 부대원들과 함께 부대의 정문을 지키고 훈련에 동행하는 등 군견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부대원들에게 바둑이는 고도의 훈련된 군견은 아니었지만 함께 임무를 수행하고 동고동락하는 전우

그 자체였죠.

 

(2) 훈장받은 군견 '린틴'과 '헌트'


<린틴이 받은 인헌무공훈장>

우리나라에서 훈장을 받은 군견은 모두 두마리가 있는데요.

첫째는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기도 사건(영화 실미도의 소재가 된

이른바 '김신조' 사건) 당시 무공을 세워 인헌무공 훈장을 받은 견번 41번 '린틴' 이

라는 군견이 있습니다. 당시 적의 유기물을 다수 발견하는 공로를 세워 적 1명

생포, 30명을 사살하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죠.

 

둘째는 육근 제21사단에서 활약한 셰퍼드 군견 '헌트' 로 90년 3월 제4땅굴 소탕작

전시 북한군이 설치해 놓은 지뢰를 탐지,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뜨려 1개 분대원

의 생명을 구한 명견이었습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기는 하나 사람의 생명을 구한

혁혁한 공을 인정받은 헌트는 군견으로는 최초로 '소위' 라는 장교 계급으로 추서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4땅굴 입구에 헌트 소위의 충견묘가 있습니다.

<제4 땅굴 입구에 있는 헌트 소위의 충견묘>

 

린틴과 헌트의 예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군대의 경우 군견에 대한 대우가 대단히 좋은데요.

전장에서나 평시 임무 수행에 있어서 군견의 역할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군견에 대한

한 해 치료비 등을 150만원 가량 사용하고(사람이 다치면 차를 끌고 병원으로 가고, 군견이 다치면 헬기를 띄워서 병원으로

간다 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죠 ^^:) 죽으면 화장을 해 강원도 춘천에 있는 따로 마련된 군견 묘역에 안장시킵니다.

특히 임무를 수행하다 죽으면 위의 헌트 소위의 묘역처럼 비석까지 세워주며 그 공로를 기리죠.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 세계 여러나라의 군견과 우리나라의 군견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모든 군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선물합니다. 예전부터 그래왔고, 앞으로도 군견의 활약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우리나라 군견들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