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를 잡기 위해 탄생한 성형작약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최초로 전장에 전차가 등장하면서 전후 각국은 이 전장의 괴물을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가운데 나온 결과물 중 하나가 성형작약탄이다. 성형작약탄은 폭약을 특정한 모양으로 제작, 일정한 방향으로 폭발 위력이 집중되도록 만든 탄이다. 그 원리는 1880년대 미국의 먼로(Munroe)와 1910년대 독일의 노이만(Neumann)이 각각 발견하여 먼로효과 혹은 노이만 효과라고 불린다. 먼로 효과란 간단히 말하면 철판에 폭약을 붙여서 폭발시킬 때보다, 그 사이에 약간의 빈 공간이 있을 때 철판이 더 잘 관통된다는 것이다.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공간의 형태는 깔때기(역원뿔) 모양이다. 이를 이용, 성형작약탄은 살상 면적은 좁지만 폭약의 힘으로 장갑을 뚫을 수 있는 강력한 관통력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비교적 소형의 발사체로도 전차의 장갑을 관통시킬 수 있는 경제적
무기이기도 하다.
성형작약탄의 단면(위)와 작동 원리(아래)를 보여주는 그림. 아래 그림과 같이 한쪽이 깔때기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모양으로 폭약을 만들어 놓고, 반대쪽에 신관을 부착하여 폭발시키면 깔때기 입구 쪽으로 강력한 메탈 제트가 발생하여 관통력을 발휘한다.
제2차 세계대전은 성형작약탄과 로켓이 결합된 대전차 로켓포가 최초로 전장에 등장한 시기였다. 미국이 개발한 바주카(Bazooka)와 독일의 판저파우스트(Panzerfaust)는 제2차 세계대전을 대표하는 대전차 로켓포이다. 이 가운데 특히 두각을 나타낸 대전차 로켓포는 독일이 개발한 판저파우스트였다. 판저파우스트는 비록 일회용 무기였고 사거리도 짧았지만, 보병 한 명이 간편하게 운용할 수 있고 당시 모든 전차의 장갑을 뚫을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싸운 구소련은 이 판저파우스트에 호되게 당했다. 전쟁이 끝난 1947년, 구소련은 입수한 판저파우스트를 바탕으로 구소련 최초의 대전차 로켓포인 RPG-2를 개발한다. 여기서 RPG란 러시아어로 휴대용 대전차 유탄 발사기란 뜻이다. 1949년 RPG-2 대전차 로켓포는 구소련 육군의 보병 제식장비로 채용되었다. 이후 1961년 RPG-2 대전차 로켓포의 사거리와 위력을 강화시킨 오늘날의 RPG-7 대전차 로켓포가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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