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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보호구역

구름위 2013. 1. 1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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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칸소주에서 고속도를 타고 오클라호마주를 지나다 보면 '눈물의 길'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대륙의 가슴에 길고 깊게 패인 흉터라는 그 눈물의 길이다.

 

1840년경 미시시피 동부에 살던 체로키족이 백인의 총부리에 떠밀려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고 미시시피 강을 건너 멀고 먼 지금의 오클라호마 주까지 끌려온 길이다.

눈물의 길은 한 줄기가 아니고 북쪽길, 물길, 벨길, 벤지길 등 네 가지 길이 있다.

이 고난의 길은 짧게는 수백km에서 길게는 2천km에 이르기도 하다.

 

한 부족이 아니라 여러 부족들이 추방됐기 때문에 종착지도 여러 곳에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종착지가 바로 체로키족의 수도인 탈레쿠아였다.

 

1835년 체로키 부족은 내부 배신자에 의해 미시시피 강 동부에서 쫓겨나 서부로 이주했다.

이때 이 부족이 걸었던 비탄의 길을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라 부른다.

 

인디언들은 땅을 어머니로 생각했다.

그들은 어머니인 땅을 어떤 개인이 소유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들의 땅에서 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백인들이 이들을 쫓아냈다.

 

이미 수 차례의 저항과 학살로 인해 인디언들은 더 이상 싸울 힘이 없었다.

그들은 백인들이 시키는데로 오클라호마 지역으로 수천km의 길을 떠났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약속과 달리 이곳은 이미 백인들이 정착해 있었다.

 

그곳은 깃발만 꽂으면 자기 땅으로 인정되는 땅따먹기의 현장이었다.

백인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났고, 미국 정부도 이를 권장하고 있었다.

체로키 부족으로서는 도무지 편히 정착할 수 없는 땅이었다.

 

그래도 인디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인디언 보호구역이 만들어졌다.

이곳에 차려진 인디언의 수공예품 판매점은 백인 상점들과는 달리 오후 6시면 문을 닫아야 했다.

만약 이 보호구역법을 어길 경우에는 벌금과 폐쇄조치가 처해진다.

 

인디언의 가게에는 실제로 눈요기 꺼리가 많다.

물소와 사슴가죽으로 만든 제품에는 인디언들의 수공예품인 가죽신발, 잠바, 가방,

혁대, 모자 등등이 있고 그외 토기류와 유리제품, 수제인형 등의 제품들이 산재해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전통복장을 한 인디언들을 만나게 된다.

친근함을 보이는 그들과 서로 악수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향락과 물질문명의 이기에 찌든 삶의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인디언에게 북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신호를 전달하는 수단이었으며

마을놀이의 흥과 춤을 돋구기 위해 사용되며, 제사 문화에도 사용된다.

북은 버팔로(물소) 가죽으로 만드는데 그 소리가 멀리까지 울려 퍼진다.

 

도자기들도 오늘날에는 손님의 눈을 끌기 위해 형형색색으로 칠해져 있지만

이전에 출토된 인디언 질그릇들은 간결한 선의 샤머니즘적인 느낌이 강했었다.

지금은 모두 백인들 차지가 되어 박물관마다 전리품처럼 전시되어 있다.

과거 인디언 추장들의 옷과 이불등은 모두 수 억원을 호가한다고 한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인디언의 피가 약간이라도 섞여 있으면 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곳에 들어가면 세금이 면제되고, 주택과 직장이 주어지고 매달 지원금이 나온다.

현재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인디언들은 순수 체로키족 혈통이라기 보다는

백인과의 인디언 혼혈이나, 다른 인디언 부족들의 후예들이다.

 

보호구역에 있는 인디언들의 주택은 대부분 백인 마을에 비해 아주 낙후되어 있다.

이 구역을 둘러싸고 들어 선 백인들의 대형 리조트 타운들을 둘러보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정책이 과연 어떠한 것인지 역력히 알 수 있다.

 

현재 인디언 보호구역내 주민들은 치열한 생존경재을 이겨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몸으로 뛰는 '인디어 쇼'를 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대형 호텔과 카지노장을 지어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레이트 스모키 산맥은 애팔래치아 산맥 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1983년 유네스코 세?산 목록 중 국립공원으로 등록되어 있기도 하다.

온난 다습한 기후 때문에 구름과 안개로 늘 덮여 있어 '스모키'란 명칭이 들어갔다.

 

산 정상에는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는 인디언 두상이 애잔하게 서 있다.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당한 체로키족의 눈물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곳 전시장에는 눈물의 길, 고난의 길을 설명한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체로키족은 인디언 중에서 유일하게 문자를 가진 부족이다.

그래서 전시장 안에는 버튼을 누르면 체로키 언어를 들려주는 기기도 있다.

전시장에는 인디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교육, 문화, 역사를 들려주는 공간과 인디언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연장도 있다.

 

일단 미국 정부에서 정한 인디언 인증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 연방정부가 인정한 인디언 부족에 속해야 하고

둘째, 인디언 부족의 혈통이 최소한 4분의 1은 남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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